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5,778
추천수 :
59
글자수 :
245,602

작성
21.12.06 09:12
조회
62
추천
0
글자
12쪽

절차탁마 8

DUMMY

류운은 4층의 입구에 섰다. 이 전 층과 마찬가지로 입구에는 전화기가 놓여 있었고, 그 앞으로 4층의 복도는 두꺼운 검은 벽으로 막혀있었다.


류운은 그대로 여세를 몰아서 4층에 도전했다. 무엇보다 엘릭서가 3병 있는 것이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4층 복도로 가는 길이 열리자, 평소보다 더 어두운 복도가 나타났다.


류운은 대검을 꺼내 들고 언제든 [방어증강]을 발동할 준비를 하면서 앞으로 나갔다.

4-5분을 걸었는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긴장이 약간 풀렸다.


‘이번에는 뭐가 나올려나.’


너무 긴장하면 정말 중요할 때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류운은 긴장도 풀겸, 류운은 잠시 멈춰서서 심호흡을 했다.


사사삭-


조용한 복도에 마치 나뭇잎이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류운은 심호흡을 멈추고 즉시 [방어증강]을 사용했다.

자세를 고쳐잡아 검을 앞으로 내밀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평소보다 더 어두운 복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스스슥-


분명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까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듯 싶었다.

다시 조용한 순간이 찾아왔다.


류운은 정면을 뚫어져라 응시했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마력 탐지를 더 수행해야 겠는데···’


평소에 류운은 마력 탐지를 써주는 파티 멤버가 있으면 굳이 자신이 마력탐지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좀 더 높은 등급의 모험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기초 능력은 일정 수준 위로 올려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두운 복도의 명암이 조금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류운은 하는 수 없이 아이템 지갑에 넣어 두었던 랜턴을 꺼내 길다란 복도를 비췄다.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다. 


류운은 랜턴을 이리 저리 돌려서 복도의 가장자리까지 비춰보았다. 그러자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움직이는 무엇인가가 랜턴의 빛을 살짝 반사했다.


류운은 조심스레 복도의 바닥을 비추었다.


검고 커다란 무엇인가가 움직이지 않고 류운을 노려보는 듯 했다.


류운은 좀 더 자세히 보기위해 인상을 찌푸리며 랜턴을 이리 저리 비췄다.


머리에는 두꺼운 더듬이가 났고, 몸은 길게 이어졌는데, 어두운 검붉은 색이었다.

몸에는 무수한 다리가 나 있었다.


지네였다.

다만, 몸 길이가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지네였다.


류운은 이런 지네가 평행세계에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어딘가의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잠깐 났다.

거대한 지네가 너무 신기해서 혹시 시간이 되면 촬영할 수 있을까 잠깐 생각하는 동안, 지네는 몸을 일으켰다.


지네는 다리를 꿈틀거리며 류운을 향해 위협을 하고 있었다.


류운은 아무 망설임없이 랜턴을 내려두고 [월광참]을 시전했다. 류운은 벌레를 아주 무서워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지네와 몸을 부대끼며 싸우고 싶지 않은 그는 단 한발로 지네를 쓰러뜨리기로 했다.


[월광참]의 참격은 그대로 쭉 뻗어나가면서 지네를 세로로 2등분했다. 

지네는 그대로 쓰러져서 꿈틀대고 있었다.


류운은 잠시 자신의 마력양을 확인했다. 보통 류운은 [월광참]을 시전하면 마력의 대부분을 사용해서 마력 고갈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지금은 마력 고갈로인한 구토도 어지러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감각적으로는 아마도 약 50%의 마나만을 사용한 것 같았다. 


위력이 50%, 사용한 마나도 50%. 전보다 확실히 효율이 좋아졌다.

지금까지는 불완전한 월광참으로 마력을 전부 사용해서, 더 강한 월광참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류운에게 큰 발전이었다.


정면을 바라보니 지네가 아직도 꿈틀대고 있었다.

류운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네가 완전히 움직임을 멈출 때까지 기다리다가 앞으로 전진했다.


‘이번 층은 지네인가?’

살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계속 앞으로 나가자, 복도의 폭이 점점 더 넓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4미터 정도였던 복도가 지금은 8미터가 넘는 것 같았다.

천장도 같이 넓어져서 역시 높이가 8미터가 넘어 보였다.


계속 나가서 폭과 높이가 10미터 정도 됐을 때, 류운은 윙윙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어?”


이번에는 벌이었다. 전반적으로 옅은 노란색을 띄고, 꼬리에는 검은 줄무니가 있으며, 독침이 나와있었다. 몸길이가 1미터 정도인 것만 빼면, 일반적인 특징은 흔히 볼 수 있는 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키가 1미터가 조금 안되는 커다란 벌 3마리가 류운의 머리위를 바쁘게 날고 있었다.


“아...이번 층 테마는 독이구나”


류운은 대검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검기확장]을 사용해 길다란 검기를 둘렀다. 지금의 류운으로서는 4미터 정도까지 검기를 확장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류운의 마력을 감지한 벌들은 류운에게 가까이 가지 않고 그의 머리 위를 빙빙 돌았다.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벌들을 향해 그는 검을 휘둘렀지만, 그의 검기는 닿지 않았다.


그는 사각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땅한 좋은 방법이 없는 그는 일단 벽쪽으로 붙었다.

그리고 마나를 운용해 [검기사출]을 준비했다.


[검기사출]은 검사라면 거의 누구나 쓰는 기술로, 검기를 발사해 원거리의 적을 공격하는, 검사의 대표적인 원거리 공격 기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사용하는 마력에 대비해 위력은 그다지 높지 않다. 류운도 사용할 수는 있으나 그 위력이 형편없기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전보다 마력을 운용하는 능력이 향상됐다. [월광참]을 수련하는 동안, 어떻게 해야 검기의 위력을 높일 수 있는지도 터득했다. 그의 스킬들은 대다수가 아직 미완성이라고는 하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발전중인 것이다.


평소라면 [검기사출]을 사용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테지만, 이번에는 망설임없이 선택했다.


그는 몸의 마나를 손끝에서 압축한다음 살짝 폭주시키며 검기를 쐈다. 

보통의 [검기사출]은 검기를 던진다는 감각으로 사용한다.

이번에는 검기는 던지는 것이 아니라, 압축한 마나를 폭발시켜서 검기를 쏘아내는 감각으로 검기를 사출했다.


바람을 가르는 경쾌한 소리가 나며 검기가 벌 한마리는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명중을 시키지는 못하고, 벌의 날개를 살짝 스치며 지나갔다.


날개를 다친 벌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류운은 그대로 다시 한번 [검기사출]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성급하게 쓰지 않고, 류운을 향해 날아오는 벌 한마리의 몸통을 향해 쐈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벌은 땅에 떨어졌다. 위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는지, 몸통에 베인 상처가 있으나, 검기는 몸통을 관통하지는 못한 듯 싶었다. 류운은 땅에 떨어져 빙글빙글 돌고 있는 벌을 향해 달려가 숨통을 끊었다.


그 사이 또 다른 벌 한마리가 류운의 등을 향해 독침을 날렸다. 류운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어증강]을 최대로 사용했다. 벌의 꼬리에서 나온 독침은 류운을 관통하지 못하고 그대로 부러졌다. 그 틈을 놓지지 않고 류운은 [검기강화]를 시전하며 벌을 베었다.


아직 하늘에는 날개를 다친 벌이 윙윙거리며 날고 있었다. 날개를 다쳤기 때문인지 오히려 그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류운은 침착하게 자세를 잡고, 다시 검기를 쏘았다. 날아간 검기는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류운은 포기하지 않고 한발 더 사용했다. 

불발이었다.


류운은 다시 한번더 검기를 날렸다. 이번에는 아슬아슬하게 벌의 날개를 오른쪽 날개를 맞췄다.

다시 날개를 다친 벌은 제대로 날지 못하고, 땅에 닿을락 말락 날고 있었다. 류운은 그대로 뛰어가 벌의 몸통을 베고 숨통을 끊었다.


“휴우-”


류운은 어지러웠다. 아무래도 마력고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류운은 망설이지 않고 엘릭서를 꺼내 마셨다.

엘릭서를 마시자 마자 빠르게 체력과 마력이 차올랐다.


‘이거 이렇게 쭉쭉 마셔도 괜찮은건가? 너무 효과가 좋은 것 같은데···’


겔림의 탑에서 각 층의 통과 보상으로 주는 엘릭서는 너무 효과가 좋다. 

아무리 고급 포션이라도 아무런 부작용없이 이런 효과를 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이렇다할 부작용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오용에 따른 부작용이 걱정됐다.


사실 류운은 이 탑에 들어온 이후로 엘릭서 덕에 몸을 한계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몸을 망칠까봐 시도해보지 못했던 방식도, 여기서는 엘릭서를 믿고 해 볼수 있었던 것이다. 그 덕에 며칠동안 실력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고 류운 스스로도 생각하던 참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류운은 지금 엘릭서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만약 엘릭서가 다 떨어지면, 더 이상 탑을 더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위험할 때 쓸 수 있도록 엘릭서를 비축해 두는 한편,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엘릭서를 사용해야하는 상충된 상황에서 절묘한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마치 류운은 도박을 하는 기분이었다. 순간의 실수가 생각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는 조금 생각하며 걷다가, 문득 정신이 들었다.

벌써 5분 넘게 걸어 왔다. 

천장과 복도의 폭은 계속 넓어져서 이제 20미터의 폭과 20미터 정도의 높이가 됐다.


‘도대체 이 탑은 어떻게 생긴 구조야..’


주위를 둘러보다 류운은 소스라 치게 놀랐다.

벽에 화려한 무늬의 낯선 무언가가 붙어 있었다.


멀리서는 도저히 무엇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류운은 천천히 조금씩 가까이 갔다. 


나방이었다.

양 날개의 길이가 2미터 정도 되는 나방이었다. 날개에는 특이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아주 조용히 벽에 붙어 있었다.


류운은 움직임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검기사출]을 발사했다. 하지만 나방은 빠르게 날아서 류운은 머리위로 날았다.


류운이 고개를 들어 나방의 움직임을 쫒는 동안, 나방은 계속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고 있었다.

순간 류운의 코 끝이 찌릿했다.


“인분이다.”


섬뜩함을 느낀 류운은 숨을 멈추고, 류운은 [속도증강]을 위해서 마력을 운용했다. 

최대한 빨리 몸을 움직여 나방의 아래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번에 폭발적인 힘을 내서 도망쳐 나왔다.


그러나 나방은 류운의 머리위를 따라 날면서 계속 인분을 뿌렸다. 어느새 류운의 눈도 따끔 거리기 시작했다. 류운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지만, 하늘을 나는 나방을 따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도망가던 류운은 순간 몸을 돌렸다.

나방이 류운의 머리 바로 위에서 인분을 뿌려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마나를 검의 끝으로 이동시켜 [파열]을 발동했다. 

검의 끝에서 발동한 [파열]은 넓게 퍼지며 넓은 면에 한꺼번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 반동으로 인분이 다른 방향으로 흩뿌려 지고, 나방은 그 압력으로 휘청거렸다.


류운은 그의 검을 두 손으로 단단히 잡고, 있는 힘껏 [검기확장]과 [검기강화]를 사용해서 한번에 나방을 벴다. 검기에 날개와 몸통을 베인 나방은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류운은 검을 들어 나방의 숨통을 끊었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피부가 따끔거리고, 코와 목도 아픈것 같았다. 생각같아서는 엘릭서를 꺼내 마시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버틸만 할 듯 싶었다. 더구나 마력이나 체력이 고갈되지 않은 상황에서 엘릭서를 마시는 낭비는 하고 싶지 않았다.


류운은 따끔거리기도 하고 가렵기도 한 피부를 어루만지며 앞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부 완결입니다. 21.11.08 71 0 -
46 절차탁마 11 22.01.29 58 0 9쪽
45 절차탁마 10 21.12.08 57 0 12쪽
44 절차탁마 9 21.12.07 58 1 12쪽
» 절차탁마 8 21.12.06 63 0 12쪽
42 절차탁마 7 21.12.03 63 0 13쪽
41 절차탁마 6 21.12.02 62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8 0 15쪽
39 절차탁마 4 21.11.30 63 1 12쪽
38 절차탁마 3 21.11.29 67 0 12쪽
37 절차탁마 2 21.11.25 70 0 11쪽
36 절차탁마 1 21.11.24 74 1 12쪽
35 동분서주 6 21.11.23 69 0 15쪽
34 동분서주 5 21.11.22 74 0 12쪽
33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69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3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5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2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3 0 12쪽
27 아르바이트 4 21.11.04 89 1 12쪽
26 아르바이트 3 21.11.03 93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2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3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1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5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