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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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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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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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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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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퀘스트 실습 4

DUMMY

다음날 아침 류운은 간신히 일어났다.

리지의 모닝콜을 받고 나와보니 이미 리지는 화장까지 마친 채로 류운을 기다리고 있었다.


리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만, 사실 류운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그녀는 어제 류운의 부상을 감지할 때 류운의 어깨에서 강하게 긁혀서 피가 베어 나온 상처를 감지했다.


그녀는 그게 어떤 상처인지 눈치챘지만, 굳이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류운의 의견을 존중해서 모르는 척 했다.


그 상처는 몬스터에게 당한 상처라기에는 너무 상처가 얕았다.

오히려 오랜 시간 계속해서 옷이나 밧줄같은 것에 쓸렸기에 생긴 상처였다.


어제 리지가 눈을 떴을 때 류운은 리지가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밧줄로 간이 받침을 만들어서 업고 있었다.

한 낮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리지를 그런 식으로 업고 왔기 때문에 밧줄에 긁혀서 피부가 찢어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었다.


차라리 전투를 할 때라면 마나를 운용해서 어깨를 보호했겠지만, 장시간 하산해야 했던 상황에서는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작은 상처를 방지하기 위해 마나를 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류운이 리지에게 이거보라면서 구박이라도 하면 맘이 편할텐데,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류운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사라지지를 않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아침부터 일어나서 가장 가까운 길드의 위치를 찾아 놓고, 그 길드에서 발주한 퀘스트까지 검색해 놓았다.


다행히도 그들이 받을 만한 퀘스트가 많이 남아있었다.

류운과 리지는 출발 전에 퀘스트 목록을 보면서 두세개 정도 괜찮은 퀘스트를 뽑아 놓았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펜션을 나와 길드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길드 창구에 도착해서 목록을 점검하던 류운과 리지는 우선 첫번째 공식 퀘스트로 약초수집을 택했다.

무난하면서도 비교적 안전한 퀘스트다.

정식 퀘스트 신청서에 사인을 하고 승인이 떨어지자 류운과 리즈의 스마트폰으로 퀘스트 안내 문자가 수신됐다.



퀘스트: 만드라고라 수집


기한: xxxx년 x월 x일 자정까지


상세:

만드라고라 10개 수집. 템파이 북쪽 산 정상부근에는 만드라고라가 자생한다.

이곳에서 10개의 만드라고라를 수집하여 보고할 것.


주의사항:

만드라고라 자생지에는 스팅 스네이크의 출현이 보고 되고 있으니 조심하도록 한다.

엘프의 군락지와 가까우므로 엘프와 충돌이 없도록 주의할 것.



이 문자를 본 류운은 길드 창구의 안내원에게 물었다.


“혹시 스팅 스네이크 토벌 의뢰는 없나요?”


창구 직원은 무표정하게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있네요. 20마리 토벌. 바꾸시겠어요?”

“만드라고라랑 스팅 스네이크 두 개 다 수주는 못하나요?”

“네, 안돼요. F급 모험가시라면 원래 F급 난이도 퀘스트 2개까지는 중복 수주할 수 있는데, 이건 세르비아 대학교랑 의논이 된거라서요, 한번에 중복 수주는 안돼요.

아마도 일찍 도착한 팀이 쉬운 퀘스트를 선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아···그래요. “


류운이 뭔가 말할 듯 망설이는 찰나 리지가 끼어들었다.

“그럼 만약 만드라고라를 수집하다가 스팅 스네이크 20마리를 잡게 되면 어떻게 해요?”

“그런 경우라면···만약 그 때까지 누가 이 퀘스트를 수주하지 않았다면 퀘스트를 받은 뒤 바로 완료신청하면 될거예요.”

“아···네. 알겠습니다.”


그 때, 류운도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말을 꺼냈다.

“혹시 스노우베어 토벌 의뢰는 없어요? 저기 템파이 남쪽 산에 출몰하는 스노우베어요.”

“있기는 한데···”


말끝을 흐리는 창구 직원을 류운은 뚫어져라 쳐다봤다.


“E급 퀘스트인데다가, 이건 세르비아 대학교랑 의논되지 않은 거예요.”

“퀘스트 수업 외에 제가 개인적으로 따로 받을 수는 있죠?”

“그렇긴 한데 F급 모험가시잖아요?”

“아···그렇죠.”

“그럼 자격이 안되시는데요.”

“어···사실은 저희가 어제 남쪽 산을 통해서 왔는데요. 오는 도중에 스노우베어를 만났어요.”

“어? 그래도 살아 오셨네요?”

“네..다행히도, 세마리를 마주쳤는데 다 토벌했거든요.”

“네?”


창구 직원인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류운을 쳐다봤다.

F급 모험가가 E급 퀘스트를 완수하는게 아주 드문일은 아니다.

그래도 창구 직원은 앞에 있는 류운이라는 남자가 그정도의 실력을 가졌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완수 후 신청이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신청하시겠어요?”


완수 후 신청이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퀘스트를 완수한 후 퀘스트를 수령하는 하는 제도이다.

이건 류운이 격은 상황처럼 퀘스트인지 모르고 닥쳐오는 위험때문에 특정 몬스터를 처리했는데, 그 후에 퀘스트로 등록이 된 걸 확인한 경우, 퀘스트를 완수한 것으로 보고하는 제도이다.

이 경우에는 자신의 등급보다 2단계까지 높은 퀘스트를 수주할 수 있다.

다만 악용의 방지를 위해서 본인이 직접 퀘스트를 수행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하고 여러모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류운은 신청서를 작성하고 가지고 있던 스노우베어의 발톱과 사진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심사에는 3-4일 정도 걸려요. 결과는 전화로 알려드릴게요.”

“네.”


“우와, 선배 정말 스노우베어 3마리를 다 잡은거예요?”

리지가 나오는 길에 류운에게 물었다.

“안 그랬으면 너나 나나 여기 있을 수 있었겠냐?”

“근데 스노우베어는 E급 지정 몬스터잖아요.”

“그러게. 살아돌아와서 얼마나 다행이냐?”


류운은 사실 자신이 한 행동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자각을 못하고 있다.

스노우베어는 확실히 E급 지정 몬스터다. 그런데 스노우베어가 2마리 이상일 때는 난이도가 훨씬 상승한다.

스노우베어는 작전을 짜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몬스터로 3마리 이상일 때는 E급 이상 모험가 3명 이상의 파티만이 토벌 퀘스트를 수령할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여섯 마리 이상이 무리를 지을때는 D급 퀘스트로 할당되기도 한다.

그걸 F급 모험가가 견습 모험가 한명을 데리고 토벌에 성공한 것이다.

길드 안내원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만도 하다.


그럼에도 류운은 오히려 자책하고 있었다.

스노우베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리지가 부상을 당했고, 그 덕에 그녀를 짊어지고 하산하는 바람에 안해도 되는 고생을 했다고 생각했다.


류운은 항상 저평가되어 왔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자신이 없었다.

사실 그는 용사의 검을 취득한 후로 상당히 강해졌다.

마나 보유량도 상당히 늘었고, 마력이나 스킬도 상당히 향상됐지만, 정작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를 이끌어 줄 좋은 스승이나 멘토가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같이 절차탁마할 라이벌이나 친구가 없었던 것도 한 몫 했다.

거기다 자신감의 결여가 그의 본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있는 것이었다.





류운과 리지는 길드를 나와 템파이의 북쪽산을 향했다.


템파이는 북쪽, 남쪽, 서쪽이 모두 커다란 산으로 둘러 쌓인 아주 작은 마을이었는데, 게이트가 열리면서 커다란 도시로 번화했다.

다행히 동쪽으로는 산이 없기에 그 쪽으로 커다란 도로를 내어 다른 도시와 연결했고, 공항을 건설하여 플레인의 다른 국가와 연결하는 무역 도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남쪽과 서쪽 산에 터널을 뚫어서 도시로 통하는 길을 늘리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기는 한데, 예산 문제와 다른 정치적 문제에 부딪혀 몇 년째 논의중이다.


북쪽 산은 템파이를 둘러싸고 있는 산중에서도 가장 큰 산으로, 다른 평행세계에서 이주해온 엘프가 살고 있다고 한다.

원래 템파이에 있던 거대 던전은 여러 개의 게이트를 가지고 있었고, 각각의 게이트는 지구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평행세계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 중 “벨로다인”이라는 평행세계가 있었다.

“벨로다인”은 던전을 만들어 여러 평행세계를 침략한 “킬리아번”에게 멸망당한 세계 중 하나였다.

그 곳의 주민인 엘프들은 “킬리아번”이 만든 던전에 갖혀 있었고, 전쟁이 끝나고 그들은 던전을 나와 “플레인”으로 이주하면서 북쪽 산에 자리를 잡았다.


만드라고라도 벨로다인에서 넘어온 엘프가 그 씨를 뿌려서 플레인에 자리 잡은 외래종 식물 중 하나이다.

플레인에는 이 밖에도 다른 평행세계에서 온 종족이 사는 곳이 몇 군데 더 있다.


그들은 대부분 플레인의 국가들과 평화조약을 맺고 공존하고 있으나, 종종 협조적이지 않은 종족도 있었다.

또한 종종 플레인 고유의 몬스터가 아닌 평행세계에서 넘어온 몬스터들의 무리도 발견되곤 한다.

이들을 연구하거나, 토벌하는 것 또한 모험가의 주업무 중 하나이다.


류운과 리지는 만드라고라를 채집하기 위해 북쪽 산 중턱까지는 자율 주행버스로 이동했다. 하지만, 중턱부터 정상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등산을 해야했다.

만드라고라는 산 정상에서만 발견되기에 그들은 곧장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에 도착한 후부터는 말그대로 파밍이었다. 지루하지만 찾고 또 찾는 수밖에 없었다.


하루를 꼬박 만드라고라를 찾았지만, 류운은 한개도 못 찾았고, 리지는 세개를 찾았다.

그들은 만드라고라를 찾던 중에 스팅 스네이크 8마리에게 공격을 당했지만, 큰 무리없이 잡아서 독니를 채취했다.


스팅 스네이크는 F급 몬스터이긴 하지만, 꽤 위험한 몬스터다.

공격력 자체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지만 맹독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스팅 스네이크의 독은 단순한 맹독이 아니라 어둠속성의 마법이 걸려있다. 독 자체도 위험하지만 어둠속성의 마법인 독성 강화가 걸려있어서 빠른 시간내에 응급처치를 하지않으면 치명적이다.


하지만 리지는 스팅 스네이크의 천적급이었다.

그녀는 회복마법은 전혀 못쓰지만 정화마법은 학부생의 레벨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스팅 스네이크가 나타날 때마다 리즈는 괴성을 지르며 무차별적으로 정화마법을 쏘아댔는데, 정화마법을 강하게 맞은 스팅 몬스터는 바로 그 자리에서 뻗어버렸다.

어둠속성의 독을 가진 몬스터가 빛속성의 강한 정화 마법을 받으니, 대부분 한두방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했다.


공격마법이 없어도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아주 좋은 예였다.


굳이 류운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뱀을 무서워하는 류운은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느덧 밤이 오고, 큰 진전은 없었지만, 일단은 첫날의 일정을 접기로 했다.

리지는 하루밤을 묶을 자리를 찾아 결계를 폈다. 결계는 약 6시간 정도 지속되며 주위의 약한 어둠속성 몬스터의 접근을 막아준다. 스팅 스네이크라면 결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또한 어떤 물체나 생명체가 결계 안으로 들어오면 술자에게 경보를 보내 알려준다.


우선 류운이 불침번을 서기로 하고, 리지는 잠에 들었다.

사실 결계가 있기 때문에 불침번이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야영을 할 때는 불침번을 서는게 좋다.

리지는 피곤한지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


류운은 앉아서 잠깐 졸다가 일어났다. 그리고는 잠을 쫓기 위해 검술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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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아르바이트 1 21.11.01 93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6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1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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