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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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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47,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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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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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97화

DUMMY

(97)


너무 무리했는지 제법 오랜 시간 잠에 빠져들었던 류현.


뽕!

일어남과 동시에 오랜 시간 열지 못했던 공간 속에 있던 술을 꺼내 곧장 입으로 가져갔다.


“크으, 이 비싼 거 영영 못 보는 줄 알았네.”


어떻게 자격이 갖춰진 건지 생각보다 일찍 공간을 열 수 있게 되어 다행히 그런 걱정은 사라졌지만.


“맛있냐.”

“넹, 꿀맛.”


옆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지 않으며 대답하는 류현.

슬그머니 옆을 보니 이마에 두 개의 뿔이 나 있는 한량 같은 차림의 마족이 앉아 있었다.

다른 마족들과는 다르게 등에 가지런히 접혀있는 날개.


꼴꼴꼴꼴.

“크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다리고 기다리던 것이 이 마족이라는 것은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잠들기 직전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이 마족이 자신과 쟝을 구해 준 것이니까.


“네놈은 어떻게 네놈의 형이랑 하나도 닮은 구석이 없냐.”


자신의 모습에 겁을 먹을 만도 한데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그 양반은 그 양반이고 저는 저죠. 굳이 닮아야 할 필요가?”

“킥킥킥, 그래 맞는 말이지.”

“그보다 쟝씨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죽은 듯이 잠들어있는 쟝이 보였다.


“꼬맹이가 제 생명력으로 일격을 날려서 깨어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다. 그나마 자기도 모르게 생명력을 다 써서 안 뒈진 게 다행이지.”


애초에 선천 진기는 사용할 양을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만약 그럴 수 있었다면 누구나 조금씩 아껴서 사용했겠지.


“근데 다리노스는 왜 안 죽였어요?”

“오호? 잠들어있던 주제에 그걸 알고 있어?”


시종일관 지루하다는 표정만 짓고 있던 팜판이 처음으로 눈을 빛내며 물었다.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고.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보던 그는 이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너 데르미스의 신위를 물려받았구나! 이야 수지맞았네? 레온도 용의 힘만 물려받았지 신위는 조금도 물려받지 못했는데.”

“근데 그 신위가 뭐여요 도대체.”


검은 공간에서 마주했던 또 다른 인격, 아니 신격인 레쟈이 또한 신위라는 말을 하였었다.

하지만 자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고.


“신위야 뭐 말 그대로 신위(神威) 신의 위엄이지.”

“그니까 그게 있으면 뭔데요. 강해지나? 막 사라져라! 하면 적들이 가루가 되고?”

“그런 신위를 가진 신들도 있긴 하지?”

“......”


농담으로 던진 말에 수긍을 해버리는 팜판.


“그럼 제 신위는 몬대요?”

“데르미스의 신위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면 ‘모든 것이 느끼는 대로’ 움직이는 거지. 네가 말한, 사라져라! 이런 것도 가능할걸?”

“킁, 포괄적이네요.”


너무 단박에 이해하기 힘든 대답이었다.

‘모든 것이 생각하는 대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이 ‘느끼는’ 대로 움직이는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야야, 내 능력이냐? 나한테 그렇게 말해봐야 내가 어떻게 설명을 하니. 너희 형한테 물어봐.”

“언행이 별로 마왕 같지는 않으시네요.”


팜판이 마왕이라는 것은 단박에 알아차린 류현이었지만 그는 이번엔 그다지 놀란 표정을 짓지 않았다.

데르미의 능력을 물려받았다면 자신이 마왕이라는 걸 알아채는 것쯤이야 쉬웠으니까.

그래도.


콩.

“억!”

“임마 어디 말을 그따위로 하냐. 너희 형도 나한테는 존칭 썼어. 임마.”

“아 씨, 마계 꼰대.”

“꼰대? 그게 뭔데.”


살포시 때리는 동작과 귀여운 효과음과는 다르게 두개골이 순간 부서지는 고통을 느낀 류현은 머리를 부여잡고는 고통을 호소했다.

다행히 실제로 부서지진 않았는지 조금씩 고통이 사그라들긴 했지만.


“몰라도 됩니다. 전 이제 일어나 볼게요.”


이불을 걷어차며 자리에서 일어난 류현은 외투를 챙기고는 천막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직감으로 느낀 자신이 잠들었던 시간은 대략 6시간 정도.

그리고 그 직감이 아직 밖에서 수많은 인간과 마족이 치열하게 싸우며 많은 인간이 죽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피해가 더욱 커지기 전에 도와야 한 명이라도 더 살아날 수 있으니까.


“야.”

“왜요.”


퉁명스러운 부름과 퉁명스러운 대답.

그에 팜판의 입가에는 미소를 지어졌다.


‘이런 싹수없는 인간은 처음이네.’


인간이 아닌 마족이나 다른 종족들도 반신에 들어서지 못한 자는 자신의 앞에 서서 기에 억눌려 온몸을 떨어대야 정상이었다.

그것이 과거보다 발전한 지금 자신의 위치였으니까.

그렇게 사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자신의 앞에서 전혀 겁을 먹지 않는 인간이 재미있었다.


‘내가 자기를 안 죽일 걸 아는 거지.’


그래 데르미스와 비슷하다면 그럴 것이었다.


“아 뭐요. 저 바빠요.”

“마계에서 건너온 마족은 나와 샤이나 둘이야. 꼬맹이가 깨어나기 전에 다리노스놈을 처리하고 조각을 회수해서 봉인시킨 뒤에 곧장 떠날 거다.”

“아 예. 가세요.”


가든지 말든지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전에 선물 하나 주지.”


자리에서 일어나 류현에게 다가온 팜판은 허리춤에 대롱대롱 매달린 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순간 손가락 끝에서 일렁이던 마기가 검으로 흘러 들어갔고.


번쩍.

“오오오. 개간지.”


마기를 받은 검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아름다웠던 검이 빛까지 일렁이며 신비한 매력을 뽐냈다.


-음? 팜판? 크하하하. 네 녀석이 날 깨워준 거냐?

“그래, 오셀레논. 오랜만이다.”

“오오! 이거 검이 지금 말하는 거예요?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에고소드?!”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닌 머릿속에 울리는 느낌이었지만 정확히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말에 대답하는 것을 보니 팜판 또한 이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확실했다.


-네가 그 독종 동생이라고? 크으, 아비가 나를 가두고 아들이 사용하더니 이제 나를 동생한테 넘긴 거야? 아니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쉬지도 못하게 이 검 속에서 얼마나 가둬둔 거야! 물론 재미있는 시간이긴 했었지만 그래도 좀 이제 영혼을 해방해주고 그래야 나도 명계로 가서 다른 차원에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지. 나도 어? 애도 낳고 그렇게 살아야지. 여기 봉인되기 전까지 연애 한 번도 못 해봤는데 안 풀어줄 거면 나는 누구랑 연애하리? 다른 병장기들이랑 맞부딪히면서 전율을 느낄까? 응? 팜판. 말해봐. 말해보라고 이 새끼야. 어이 레온 동생. 너는 입이 없냐? 말 해보라고!

“......”

“......”


잠깐의 쉼도 없이 속사포처럼 말을 해대는 검 때문에 머리가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둘 다 말...

“닥쳐 좀!”

“아 X발 머리 울린다...”


검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팜판이 질린 듯한 얼굴로 검에 손을 가져다 대며 기운을 흘렸고 류현은 지끈거리는 머리에 손을 얹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레온 앞에서는 그렇게 얌전하면서’


한숨을 내쉰 팜판은 계속해서 기운을 주입하며 류현에게 말을 하였다.

적어도 기운을 주입해 고통을 주는 와중에는 놈이 입을 열지 않을 테니까.


“얘가 말이 많아도 전설의 신검이라 불렸던 놈이야. 고대 광룡 오셀레논이 미쳐 날뛸 때 데르미스가 직접 만든 검에 놈을 제압하고 봉인시켰지.”

“필요 없으니까 그냥 다시 봉인시켜주시면 안 돼요?”


분명 이런 검과 오랜 시간을 보내면 정신병에 걸릴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가로젓는 팜판.


“이 검이 여기 있다는 건 레온 녀석이 이 검을 이곳으로 불러들였다는 건데 굳이 그런 이유가 뭐겠냐.”

“저 엿 먹이려고?”


그래 그것밖에 없다.

태어나서 실제로 마주쳐 본 적도 없는 형제가 거대한 빅 엿을 먹이려고 그런 것이 틀림없었다.


“하아, 농담 그만하고. 이 녀석이 생전엔 미친 광룡이었지만 그 실력 하나만큼은 웬만한 반신 정도의 힘을 가진 녀석이었다.”

“아~ 말빨로 사람 현혹하는 힘이 대단했나 보네요.”


콩!

“깍! 아파요 아파! 때리지 맙시다. 진짜!”

“레온은 이 녀석이 깨어나면 네가 이 녀석의 도움을 받아 강해지길 바란 거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더욱 강한 적들을 만나게 될 텐데 지금 그 정도 실력으로는 버티지 못할 거야.”

“새로운 시대요?”


류현은 아직도 아픈 머리를 붙잡으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되물었다.


“네가 직접 알아봐. 아무튼, 선물은 줬으니까 이제 이놈 데리고 빨리 사라져.”


툭.

“어, 어...?”


팜판이 검에서 손을 놓으며 류현을 살짝 밀치자 서 있던 공간 자체가 바뀌었다.


“동쪽에 마수 부대가 몰려옵니다!”

“서쪽의 동얀 무사들이 보급을 요청했습니다! 놈들이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으니 아무리 강한 동얀 무사들이라 해도 조금씩 뒤로 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뒤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

그들이 하는 말과 눈앞에 보이는 천막을 보면 이곳이 전장의 지휘 막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류현씨!”


그때 뒤에서 류현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


“아, 룬텔씨 하이요.”


내상을 제법 회복했는지 한결 괜찮아 보이는 얼굴로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는 레제니스 룬텔이었다.


“그 마족... 분은요?”


마족과 전쟁 중에 마족에게 존칭을 쓰려니 순간 말에 어폐가 있는 듯해 움찔한 룬텔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다리노스를 어린애 데리고 놀 듯하던 그 무위와 마족들을 쓸어버리던 거대한 인영을 타고 있던 여인.

둘이 도와준다면 이 사태를 쉽게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기대하지 마요. 인간들의 일은 인간들이 해결해야지.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때요?”

“아, 당장 중요한 것은 보급이고-”


류현의 말에 룬텔은 그에게 현재 전장의 상황을 말해주기 시작하였다.


* * *


툭. 절뚝. 툭. 절뚝.

길가에서 주운 기다란 쇠파이프를 왼다리를 대신해 바닥을 디디며 빠르게 움직이는 다리노스.

한동안 사라진 왼쪽 다리로 흘러나가던 마기가 멈췄지만 사라진 다리는 도통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내가... 내가 이런 꼴을.”


너무도 분했다.

켈텐투타의 마왕인 자신이 어찌 이런 수모를 겪는단 말인가.

거기다 크라노드의 마왕인 팜판과의 말도 안 되는 실력 차라니.


‘그래도 포탈과 멀지 않았다. 돌아가서 켈텐투타님의 축복을 받고 다시 돌아와 복수를!’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붉게 일렁이는 거대한 포탈.

자신이 저곳을 지난다면 포탈이 닫히며 마족 병사들은 건너올 수 없겠지만 상관없었다.

그들을 대체할 병사들은 저곳에 아직 남아 있으니.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냐 다리노스야.”

“...!!”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몸이 굳어짐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니 부서진 건물 잔해 위에 앉아 있는 팜판과 그 옆에서 양산을 쓴 채 홍차를 마시고 있는 여인이 보였다.


“너 그 조각 가지고 차원 못 건너가는 거 모르냐?”

“웃기지 마라! 내가 그런 말에 속을 줄 아느냐!”


처음의 신사 같은 모습은 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다리노스는 헝클어진 머리를 흩날리며 오른손을 휘둘렀다.

그에 흉표한 기운이 쏘아져 나갔지만.


촤악!

“어째, 잘린 다리로 기운이 많이 빠져나가긴 했나 보다?”


너무도 쉽고 태연하게 검을 휘둘러 기운을 두 동강 내버리는 팜판.


“근데 너는 신력도 못 쓰냐? 신력이라도 썼으면 조각에서 더 큰 힘을 끌어달 쓸 수 있었을텐데.”


자신이 이렇게 성장할 동안 라이벌이라 생각했던 다른 차원의 마왕은 왜 이렇게 정체되어 있던 것인가.

분명 지구를 제외한 다른 차원은 모두 같은 시간을 공유했을 텐데.


“이건... 말도 안 된다. 그래!”


탁! 절뚝! 탁! 절뚝!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다리노스는 고개를 돌려 최선을 다해 포탈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포탈을 넘어가기만 한다면 포탈이 닫힐 테니 놈은 따라오지 못할 것.


턱. 콰당탕.

“다하다 추리노스야.”

“팜판. 그건 무슨 농담이지?”

“뭐. 여기 인간들이 하는 농담이라던데? 추하다 하고 이름 첫 글자를 바꿔서 쓰는 건데. 꽤 재미있지 않아?”


어느새 옆에 온 것인지 다리노스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는 옆에 있는 샤이나와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미 다리노스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으니까.


으득.

“하찮은 계집년이!”


자신보다 강자인 팜판이 자신을 조롱하는 것은 승자로서 당연한 권리였지만 옆에 있는 이 약해 보이는 여자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던 다리노스는 조각의 힘을 끌어올리며 샤이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팜판은 그런 기운을 막아 줄 생각 따윈 없어 보였고.


턱. 사아아!

허공에서 나온 검은 손에 의해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기운.


“......!!”

“뭐? 계집?”


자신을 공격했다는 사실보다 언행이 더욱 마음에 안 들었는지 무표정하던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린 샤이나.


-어떻게. 죽일까? 계약자여.


허공에서는 음침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레퀴엠 죽...”

“워~ 진정해 샤이나. 이놈을 불구로 만들고 포탈에 집어넣어야 포탈이 닫힌다고!”


당장이라도 어둠의 정령왕인 레퀴엠에게 다리노스를 죽이라 명하려 했던 샤이나를 팜판이 급히 말렸다.

물론 다리노스를 죽여도 포탈을 닫을 방법은 많았지만 다른 방법들은 저마나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제일 편한 방법은 다리노스를 불구로 만든 후 재생하지 못하게 몸에 있는 모든 마기의 통로를 부순 하 포탈에 집어넣어 켈텐투타의 마계로 돌려보내는 것.


퍽.

“후우, 약해빠진게. 네놈과 같은 마족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팜판의 만류에 샤이나는 다리노스의 얼굴을 걷어차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그런 다리노스의 옆에 쪼그려 앉은 팜판.


“야야, 너네는 몰라도 우리 차원은 옛날 전쟁하던 그때하고 달라. 너네야 반신이 너 하나지만 우리 차원은 나 말고도 7이나 더 생겼다?”

“뭣...?!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란 말인가.

하지만 팜판은 다리노스의 그런 의문을 해소해 줄 생각따윈 없었다.


펄럭!

“자, 조금 아플 거다. 조각도 내놓고.”


화려하게 펼쳐진 검은 날개.

이 날개로 다리노스를 감싸곤 그 안에서 모든 기가 흐르는 통로를 부수며 다시는 마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몸으로 만들 작정이었다.


“쉽게 당할 것 같으냐!”


발악하는 심정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다리노스.

그의 주먹은 팜판의 몸이 아닌 날개에 닿았고.


푸푸푸푹!

일순간 날카롭게 솟아난 깃털들이 다리노스의 손을 관통하였다.


“크아악!”

“그만해. 안 아프게 해줄게.”


샤샤샥!

모든 깃털이 날카롭게 솟아나기 시작하였다.

팜판은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할 일이 있어 빨리 돌아가고 싶었기에...


콰직.

“......?”


갑자기 땅에서 얼굴이 솟아나며 다리노스의 상반신을 물어뜯고는 다시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이제 마무리였는데... 지구의 시간이 다른 차원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르기에 1분 1초가 시급한 지금...


“어떤 개X끼야!!!!”


극도로 분노한 팜판이 다리노스의 하체를 바닥에 집에 던지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와 함께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웠고.


“샤이나!”

“응, 레퀴엠 적을 공격해.”


감각에 걸리는 놈을 향해 달려나갔다.

달려나가는 팜판과 함께 순식간에 거대해진 어둠의 정령왕 레퀴엠의 주먹이 같이 쇄도하였고.


콰과과과광!

“나와 이 개X끼야!”

“어익후, 흥분 가라앉히시지요. 크라노드의 팜판씨.”


땅이 뒤엎어지며 팜판의 신력으로 생긴 것인지 용암이 솟구쳐 올랐고 그와 상반되게 주위의 기온이 한없이 낮아졌다.

하지만 놈은 쉽게 피한 듯 조금 먼 곳에서 나타났다.


“흥분은 좋지 않아요. 크라노드에서 넘어오실 때 충분히 예상하지 않으셨습니까? 메타록스의 조각을 노리는 다른 존재도 올 거란 걸?”

“징그럽게 생긴 새끼가! 그럴 거면 조각만 가져가야지 다리노스 저 새끼는 왜 죽이는데! 포탈을 직접 닫아야 하잖아!”

“흐음~ 일부로 그러라고 그런 건데요~”


츄릅.

마치 두꺼비 같은 몸을 한 채 사람의 얼굴 모양에 이마부터 턱까지 길고 크게 이어져있는 거대한 입.

그 입의 주변에는 수많은 이빨이 있었고 가운데로 기다란 혀가 날름거리고 있었다.

그 혀 끝에 있는 보석. 메타록스의 조각이었다.


“너... 죽일거다.”

“하하하, 그럴 시간에 포탈이나 닫으시죠. 그럼 저는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만.”

“어딜!”


후우웅! 콰과과과광!

팜판의 양손에 쥐어진 검에서 쏘아져 나간 검붉은 기와 검푸른 기가 빠르게 쏘아져 나가며 주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지만.


“씨X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놈이 사라진 것을 느낀 팜판은 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욕을 내뱉었다.

센터에서의 대회에 참가 중이던 팜판이었고 지구의 시간으로 4일 이내에 돌아가야 했었지만 이렇게 되면 포탈을 닫는 데에 4일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었고 결국엔.


‘결승에서 기권이라니! X발 누군지 찾아내면 죽여버릴 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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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 떠나는 테리. 19.07.08 87 3 16쪽
114 113화. 제이스와 스팀핸드 19.07.07 92 3 16쪽
113 112화. 강찬 19.07.06 95 4 17쪽
112 111화. 드래곤 로드 게렌하트. 19.07.05 108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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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8화 19.06.22 162 4 16쪽
» 97화 19.06.21 156 5 17쪽
97 96화 19.06.20 151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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