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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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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4
추천수 :
59
글자수 :
245,602

작성
21.11.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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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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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절차탁마 3

DUMMY

“도전하시겠습니까?”

“네.”


류운이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안내원 골렘 폴라는 그녀의 오른쪽에 있는 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문 앞에 다소곳이 서서 류운을 향해 옅은 미소를 보냈다.


류운이 폴라를 따라 문 앞에 서자, 폴라는 류운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부디 무운을 바라겠습니다.”


폴라는 문 안으로 들어가는 류운을 향해 공손히 인사를 했다.


류운은 두리번거리며 문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처음 보는 던전에 들어갈 때와 비슷한 심정이었다.


문 안쪽으로 들어서자, 류운의 뒤에서 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혔다.

류운은 괜히 깜짝 놀랬다가, 한숨을 쉬었다.


문 안쪽에는 기다란 복도가 이어져 있었다. 복도의 벽에는 아무런 창문이나 장식이 없어서 꽤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복도를 따라가자, 마치 대합실처럼 보이는 공간이 나타났다.


의자가 주욱 늘어서 있고, 간간히 조그마한 테이블도 놓여 있었다. 하얀 벽지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데다가, 조명만 환하게 켜져 있어서, 생활미가 전혀 없는 공간이었다.


‘대기실인가?’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류운은 곧장 맞은 편의 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 고리를 잡자, 문이 스르륵 열렸다.


‘이거 문 밖으로 나가라는 소리겠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류운은 침착하게 문을 열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문 밖은 깜깜했다.

어둠에 눈이 적응이 되니, 조금씩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류운의 앞에는 길다란 복도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복도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간혹 아주 어두운 조명만이 빛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복도의 넓이와 높이는 약 4미터 정도 됐고, 바닥과 벽은 오래된 큰 바위를 쌓아 만든 듯한 느낌을 주었다.


자세히 보니 복도는 몇미터 지나지 않아 커다란 벽으로 막혀있었다.


마치 미로형 던전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류운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던전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석인 한탄을 쏟아냈다.


“아, 제발, 미로는 아니길.”


류운의 오른쪽에는 벽에 전화기가 한대 놓여 있었다. 오래된 성벽같이 보이는 복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련된 전화기 였다.


따르릉——


갑자기 전화벨에 류운은 다시 한번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리고 잠시 자학했다.


‘나 도대체 왜 이렇게 긴장한거지?’


전화벨은 계속 귀가 따갑게 울렸다.

류운은 하는 수 없이 수화기를 들었다.


“네.”

“안내원 폴라입니다. 참가하시는 파티의 멤버들의 이름을 알려주시겠습니까?”

‘아니, 이 골렘은 무슨 소리래. 나밖에 없구만.’

류운은 반문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골렘이랑 입씨름하는 것도 영 체면이 안서는것 같다.


“류운, 1명. 다른 파티는 없어요.”

“네, 류운님, 준비되셨습니까?”

“무슨 준비요?”

“1층의 시련에 도전하실 준비가 되셨습니까?”


류운은 잠시 망설였다.

‘내가 정말 이 짓을 해야하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포기하자니 뭔가 아쉬웠다.


“네, 준비 됐어요.”

“시작하겠습니다.”


딸칵-


아주 사무적인 목소리였다.


‘모르긴 몰라도 이제부터가 진짜 시련이 시작되려나 보다.’

류운은 생각했다.


삐삑-삐삑

천장과 벽에서 빨간색 레이저가 류운의 온 몸을 비추면서 스캔하고 지나갔다.


‘뭐다냐?’

시련을 시작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스캔이라니. 그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쿠쿵—

스캔이 끝나자 복도를 막고 있던 벽이 내려가더니 사라졌다.


그는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언제 어디서 뭐가 나올지 모르는 복도를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걷는 것은 꽤 불안한 일이었다.


약 2-3분 걷자, 그 앞에 희끗한 무언가가 보였다.

류운은 바짝 긴장했다.


그 하얀 무엇인가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류운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갔다.


스켈레톤 병사였다.

스켈레톤 병사는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류운이 다가오자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류운은 깜짝 놀라, 그의 대검으로 한번에 내리쳤다.

류운의 참격에 스켈레톤 병사의 팔이 부러져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스켈레톤 병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류운을 향해 달려들었다. 뼈끼리 부딪히는 달그럭 거리는 소리에 류운의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스켈레톤 병사는 아무 무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 대신 거침없이 손으로 류운의 어깨를 잡았다.

류운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다가, 대검으로 스켈레톤 병사의 어깨를 내려쳤다. 어깨가 산산조각이 났지만, 스켈레톤 병사는 아랑곳 하지않고 류운을 향해 이빨을 달그락 거리며 달려들었다.


류운은 엉겁결에 모든 힘을 실어 스켈레톤 병사의 가슴을 향해 마구 참격을 날렸다.

가슴뼈로 보호되던 스켈레톤 병사의 마핵이 공격당하자, 스켈레톤 병사는 싱겁게 푸석-하고 쓰러졌다.


스켈레톤은 던전에서 아주 흔한 몬스터중 하나이다.

지구에서 스켈레톤 병사는 F급 몬스터로 분류되며, 그다지 위험한 몬스터는 아니다.

그런데 류운은 실제로 스켈레톤과 싸워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몇 번 본적은 있지만, 실제로 싸워볼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 당황했다.


또한 그의 컨디션도 정상은 아니었다. 동굴에서 조난당한 후로 류운은 계속된 피로와 긴장으로 지쳐있었다. 때문에 제대로된 전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스켈레톤 병사의 공격에 반응하는 류운의 속도는 평소보다 훨씬 느렸다. 다행히도 무작정 휘두른 검에 스켈레톤 병사의 마핵이 부서졌기에 망정이지, 자칫 잘못했으면 시작하자마자 도전에 실패할 뻔 했다.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하거나,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바로 이게 류운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였다.

류운은 스스로도 자신의 단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고치지 못했다.

그렇기에 어느 샌가 실력보다 저평가 당하는 자신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무사히 첫번째 스켈레톤 병사를 쓰러뜨린 류운은 잠시 멈춰서서 자학을 했다.


‘나 도대체 왜이러냐. 스켈레톤 병사 정도에 위협을 느낀다면 E급이 아니라 F급도 못 되지 않나?’


한참을 자학을 하고 나니, 조금 각오가 돌아왔다.

그는 검을 고쳐 들고 앞으로 전진했다. 2-3분을 전진하고 나니, 전방에 희뿌연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또 스켈레톤 병사인가?’


류운이 다가가자, 자세한 형태가 보였다.

2명의 스켈레톤 병사였다.

이번에는 2명의 스켈레톤 병사 모두 손에 검과 방패를 들고 있었다.


류운은 [방어증강]을 최대한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남는 마나를 [공격증강]으로 돌리고 앞으로 달려갔다.

스켈레톤 병사가 공격하려 했지만, 류운의 참격이 더 빨랐다. 류운은 어렵지 않게 첫번째 스켈레톤 병사의 마핵을 부쉈다.


그리고 연이어 다른 스켈레톤 병사를 내려쳤지만, 스켈레톤 병사는 그의 방패로 막았다. 그러나 류운의 일격이 충분히 강했는지, 스켈레톤 병사의 팔이 방패와 함께 날아갔다. 류운은 스켈레톤 병사의 가슴뼈 사이로 검을 찔러넣어 마핵을 파괴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2체의 스켈레톤 병사를 무력화 하는데, 아마 30초 정도도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조금 자신감이 생긴 류운은 계속 전진했다.


다시 2-3분을 전진하자, 멀리서 스켈레톤 병사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는 4체의 스켈레톤 병사가 서 있었다.

2체는 검과 방패를 들고 있었고, 2체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있었다.


류운이 조금 더 다가서자, 스켈레톤 병사는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활을 가진 스켈레톤 병사가 류운을 향해 활을 쏘기 시작했다.


류운은 다시 [방어증강]을 사용해 방어력을 최대로 옮긴 후에 나머지 모든 마나를 [공격증강]에 사용했다.

류운은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했다.

화살이 류운의 어깨에 맞았지만, 관통하지 못하고 그대로 튕겨 나갔다.

류운은 빠르게 스켈레톤 병사의 마핵을 찾아 부쉈다. 스켈레톤 병사 4체를 순식간에 처리했다.


그는 어느 새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류운은 그대로 전진했다.


[공격증강], [방어증강] 스킬을 풀고, 그냥 천천히 전진했다.

왠지 패턴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부디 자신의 예상이 틀리기를 바랬다.


다시 2-3분 전진을 하자, 스켈레톤 병사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8체의 스켈레톤 병사가 있었다.

4체는 검과 방패를, 4체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있었다.


류운은 생각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지.’


이제 그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스켈레톤 병사의 공격이 아니라, 자신의 체력이었다.

계속해서 스켈레톤의 수가 배수로 늘어나고 있었다. 제발 8체나 16체에서 끝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복도 끝에 도달하기도 전에 체력이 고갈될 것이다.


그는 일단 스킬을 운용해서 8체의 스켈레톤 병사를 모두 처리했다. 8체의 공격이나 수비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처리하는 것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숫자가 문제다. 이미 류운의 몸안의 마나는 절반정도도 남아있지 않았다.


다시 류운이 전진하자, 이번에는 16체의 스켈레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큰 무리없이 처리했다. 하지만 체력과 마력 많이 소모된 상태였다.

어느덧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팔과 다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는 포션을 꺼내 마실까 생각하다가, 조금만 더 전진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32체의 스켈레톤 병사를 마주쳤다.


‘아직도?’

그는 1층이 이정도 난이도면 10층을 어떨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아직 체력과 마력 둘다 바닥은 아니다. 32체 정도는 어떻게 싸워 볼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남아있는 마나를 운용해 [방어증강]과 [공격증강] 스킬에 사용했다.


32체의 스켈레톤 병사는 류운을 향해 쉴 새 없이 화살을 날렸다. 검을 들은 스켈레톤 병사는 류운을 둘러싸고 공격했다. 류운은 그들의 공격을 피하지도, 방어하지도 않고, 그냥 맞아가면서 한마리씩 처리했다. 어차피 스켈레톤 병사의 공격은 류운의 방어력을 뚫지 못하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32체의 스켈레톤 병사를 모두 처리하고 나자, 류운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체력은 거의 바닥이고 마나는 완전히 바닥났다.


류운은 간절하게 소망했다.

‘제발 여기서 끝이라고 해줘.’


그는 조금 더 전진했다.

아쉽게도 그의 소망과는 반대로 한 무리의 스켈레톤 병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너무 많아서 한번에 스켈레톤 병사의 수를 세기도 어려웠다.

그저 그는 이번에는 64체 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스켈레톤 병사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는 동안 류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미 마나가 고갈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포션을 마셔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생각한것 보다 난이도가 있는 시련이니, 포션을 무작정 퍼 마시면서 낭비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사실 그도 자신이 너무 포션에 의존한 싸움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포션이 떨어지는 순간 자신도 쓰러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작정 싸우는 것은 안된다. 결국 체력과 마력이 남아있는가 아닌가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마나를 사용할 수 있을까?’


이미 몸안의 마나가 동이 났으니, 마나 보충은 꼭 필요했다.

그는 일단 마나 회복 포션을 하나 꺼내 들이켰다.

그리고, 천천히 스켈레톤 병사 64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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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절차탁마 8 21.12.06 6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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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절차탁마 6 21.12.02 63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8 0 15쪽
39 절차탁마 4 21.11.30 6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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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동분서주 5 21.11.22 74 0 12쪽
33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6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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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2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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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르바이트 3 21.11.03 93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2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4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2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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