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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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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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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 10

DUMMY

다음날 아침, 류운을 일찍부터 5층에 도전할 준비를 했다.

5층 입구 복도에 서서 폴라에게 전화를 하자, 폴라는 복도의 문을 열어주었다.


5층을 막고 있던 검은 벽이 사라지자, 길고 높은 계단이 나타났다.

류운은 생전 처음 보는 기가 막히게 높은 계단이었다.

얼핏 봐도 건물 20층 높이는 되어 보였다.


워낙 어두운데다가, 계단의 각도 또한 가팔라서, 그 위에는 무엇이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류운은 잠시 멍 하니 서서 계단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쉬면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진짜 가지가지 한다.”


한숨과 함께 욕이 같이 나왔다.


그는 한참을 계속 올랐다. 잠깐 [근력강화]를 사용해서 한번에 몇미터씩 점프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무슨 함정이 있을 것 같아서 그냥 한 계단씩 오르기로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단의 정상에 도착한 그는 아이템 지갑에서 물을 꺼내 한 모금 마시려던 참이었다.


그 순간 따끔한 느낌이 왼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래도 원거리 무기의 공격인것 같았다.


류운은 반사적으로 온 몸의 방어력을 최대로 올렸다.

그러나, 방어를 올리는 게 너무 늦은 탓인지, 아니면 공격이 절묘한 타이밍이었는지, 다음으로 날아온 작살이 오른쪽 허벅지에 박혔다.


그 세기가 어찌나 강한지 류운의 허벅지를 뚫고, 그 끝이 바닥에 살짝 박혔다.


“끄으윽.....작살?”


만약 류운이 [방어증강]를 조금만 더 늦게 발동했어도, 작살의 날은 바닥에 깊게 박혀 움직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픽-픽-피피픽-
그리고 연달아 5개의 작살이 날아왔다.


류운은 간신히 몸을 틀어 5개의 연이은 작살을 피했다.

하지만, 작살이 꽂혀있는 상태에서는 움직임이 제한적이고 부자연스러웠다.


작살을 뽑으려 했지만, [방어증가]가 걸려있는 상태에서는 허벅지에 박힌 작살을 빼기가 수월하지 않았다.

그는 할수 없이 [방어증가]를 풀고 오른 허벅지에 박힌 작살을 빼려다가, 다시 [방어증가]를 최대로 올렸다.


다시 5개의 작살이 기다렸다는 듯이 류운을 향해 날아왔다.

작살이 날아오는 각도와 방향으로 예측하건데, 약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의 천장에서 날아오는 것 같았다.


픽-픽-픽


3개의 작살이 더 날아왔다. 그 중 2개는 류운의 몸에 맞고 튕겨져 나갔다.

류운은 벽쪽으로 붙으면서, 얼른 허벅지에 박혀있는 작살을 뽑았다.


엄청난 고통과 함께, 순식간에 피가 뿜어져 나왔다.


아무래도 뚫린 곳이 좋은 위치가 아닌 것 같다. 허벅지의 뼈도 부러진 것 같았다. 게다가 이대로 있다가는 곧 빈혈로 쓰러질 것 같았다.


류운은 하는 수 없이 엘릭서를 꺼내 마셨다.


시작하자 마자 엘릭서를 하나 쓰다니, 너무 아까웠다. 그래도 지금은 쓰지 않으면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테니, 쓸수 밖에 없었다.


계단의 정상에서 보니, 까마득한 계단이 밑으로 내려다 보였다.

작살의 관통력 때문에 계단 밑으로 날려진게 아닌 상황을 감사해야할 지경이었다.


류운은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나갔다. 언제 작살이 날아올지 몰라서 그는 [방어증강]을 풀수가 없었다.


앞으로는 길고 긴 복도가 쭈욱 이어져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앞으로 가는데, 류운은 발밑에 흰 선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봐도 수상해 보이기에 그는 조심스럽게 흰 선을 밟지 않고 넘어가려 했다.

한 발을 흰 선 너머에 내딛자, 천장 전체가 한꺼번에 뚝 떨어졌다.


너무 갑작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어떠한 조짐도 없이 떨어진 천장을 피하기 위해, 류운은 뒤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반응이 늦었는지 류운은 다 피하지 못하고 오른발이 천장에 깔렸다.


류운은 [방어증강]을 꽤 강하게 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오른발은 천장의 무게에 뭉게졌다.

끔찍한 고통에 신음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천장이 땅에 떨어진지 딱 1초가 지나고 천장은 다시 천천히 올라갔다.


류운은 간신히 오른발을 뺐으나, 이미 형제도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뭉게진 오른발은 피와 범벅이 되어 있었다.


류운은 엘릭서를 꺼내들고, 마시려다 내려놓았다.

그리고 천장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천장은 위에서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에 엄청난 운동에너지로 떨어진다.

그리고 땅에 붙은 상태로 1초정도 머문다.

그리고 다시 천장으로 올라가는데 3초정도 걸린다.

다 올라가면 다시 순식간에 떨어진다.


우선 그는 이 천장을 자신의 근력과 방어력으로 버틸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만약 버틸 수 있다면, 이번 층의 공략을 훨씬 쉬울 것 같았다.


그는 고통으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왼손을 흰 선 안으로 뻗어놓고, [방어증강]을 최대로 올렸다.


천장은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떨어졌다.


천장이 떨어지자 마자 류운은 끔찍한 고통을 느꼈다. 보지 않아도 자신의 왼 팔이 끔찍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엘릭서를 꺼내 들이 마셨다.


엘릭서는 순식간에 그의 몸에 퍼지고 그의 왼 팔과 오른 발은 깨끗하게 나았다.

류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흰 선 뒤로 물러나서 천천히 천장의 움직임을 살피기 시작했다.

우선 그는 떨어지는 천장의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부터 알아야 했다.

천장이 떨어지고 올라가는 3초 이내에, 빠르게 움직여 천장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야한다.

그러지 못하면, 엘릭서를 마실 틈도 없이 끝장일 것이다.


류운은 아이템 지갑에서 물이 담긴 페트병을 하나 꺼냈다. 그리고 암벽하강용 로프를 페트병에 묶었다.

그는 로프의 길이를 20미터 정도로 잡고, 천장이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타이밍을 맞춰서 페트병을 던졌다.

잠시 기다리자 천장이 다시 떨어지고, 올라가서 공간이 생겼을 때 그는 재빨리 로프를 거두어들였다.

페트병은 산산히 부서져 있었다.


다음은 40미터, 새로운 페트병으로 바꾸고 시험해 봤지만, 역시 산산히 부서져 있었다.

그리고 60미터를 던지자 이번에는 페트병이 무사했다.


그럼 일단 단순계산으로는 60미터를 3초내에 주파해야 한다.


그는 절망했다.

그는 속도가 빠른 전사가 아니다. 달리기는 더더욱 자신없다.

무엇보다 그 거리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시험해 본적이 없었다.


그 자리에 멈춰서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는 그의 대검을 집어넣고 용사의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천장이 떨어졌을 때, 온 힘을 다해 떨어진 두꺼운 천장을 향해 내려쳤다.

그 경도가 보통의 벽돌과는 차원이 달랐다.

류운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에서 천장이 떨어질 때마다 강하게 내려쳤다.

그러나 흠집이 아주 조금 났을 뿐, 떨어지는 천장을 부술 수는 없었다.


‘역시 안되나?’


천장을 부술 수 있다면 아무리 오래 걸려도 천천히 부숴가면서 전진하려고 했다. 답답하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떨어지는 천장에는 특수한 마법이 걸려있는지, 그의 최대의 공격력으로 아무리 부수려고 해도 그 공격을 튕겨낼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작살이 땅에 꽂혔던 것이 생각났다.

류운은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급하게 뒤를 돌아 보았다.

여전히 작살은 땅에 강하게 꽂혀 있었다.


‘바닥은 부술 수 있나?’


류운은 꽂혀있는 작살을 뽑아 천장이 떨어지는 근처로 가지고 왔다.

바닥은 중세의 성을 연상케하는 벽돌로 된 바닥이었다.


류운은[공격증강]을 최대로 올린 후 작살을 땅에 꽂았다. 그럭저럭 단단하게 땅에 꽂을 수 있었다.

천장이 내려오면서 작살을 더욱 깊게 바닥에 박았다.

바닥에는 그 충격으로 금이 간 벽돌도 있었다.


류운은 용사의 검을 들고 바닥을 [스매시]로 내려쳤다. 금이 간 바닥이 강력한 일격으로 더 큰 금이 갔다. 류운은 조금씩 바닥을 부숴나갔다.

완전히 크게 부술 필요는 없었다. 그저 자신의 몸을 숨길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되는 것이다.


그는 오직 바닥을 파서 구멍을 만드는 것에만 열중했다.

3초마다 떨어지는 천장을 피해서 바닥에 몸을 숨길만한 크기의 구멍을 파는 것은 굉장히 고된일이었다.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점심과 저녁은 대충 때우고, 늦은 시간까지 구멍을 파는 것에만 열중했다.

손에는 물집이 잡히고, 피부가 벗겨지고, 온 몸의 근육통은 사정없이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 덕분에 검으로 해머처럼 강력한 타격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킬 [스매시]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더 넓은 범위에 더 강한 폭발을 일으키는 스킬 [파열]을 원없이 연습할 수 있었다.


정말 힘들고 짜증나는 과정이었지만, 그가 새로 배운 스킬을 연습한다고 생각하자,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

처음에는 그가 [파열]을 사용할 때마다 손목에 충격이 전해져 고통스러웠다.

그는 마나를 조금씩 분배해서 손목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손목에 무리가 가서 끔찍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스킬 [파열]이 제대로 들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다.


물론 60미터를 구멍을 파고 전진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애초에 류운은 30미터 정도만 전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일단 처음 30미터만 구멍을 파면서 천천히 전진했다. 종종 적절히 작살을 이용해 천장이 떨어지는 힘으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30미터정도를 큰 문제 없이 전진했다.


천찬이 한번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동안, 그는 얼른 바닥의 구덩이에서 뛰어나왔다.

그리고 [공격증강]을 그의 한계까지 올렸다.

[공격증강]을 최대까지 쓰자, 그의 근지구력, 근력, 순발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그 힘을 이용해 온 힘을 다해 바닥을 찼다.

그와 동시에 [파열]과 같은 요령으로 마나를 발에서 폭발시켰다. [점프보조]와 비슷한 원리였다.


그리고 그는 바닥에 닿을락 말락할 정도로 몸을 앞으로 누위면서 앞으로 돌진했다.


그는 무사히 천장이 떨어지는 사정거리에서 벗어났다.


‘둘, 셋’


그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셋까지 세자 천장이 위에서 아래로 거세게 떨어졌다.

그는 떨어진 천장이 다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어? 혹시 뻘짓했나?

스킬을 사용해서 30미터 한번에 점프하는데 1초면 됐으니까, 60미터 통과하는거 그냥 바닥 안파고 점프했어도 2초면 통과할 수 있었던 거 아냐?’


그는 잠시 그 자리에 멈춰있었다. 우울증이 몰려왔다. 짜증도 났다.

물집이 잡힌 손을 보면서 생각했다.


‘내가 하는게 그렇지.’


갑자기 무기력해지면서 다 포기하고 싶어졌다.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있다가,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계속 새로운 스킬 [파열]을 한계까지 연습한 덕에 그의 마나 제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니 구멍에 바닥을 파서 전진한 것이 온전히 시간낭비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저 그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었다.


‘아니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점프하려고 했으면 아마 깔렸을거야. 안전한게 최고지. ’


건설적으로 생각하는 대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습관 덕에 자학을 멈추는데 도움이 됐다.

그는 계속해서 전진하기로 했다.


류운은 두 세걸음 걷자마자, 그의 머리를 향해 무언가가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반사적으로 남은 마나를 운용해서 [방어증강]을 하고 손을 올려 머리를 보호했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강한 충격에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바위였다.


류운은 바위가 날아온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방어를 최대로 올린 것을 확인하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의 바로 뒤에는 3초마다 떨어지는 천장이 있다. 바위에 밀려 다시 천장의 사정거리로 들어가면 정말 위험했다.

그는 온 몸을 최대한 앞으로 굽힌 채 손으로 머리를 방어하고 빠르게 앞으로 전진했다.


바위는 연이어 계속 날아왔다. 거대한 바위 공격을 막은 손의 감각이 사라져 가는 것 같았다. 손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졌다. 다리도 후들거리는 것 같았다.


수십개의 바위가 류운의 몸을 강타하고 나서, 바위의 공격은 멈췄다.


그는 손을 내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앞에 5층의 끝을 알리는 출구가 보였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출구로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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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절차탁마 9 21.12.07 58 1 12쪽
43 절차탁마 8 21.12.06 62 0 12쪽
42 절차탁마 7 21.12.03 63 0 13쪽
41 절차탁마 6 21.12.02 62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8 0 15쪽
39 절차탁마 4 21.11.30 63 1 12쪽
38 절차탁마 3 21.11.29 67 0 12쪽
37 절차탁마 2 21.11.25 69 0 11쪽
36 절차탁마 1 21.11.24 74 1 12쪽
35 동분서주 6 21.11.23 69 0 15쪽
34 동분서주 5 21.11.22 73 0 12쪽
33 동분서주 4 21.11.20 74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69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3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5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2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3 0 12쪽
27 아르바이트 4 21.11.04 89 1 12쪽
26 아르바이트 3 21.11.03 92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1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3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6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1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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