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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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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수 :
2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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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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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동분서주 1

DUMMY

가을 학기의 중간쯤 세르비아 대학교는 5일간의 연휴가 주어진다.

대부분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음날부터 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가족들을 방문하거나, 여행준비로 바쁘다.


류운과 리지도 새로운 퀘스트를 준비하느라 바빴다. 그들은 중간고사가 끝나자 마자 과사무실에 모여서, 당장 수주가 가능한 F급 퀘스트를 뽑아놓고 어떤 퀘스트를 수주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던전 지도 갱신 (겔러라이 시 던전) -100만원

설산 수색 (템파이 남쪽 산) - 20만원

야간 경비 (휴르프 시) - 200만원

약초 수집 - 40만원

고블린 토벌 (템파이 서쪽 산) - 70만원


“이거 야간 경비 뭐지? 보상이 꽤 많은데?”

“그러게요. F급 퀘스트 치고 보상이 많네요.”

“어디보자. 의뢰주가 ‘벤디사’? 뭐하는 회사지?”

“음..부동산 중개 회사네요.”

리지가 얼른 인터넷을 검색해서 알려줬다.


“부동산 중개회사의 야간 경비 일?”


퀘스트 : 야간 경비

의뢰인: 벤디

장소: 휴르프 시 30번가 68

기한 : 제약없음

내용 : 밤이 되면 저택에 의미 불명의 소리와 흔들림이 느껴진다는 보고가 들어옴. 설치된 감시카메라에서는 회색의 반투명한 존재가 감지됨.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를 원함.

추가: 숙식제공. 원인을 규명한 뒤 해결한 경우 추가 보수 200만원이 지급됨.


“안돼요.”

“응?”

“하지마요.”

“어?”

“안 할거에요.”
“왜 그래?”
“딱 느낌이 오잖아요. 회색의 반투명한 존재라뇨, 유령이잖아요. 거기다 의미불명의 소리와 흔들림이라니, 폴터가이스트 현상 아니에요?”

“에이, 설마. 정말 유령이 있을까?”

“무슨 말씀이세요. 60년 전만해도 평행세계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됐어요?

그 때만해도 스켈레톤 병사나 구울은 만화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존재였을걸요?

그런데 지금은 버젓이 던전마다 있잖아요. 스켈레톤 병사나 구울이 있는데, 정말 유령만 없다고 생각하세요?”

“어···일리있는 말이긴한데···”

“이런 일은 엑소시스트한테 맡기고 우리는 약초수집이나 해요.”

“약초수집은 템파이 근처라서 교통비도 안나올것같은데.”

“고블린 토벌은요?”

“정말 그거 또 하고 싶어?”

“던전 탐색은 괜찮지 않아요?”

“레인저 없이?”

“웅——선배답지 않게 왜 이렇게 안된다고만 해요—?”


리지는 콧소리를 섞어가며 앙탈을 부렸다.


“아니,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네 말대로 유령이 스켈레톤 병사나 구울과 비슷한 계열이라면 네 정화 마법이 통하지 않을까?”

“만약에 안 통하면요?”

“그럼 오히려 어둠속성이 아닌거 아냐? 그럼 내가 처리하지 뭐."
“유령을 무슨 수로요. 보상이 높은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아무래도 F급 퀘스트치고 보상이 너무 높은게 수상해요.”

“그말이 일리가 있기는 한데···.그럼 반대로 실적을 쌓기에도 좋지 않을까?”

“아잉···정말 싫어요. 무섭다구요.”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류운은 어떻게 리지를 설득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지만, 아무래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리지야.”

“네, 선배”
“오빠 못 믿어?”

류운은 최대한 느끼하게 말했다.


“꺅————닭살이야."
리지는 류운의 등을 스매싱했다. 그 일격은 방어력을 올려놓지 않은 류운에게 강한 타격을 주었다.

류운은 다시는 이 따위 농담은 하지 않으리라 맹세했다.


“아니, 내가 미안해. 다신 그런 농담 안할게. 그만 때려. 무서워.”

“이번만 봐 드릴게요.”

“어. 아무리 무서워도 좀 믿어봐라. 설마 위험해지면 내가 너 버리고 도망치겠냐.”


순간 리지는 잠시 멈칫했다.

설산에서도 류운은 리지를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 리지를 들쳐매고 산을 타고 내려왔다. 그런 그가 퀘스트 중에 리지를 버리고 갈 리는 없었다. 그런 믿음이 있기에 류운과 파티를 짠 것이다.


“선배가 날 버리고 가는게 무서운게 아니라, 둘 다 위험에 처할까봐 그러는 거예요."

“F급 퀘스트가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하겠냐.”

“그거 플래그인거 알죠?”

“윽.”
“···”

“···”

“···해요.”

“엉? 정말 괜찮겠어?”

“조건이 있어요.”

“뭔데?”

“두가지요.”
“이번엔 두가지나?”

“네. 하나는 저번과 동일해요. 제가 포기하자고 하거나, 도망가자고 하면 무조건 후퇴하는 거예요.”

“음. 그래야지. 다른건?”

“다음번 퀘스트는 제가 정할게요.”

“콜”

“그럼 언제 출발해요?”

“내일. 이미 학기중에 준비는 충분히 했잖아. 나는 배낭도 이미 다 싸놓았어.”

“저두요. 그럼 휴르프시로 가는 제일 이른 버스가 아침 8시네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7시 30분에 봐요.”

“음. 좋아.”


류운은 퀘스트 수락 버튼을 눌렀다.





*********************



다음날, 류운과 리지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만났다. 버스로 2시간을 달려 휴르프시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점심 전이었다.

목적지인 휴르프시에 도착한 뒤, 류운과 리지는 곧장 의뢰주인 “벤디”사로 향했다.

일단 정보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어야 했다.


“벤디”사에 도착해서 보니 벤디사는 생각보다 큰 회사였다. 휴르프 시내의 번화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한 4층 빌딩에 본사가 있었다. 류운과 리지는 입구의 로비에서 퀘스트 때문에 왔다고 말하니, 안내원이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그들을 1층 구석에 위치한 작은 회의실로 안내했다.

조금 기다리자, 정장을 입은 중년의 여성이 서류를 한뭉치 들고 들어왔다.


“커피나 음료수 드릴까요?”


류운과 리지는 서로를 잠깐 쳐다보고 말했다.

“저는 괜찮아요.”

“저도 괜찮습니다.”


“멀리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퀘스트 내용은 숙지하고 계신가요?”

“네. 단지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만.”

“네, 뭐죠?”

“우선 기한 제한이 없다고 적혀있는데 맞나요?”

“네. 하루에 끝내시든, 한달이 걸리시든 상관없어요. 대신, 중간에 그만두시면 보수는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희가 조사를 할 곳은 정확하게 어떤 곳인가요?”

“시 외곽에 위치한 저택입니다.”

“저택이요?”

“네, 원래 어떤 재단의 이사장이 살던 곳이었는데, 그분이 돌아가시고, 그 저택이 국가에 귀속되었는데요.”

“상속이 아니라요?”

“직계 친족도 없으셨고, 딱히 그 재산의 권리를 주장하는 분들도 나타나지 않으셨거든요.”

“네에.”

“국가에서 그 저택을 처분할 때, 비교적 싼 가격에 저희 회사에서 인수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저택은 팔렸는데, 며칠만에 매입하신 분이 환불 요청을 했어요. 집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요.”

“이상한 일이라면, 혹시 퀘스트 내용에 적힌, 그···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흔들림이 느껴진다는 거요?”

“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 다음 고객분도 똑같은 이유로 일주일만에 환불요청을 하셨죠.”


이때 류운은 조금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리지를 보자 그녀는 이미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관리팀에게 원인 조사를 맡겼더니, 회색의 부유 물체를 목격했고, 조금 후에 이상한 흔들림이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혹시 사진이나 동영상 있나요?”

“네.”


설명을 하던 여성은 회의실 한쪽에 놓여진 TV에 그녀의 노트북을 연결하더니 비디오를 재생했다.

비디오는 심하게 흔들려서 제대로 잘 알아보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멀리서는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때마다 벽과 바닥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는 책장에서 책이 떨어지기도 했다.


동영상을 다보고 리지가 물었다.

“저희말고 이전에 이 퀘스트를 수주한 파티는 없었나요?”

“있었어요. 두 팀.”

“어떻게 됐는데요? “

“모두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포기했어요.”

“무사해요?”

“네, 다들 무사했어요.”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의뢰인은 모든 필요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시는 것 아시죠?”

“정말이에요. 무슨 일이 있었으면, F급 퀘스트가 아니라 난이도가 더 올라갔겠죠.

단지 좀 피곤해 보이고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류운은 리지를 살짝 보았다. 안심을 하는 건지, 불안한 건지 모를 표정이다.

일단 류운이 질문을 계속했다.


“퀘스트 의뢰에는 숙식제공이라고 되어있던데요?”

“네, 저택을 조사하시는 동안 저택의 시설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원하신다면 매일 아침 저희가 하루치 식사를 다져다 드릴게요. 정기보고도 겸해서요.”

“네에.”


이때 리지가 갑자기 뭐가 생각난 듯 끼어들었다.

“만약 퀘스트 도중에 건물에 파손되면요? 아까처럼 건물이 흔들려서 뭐가 부서졌는데 저희가 보상해야 하나요?”

“아. 아니에요. 당연히 그런 건 괜찮죠. 하지만 최대한 건물에 손상이 없는 방향으로 부탁드립니다.

이상 현상의 원인을 밝혀주시면 더 좋구요.”

“네.”


그들은 간단한 미팅이 끝나고, 저택의 열쇠를 받았다. 그리고 저택관리자의 차로 저택까지 이동했다.

저택은 시내에서 나와 1시간 정도 거리에 있었다. 저택으로 가는 길의 주변에는 숲이 있었고, 길은 좁지만 잘 정비되어 있었다.


저택에 도착했을 때, 류운과 리지는 저택의 크기에 깜짝 놀랐다.


저택은 아주 높다란 담장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대충봐도 3미터가 훨씬 넘는 담장이었다.

담장의 중앙에는 차가 드나들 수 있는 커다란 문이 있었다, 그 문은 차에서 리모콘으로 개폐할 수 있었다.

그 문을 들어서자. 얼핏봐도 축구장 정도의 크기의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류운은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큰 정원이 필요한지 잠깐 생각했다. 저택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크기가 저택이라기 보다는 궁전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안내를 맡은 저택 관리자에게 물어보니 대략 저택만 6700제곱미터라고 했다. 류운은 그렇게 큰 저택에 살던 사람이 유산 상속인 조차 없었다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리지가 더 무서워할까봐 굳이 입 밖으로는 내지 않았다.


저택을 대충 둘러보니 이미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류운과 리지는 미리 준비해온 비상식을 꺼내 대충 먹고, 짐을 풀었다.

방은 충분히 많았기 때문에 리지와 류운은 각자 비교적 작은 방을 선택해서 짐을 풀었다.

호텔의 펜트하우스 같은 방도 있었지만, 리지는 결코 큰 방은 싫다고 했다.


일단 자세한 조사는 내일로 미루고 그날 저녁은 일단 쉬기로 했다.

류운은 샤워를 한 뒤 편하게 침대에 누워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없을까 키워드를 바꿔가면서 저택의 정보를 검색해 봤지만, 딱히 유용한 정보는 검색이 되지 않았다.


이리저리 스마트 폰으로 검색을 하고 있는데,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류운은 혹시나 긴장한 마음으로 문들 살짝 열자, 리지가 서 있었다.


“뭐야, 너냐?”

“어머나, 그럼 저 말고 누구겠어요?”

“하긴 그렇지. 어쩐 일이야?”

“저···.”

“왜?”

“···”

“···”


“혹시 선배 무서우시면 제가 같이 자드릴까 해서요.”


류운은 진심으로 당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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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2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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