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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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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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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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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르바이트 5

DUMMY

류운과 세인트가 초록색 칠이 잔뜩 묻혀진 옷 뭉치를 들고 체인과 우미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세인트가 그물 가까이에 가자 케이브 랫들의 움직임이 과격해졌다.

확실히 케이브 랫은 초록색 물질에 반응하는 것 같았다.


류운이 그물의 위쪽을 살짝 내리고, 체인이 옷 뭉치를 케이브 랫들이 우글거리는 복도의 뒤쪽으로 던졌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세인트는 전격마법통을 그 사이로 던져 넣었다.


세인트는 세 개의 전격마법통이 최대한 다른 곳에 떨어지도록 힘을 조절했다.


우미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언제까지 물 뿌려야 되는데요?”


“계속이요. 전겨마법 끝날때까지.”


류운이 대답했다.

우미는 여전히 짜증스러운 듯이 신경질적으로 그녀의 손을 움직였다.


곧 전격마법 통에서 강력한 전격이 쏟아져 나왔다.

스파크가 파직파직하는 소리와 함께 뻗어 나갔고 전격은 물에 젖은 케이브 랫들을 감전시켰다.

한참을 전격 마법통에서 쏟아진 전격이 케이브 랫들을 강타시키고 난 후에야 전격은 그쳤다.


스파크가 튀는 소리가 그치자, 갑자기 정적이 찾아왔다.

세인트는 그물을 걷어내고 혹시 남아있는 케이브 랫이 없는지 살펴보았다.

종종 움찔거리는 케이브 랫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더 이상 공격을 해오는 케이브 랫은 없었다.


조금 뒤에 13구역을 담당했던 레인져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던전 바닥을 가득 메운 케이브 랫들을 보고서는 당황했다.

그들도 케이브 랫 몇마리를 마주치긴 했지만, 그다지 위협이 되지는 않아서 무시했다고 했다.


류운과 일행이 케이브 랫들과 싸움을 벌이는 동안 13구역의 레인저들은 이미 지도를 완성했다.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어쨋든 퀘스트는 완료한 셈이다.


모두 던전 관리팀에 보고를 하고, 퀘스트 보수를 수령했다.

13구역을 담당했던 레인저들과는 기분좋게 헤어지고, 18구역을 담당했던 사람들만 남아 결산을 시작했다.


류운이 입을 열었다.


“우선 퀘스트 보상으로 80만원 받았고, 세인트의 화염마법 아이템이 14만 9천원, 전격마법 아이템이 19만 9천원, 그리고 찢어진 셔츠 2만원 제하고 나면, 43만 2천원 남아. 이걸 4등분하면 한사람당 10만 8천원이네.”


“아, 화염 마법 아이템 쓸 때 말렸어야 했는데.”


체인이 아쉬워했다.


“할수 없지. 경비는 경비니까. 화염 마법을 쓴 덕에 케이브 랫 숫자를 가늠할 수 있었으니까 아주 낭비는 아니지 뭐”


류운이 대강 정리하고 남은 금액을 나누려 하자 우미가 소리를 질렀다.


“지금 장난해요?”


당황한 류운이 되물었다.

“네?”


“왜 내가 댁들이 쓴 아이템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데요?”

우미가 짜증스럽게 말을 쏘아댔다.


“아니, 왜냐니요. 파티를 맺어서 퀘스트를 수행했으면, 필요 경비는 보상에서 같이 부담해야죠.”

류운은 어이가 없었지만 되도록 침착하게 설명을 하려고 애썼다.


“그런 얘기는 사전에 없었잖아요. 나는 오늘 참석하면 20만원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온거에요.”


“아까 아이템을 쓰지 않았으면, 우리가 위험했어요. 그런 위기 상황에서도 무사히 나올 수 있었던 건, 그때 아이템을 제대로 사용했기 때문이잖아요.”


“본인들이 능력이 없어서 아이템을 써 놓고 왜 나보고 그래?”


드디어 류운도 열받기 시작했다.

화가 났지만 최대한 감정을 내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화가 난 것인지 당황하 것인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류운은 세인트와 체인을 쳐다보았다.

류운은 세인트나 체인이 제대로 된 설명을 해 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이들도 묵묵부답이었다.


류운이 한숨을 길게 쉬었다. 그리고 체인과 세인트를 불렀다.

“얘들아, 우리 의논 좀 할까?”


한쪽으로 가서 류운은 체인과 세인트에게 말했다.

“저쪽에서 너무 당당해서 이제는 내가 잘못한 기분까지 든다. 내가 잘못하거냐?”


세인트가 말했다.

“아니, 그건 아니지.”


“그럼 네가 설득 좀 해줄래?”


“안될것 같은데?”


“그럼 그냥 20만원 줘서 보낼까? 그럼 우리는 7만 3천 3백원씩 가져갈 수 있어.”


“그냥 그러자. 줘서 보내. 그냥 시간낭비같아.”


체인이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러자 세인트도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도 납득하지 못했지만, 쓸 데없이 감정 상하느니 그냥 정리하고 술 마시며 뒤풀이나 하는게 나을 듯 싶었다.

류운은 우미에게 가서 말했다.


“그럼 20만원 드릴게요. 그럼 결산 끝내는 거죠?”


“저는 20만원만 받으면 돼요.”


류운은 20만원을 꺼내면서 말했다.

“여기요. 정말 확실히 여기서 오늘 일당에 대한 결산 끝내는 거죠?”


“그렇다니까요.”

우미는 짜증난다는 듯이 20만원을 낚아채며, 뒤를 돌아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본 체인이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안하고 마지막에 샤워 마법 5번 쓰고 20만원이면 정말 짭짤한데.”


류운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야. 근데 우리 네가 빌린 차 기름값도 내야 되잖아. 경비로 제하고 분배하자.”


“아. 맞다. 그걸 잊고 있었네.”


“또 몫이 줄어들겠군.”


“어째 고생한 거에 비해서 보상이 너무 적지 않냐?”


“그러게 말이다. 오늘 저녁 술 마시면 다 써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야, 근데 우리 케이브 랫 잡은 거에 대한 보상은 없냐?”


갑자기 세인트가 생각났다는 듯이 물었다.


“글쎄, 관리팀에 물어볼까?”


“뭐, 밑져야 본전이지.”


류운과 일행은 던전 관리팀으로 가서 케이브 랫에 대해 물어봤다.


“그렇지 않아도 던전 구조가 바뀐 뒤로 케이브 랫이 너무 늘어나서, 토벌 의뢰를 발주했어요.”


“사실 저희가 탐색중에 케이브 랫이랑 접전이 있었거든요. 그 토벌 의뢰 저희가 수령할 수 있을까요?”


“그럼 퀘스트 완료 후 신청 하시겠어요?”


“네.”


완료후 신청은 류운이 스노우베어를 처리했을 때에도 해봤었다.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서 퀘스트 수주 전에 퀘스트를 완료했을 경우, 그 퀘스트 완료를 증명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한 절차이다.


류운과 일행은 그 퀘스트를 직접 수령하고 사후 보고를 위해서 신청서를 작성했다.

류운과 체인은 접전이 있었던 던전 내 절대 좌표와 케이브 랫과의 전투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적어나갔다.


“여기에 있는 케이브 랫이 다 인가요? 다른데는 없어요?”


류운의 생각에 다른 곳도 꽤 있을테지만, 그 곳의 좌표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그럼 심사에는 2-3일 정도 걸릴 거예요. 빠르면 오늘 밤에도 나올 수 있고요. 이쪽 번호로 연락드리면 되죠?”

“네.”


번호를 확인하고 류운과 세인트는 체인이 모는 자동차에 올라 서울로 돌아갔다.

체인과 세인트는 아무래도 술 생각이 간절한지, 얼른 자동차를 돌려주고 근처의 술집을 찾을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들이 술집에 앉아 자리를 잡을 때 쯤 던전 관리팀에서 전화가 왔다.

“심사 통과 되셨구요. 저희가 집게한 바로는 케이브 랫 129마리를 잡으셨네요. 한 마리에 만원씩해서 총 129만원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받고 나서 체인이 기분이 좋아졌는지 술 한잔을 입에 털어 넣고 말했다.

“마시자 마셔.”


류운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야, 케이브 랫 보상, 우미라는 법사랑 같이 나눠야 할까?”


그러자 세인트가 뭔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표정으로 류운에게 말했다.

“아까 결산 끝났잖아?”


“그래도 되나?”

류운이 다시 물었다.


“당연하지. 아까 확실하게 오늘 결산 끝난 걸로 서로 합의한거잖아.”

세인트가 다시 말했다.


옆에서 체인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잠시 침묵하던 그들은 조용히 술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한층 분위기가 좋아진 상태에서 그들은 한참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술을 들이켰다.


“야, 근데 류운이랑 있으면 트러블 되게 많이 생기지 않냐?”

체인이 화두를 던졌다.


류운이 발끈해서 말했다.

“어? 내가 문제인거야? 나야 말로 너희랑 있으면 이상한 일만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미 술을 마구 들이켜서 취해보이는 세인트는 결론을 내려줬다.

“조합에 문제가 있나보지.”


“그건 인정. 동의 안 할 수가 없다.”


류운이 바로 말을 받았다. 류운에게는 파티의 밸런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기는 하루였다.





*********************




류운은 서울의 집에서 며칠 더 쉬고, 조부인 재훈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플레인으로 넘어왔다. 조부의 집에 도착하고 플레인에서 사용하는 스마트 폰을 키자, 메시지가 연속해서 들어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울리는 띠링 소리를 들으면서 류운은 의아해했다.


‘플레인에서 나한테 이렇게 간절하게 연락할 사람이 없는데?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아닐테고.’


리지였다.


[선배님, 뭐하세요?]

[바쁘세요?]

[선배, 왜 전화안받아요?]

[퀘스트 갔어요?]

[나한테도 말하고 가지]

[왜 계속 전원이 꺼져 있어요.]

[무슨 일있는 거 아니죠?]

[한국으로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오시면 연락주세요.]

[아직도 안 돌아오셨어요?]

[이번 학기에 수강하시죠?]

[오면 전화 좀 주세요.]


‘얘가 왜 이래? 무슨 일 있나?’


리지의 성격으로 봤을 때 어지간히 급한 일이 아니면, 이렇게 다급하게 연락할 것 같지가 않았다.

우선 류운은 리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을 신호가 간 다음에야 리지가 받았다.

“선배?”

“어.”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냐니, 너야말로 무슨일이냐. 그 메시지들 다 뭐야.”

“아···.보셨어요.”

“어.”

“그게 그때 제가 좀 흥분해서요.”

“응?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아뇨, 대단한건 아니구요.”

“응, 그럼 별 것 아닌 일이구나.”
“아니 또 그렇게 말하면 좀 섭섭하긴 한데”

“뭔데?”

“저, 정식 모험가 자격증 땄어요.”

“오. 대단한데. 축하해.”

“반응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약하네요.”

“어? 이거보다 더 과격하길 기대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제가 선배가 조교 되고 담당한 처음이자 유일한 학부생 아니에요?”

“그렇지.”

“수업 치고는 좀 과격한 퀘스트도 했구요. 같이.”

“그렇지.”

“그럼 그게 끝?”

“아. 알았다. 뭐 먹고 싶은데?”

“아이 참, 선배는 내가 꼭 뭘 바라는 것처럼···굳이 뭘 사주시겠다면 시내에 새로 생긴 족발집이 맛있대요.”

“족발?”

“싫으세요?”

“아니 너무 좋지.”

“근데 선배, 저랑 같이 파티 짜 보실 생각 없어요?”

“응?”


류운은 건성건성 대답하다가, 갑자기 너무 의외의 말을 듣자 잠시 멈칫했다. 리지는 예상했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물론 선배가 스케줄이 안 맞을수도 있고, 다른 계획이 있을 수 있는건 아는데요. 어차피 일년 반은 더 학교에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랑 같이 파티를 짜서 프리랜서처럼 퀘스트를 받아보면 어떨까 해서요.”

“음···”

“싫으세요?”

“아니, 그럼 너는?”

“저도 아직은 한학기 남았잖아요. 그동안 선배랑 파티짜서 이력서에 채워넣을 경력 좀 쌓으려고요.”

“음. 솔직하게 이해타산적인게 맘에 드는군.”

“그럼 하시는거예요?”

“나 생각할 시간 좀만 주면 안돼냐?”

“안돼지만, 특별히 허가해 드릴게요. 족발 사주시는 날까지. 언제 시간되세요?”

“나 내일 모래 학교로 돌아가거든. 그러니까 그때 보자.”

“넵.”


전화를 끊고 류운은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정식으로 파티를 맺는다니. 대학생일 때는 항상 원했던 것이다. 대학원생이 되고 나서 파티 결성 제의를 받을 지는 생각도 못했다.


류운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끼리 파티를 맺는게 과연 좋은 생각인지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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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절차탁마 6 21.12.02 63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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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절차탁마 3 21.11.29 6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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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절차탁마 1 21.11.24 7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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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동분서주 5 21.11.22 74 0 12쪽
33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70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4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6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3 1 12쪽
» 아르바이트 5 21.11.06 84 0 12쪽
27 아르바이트 4 21.11.04 90 1 12쪽
26 아르바이트 3 21.11.03 93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2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4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2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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