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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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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29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작성
19.06.0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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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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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7쪽

83화

DUMMY

(83)


“상처가 심하구나. 뒤로 물러나 네 반려의 마지막을 보며 치유를 하거라.”

“명 받들겠습니다.”


절뚝. 절뚝.


다리노스의 말에 칸토렐은 다리를 절며 이젠 사라진 마법진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쓰러져있는 마족들 중 자신의 반려 페라소나.


“공작... 전하...”


곧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운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주저앉은 칸토렐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내 그대를 평생 잊지 않으리라.”

“평안히 명계에 간다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모든 생명이 죽은 뒤 향하는 명계.

환생하지 않고 기다린다면 둘은 다시금 만나게 될 것이었다.


‘칸토렐이 잘 해주었군.’


주위를 둘러보며 감상을 하는 다리노스.

검은 기둥의 영향으로 후덥지근했던 온도가 다시금 낮아지고 있었다.


“다리노스!”

“음...?”


악에 받친 듯 자신을 부르는 청년.

오랜 기억을 뒤져보니 그 청년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검에 의존하는 꼬맹이의 부하인가?”


검에 의존하는 꼬맹이.

전쟁 당시 다리노스는 레온을 그런 식으로 불렀었고 어렵지 않게 레온과의 결투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실패다. 젠장.’


다리노스가 나온 이상 고작 이 정도 병력으로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그랜드 마스터 따위는 손쉽게 상대할 만한 반신의 경지에 든 마왕이니까.


“푸하하하. 그래. 예전보다 제법 많이 컸구나. 이곳에서의 시간은 얼마나 흘렀는가? 내가 있던 마계의 시간은 칸토렐이 떠난 후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다네.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던지.”


스윽.

말을 하며 멋들어진 투구를 벗자 그 안에 있던 얼굴이 세상으로 드러났다.

인자한 인상에 하얀 콧수염과 하얀 머리를 뒤로 넘긴 그는 입고 있는 것이 투박한 갑옷이 아닌 정장이었다면 신사라 하여도 손색이 없었을 것이었다.


‘수백 년이라...’


다리노스의 말에 침음하는 쟝.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났다면 과거 전쟁에서 입은 피해를 대부분 복구하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일렁.

그런 쟝의 생각이 맞는다는 듯이 순간 일렁거리는 포탈.

그리고 그 안에서 기어 나오는 마계의 병력들.


척!

“모두 퇴각한다! 살아라! 살아서 도망쳐 기회를 엿봐라!”


자신을 제외한 경지가 낮은 천명 정도의 각성자는 다리노스 한 명에게 고작 10분이면 전멸을 할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으니 자신이 목숨을 걸고 마계 군단을 막을 생각이었다.


“흐음, 이곳은 고지가 너무 높군. 결계를 깨는 마법진엔 최적화된 장소지만 우리의 거점으로 삼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네.”


쟝이 그런 외침을 하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이 주위를 둘러보던 다리노스가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그 손을 아래로 내리자.


콰드드드드득! 콰지직! 푸확!

에베레스트산이 순식간에 아래로 폭삭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성인 남성이 손으로 모래성을 찍어 눌러 납작하게 만드는 느낌이었지만 신기하게도 각성자들에겐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다.


“흐음. 좋군. 좋아.”


순식간에 평지가 되어버린 에베레스트.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하나가 사라져버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꾸물꾸물 포탈에서 나와 늘어서는 마계 군단.


“도망갈 기회를 주마.”

“뭣들 하고 있나! 빨리 도망가라니까!”


다리노스는 자신의 군단이 모두 넘어올 때까지는 움직일 생각이 없는지 흙바닥에 주저앉아 버렸고 그 모습에 쟝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

포탈을 건너오는 마계 병사들의 기세에 짓눌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각성자들은.


“히... 히익! 도망가!”

“X발! 지구는 망했어!”


쟝의 외침과 동시에 뒤를 돌아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하였다.


“류현! 뭐해 가자!”


존 또한 도망을 가기 위해 류현을 불렀으나 뒤를 돌지 않는 류현.


“형. 먼저 가.”

“류현. 너도 피해라.”


씩 웃으며 말하는 류현과 그런 류현을 보내려는 쟝.

하지만 아무리 가라 한다 하여도 자신들의 대장을 버리고 갈 수 없는 존이었다.


“이익! 여기서 개죽음을 당하려고 하냐! 한국에서 기다리는 레치카는! 네게 은혜를 갚겠다고 동분서주하는 지환이는! 할머니한테 맨날 네 자랑을 하는 제환이는! 너를 아빠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는 시마는! 모두 이젠 안 볼 거야?!”


사랑하는 사람들도 살아있을 때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개죽음을 당한다면 그런 사람들을 다신 볼 수 없으니까.


피식.

“형. 비약이 너무 심해. 내가 맨날 하는 말 있지?”

“...?”


류현이 습관처럼 매일 하는 말.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겨.”

“무슨...!”

“가! 빨리 가라고! 쟤네 얼마 안 기다려 줄 거야!”


류현의 말처럼 앉아서 풍경을 구경하던 다리노스는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잠깐 사이에 포탈을 건너온 마족의 수만 하여도 10만.

거대한 포탈인 만큼 한 번에 건너오는 마족의 수가 많았기에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군 군단장!”

“충! 모든 것은 켈렌투타님의 뜻대로!”


다리노스의 외침에 늘어선 병력의 가장 앞에 있는 거구의 사내가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하였다.


꽈악.

‘제길. 1군이라는 건 뒤에 더 있다는 건가.’


그 모습을 보며 창을 쥔 손에 힘을 더하는 쟝.

과거처럼 크라노드의 마계에서 도와준다는 보장을 할 수 없으니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지구를 놈들에게 빼앗길지도 몰랐다.


“류현, 마지막으로 말한다. 네놈도 도망을 가라. 도망을 가서 후일을 도모해.”

“쟝씨. 말했잖아.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긴다고.”

“고집은... 단둘이 저 많은 마족의 발을 오래 묶을 순 없다. 심지어 저 군단장이라는 놈은 나와 비슷한 경지야. 약간의 시간만 벌고 우리도 곧장 도망간다.”


최소한의 시간.

그래, 몸이 멀쩡한 각성자들이 상처를 입은 각성자들을 챙겨 달아날 시간. 딱 그 정도면 벌면 되었다.


“벨베타코여, 1군을 이끌고 진격하라. 주위의 모든 왕국을 쑥대밭으로 만들도록.”

“충!”


척!

다리노스의 말에 힘껏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벨베타코.

그의 눈은 앞에 있는 고작 둘에게 꽂혀 있었다.

10만이라는 대군 앞에서 고작 둘이라니. 마계에도 저런 무모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모든 병력은 진격한다! 마수들을 풀어 산개시켜 습격하라! 기병들은 빠른 속도로 저 둘을 처리하고 정찰을 한다!”


두두두두!

크아아아아아아!

끼야아악!

벨베타코의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검은 흑마를 탄 기마병들이 빠르게 쏘아져 나갔으며 갖갖이 괴물들이 사방으로 퍼져 뛰쳐나갔다.


“내가 먼저 갑니다.”


그런 놈들을 보며 검을 꼬나쥔 류현.

시작부터 전력으로 갈 생각이었다.


스걱!

“......?!”


단 한 번.

한 번의 베기에 달리던 기마병 중 오십 정도가 양단되어 말에서 떨어지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히이잉!

“...!!!!”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기마병들의 말들은 마수답게 불길한 마나의 파동을 느낀 것인지 앞발을 들고 울음을 토하며 멈춰섰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다리노스.


“호오. 무형의 검강이라.”


그랜드 마스터의 끝자락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무형의 검강을 사용하는 자가 있다는 것에 신기해 그자를 바라보니.


“음? 보라색 눈?”


가장 먼저 눈의 색깔이 눈에 들어왔다.

절대 흔하지 않은 색깔이었고 그러다 보니 곧장 떠오르는 사내가 있었다.


“푸하하하하! 레온의 동생이었는가! 실존하는지도 의심스러웠는데 정말 레온과 비슷하군!”


오랜만에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다리노스는 곧장 류현에게로 향하려 하였지만.


“구에에엑! 콜록. 우웨에에에엑.”


갑작스레 입에서 연신 피를 토하기 시작하는 류현이었다.

자신의 몸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최대로 할 수 있는 공격을 하였더니 여태까지의 내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엉망이 되었다.


“일시적인 능력이었나? 재미있을 줄 알았더니.”


저리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흥미가 뚝 떨어졌다.

저런 상태라면 자신과는 단 한 수도 겨루지 못할 것일 뻔했으니 자신의 부하들이 알아서 할 터.


“괜찮나? 너무 무리하는군. 살 생각이 없는 것인지 쯧.”


창을 꼬나쥐며 류현을 바라본 쟝은 그의 무모함에 혀를 찼다.

저렇게 무리를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며 하는 마지막 발악과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자신은 여기서 생을 마감할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다.


“쉬고 있어라.”


어느 정도 시간만 번다면 들쳐 엎고 도망가지 뭐.


* * *


마족 대군은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쟝이 고작 2분여 정도 만에 뒤로 몇 걸음 물러날 정도로.


“벨베타코. 저기 쓰러져서 당장 죽을 것 같이 숨을 몰아쉬는 놈을 편하게 해줘라.”

“충!”


바닥에 주저앉아 쟝이 발악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다리노스가 그의 옆에 목석처럼 경계태세를 하는 벨베타코에게 말하자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그는 순간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어딜!”


후웅!

챙!

벨베타코의 움직임을 읽은 쟝이 곧장 창을 휘둘러 움직임을 막으려 하였지만, 주위에 있는 다른 마족들이 쟝의 창을 막아섰다.


“방해하지 마라.”

“네놈이나 우리 군단장님을 방해하지 마라.”


으득.

마계 군단에 쟝은 그저 유흥거리.

이미 많은 병력이 쟝과 류현을 지나치며 진군을 하고 있었다.

시간을 버는 것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

그렇다면 기회를 엿봐 류현을 들쳐 엎고 후퇴를 해야 하건만 군단장이라는 놈이 류현을 해하려 하는 것이었다.


텁.

쟝을 지나쳐 류현에게 다가가며 멱을 잡아 들어 올리는 벨베타코.


“끅, 쿨럭.”


간신히 정신만을 붙잡고 있던 류현의 입에서 피가 다시 한 움큼 뱉어졌다.


“네놈은 정말 쓸모가 없는 놈이구나.”


고작 오십 정도의 기마병을 해치우고 쓰러져 있는 꼴이라니.

벨베타코의 눈에는 너무도 나약해 보이는 적이었다.


“왕의 말씀이니 그 목숨 내가 거둬주마.”


척.

오른 주먹을 쥐자 강기가 그의 주먹을 휘감았다.


“마지막으로 유언은 있나?”

“퉤,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겨 임마.”

“그냥 미친놈이었군.”


류현이 뱉어낸 피와 뒤섞인 침이 벨베타코의 얼굴에 맞았고 그렇기에 더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음을 느낀 그는.


푹!

“류혀어어어언!”


주먹을 찔러 심장을 관통시켰다.

즉사.

그 어떤 생명도 심장을 관통당하면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즉사였다.


추욱.

류현 역시 예외는 아닌 듯 몸이 축 늘어졌고.


털썩.

그런 류현을 옆으로 집어 던져버리는 벨베타코.


“모두 진군한다!”


그러곤 모든 병력을 향해 소리쳤다.

자신들의 왕은 여유가 있는 듯한 행동을 보이지만 이 행성을 감싼 결계가 더욱 흐려져 크라노드의 놈들이 넘어와 방해하기 전 ‘목적’을 달성해야 했으니까.


으득.

주위에서 쏟아지는 공격을 막으며 이를 바득 간 쟝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냉정히 판단하려 하였다.

류현을 잃은 것은 훗날 레온 전하를 만났을 때 면목이 없겠지만 일단은 몸을 피해야 함이 옳았다. 자신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대군을 막을 순 없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퇴로를 만들어 몸을 피하려 할 때.


콰아아아앙!

쓰러져 있던 류현의 몸에서 거대한 기의 폭발이 일어났다.


* * *


‘죽나...’


아프다.

녀석의 주먹이 내 왼쪽 가슴을 관통한 순간 드는 느낌이었다.

갑자기 세상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았다.


파스스.

그때 류현의 오른손에 끼워져있는 보라색 보석이 박힌 반지의 보석이 갑작스레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것이 보였다.

그저 효과라고는 자신의 공간을 열 수 있게 해주는 것과 정신을 보호하는 것이 전부일 것으로 생각했던 그 반지의 보석이 흩날리며 일순간 자신의 몸에 스며들기 시작하였고.


-죽었느냐. 내가 다시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거늘.


바닥으로 던져진 류현의 앞에 일전에 보았던 레온이라는 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건 류현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었는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


‘난 죽었는데?’


분명 심장을 관통당해 즉사하였다.

눈을 뜬 상태로.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주위를 볼 수 있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느냐. 끝까지 가면 네가 다 이긴다고.

‘하지만 이미 끝났는걸.’


어째서 그런 직감이 든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멀리건 좌절하듯 소리치며 주위 적들의 공격을 막고 있는 쟝의 모습이 보였다.


‘쟝씨 빨리 도망가야지. 아직 안 가고 뭐 하는 거야.’

-쟝이라면 정이 많은 아이지. 그리고 네가 내 동생이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푸하하. 형이라. 형이라는 작자가 동생이 죽었는데 앞에서 그러고 있나? 그래서 난 이제 어떻게 되는데.’


지옥을 가려나? 워낙 살인을 많이 했으니 천국은 무리고.

그런 생각을 할 때 레온이 피식 웃으며 말을 하였다.


-네가 한 말을 내가 지킬 수 있게 해주마. 그 몸 잠시 빌리지.


콰아아아앙!

반지의 보석이 류현의 몸에 완전히 스며듦과 동시에 폭발하는 마나.


스으윽.

류현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검은 머리카락이 색이 빠진 것처럼 회색으로 변한 것과 뚫려버린 심장이 다시금 메워졌다는 것.


‘어떻게 한 거야?!’

“그 반지의 보석은 내가 시간의 틈새로 떨어지기 전 최고신 아르미스가 분리해준 용의 심장이다.”

‘나는? 나는 용의 심장 같은 거 없었는데?’

“용의 피는 내가 이어받았고 신의 힘은 네가 이어받았으니 네 녀석에겐 당연히 용의 심장이 없지.”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지만 대충 정리하자면 레온이 쓰던 심장이 류현의 몸에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류현...?!”


멍한 눈으로 류현을 바라보는 쟝.

쟝 뿐 아닌 다른 마족들의 시선 또한 류현에게로 쏠렸다.


“오랜만이구나 쟝 켈렌토. 잘 자란 모습을 보니 반갑다.”

“......”


다정한 목소리.

그리고 변한 회색 머리.


털썩.

전장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주위 적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바닥에 무릎을 꿇은 쟝의 눈에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르텔의 태양. 검의 군주 레온 시로우 아르텔 전하를 뵙습니다!”

“레온이라...”


쟝의 말을 들은 다리노스는 다시금 흥미를 찾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투구를 쓰고 있었다.


“다리노스. 오랜만이구나.”

“푸하하하하! 그 말투! 레온이 맞는구나!”

“잠시만 기다려라. 이 몸이 아직 너무 허약해서.”


우드득. 콰드득!

손을 앞으로 내밀며 말을 하자 그와 동시에 근육과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끄아아아! 아퍼! 그만해!’


레온의 귀에만 들리는 류현의 목소리.

근육과 뼈가 뒤틀리는 느낌은 정말 생전 느껴본 적도 없는 고통이었다.


“참아라. 고작 이 정도로. 환골탈태 안 해봤느냐?”


류현과 다르게 레온은 평온하다는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고통이 느껴지긴 하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경지가 낮은 류현의 육체에 자신의 깨달음을 억지로 주입해 경지를 끓어올 리는 과정에서 원래라면 잠을 자는 듯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할 환골탈태가 두 눈을 뜬 상태로 모든 고통을 느끼며 진행되고 있는 것이었다.


“일시적으로 극한까지 끌어올리긴 하겠다만. 이 기억의 파편이 사라지면 몇 단계는 경지가 떨어질 것이다.”


현재 류현의 육체를 차지한 레온은 그 본인이 아닌 기억의 파편.

모든 힘이 다하면 류현에게 그 육체를 넘기며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었다.


우드득.

“흠... 그리고.”


뼈가 재구성되는 와중에도 하늘을 바라보던 레온은 자연의 마나를 이용해 결계가 파괴된 정도를 확인하였다.


“10% 정도 남은 것인가. 참 다리노스 네놈도 제법 똑똑하단 말이지.”


딱 결계 밖의 차원에서는 쉽게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만 파괴하였다.

그것은 일전처럼 크로노드의 마계가 지원을 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한 행동이라는 것을 단박에 파악한 레온은.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차원 밖이 아닌 여기에 있는구나. 영혼으로 연결된 나의 검이여. 힘을 빌려다오.”

“...?!”


레온의 원맨쇼를 감상하던 다리노스는 일순간 느껴지는 감각에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번쩍! 콰아아아앙!

섬광과 함께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검 한 자루.


‘아파! 아픈데! 개간지!’


바스타드 소드 형식의 검이었지만 검에 각인된 문양과 검 자루의 모양새가 범상치 않았다.


텁.

“역시. 차원을 넘어오느라 ‘영혼’은 잠든 것인가.”


자신의 앞에 꽂힌 검을 쥔 레온은 그 검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그러고는 앞으로 내밀며.


“이제 놀아주지.”

‘파트 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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