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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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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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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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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르바이트 2

DUMMY

수원 던전에 도착한 류운과 일행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

우선 만나기로 한 법사를 찾았다. 체인이 전화를 하더니 두리번 거렸다.


“여기요.”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세 명은 뒤돌아 보았다.

그곳에는 평범한 키에, 긴 검은 머리에, 검은 모자에, 검은 원피스에, 검은 구두를 신은 여자가 서 있었다. 깡마른 몸매에, 손에는 검은 매니큐어를 칠했다.

얼굴에는 다크 서클이 짙게 드리워져 있고, 심지어 눈 화장도 어둡게 했다.

거기에다 소매와 목에는 검은 띠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아무리 봐도 물 속성보다는 어둠속성 법사가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다른 법사의 모습에 세 명은 어정쩡하게 서있었다. 그러나 외모는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다.


“안녕하세요.”

“···”

“물 속성 법사시죠?”

“네”

“혹시 어떤 마법을 쓰실 수 있는지 알려주실수 있으세요?”

“물속성 회복마법, 물속성 방어보조요.”

“오.”

다들 안심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던전탐색이 훨씬 수월할 것 같았다.

새로온 법사의 이름은 추우미라고 했다.

류운, 체인, 세인트는 각자 소개를 했지만, 그녀는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네 명은 던전 관리팀으로 가서 등록을 마치고, 탐색해야 할 지역을 할당받았다.

그리고 던전 입구에 다시 모여서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류운은 던전의 입구에서 커다란 덩치로 껄렁거리는 2명의 남자를 보았다.

그들은 튜닝한 스포츠 세단을 몰고, 고속도로에서 앞질러가면서 욕하던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덩치의 남자 2명과 함께 먼저 던전으로 들어갔다.

류운은 불쾌한 기분이 다시 살아났지만,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그저 그들과 역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각 팀은 순서대로 던전에 입장했고, 류운의 팀은 끝에서 3번째 였다.

던전은 총 20구획으로 구별되어 있었으며, 이들은 그들의 입장순서와 같은 18구역에 할당받았다.


수원 던전은 미로형 던전이었다.

폭이 2미터 정도 되는 길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길눈이 어두운 류운이 가장 싫어하는 형태의 던전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체인과 세인트는 길눈이 밝은 편이다.

결국 체인이 지도를 들고 세인트가 앞장섰다.

그리고 우미가 뒤따르고 류운이 마지막으로 따라가는 형태로 대형을 짰다.

그들은 할당된 구역으로 가기위해 지도를 따라 이동했다.


약 10분정도 체인과 세인트를 따라 이동하다가 멈추어섰다.


체인이 한숨석인 목소리로 말했다.

“큰일인데···”


“뭔데?”

뒤따르던 류운이 물었다.


“가는 길이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18구역으로 가야하는데 거기 가는 길이 지도랑 달라.”


류운의 머리속에 슬픈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벌써 꼬이기 시작하는구나.’


세인트가 말했다.

“당연하지. 던전의 내부 형태가 변했으면 18구역으로 가는 길도 변했겠지.”


“야. 그럼 어떻게 18구역까지 가지?”

“글쎄. 그럼 다른 팀이 지도를 갱신해 줄 때까지 기다리든가, 우리 힘으로 거기까지 가야지.”

“···”

“···”

“···”

“···”


침묵이 흘렀다.


“아까 관리팀에서 전체 던전 크기랑 형태는 바뀌지 않았다고 했지? 오직 던전 안의 미로만 바꼈다고 하지 않았어?”

류운이 침묵을 깨고 물었다.


“그랬지.”

체인과 세인트가 대답했다.


류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던전에서는 GPS가 동작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도를 작성할 때는 던전마다 다른 절대 좌표를 할당한다.

드물지만 던전 자체의 크기나 형태가 변하는 경우도 있다. 그

런 경우에는 절대 좌표를 다시 할당하고 완전히 새로운 지도를 작성해야 한다.

이 경우는 난이도가 높아서 최소 D급 이상만이 던전 탐색에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던전의 전체 크기와 형태는 변하지 않고, 내부의 구조만 바뀌는 경우에는 절대 좌표가 유지된다.


“그럼 던전 안의 절대 좌표는 안 변했겠네?”

“그랬겠지.”

세인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대답했다.


“아까 관리팀에서 좌표계 받아왔지?”

류운이 다시 물었다.


체인은 그제서야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렸다.

한참을 찾더니 가방에서 좌표계를 꺼냈다.

좌표계는 던전 내의 현재 절대 좌표를 표시해주는 중요 아이템이다.


‘저 중요한 걸 그냥 가방에 넣어놨어?’

류운은 익숙한 기분을 느꼈다. 뭔가 오늘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류운이 좌표계를 확인하고 되물었다.

“지금 우리 좌표는?”

“128.129.72”

“우리가 할당 받은 지역에서 멀어?”

“아니 직선거리로는 그다지 멀지 않은데?”

“지금 우리가 있는 구역은?”

“13구역.”

“음···어떻게 생각해?“

“뭐를?”

“아무래도 주최측인 관리팀은 제대로 관리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관리팀이 관리를 안하면 뭐하는데?”

“상식적으로 이런 식으로 팀을 할당하면 곤란하지.

우선 던전 입구에서 가까운 쪽부터 탐색을 시작해서 지도가 갱신되면, 갱신된 지도를 가지고 다음날 조금 더 먼 구역을 탐색하는 식으로 해야되잖아.

그런데 이렇게 하루에 20구역 전체를 할당하면 아무래도 이중으로 일을 하게 되잖아.”

“하긴. 비효율적이네. 관리팀은 어차피 지도 갱신은 모험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할테니까. 관리팀의 경우는 지도를 갱신해오면 돈을 주고, 아니면 안주고. 그게 다일테니까.”

“뭐 그게 어제 오늘 일이냐.”


“저기요?”

우미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계속 서있을 거예요?”


류운이 결론을 내기 위해 말을 이었다.

“의견을 모아보자. 나가서 지도 갱신까지 기다린다. 아니면 어떻게든 우리끼리 18구역을 찾아본다. 어느 쪽?”

“어, 나 휴가 3일만 받았어.”

“난 4일”

“하긴, 나도 이번 주말에는 떠나야돼.”

“그럼 우리끼리 18구역을 찾아봐야겠네. 13구역 맡은 팀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으니까.”

“어? 그러고 보니까 왜 13구역 탐색팀은 안 보이지?”

“딴 데 찾아보고 있나보지.”

“그래도 우리 여기서 꽤 오래 헤맸는데”

“그 팀도 어디 딴데 가서 헤매나보지.”

“어. 역시 우리끼지 18구역을 찾아봐야겠네.”


“저기요? 안 가요?”

우미가 재촉했다.


류운이 도움이 되지않는 재촉에 답답해서 우미에게 한 마디 하려다가 참았다. 아직 퀘스트는 시작도 안했는데 감정을 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체인이 답했다.

“이쪽으로 가요.”


그리고 약 30분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돌며 18구역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그들이 도달한 곳은 14구역이었다.

“이야, 축하해. 우리는 13구역에서 14구역으로 연결되는 길을 찾았다.”

세인트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참 다행이다. 우리의 목적지에는 도착하지 못했지만 말이지.”

류운이 자조석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잠깐만, 무슨 소리 안 들리냐?”

체인이 손짓을 하며 조용히 시켰다.


세인트가 말했다.

“난 잘 안들리는데.”


류운이 세인트에게 되 물었다.

“어, 네가 우리 레인저 아냐? 제일 귀가 좋아야 되는거 아냐?”


“나 귀 나쁘잖아. 어렸을 때 너무 음악을 크게 들었다니까.”


류운은 한숨이 나오는 것을 참았다. 이 조합 파티의 밸런스가 나쁜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뭐 세인트는 어세신형 레인저니까.’

류운은 이제 스스로 위안하는 법도 배웠다.


갑자기 모두가 조용히 하자, 정말 무언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끔은 크게, 가끔은 작은 소리가 통로를 타고 들려왔다. 아무래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같다.


류운과 일행은 반가운 마음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렸다. 아마도 다른 팀일 것이다. 만약 13구역이나 14구역을 담당하는 팀이면 서로 협조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약간을 달려 도달한 곳에는 4명의 남자가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만난 난폭운전을 하던 2명의 덩치 큰 남자와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남자 2명이 있었다.

덩치 큰 남자 한명은 노란머리에 땅에 편하게 주저 앉아 있고, 다른 한 명은 짧은 머리로 건들거리며 서있었다.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남자 2명은 쭈뼛거리며 불편한 자세로 서있었다.


아무리 봐도 사이좋은 파티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의외의 광경에 류운을 포함한 모두는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생각하고 있었다. 땅에 주저 앉아 있는 녀석이 소리부터 질렀다.


“뭘 쳐다봐? 구경났어?”


류운과 일행은 당황했다. 류운은 생각이 입 밖으로 나왔다.

“황당하네. 왜 시비를 거는 거지?”


그러자 서있던 덩치 큰 남자가 류운쪽으로 걸어오며 소리를 질렀다.

“뭐? 시비? 시비거는 걸로 보이냐?”


류운은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응. 그런 걸로 보이는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것을 느꼈는지, 체인이 나섰다.


180이 약간 넘는 키에 100Kg, 검은 피부에 짧은 머리. 부리부리한 눈. 온 몸은 다 근육인데, 웨이트로 만든 근육이 아니라 황소를 연상케하는 근육이다. 그런 체인의 존재감은 분명 보통이 아니었다.


정작 본인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소환술사지만, 이상하게 밥만 먹어도 근육이 붙는다고 한다.


체인은 천천히 앞으로 나와 류운의 옆에 섰다. 그러자 류운 쪽으로 다가오던 덩치 큰 남자가 잠깐 멈칫했다.


체인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자. 진정하시고. 우리는 13구역 할당받은 팀을 찾고 있는데요. 혹시 13구역 할당받은 분들이세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체인이 다시 물었다.


“그럼 몇 구역을 할당받았어요?”


그러자 앉아 있던 덩치 큰 남자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는 14구역이야. 얼른 꺼져.”


체인이 잠깐 꿈틀한것 같았다. 류운의 혈압은 그의 분노와 함께 계속 올라갔다.

그러나 아직은 체인이 나서고 있으니 끼어들지는 않기로 했다.


“아, 그러시구나. 여기 계시는 분들 전부다 14구역?”

체인는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러자 불편하게 서 있던 남자 중 키가 작은 쪽이 말했다.

“저희가 13구역인데요.”

그러자 그 옆에 서 있던 덩치 큰 남자가 혀를 찼다.


체인이 그 남자를 향해 말을 이었다.

“아, 잘됐다. 찾고 있었어요. 우리가 18구역인데 붙어 있으니까 협업할까 해서요.”


그러자 앉아 있던 덩치 큰 남자가 일어서며 손짓으로 저리가라는 시늉을 했다.

“야, 얘네들 우리랑 같이 일하기로 했어. 방해하지 말고 꺼져.”


류운은 직감했다.

아무리 봐도 덩치 큰 남자들이 옆구역을 할당받은 팀들을 협박해서 자기네 구역까지 일 하게 하려는 듯 싶었다.


‘아무래도 좋게는 안 끝나겠는데.’

류운은 언제라도 대검을 뽑을 수 있게 긴장을 했다.


세인트는 조금씩 우미의 곁으로 이동했다. 아마도 싸움이 벌어질 때를 대비해 유일한 법사를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체인은 여전히 침착했다.

“아무래도 저분들은 같이 일하고 싶어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요.”


그러자 노란 머리의 덩치 큰 남자가 짜증을 내듯 소리쳤다.

“니네가 뭔 상관이야.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상관이야 있죠. 저희가 18구역으로 가려면 13구역분들의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그러자 노란 머리의 덩치 큰 남자가 체인을 툭툭 밀쳤다.

“그러니까, 쟤네들은 우리랑 일하니까 꺼지라고 몇 번을 말해.”


류운은 생각했다.

‘보통 체인이 저렇게 나가면 대부분 기가 죽어서 조용해지는데, 오히려 계속 약을 올리네. 혹시 쟤네들 실력에 자신있나?’


체인도 한계에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는지 눈에서 레이저가 나갈 듯이 부라렸다.

“적당히 해라.”

체인의 말투가 바뀌었다.


노란 머리의 덩치 큰 남자는 잠깐 멈칫하더니 체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얼굴을 체인에게 가까이 들이밀었다.

“적당히 안하면? 치게?”


류운은 어쩐지 체인의 이성의 끈이 날아가는 듯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체인과는 꽤 오래 알고 지냈지만, 저렇게 화가 난 것을 보는 것도 꽤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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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절차탁마 8 21.12.06 6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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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절차탁마 6 21.12.02 62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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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69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3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5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2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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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르바이트 3 21.11.03 93 2 13쪽
» 아르바이트 2 21.11.02 92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3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1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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