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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실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없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무명무실
작품등록일 :
2021.10.11 16:27
최근연재일 :
2022.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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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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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절차탁마 6

DUMMY

류운은 지친 몸을 이끌고 2층 끝에 있는 문을 열었다.

역시 1층 끝에 있던 휴게실과 같은 구조였다.

맞은 편에는 닫힌 문이 있었고, 왼쪽으로는 묶을 수 있는 방으로 가는 문이 있었다.

맞은 편의 닫힌 문을 열면 아마도 3층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류운은 그대로 왼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1층과 똑같은 구조의 방이 나타났다.


가운데는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있고, 구석에는 5개의 침대, 다른 벽면에는 작은 협탁과 전화기, 그리고 아무런 장식도 되지 않은 하얀 벽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엘릭서가 들어 있는 작은 병이 2개가 놓여 있었다.

류운은 엘릭서를 보자마자 기운이 나는 듯했다.

지금으로서는 엘릭서가 그 어떤 훌륭한 무기보다 뛰어난 아이템이다.


류운은 바로 샤워를 하고, 자리에 누웠다.

굉장히 피곤할 텐데도,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누워 스켈레톤과 구울과의 싸움을 복기했다.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자신의 검술이 한단계 상승한 느낌이었다.

그 감각을 잃기 전에 더 많은 수행을 쌓아두고 싶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용사의 검을 꺼냈다.

묵직한 검의 무게가 전해져 왔다.

도대체 언제쯤이 되어야 이 검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류운은 용사의 검을 들고 휘두르는 연습을 시작했다.

아무리 못해도 100Kg이 넘는 검을 [근력강화]스킬 없이 휘두르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마나를 운용하자 금세 현기증이 몰려왔다. 휘청거리며 잠시 테이블 옆에 놓인 의자에 주저앉았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나 다를까 폴라가 서비스 카트를 끌고 서 있었다.


“저녁식사 입니다.”

“아아”

“오늘 저녁식사는 소고기 스테이크와 샐러드, 구운 감자와 클램차우더 스프입니다.”

“혹시 밥은···”

“오늘 저녁식사는 소고기 스테이크와 샐러드, 구운 감자와 클램차우더 스프입니다.”


냉정한 폴라의 말에 류운은 생각했다.

‘혹시 어딘가 리뷰를 남길 수 있다면 별점을 3개만 주고 싶구먼. 음식은 맛있으나 메뉴는 선택할 수 없어요 라고.’


“2층 통과 보상은 엘릭서 2병입니다. 탑 안에서 언제든 자유롭게 사용가능하나 탑의 바깥으로 가지고 가실 수는 없습니다.”

“다 먹은 후에 식기는 어디에 두면 돼?”

“복도에 내 놓으면 제가 치우겠습니다.”

“혹시 물 좀 더 마실 수 있을까?”

“저녁 식사와 함께 2병이 제공되는데 부족하십니까?”

“아..내가 물을 많이 마시거든.”

“알겠습니다. 그럼 2병 더 보내드리겠습니다.”


폴라가 테이블에 저녁식사를 차려 놓고, 잠시 나갔다 오더니 물 2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나갔다.

류운은 폴라가 가져온 물병을 아이템 지갑에 넣어 두었다.


이 겔림의 탑은 일단 도전이 시작되면 중간에 물자 조달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그는 가능하면 필요한 것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다음날 아침, 류운은 일찍 아침식사를 마치고, 3층으로 향했다.

벌써 이틀이나 겔림의 탑에 있었다. 웨스트 던전에서 헤맨 시간을 생각하면 혼자서 고생한게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탑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오늘은 3층과 4층을 모두 공략을 하고 싶었다.


3층의 입구에 서자 폴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류운님, 3층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응. 도전할게.”


전화가 끊어짐과 동시에 3층 복도를 가로막고 있던 벽이 열렸다.

1,2층과 비슷한, 너비 4미터 높이 4미터의 넓은 복도가 나타났다.


류운은 그의 대검을 꺼내 들고 앞으로 전진했다.


2-3분정도 전진하자 저 멀리 작은 물체가 보였다.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류운은 조금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류운은 아주 가까이까지 다가섰다.


슬라임이었다.


직경 50센티미터 정도 되고, 약간 보라색을 띄는 독속성을 가지고 있는 슬라임이었다.

종종 빠르게 움직이는 슬라임도 있지만 이 슬라임은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갑자기 슬라임?’


류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2층에서는 구울이었는데 3층에서 슬라임이 나타나다니, 갑자기 난이도가 너무 내려갔다.

뭔가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확실히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1층과 2층을 통과하면서 류운이 느낀 것이 있다면, 이 탑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갑자기 슬라임이 나왔다고 해서, 2층보다 쉬울리는 없는 것이다. 어쩐지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류운은 한참을 이리저리 궁리했지만 딱히 별다른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보라색 슬라임은 꿈틀거리며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정도면 거의 무해하다 싶을 정도였다.


류운은 슬라임을 공격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서 앞으로 전진했다. 슬라임은 따라 올 생각조차 없는지 그 자리에서 꿈틀거릴 뿐이었다.


류운은 한참을 걸었으나 다음 몬스터는 나타나지 않았다.

약 20분정도 걸으니 복도의 끝이 보였다. 복도의 끝은 커다란 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류운은 벽을 부수거나 열수 없는지 여러모로 시험해 봤지만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역시···. 기존의 몬스터를 처리하지 않으면 다음 몬스터도 나오지 않는구나. 더구나 시련에서 주어지는 어떤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다음 층으로 가는 문은 나타나지 않는 구조인것 같아.’


류운은 다시 출발점을 향해 걸어갔다.

류운은 슬라임을 찾으러 걸어가면서, 복도가 복잡한 미로가 아니라 갈림길이 없는 직선 복도인 것에 감사했다.


다시 20분을 걸어 입구 근처까지 가자 보라색 슬라임이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류운은 대검을 들어 슬라임을 내려쳤다.


슬라임은 2갈래로 갈라지더니, 이내 다시 붙었다.


“어?”


류운은 깜짝 놀랐다.

보통의 슬라임은 그냥 반으로 가르면 죽는다. 그런데 이 슬라임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다시 붙었다.


류운은 다시 한번 내려쳤다. 하지만, 슬라임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붙었다.


‘그럼 그렇지. 아무래도 이 슬라임은 지구나 플레인에 있는 슬라임과는 다른 듯 싶다.’


슬라임은 천천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류운은 슬라임을 따라가서 여러번 내려쳤다. 그러자 슬라임은 마치 젤리처럼 탄성을 가지고 바닥에 튕겼다가, 다시 한마리로 합쳐졌다.


“어···. 혹시 물리공격으로는 타격을 줄 수 없나?”


류운은 난감했다. 만약 속성마법으로 공격해야만 한다면, 류운으로서는 3층을 통과할 방법이 없다.

그는 탑 꼭대기에 있는 게이트를 꼭 사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도 없었다.


류운은 다시 슬라임을 세게 내려쳤다. 어찌나 세게 내려쳤는지, 슬라임을 두동강낸 류운의 검은 바닥에 살짝 꽂혔다. 슬라임은 미끄러지듯이 류운의 검을 타고 흘러내렸다가, 다시 한 마리로 합쳐졌다.


류운은 다시 대검을 들어 이번에는 빠르게 연달아 내려치기 시작했다. 슬라임이 더 이상 잘게 쪼갤수조차 없을 정도로 계속 내려쳐서 작은 조각으로 만들었다. 각설탕보다도 작게 나누어진 슬라임의 조각은 여기 저기 복도의 사방으로 흩어졌다.


류운은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헉헉거리며 슬라임을 관찰했다.

슬라임은 잘게 쪼개진 상태에서 움직임이 없었다. 류운이 이게 유일한 공략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류운의 발밑에서 작은 슬라임 조각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동전보다도 작은 슬라임의 조각 하나가 천천히 굴러가더니, 다른 슬라임조각과 합체했다. 그리고 합체한 조각이 다시 조금씩 천천히 움직여서 근처의 다른 조각들과 합체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슬라임 조각 중, 오직 그 한 조각만이 움직이며 다른 슬라임 조각을 모으고 있었다.


류운은 눈을 감고 움직이는 슬라임 조각을 향해 손을 뻗어서 마력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류운은 마력감지는 잘 못하는 편이지만, 아주 기본적인 마력감지는 할 수 있었다.

그가 집중하자, 다른 슬라임 조각에서는 아주 미약한 마력만이 느껴질 뿐이었지만, 움직이는 슬라임 조각에서는 조금더 생동감 있는 마나가 느껴졌다. 그리고 다른 슬라임 조각과 합체할 때마다 조금씩 마력이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네가 본체냐.”


류운은 알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리고 [검기확장] 스킬을 발동했다. 이번에는 [검기확장]을 그의 검기를 길게 늘어뜨리는 대신, 검을 넓게 펴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그의 대검의 폭은 약 25센티미터이다. 류운이 [검기확장]으로 마나의 검을 형성하자, 약 50센티미터의 폭을 가진 검기가 그의 대검을 둘러쌌다.


그리고 류운은 날부분이 아니라 몸통의 널찍한 부분으로 슬라임의 본체를 내려쳤다. 마치 파리채를 휘두르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그제서야 슬라임의 본체는 축 늘어져서 움직이지 않았다. 주변에 아주 미약한 마력을 띄고 있던 슬라임 조각들도 이내 마력이 사라지더니 축 늘어졌다.


“아아. 이번 층은 본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나?”


류운은 앞으로 전진하며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슬라임을 아무리 잘게 쪼개도 슬라임은 죽지 않는다.

어딘가에 아주 작은 마핵이 숨겨져 있는데 그 부분을 파괴해야 하는 것 같다.

문제는 나의 마력감지로는 마핵이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는 거다.

결국 잘게 쪼개서 그 중 마핵이 감지되는 본체를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2-3분을 걸어가자 슬라임 두 마리가 있는 것이 보였다.


“시작인거냐.”


류운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더니 슬라임 두 마리를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바로 수없이 슬라임을 잘라낸 뒤에 본체를 찾아냈다. 그리고 [검기확장]을 사용해서 검을 크게 만든후에 넓은 면을 사용해 마핵이 있는 본체를 연달아 처리했다.


한번 요령을 알고 나니,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었다.

다시 2-3분을 전진하자, 이번에도 슬리임 두 마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 또 두마리?”


류운은 조금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슬라임 두 마리중 한 마리가 마치 고무공처럼 튀어올라 류운의 머리를 향해 빠르게 날아 들었다. 류운은 간신히 머리를 틀어 피했다. 그러나 다른 한마리가 류운을 향해 뛰어들어 그의 머리를 감쌌다.


순간 숨을 쉴 수 없게 된 류운은 당황해서 슬라임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젤리같은 슬라임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류운의 얼굴을 점점 조여들었다. 심지어 슬라임은 류운의 코와 입사이로 흘러 들어가려하고 있었다.


불쾌한 이물감을 느끼던 류운은 숨을 멈추고 [월광참]의 준비에 들어갔다.

온 몸의 움직임을 잠깐 멈추고, 그 상태에서 손, 가슴, 단전에 마나를 압축했다.

그리고 한꺼번에 폭주시키며 그 반발력을 운동에너지로 전환했다.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강한 힘을 검격으로 변환시키는 대신에, 온 몸을 회전시키는 데 사용했다.

류운의 몸은 강렬하게 회전했고, 그 반동에 의해 류운의 머리에 달라붙어 있던 슬라임이 떨어져 나갔다.


류운은 기침을 콜록콜록 하면서, 바로 이어서 검기 확장을 사용해서 다시 달려드는. 슬라임을 수십차례 배었다. 두마리의 슬라임은 계속 복도의 벽을 튕기면서 류운의 머리를 노렸다.


류운은 슬라임의 속도에 반응하기 위해 [공격증강]를 최대로 사용했다.

[공격증강]은 근력, 근지구력, 순발력을 동시에 올려준다.


평소에는 [방어증가]에 마나를 할당하는 류운이지만 지금만큼은 [공격증강]에 모든 마나를 쏟아부을 수 있었다.

더구나 지금까지 계속되는 수행덕에 그는 평소보다 [공격증강]을 더 높은 단계로 사용할 수 있었다.


[공격증강]이 발동되자, 그토록 빠르던 슬라임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느려보이기 시작했다. 류운은 빠르게 움직여 슬라임을 조각내고 본체를 찾아 날려버렸다.


잘게 썰린 슬라임이 축 늘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류운은 안심을 했다.


‘생각보다 훨씬 위험했어.’


류운은 마음을 추스르며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이번에는 5분정도 걸은 듯 싶었다. 앞에서 마력이 느껴졌다.

슬라임의 본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계속 집중하고 있었던 탓인지, 이번에는 앞에서 기다리는 슬라임의 마력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슬라임은 보이지 않았다.

보라색의 벽이 있을 뿐이었다.


“이상하다. 아까는 검정색 벽이었는데···”


류운은 마력이 뿜어져 나오는 보라색의 벽을 살짝 건드려 보았다.

젤리처럼 탄성을 가지고 있었다.


“아아..젠장. 슬라임이었구나.”


폭 4미터, 높이 4미터의 복도를 가득 채우는 거대 슬라임이 류운을 반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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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절차탁마 8 21.12.06 63 0 12쪽
42 절차탁마 7 21.12.03 63 0 13쪽
» 절차탁마 6 21.12.02 63 0 13쪽
40 절차탁마 5 21.12.01 58 0 15쪽
39 절차탁마 4 21.11.30 63 1 12쪽
38 절차탁마 3 21.11.29 67 0 12쪽
37 절차탁마 2 21.11.25 70 0 11쪽
36 절차탁마 1 21.11.24 74 1 12쪽
35 동분서주 6 21.11.23 69 0 15쪽
34 동분서주 5 21.11.22 74 0 12쪽
33 동분서주 4 21.11.20 75 0 12쪽
32 동분서주 3 21.11.20 69 0 12쪽
31 동분서주 2 21.11.12 73 0 13쪽
30 동분서주 1 21.11.09 76 1 11쪽
29 민망한 파티 결성 21.11.08 82 1 12쪽
28 아르바이트 5 21.11.06 83 0 12쪽
27 아르바이트 4 21.11.04 89 1 12쪽
26 아르바이트 3 21.11.03 93 2 13쪽
25 아르바이트 2 21.11.02 92 1 12쪽
24 아르바이트 1 21.11.01 94 2 12쪽
23 퀘스트 실습 8 21.10.29 97 1 11쪽
22 퀘스트 실습 7 21.10.28 102 1 12쪽
21 퀘스트 실습 6 21.10.27 98 1 12쪽
20 퀘스트 실습 5 21.10.26 105 1 11쪽
19 퀘스트 실습 4 21.10.26 103 2 11쪽
18 퀘스트 실습 3 21.10.22 10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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