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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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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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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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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동분서주 4

DUMMY

검은 괴생명체는 4미터가 넘는 키에, 가늘고 길다란 팔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괴생명체는 소리없이 천천히 류운을 향해 다가왔다.


긴장한 류운과 리지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괴생명체는 왼팔을 들어 휙 하고 휘둘렀다.

마치 채찍처럼 공기를 날카롭게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가벼운 동작같았는데, 그 속도와 풍압이 어마어마했다.


류운과 리지는 지금까지 누가 그토록 철문을 두드렸는지 한 순간에 이해했다.


류운은 조금 뒤로 물러나며, [월광참]을 날리기 위한 자세로 고쳐잡았다.

류운의 [월광참]은 완성에서 한참 멀은 단계였지만, 딱히 저런 거대한 물체를 한번에 벨 수 있는 다른 기술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온몸의 마나를 가슴쪽에 압축하기 시작했다.

마핵이 가슴쪽에 있는 용사 룬의 방식을 따라한 것이었다.

마력을 한껏 압축한 다음, 순간 마력의 일부를 폭파시키면서, 그 힘을 물리적인 힘으로 변환했다.

하지만 미완성의 기술로는 온몸이 마력의 폭주를 따라가지 못해 다리가 비틀리면서 자세가 무너졌다.


자세가 무너지면서, 급하게 마나를 사출했기 때문에, 날카롭지 못한 검기가 괴생명체를 향해 뻗어 나갔다.

검기가 괴생명체의 몸통에 닿자, 퍽-하는 소리와 함께 괴생명체의 몸을 강타했다.

검기가 충분히 날카롭지 못했기 때문에 괴생명체를 베지 못하고, 괴생명체를 타격한 것처럼 크게 밀어냈다.


잠깐 휘청거리던 괴생명체는 다시 중심을 잡아, 길다란 손을 위로 들었다.

그리고 마치 채찍으로 내려 찍듯이 그 검고 긴 팔을 내려 쳤다.


류운은 살짝 옆으로 피한 뒤, 모든 마나를 쥐어짜서 [검기강화]를 발동했다.

[검기강화]로 보이지 않는 마나의 검이 류운의 대검을 둘러쌌다.

류운의 대검은 날카롭지 않다. 검술에 자신이 없는 그가 날카로운 검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필요한 때만 [검기강화]를 사용해서 검을 날카롭고 강하게 만든다.

그는 지금이 날카로운 검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류운은 바닥을 움푹 패이게 만든 괴생명체의 팔을 향해 검을 내려졌다.


괴생명체의 팔은 가뿐하게 두 동강이 났다.

그러나 괴생명체는 아무런 타격도 없다는 듯이 그대로 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잘려진 팔은 다시 스물스물 기어가 괴생명체의 다리에 흡수되었다.

그리자 곧 괴생명체의 팔이 새로 돋아났다.


무슨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사이보그가 재생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류운은 이 괴생명체는 배는 것으로는 아무런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속성마법이다.

불로 태우거나, 얼음으로 얼리거나 하면 좋을테지만, 류운은 속성마법을 쓸 줄 모르고, 리지는 빛속성밖에 쓸 수 없다.


류운이 소리쳤다.

“리지야, 탐색. 혹시 저 괴생명체, 무슨 속성인지 알겠어?”


리지는 대답대신 바로 탐색 마법을 위한 영창을 실시했다.

“모르겠어요. 여러개의 속성이 합쳐져 있어요. 어둠 속성, 대지 속성, 공기 속성이 다같이 감지돼요.”


“아-젠장. 이건 F급 퀘스트가 아니잖아.”


F급 퀘스트의 난이도를 한참 넘어서는 상황이었다.

마땅히 어떻게 해야 무사히 아침을 맞을 수 있을지 아무런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저 괴생명체가 움직이는지 알 수 없는 류운은 일단 자신이 가진 스킬중 가장 강력한 스킬을 쓰기로 했다.


“디바인 플레어 준비해.”

류운의 외침과 함께 리지는 바로 영창에 들어갔다.


실패한 월광참으로 마나가 동이 난 류운은 급하게 마나 회복 포션을 꺼내 마셨다.

그리고 채찍처럼 상하 좌우로 내리치는 괴생명체의 팔을 피해, 괴생명체의 다리로 파고 들었다.


그리고 괴생명체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서 자세를 잡았다.

괴생명체가 류운을 밟으려 발을 들었다. 괴생명체가 류운을 내리밟는 순간, 류운은 그의 할아버지의 특기, 그리고 자신의 특기가 될 수도 있는 스킬을 발동시켰다.


“절망!!”


류운의 [절망]은 그의 조부 재훈과는 다르게, 발사하는 형태가 아니라 몸을 감싸는 보호막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극도로 압축된 마나가 극한으로 회전하면서 물리력으로 변환되는 순간, 주위에 있는 모든 물체를 날려버린다.


[절망]이 발동되자 류운을 밟으려던 괴생명체의 양 다리가 모두 흔적도 없이 날아가버렸다.

파편은 잘게 쪼개져서 그 형태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가 되어 흩어졌다.

다리를 잃은 괴생명체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꼬꾸라졌다.


류운은 [절망]을 쓰고 남은 모든 마나를 [공격강화]와 [검기강화]에 쏟아 부었다.

그리고 넘어진 괴생명체에 올라타고 검을 내리꽂았다.


류운은 몸을 크게 돌리며 가능한 크게 검의 궤적을 만들어 괴생명체의 몸을 갈랐다.

괴생명체의 몸이 갈라져 커다란 틈이 벌어졌을 때, 리지는 [디바인 플레어]를 발동했다.


리지의 손에서 나온 빛의 구슬들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어둠 속성의 마나가 모여있는 곳을 찾아 날아갔다.

일부는 류운이 만든 괴생명체의 갈라진 틈으로 날아 들어갔고, 일부는 몸의 바깥쪽에 부딪혔다.


괴생명체는 기괴한 몸부림을 치며 뒹굴었다.

류운은 괴생명체가 휘두른 팔에 맞아 약 3-4미터를 날아가서 쓰러졌다.

류운은 다행히 늦지않게 방어는 하기는 했지만, 커다란 충격에 일어서지 못하고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잠시 몸부림을 치던 괴생명체는 다시 3 조각으로 분리되었다.

그 중 한 조각은 축 늘어진 채 움직이지 못했다.

나머지 2 조각은 다시 민달팽이 형태로 돌아가 천천히 움직였다. 2마리의 민달팽이 모양을 한 괴 생명체는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류운과 리지는 모두 마나 고갈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였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류운과 리지는 중급 마나 포션을 꺼내 마셨다.

포션의 역한 맛이 빈속을 자극하자, 구역질이 올라왔다.


류운이 먼저 물었다.


“괜찮아?”

“네, 괜찮아요. 선배는요?”

“어. 문제없다.”

“이제 어떻게 하죠?”

“탐색마법으로 저 2조각 어디로 가는지 알아봐”


리지가 저택쪽으로 다가가서 탐색마법을 썼다.


“그 달팽이처럼 생긴 2 개체는 어둠속성이 아니라서 잘 잡히지는 않는데요···아마도 지하로 돌아간것 같아요.”

“다시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류운이 간신히 일어서며 말했다.


어느 덧 해가 떠서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긴 밤이었다.


류운과 리지는 밖에서 “벤디”사의 관리자가 오기를 기다렸다.


아침 보고를 받은 “벤디”사의 관라자는 급하게 회사에 전화를 했다.


2-3시간이 지나자, “벤디”사에서 파견한 관리팀이 도착했다. 관리팀에는 프로 모험가도 섞여있었다.

그들은 감시카메라에 달린 메모리를 회수하고, 부서진 벽을 조사하고, 지하실에 있는 시설도 점검했다.


관리팀에 따르면 민달팽이처럼 생긴 두 체의 괴생명체가 지하실의 구석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류운과 리지는 그들이 야행성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되도록 등급이 높은 모험가가 나서서 괴생명체를 처리하기를 권고했다.


“벤디”사의 관리팀이 저택을 조사하는 동안, 류운과 리지는 관리팀이 가져온 차에 올라 잠시 졸았다. 오후가 돼서야,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는 그들을 관리팀의 담당자가 와서 깨웠다.


“피곤하세요?”

“아···네 괜찮아요.”


사무적인 미소를 지으며 류운과 리지를 깨운 사람은 그들이 처음 “벤디”사 본사 건물 1층에서 처음 만났던 관리인이었다.


“본사 관리팀은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셨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네에.”


잠에서 덜깬 류운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관리 담당자는 류운과 리지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이건 기밀 유지계약서입니다.”

“네?”

“오늘 저택에서 일어난 일은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읽어보시고 사인해주세요.”


리지는 계약서를 받아 차근차근 읽어보기 시작했다.

계약서의 분석은 리지에게 맡기고, 류운은 궁금했던 부분을 물었다.


“지하실에 있는 괴생명체는 어떻게 됐나요?”

“그건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 생각입니다. 류운씨와 리지씨는 그 생명체에 대해 모르셔야 합니다.”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관리 담당자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기밀 유지 계약서에 사인하고 조용히 하라는 압박이었다.


류운은 잠시 생각했다.

어쩐지 석연치 않았다. 하지만, 회사와 계약을 맺은 퀘스트에서 기밀유지 계약을 맺는 것은 드문일이 아니었다.

지금 류운과 리지로서는 딱히 거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계약서를 읽고 있는 리지와 떨떠름한 표정의 류운에게 관리 담당자는 말을 이었다.


“거기에 싸인하시면, 저희는 이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인정하고, 길드에 보고하겠습니다. 물론 보수는 기본 보수 200만원과 원인을 해결한 보수 200만원, 총 400만원을 미리 지정하신 길드의 계좌로 입급하겠습니다.”


류운은 관리 담당자의 어투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사무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관리 담당자는 그녀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어투를 사용했을 것이다.


리지가 기밀 유지 계약서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신호를 주었다.

류운과 리지는 기밀 유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관리 담당자는 악수를 하고 사람을 불러 류운과 리지를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었다.


실제로는 겨우 3일간의 여행이었다. 처음에 5일간의 퀘스트를 생각했던 그들에게는 이틀이나 일찍 퀘스트를 끝낸 셈이었다, 하지만 그 피로는 훨씬 더했다. 그 4미터짜리 괴생명체가 실제로는 어떤 난이도였는지 모르겠지만, F급 난이도라기엔 너무 어려웠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리지가 말했다.


“선배. 약속 지키셔야돼요.”

“응? 무슨 약속?”

“벌써 잊으신건 아니죠? 다음 퀘스트는 제가 고를 거예요.”

“아아. 물론이지.”

“쉬운거 고를 거예요.


리지가 류운을 할짝 흘겨 보며 말했다. 류운은 리지를 향해 긍정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





류운이 떠나고, “벤디”사의 관리팀중 한명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비트켄 박사의 연구실을 찾았습니다.”


전화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실험체는?”


“모두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파괴되었습니다.”


“대부분?”


“아뇨. 정확히는 3개체의 키메라중 2개체는 남았습니다만, 가장 중심이 되는 어둠 속성 키메라가 파괴되어서, 제대로된 기능은 못할 것 같습니다.”


“인공정령은?”


“역시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박사의 메모도 발견됐습니다만, 인공정령은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실패라니?”


“박사의 노트에 그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인공정령에 다양한 속성을 부과해 보았으나, 실제로 어둠 속성 외에는 제대로 속성을 발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다 어둠 속성을 가진 인공정령들은 밤에만 활동을 했으며, 기본적으로 마력이 있는 침입자를 발견하는 최초의 임무만을 기억할 뿐, 다른 명령을 학습시킬 수 없었다고 합니다.”


“키메라의 연구에 대한 문서들은 다 회수했나?”


“네, 전부 회수하고 다른 쓸모없는 서류들로 바꿔치기 했습니다.”


“남아 있는 키메라를 회수할 수 있겠나?”


“당장은 힘들 것 같습니다.”


“일단은 키메라가 도망친 것처럼 꾸며서 회수해보고, 3일내게 안될 것 같으면 더 큰 조사팀이 꾸려지기 전에 처리해.”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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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동분서주 5 21.11.22 73 0 12쪽
»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69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3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5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2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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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르바이트 3 21.11.03 92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1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3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1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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