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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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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32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작성
19.06.06 07:00
조회
208
추천
8
글자
18쪽

84화

DUMMY

(84)


“쟝 뒤로 물러나 대피하거라.”

“전하! 하지만!”


레온의 말에 쟝은 그러기 싫다는 듯이 말을 하였다.

하지만 레온은 그저 고개를 가로저었을 뿐.


“나라 하여도 본신이 아닌 기억의 파편으로 이들을 전부 막기엔 무리가 있다.”

“제가... 전하를 어찌 만났는데...”

‘억큭큭큭큭. 쟝씨 지금 눈물 고인 건가?’


언제나 당당하고 품위 있었던 쟝이 레온의 앞에선 그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자 류현은 쟝에게 들리지 않지만 한바탕 폭소를 하였다.


“조용히 해라. 쟝. 형을 믿지 못하는 것이냐?”

“......”


레온의 입에서 형이란 말이 나온 순간 쟝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은 언제나 그를 전하, 혹은 나의 왕이라 부르지만, 그는 언제나 자신을 동생이라, 가족이라 불렀으니까.


“시간만 벌고 나도 뒤로 물러나마. 이곳의 인간들과 힘을 모아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을 준비하거라.”

“너무... 늦지 말아 주십시오. 십 년 동안 하고 싶은 말이 산처럼 쌓였습니다.”

“훗, 나는 천년이 넘게 쌓였다. 어리석은 동생아.”


타탁!

레온의 대답을 끝으로 쟝은 곧장 전장을 벗어나려 하였다.

하지만 그걸 쉽게 두고볼 마족들이 아니었다.


“어딜 가느냐! 그렇게 쉽게 보내줄 것 같으냐!”


류현의 심장을 주먹으로 꿰뚫었던 벨베타코는 달려나가려는 쟝을 막아서려 하였다.

달려가는 쟝의 경로에 주먹을 휘둘렀고 그 주먹에는 쟝조차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이 내포되어 있었다.


촤악!

“......!!!!”


주먹이 쟝에게 닿기 직전 벨베타코의 오른쪽에서 무언가 베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에 고개를 돌려 확인을 하니.


푸슈우우우!

오른쪽 어깨부터 팔이 잘려나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으아아아아!”


상처를 확인한 이후에 밀려오는 고통.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너무도 많은 것이 변했지. 판로스도 너희 마족도.”

“이익! 이노오옴!”


오른팔에서 피를 내뿜으며 고통에 몸부림치던 벨베타코는 회색 머리의 레온을 향해 달려들었다.

과거 전쟁 때에는 그저 평범한 귀족이었던 자신이 이젠 1군 군단장이라는 높은 위치에 올랐다.

한데 그렇게 쉽게 당해줄 소냐!


촤악!

“...!!!”


달려나가는 와중에 갑작스레 가까워지는 지면.

레온을 향해 달려나갔거늘 바닥과 가까워지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허어, 1군 군단장이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두 다리를 베다니.”


뒤에서 구경하던 다리노스는 레온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하였다.

처음 어깨를 양단했을 때와 두 다리를 양단했을 때.

자신을 제외하면 누구도 포착하지 못할 정도의 빠르기로 검을 휘둘렀고 그 검에서 무형의 기운이 쏘아져 나가 벨베타코를 베었다는 것을.


“예전의 귀족들이 더 강한 것이 아닌가? 이거 실망이군.”

“푸하하하, 애송이가 많이도 강해졌구나.”

“애송이라 불릴 정도는 지난 것이지.”


척.

다리노스는 자신의 투구를 들어 머리에 썼다.

괜히 병력을 소모할 필요 없이 자신이 나서려는 것.


“그거 아나? 켈텐투타의 마왕이여.”

“무엇이 말이냐.”

“이 육체에 깃든 영혼은 네놈과 동급 혹은 그 이하일지 모르나 나의 본신은 네놈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푸하하하하. 그래 인간이란 그런 오만한 존재들이지.”


마족은 종족으로서 인간의 우위에 서 있지만, 반신이 된 존재들을 살펴보면 상위에 있는 이들은 인간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대체로 오만방자하기 그지없었고 오만함에 자신에게 패배하였었다.


툭.

다리노스의 발이 앞으로 한걸음.

딱 한걸음 내디뎠을 뿐이거늘 레온의 코앞에 도달해 있었다.


“죽어라.”


검은 마기를 두른 주먹이 레온에게 휘둘러졌다.

마왕 다리노스 이전에 그를 부르는 칭호는 권신.

오로지 두 주먹으로 마왕의 권좌에 앉은 마족이었다.


텅!

아래에서 위로 검을 휘두르며 주먹을 쳐내는 레온.

그의 검에는 보라색 기운이 넘실거렸다.


“잘 보고 배워라. 이것이 내가 네게 보여주는 길이다.”


레온의 모든 행동을 그 안에 있는 류현은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기억의 파편이 사라져 다시 경지가 낮아진 류현에게는 천만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내가 네게 준 책은 부드러움을 기본으로 한 검술이지.”


사악.

한 마리의 뱀처럼 교묘하게 파고드는 검.

다리노스는 그 검의 옆면을 주먹으로 쳐내며 안으로 파고들어 왔다.


“하지만 부드러움이 최고가 될 순 없다, 때에 따라 강함이 부드러움을 압도할 때가 있는 법.”


콰앙!

다리노스의 주먹과 레온의 검이 허공에서 맞닿았다.

그러자 조금씩 뒤로 밀리는 다리노스의 주먹.


“푸하하하! 재미있는구나! 재미있어! 역시 그의 아들이란 말인가!”


자신이 밀리자 인자한 다리노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하였다.

그러면서 더욱 힘을 끌어올리자.


가가각!

레온의 검이 뒤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역시, 이 육신으로는 밀리는군.”

‘그럼 어떻게? 이대로 지는 거야?’

“잘 보아라. 내가 네게 준 심장의 힘을 보여주마.”


촤르르르!

일순간 검에 둘린 보라색 강기가 흩날려 허공을 수놓았다.

그러면서 레온의 몸으로 달라붙기 시작하는 강기.


“그래! 일전에도 그 힘 덕분에 네놈이 살아 돌아갈 수 있었지!”

“지금은 그때와 다를 것이다.”


반지에 있던 보라색 보석은 레온의 드래곤 하트를 응축시켜 놓았던 것이었다.

레온의 본체라면 누구보다 잘 맞았겠지만 류현의 몸으로는 완벽한 반룡(半龍)의 상태가 될 수 없기에 다른 방식의 최선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보라색 가루들은 류현의 몸에 달라붙으며 마치 용의 비늘처럼 변하였고 이내 온몸에 비늘이 돋아난 모습이 되었다.


‘오오! 개간지!’


오늘따라 멋진 것을 여럿 보는 류현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검도 그렇고 이 변신하는 것도 그렇고 너무 멋지지 않은가? 거기다 강할 것 같은 느낌이 세게 왔다.


“검은 빌려주는 것이다. 이 아이는 나의 오랜 친구이니 네게 양도할 순 없어.”

‘쳇.’


다리노스의 주먹과 힘겨루기를 하는 와중에도 여유로운 듯 류현의 마음을 읽으며 답까지 해주는 레온.

그리고 둘이 맞부딪히고 있을 때 어느 정도 상처를 치유한 벨베타코가 병력을 움직이려 하였다.

마왕께서 놈을 상대할 터이니 분해도 왕께 맡기고 자신은 목적을 이뤄야 했으니까.


“그 누구도 움직이지 말라!”


멈칫.

레온에게서 단 한 번의 일갈이 터지자 10만이나 되는 대군이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벨베타코 뿐.


“크하하하! 인간의 몸으로 용언이라. 귀여운 짓을 하는구나.”

“언령은 용에게만 제한된 것이 아닌 자격이 되는 모든 존재가 사용할 수 있는 힘. 이 느낌을 기억해라.”


아직은 먼 이야기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힘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좋은 기회였다.


퉁!

검으로 다리노스의 주먹을 밀친 레온은 거리를 유지하며 경계를 하였다.

검과 권의 대결이기 때문에 너무 지척에서 주고받는 것은 불리한 것.

자신에게 유리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자신과 적의 거리를 파악하고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라.”


촤르륵.

아무것도 쥐지 않은 왼팔에 기운이 뭉치며 하나의 보라색 라운드 실드를 만들어 냈다.

그런 그에게 달려드는 다리노스.


텅! 콰아아앙!

레온은 내지르는 그의 주먹을 막으며 절대로 거리를 내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교차하는 검과 권.

둘이 마주할 때마다 기가 폭발하며 광풍이 불었다.


“상대의 허점을 파악해라. 물론 네 힘이라면 그 정도쯤은 식은 죽 먹이겠지만.”


피슉!

휘두르는 검에 다리노스의 어깨가 얇게 베였다.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둘 중 처음으로 공격을 허용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너무도 강한 자는 네 직감을 속이는 것쯤은 더욱 쉬운 일일 게다.”

‘확실히...’


자신의 직감이 완벽하다고는 하지만 처음 쟝을 만난 던전에서 죽는다는 직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직감과는 다르게 멀쩡히 살아있는 류현.


“더욱 높은 경지에 올라가면 그 능력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종내에는...”


스르르륵!

다리노스의 주먹을 방패로 막은 레온이 검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떨어뜨렸다.

느린 동작이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마족들에게는 검이 잔상을 남기듯 수십 갈래로 보였다.

극에 다다른 쾌(快)의 검술.


“쯧, 이딴 잔 술수 따위.”



쩌엉!

오른손으로 검을 쳐내자 맑고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본래라면 다리노스조차 쉽게 파(罷)할 수 없는 공격이었지만.


‘역시 급히 경지를 끌어올렸다 하여도 한계가 있군.’


모든 깨달음을 주입해 경지를 끌어 올렸지만 다리노스의 경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가 반신의 경지라면 현재 류현의 육신은 그랜드 마스터 끝자락.


후웅!

콰직!

곧장 내지른 다리노스의 왼 주먹을 방패를 들어 막자 강기로 이루어진 방패에 금이 생겨났다.


‘이거 이길 수 있는 거지?’

“못 이긴다.”

‘그럼 어쩌려고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저리 당당히 말을 할 건 뭐란 말인가.

류현의 육체를 환골탈태하게 하여 강화해 준 것과 자신은 오르지 못한 경지를 몸을 이끌어 보여주는 것은 무척 고마웠지만 여기서 죽고 싶지는 않았다.


“혼자 뭐라 중얼거리는 거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 레온 때문에 심기가 거슬린 것인지 주먹을 날리는 다리노스.

그의 주먹이 한 개에서 열 개. 열 개에서 수백 갈래로 순식간에 불어나며 류현의 방패를 난타하였고.


쩌저적. 파스스!

종내에 결국 방패가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방패가 깨짐과 동시에 뒤로 물러난 레온은 자세를 낮추며 일순간에 쏘아져 나갔다.


촤자작!

빠르지만 무겁게 휘둘려진 검과 어느새 만든 것인지 강기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손톱은 다리노스의 갑옷과 갑옷이 보호해 주지 않는 부위에 수백 개의 옅은 자상을 남겼다.


“간지럽다. 간지러워.”


쿵! 콰직!

자신의 몸에 난 옅은 상처들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진각을 밟으며 하는 다리노스의 발경에 복부를 얻어맞은 레온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버렸고 그가 날아감과 동시에 다리노스는 날 듯 그 뒤를 쫓아 발을 휘둘렀다.


콰직!

“큭.”


복부를 강타당했을 때 몸을 보호하던 보라색 비늘들에 실금이 갔지만 깨지지는 않았었다.

하나 그 뒤 쫓아온 다리노스의 발차기는 공교롭게도 복부의 똑같은 부위를 타격하였고 옅었던 실금들이 커지며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 흩어졌다.


“모든 병력은 움직여라!”


후우웅!

마나를 끌어 올려 뱉은 다리노스의 말에 바람이 불었고.


척! 척!

여태껏 움직이지 못했던 병력들이 일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언령이라 할 순 없고 단순히 목소리에 마나를 싫어 그들을 제약하는 것을 푼 것이었다.


“역시, 그 몸으로는 용언도 오래갈 수 없는구나.”

“언령이라니까.”


파스스스!

몸에서 뿜어져 나온 강기들이 깨진 복부의 빈자리를 다시금 채우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콰드드득!

엉덩이에 보라색으로 이루어진 꼬리가 돋아났다.

이제는 정말 검을 든 조그마한 보라색 용의 모습.


“재밌어. 네 놈의 목을 잘라 이 지구가 멸망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해주마.”

“내 목을 잘라도 아쉽게 그걸 보는 것은 내가 아니지.”

‘잘리는 건 나잖아! 안돼! 이겨!’

“못 이긴다니까.”


퉁!

땅을 박참과 함께 쏘아져 나간 레온이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다리노스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 상태로 가슴 흉갑의 윗부분을 부여잡고 힘을 주자.


우직. 콰드드득!

우그러진 흉갑은 이내 종잇장처럼 뜯겨 그의 내피가 훤히 보이게 되었다.


“이놈이!”


쾅!

마계의 명장이 만들어 준 갑옷이 순식간에 손실되어버렸기에 화가 난 다리노스가 곧장 레온의 가슴팍을 타격하였고.


후웅!

그 주먹을 가볍게 밀치며 뒤로 물러난 레온.

착지함과 동시에 땅을 박차며 뛰쳐나갔다.


“으득, 귀엽다 놀아주니 내가 우스웠느냐!”


본 힘을 드러내면 쉽게 레온을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간만의 즐거움이기도 하였으며 또한 마기가 없는 지구에 적응하는 겸 놀아준 것도 있었다.

그렇다면 레온은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며 최대한 사려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분명 조금 전까지는 그리 했었지만, 꼬리가 돋아난 이후 적극적으로 변한 레온이 다리노스는 너무도 아니꼬웠다.


화아악!

일갈과 함께 다리노스의 몸에는 검은 마기가 휩싸였고.


텁. 후우웅! 콰직!

목을 붙잡힌 레온은 그대로 땅에 내다 꽂히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레온의 몸을 감싼 보라색 강기들에는 흠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렇기에 바닥에 내다 꽂혀 널브러진 레온의 위에 올라타 유리한 포지션을 구사하려 하였건만.


“......”


올라타려던 다리노스의 가슴팍에 레온의 꼬리가 관통하였다.

일순간의 방심.


“전번의 전쟁 때도 그랬지만 네놈은 그저 온실 속의 화초일 뿐이다. 다리노스.”

“온실 속의 화초? 감히 이 켈탄투타의 마왕 다리노스에게? 고작 네깟놈이?”


레온의 말은 다리노스의 인내심을 끊을 만한 말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두 주먹으로 마왕의 위치까지 올라오는 데 걸린 시간만 수만 년이었다.

그 수만 년 동안 다리노스는 끝없이 싸우고 죽이며 죽을 위기에 처했고 언제나 모든 상황을 돌파해 왔었다.


콰아아앙!

폭사되며 터지는 다리노스의 기운에 위에서 마기에 짓눌린 레온은 바닥에 누워 그저 다리노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도망가야 하는 거 아냐?! 이건 개오바잖아!’


류현에겐 그저 이 상황이 목숨을 버리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다리노스는 고작 가슴을 꼬리에 꿰뚫린 것으론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듯 너무도 멀쩡한 모습이었고 레온은 그런 그의 밑에 깔려 있었으니까.


“왜, 네놈의 마계가 그런 곳이라 찔리는가? 이긴다는 확신이 없다면 도전도 없는 켈탄투타의 겁쟁이 마왕이여.”

“네놈이... 정녕 미친게로구나. 그래 이젠 네놈과 노는 것이 더는 즐겁지 않구나.”


툭!

다리노스는 발을 휘둘려 레온의 몸을 일으켰고 그와 동시에 복부를 발로 차 뒤로 날려버렸다.


콰과과광!

마치 물수제비 던지듯 바닥을 튕기며 날아가던 레온.


‘아프잖아!’


류현은 그런 레온의 속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런 고통에서 신음 한번 없는 레온을 보면 고통은 자신만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동생아. 환골탈태는 네가 스스로 다시 한번 더 할 수 있단다.”


멀리 날아가다 이내 멈춰 바닥에 주저앉은 레온은 입가의 핏줄기를 닦으며 류현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잖아! 좀 도망치자! 나는 어?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술도 좀 더 먹고 싶고 그렇다고!’

“일시적으로 올린 경지가 떨어지면 오늘의 느낌을 잊지 말고 다시금 위로 올라가라.”


툭툭.

자리에서 일어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 레온.

앞을 바라보니 거대한 마기의 덩어리를 주먹에 모으고 있는 다리노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모든 계획에는 최대한의 이득을 만들 거라.”

‘그게 뭔...!’


화아악!

점점 거대하고 불길해져 가던 다리노스의 주먹에 모이는 마기.


“이제 그만하자꾸나. 레온. 내 그래도 너를 과대평가 했었건만. 나의 착각이었나보다.”

“오냐, 들어와라.”


피식.

자신만만하게 검을 앞으로 내밀며 말하는 레온의 행동에 순간 실소를 터트린 다리노스였다.

같은 반신조차 정면에서 맞는다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을 자신의 궁극 기술을 저리도 당당하게 받겠다고 하는 것인가.


구구구구!

주위의 대기까지 진동시키던 강렬한 기운은 다리노스가 주먹을 뻗음과 함께 검은 섬광처럼 쏘아졌고.


“어쩌면 마지막 가르침일 것이다. 내가 지녔던. 지금은 네가 지닌 이 자색의 기운은 모든 기운 중 가장 상위에 있는 것이란다. 즉 기운을 다루는 데에 극의까지 오른다면 모든 기운을 통제할 수 있게 되지.”

‘개소리 말고 좀 피해!’


화륵!

레온의 몸을 감싸던 수많은 보라색 비늘들이 순식간에 흩어지며 검으로 모여들었다.

그러곤 자신에게 다가오는 마기의 덩어리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레온.


구구구구구구구!

베는 것이 아니었다. 레온은 마기의 덩어리를 자신의 검에 올려놓고 위로 던지려 하는 것이었다.


“...!!”


마왕 다리노스조차 처음 보는 무모한 행동.

이내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마기의 덩어리는.


피유우우우!

레온의 자색 기운에 뒤덮이며 하늘로 방향을 틀어 쏘아 올려보내 졌다.


“네놈! 설마!!!”


저런 이상적이기만 한 계획을 진심으로 실현시키다니.

이 순간을 위해 자신을 놀리듯 상대한 것이었단 말인가!


“이제 그만 가자꾸나. 한숨 푹 자고 일어나거라.”


하늘로 쏘아 올려지는 거대한 기운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은 레온은 류현에게 말을 하였다.


‘아... 개쩌네 참... 그보다 가기 전에 한마디만 전해주면 안 돼?’

“누구한테 말이냐? 저 마왕 다리노스?”

‘응 무슨 말이냐면-’


후우우웅! 콰지지지직!

류현에 레온에게 말을 하는 사이 하늘로 쏘아 올려진 기운은 일순간 보이지 않는 장벽에 맞부딪혔고 그와 동시에 하늘을 수놓았던 금들이 더욱 넓게 퍼져갔다.


“죽일 것이다! 레온! 네놈을! 으아아아아!”


예상치도 못했던 레온이 벌인 짓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다리노스는 눈을 까뒤집으며 레온에게 달려들려 하였다.

하지만 그보다 레온이 선수를 치는 것이 빨랐다.


일렁.

순간 레온의 바로 뒤에 나타난 자색의 포탈.

그 포탈을 향해 뒤로 넘어가는 레온은 자신을 바라보며 분노하는 다리노스를 향해.


척.

“동생이 전해달라는군.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긴댔지? 인생은 실전이야 븅신아.”


살포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주었다.

그와 동시에 포탈 속으로 사라져버린 레온.


콰앙!

“으아아아!”


곧장 달려 주먹을 휘둘렀지만 레온이 사라져 버렸기에 다리노스의 주먹이 강타한 곳은 애꿎은 땅.

자신의 병력은 이미 이곳을 벗어나 진군하고 있었고 레온은 사라져 버렸으니 이 자리에는 다리노스의 분노한 함성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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