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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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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36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작성
19.06.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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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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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6쪽

96화

DUMMY

(96)


펄럭.

“흠... 근데 너.”


주먹을 잡은 채로 날개를 펄럭이던 팜판은 다리노스의 얼굴을 잠시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피식하고 웃음을 흘렸다.


“전쟁이 있었던지 거의 천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는구나?”

“닥쳐라!”


조소 섞인 말에 다리노스는 표정을 굳히며 잡힌 손을 빼내려 하였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손.


“반신의 경지 맞지? 하긴... 나도 레온 그X끼 아니었으면 실력이 그대로였겠지.”

“이익.”


자신의 힘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평온한 얼굴로 말을 지껄이는 팜판을 보며 다리노스는 손에 쥔 조각의 힘을 끌어올렸다.


움찔.

“벌써 메타록스의 조각을 찾았어?”


일순간에 느껴지는 기운에 놀란 팜판은 다리노스의 손을 놓고는 뒤로 물러나 류현에게로 빠르게 다가갔다.


“너냐 레온의 동생이? 그리고 꼬맹이... 이곳 시간은 느리게 흘렀나 보네. 천여 년이 지났는데도 꼬맹이가 그대로인 걸 보니.”

“......”


팜판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없는 둘.

그 둘은 이미...


“드르렁. 푸후.”


코까지 골며 잠에 빠져들었다.

너무 많은 힘을 사용해 기절을 해 버린 것.


“피식.”


텁.

둘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한 팜판은 둘을 끌어안았고.


“너 좀만 기다려라. 금방 온다 X끼야.”

“죽어!”


쿠와아아앙!

다리노스의 주먹이 땅을 내리침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으아아아아!”


지구로 와서 조각 하나를 얻은 것 말고는 되는 일이라곤 없는 다리노스였다.


* * *


마족들의 사이에 낀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 무너진 성벽을 중심으로 마족들을 막고 있는 인간 측.


“도와야...!”


마군을 막으면서도 다리노스를 상대하고 있는 쟝과 류현을 주시하고 있던 빙화는 금방이라도 달려나가려 하였다.

시종일관 밀리던 류현과 쟝이 이젠 곧 죽게 생겼으니까.


‘내가 살릴 수 있을까?’


손을 위로 든 저 마왕의 주먹을 막을 수 있는지는 둘째 치고 놈이 주먹을 내리치기 전에 저 전장의 한복판까지 마족들을 뚫고 갈 수 있는지부터가 의문이었다.


“전하! 안됩니다! 저곳에 들어가시면!”

“대장군! 놓으시오!”

“부디 동얀의 백성들을 생각하고 움직여주시옵소서!”


자신의 곁을 가장 오래 지켜왔던 무사가 붙잡아 달려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리노스의 주먹이 내리쳐질 때쯤.


“...!!”


콰아아아아!

소음과 동시에 검은 날개를 가진 인영이 나타나 그의 주먹을 태연하게 잡아버린 것이 보였다.


‘마족? 마족이 나타나 저 마왕을 막았다고?’


그리고 먼 곳에 보이는 검은 빛기둥.

어찌 된 일인지 영문을 알기가 어려웠다.

어쩌면 류현이라는 보라색 눈을 가진 사내가 기다리던 ‘어떤 일’이라는 것이.


챙!

“전하!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빙화씨! 조심!”


잠시 상념에 빠졌을 때 테리와 대장군이 빙화에게 쏘아지는 검을 막으며 충고를 하였다.

이런 전장에서 정신을 놓고 있는 것은 자살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테리, 저 마족은...”

“모릅니다! 일단 쟝씨하고 류현씨하고 살리는 거 보니까 우리 편 같은데 일단! 여기부터 신경 쓰시죠.”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는 대군을 막고 있는 인간들.

쉽게 지치지 않는 마족들에 비교해 인간 측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샤샥. 쿠당탕.

“어익후. 손이 미끄러졌네!”

“......!”


갑자기 나타나 쟝과 류현을 집어 던지는 마족.


“음...? 안녕?”


그는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느끼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둘을 가리키며 얘기하였다.


“둘 다 멀쩡한 거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영약 같은 거 있으면 좀 먹여놔. 아 그리고 조금 있다가 쩌어기~ 빛기둥 쪽에서 오는 마족들은 같은 편이니까 공격하지 말고?”


샥.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마족.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일행들은 마족이 사라짐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둘을 후방으로 옮긴다!”

“치유 각성자 불러와!”

“지원군이 온다! 모두 목숨을 걸고 버텨라! 이곳이 뚫리면 놈들은 더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몇몇이 둘을 들고 후방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주위의 소음이나 흔들림에도 깨지 않는 둘.


“어이, 다리노스.”


퍼억.

둘을 대피시킨 후 다시 되돌아온 팜판은 다짜고짜 다리노스의 등을 걷어찼다.

넘어질 뻔하였지만, 간신히 중심을 잡은 다리노스는 곧장 뒤를 돌아 주먹을 휘둘렀고.


콰지지지직!

그 방향에 있던 마족들이 일제히 우그러지며 목숨을 잃었다.


“임마, 너희 마계 애들을 그렇게 막 죽이고 그러면 어쩌냐.”

“닥쳐라, 나와 실력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주제에.”


어째서 저렇게 여유만만하단 말인가.


“내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자신을 한번 가리키고.


“너랑?”


반대로 돌려 다리노스를 가리키며 웃는 팜판.

그 웃음은 명백히 조롱이였다.


훙! 콰직!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의 농락을 무시한 다리노스는 조각에서 힘을 끌어올려 바닥을 내리쳤다.

그와 동시에 주위에 생기는 거대한 압력.


‘이게 메타록스의 힘이라 이거지?’


메타록스의 조각은 오랜 시간 홀로 봉인되어있던 지구에 있었기에 팜판 또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팜판만이 아닌 대부분 존재가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다.

자신의 마신 크라노드나 저 다리노스의 마신 켈텐투나나.


“근데 너 이거 다룰 자격이 없냐?”


잠시 메타록스 조각의 힘을 느끼던 팜판은 들었던 것보다 훨씬 약한 힘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모든 차원에서 ’가장 강한 셋 중 하나‘인 메타록스의 힘이 고작 이 정도일 리가.’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해 보니 금세 결론이 나왔다.


“하긴 너같이 약해 빠진 애가 그 힘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 리가.”

“웃기는 소리!”


놈은 압력을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이건 자신의 승리라고 애써 자위한 다리노스가 팜판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휘둘러진 8번의 공격.


콰아아앙!

“너희 애들 다 죽겠다 임마.”

“어떻게...”


피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공격이 팜판을 지나 뒤쪽에 있는 마계 병사들을 강타하다니.

그렇다면 공격이 팜판을 뚫고 지나갔거나 팜판이 피했거나 둘 중 하나.


스릉.

“알다시피 너나 나나 마족이란 놈들이 강한 힘을 좋아하고 전투를 좋아하지만, 따로 수련을 열심히 하거나 그러진 않지 않냐?”


양손에 검을 쥔 채 과거를 회상하듯 말하는 팜판.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었는지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전쟁 이후에 레온 그놈이 말이다, 반신이 되어 우리 마계에 찾아오더니 대련을 하자더군.”


촤악!

양손에 쥔 검을 휘두르자 주위에 짓누르던 압력이 사라짐을 느꼈다.


“그래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했지, 에휴. 내가 미친놈이었지 정말.”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것이냐!”


레온이라면 다리노스도 알고 있다.

최근에 레온의 영혼이 깃든 것 같은 녀석과 전투를 하기도 했었으니까.


“200년이다, 그 녀석이 우리 마계에 찾아와 매일같이 하루 3시간을 200년 동안 대련을 했어.”


처음 몇 년은 재미있었다.

하루에 3시간 정도라 하여도 눈앞에서 반신이 된 인간이 자신과 대련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였으니까.

그런데 그 지독한 녀석은 개인 수련을 하면서도 하루에 3시간씩 자신과 대련을 하였고 그렇게 219000시간을 대련하는 동안 마계를 떠나지 않았었다.

처음 100년은 자신이 모든 대련에서 이겼지만 100년이 지나고 난 후에는 거의 동수를 이뤘으며 140년 정도가 지난 이후에 팜판은 레온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였다.

성장은 레온 혼자만 한 것이 아닌 팜판 또한 같이했는데도.


“그래서 나는 알았지, 아~이래서 반신이 된 인간들이 다른 종족보다 더욱 강해지는 거구나. 근데 모든 차원을 뒤져봤을 때 예전의 나. 그러니까 지금의 너 정도는 센터에만 들어가도 되게 밑바닥이란 말이지?”


그랜드 마스터 이상은 되어야 들어갈 자격이 갖춰지는 차원 센터.

그 안에서 다리노스 정도의 수준은 바닥에 널리고 널렸다.


“그래서 나는 레온이 떠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련했다.”


촤악!

“......!”


말을 하며 휘두른 팜판의 검.

그와 함께 메타록스의 조각을 쥐고 있는 다리노스의 오른팔 어깨 부분이 크게 베이며 피가 솟았다.

순간적으로 느낀 기운에 조각에서 기운을 끌어다 보호를 했음에도 이런 피해라니.


“그런데 너는 그동안 아무것도 안 했겠지. 왜? 그 강한 힘에 도전하는 놈들이 없었을 테니까.”

“......”


팜판의 말에 다리노스는 별다른 반박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지난 천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도전한 마족은 고작 둘.

두 번의 전투를 제외하면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너네는 너무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켈텐투타를 믿는 건 좋지만 오로지 모든 일은 켈텐투타의 뜻이라고 믿는 것.”


스윽, 촤악!

두 자루의 검이 차례대로 움직이며 가슴과 다리를 베고 지나갔다.


“정작 그 켈텐투타는 대 악마의 말을 따르는 꼭두각시일 뿐인데 말이지.”

“나의 신을 모욕하지 마라!”


자신을 욕하는 것은 몰라도 자신의 신을 욕하는 것을 어떻게 참으란 말인가.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모든 힘을 주먹에 담아 맹렬하게 휘둘렀다.


구구구구! 콰지지직!

땅이 흔들리고 일어나며 쑥대밭이 되는 것은 순식간.


“무슨 모욕이야, 사실만 말한 건데. 설마 몰랐던 건 아니겠지? 메타록스를 신봉하는 대 악마들이 너희 신에게 사주하는걸?”

“이익!”


피해는커녕 메타록스의 뒤에 나타나 고고하고 우아하게 검은 날개를 활짝 편 팜판은 정말로 몰랐냐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노스는 알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믿어온 자신의 신이 실은 대 악마라는 신이 아닌 반신들의 밑에 명령을 듣는 끄나풀이라는 사실을.


“하긴, 마왕이나 된 녀석이 그런 걸 몰랐을 리 없겠지. 그런데도 그런 신을 믿으며 안위하고 있으니 너희 마계에 경지를 뛰어넘는 놈들이 나올 리가.”


켈텐투타의 마계에 반신은 다리노스가 유일하였고 신은 켈텐투타가 유일하였다.

어찌 보면 잘못된 신을 믿는 자들의 폐해라고 할까.

서로 노력하지 않고 위로 올라갈 기회만 엿보고 너무 강하다 싶은 이에겐 도전하지 않으며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고 안위하며 자신을 위협할 것 같은 놈들은 죽임으로 안도한다.


“확실히 그 조각의 힘이 강하긴 하지만.”


다리노스의 공격을 피하며 두 자루의 검은 신들린 듯 그의 몸에 상처를 늘려가고 있었다.

만약 옛날의 팜판이었다면 메타록스의 조각을 사용하는 다리노스를 죽었다 깨어나도 이기지 못했을 테지만 다리노스가 그 자리에 멈춰 있을 때 자신은 레온에게 이끌려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네겐 너무 과분한 것 같다.”


목을 노리며 쇄도하는 두 자루의 검.

까앙! 촤악!


“호오?”


한 자루의 검은 갑자기 나타난 검에 가로막혔고 또 다른 검은 팔이 잘림을 감수하며 마강기를 덧씌워 맨살로 막아냈다.

다리노스를 살리기 위해 그것을 해낸 인물.


“칸토렐 공작!”

“크윽. 왕이시여 제가 막을 테니 피하시지요.”


단 한 번의 공격에 팔이 잘리고 검이 반으로 부서졌다.


“공작? 옛날 전쟁에선 못 본 얼굴 같은데.”


처음 보는 얼굴.

그런데 고작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 수준으로 자신의 일 검을 막아낸 것을 보면 나쁘지 않은 자질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살려 줄 생각은 없었지만.


“모든 귀족은 왕을 보호한다!”


피가 콸콸 흐르는 팔 따윈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소리치며 주위의 마족들을 불러들이는 칸토렐.

다리노스가 살아야 후일을 도모하고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켈텐투타님을 위하여!”

“쩝, 그놈의 켈텐투타 정말.”


주입식 교육으로 이루어진 맹목적인 믿음.

그것이 켈텐투타 마계의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이름이 나오자마자 목숨을 불사지를 각오로 팜판의 앞을 가로막기 시작하는 놈들.

어떻게든 다리노스가 몸을 피할 시간을 벌어줄 셈이었다.


“음? 푸하하하! 뭐야 설마 가란다고 진짜 가는 거야?”


용감하게 앞을 막아서는 마군들과 꼴사납게 도망가는 왕.

이 얼마나 웃긴가.


“역시 넌 왕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마족이라 해도 그렇지.”


꾸우욱.

팜판은 오른손에 든 검으로 주위에 몰려들어 공격하는 마족의 공격을 막아내며 왼손의 검을 역수로 집어 들었다.


화르륵.

그와 함께 타오르는 검푸른 마강기.

일반적인 마족들이 사용하는 검은 마기와는 다르게 검푸른 마강기에서는 신성한 느낌까지 들었다.


퉁! 콰과과과과!

손을 떠나 쏘아져 나가는 검은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분해하며 도망가는 다리노스에게 쏘아졌고.


흠짓.

‘위험...!’


마왕인 자신조차 항거할 수 없는 강한 힘에 놀란 다리노스는 급히 몸을 틀었지만.


펑!

완벽히 피하지 못한 까닭에 왼쪽 골반 쪽이 터져나가며 왼 다리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크아아아!”


사라진 다리로 빠져나가는 마기와 함께 물밀듯 밀려오는 고통.

여태 살아온 그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은 처음이었다.


“신력을 담았으니 그 상처는 치료되지 않을 거다. 살고 싶으면 너희 신한테 고쳐달라 그래.”


멀지만 정확히 들려오는 팜판의 목소리.


‘으으... 살아야. 내가 살아야 대업을 이룰 수 있다.’


살기 위해 다리노스는 양손과 한쪽 발로 바닥을 기며 자리를 벗어났다.

절대자로 보였던 강한 힘을 가진 이가 자신의 힘을 믿으며 나태한 시간을 보내다 더 큰 힘 앞에 무너지는 허무하고 뻔한 결말.


‘조각은... 뭐 나중에 회수하면 되겠지.’


멀리 기어가는 다리노스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던 팜판은 일순간 기운을 뿜어내 마족들을 물러나게 하고는 날개를 펼쳐 성 쪽으로 날아갔다.


* * *


콰아아앙!

거대한 덩치를 가진 검은 인영이 손바닥으로 땅을 내리치자 일순간 퍼져나가는 검은 기운.


“커억...!”

“끄어어어.”


털썩.

그 검은 기운에 노출된 마족들은 자신의 목을 부여잡고 눈을 까뒤집으며 발작을 하더니 일순간 숨이 멎은 듯 바닥에 쓰러졌다.


“......”

“저건...”


무너진 성벽을 거점으로 마족들을 막고 있던 인간들은 갑자기 홀로 나타나 자신들을 도와주는 저 거대한 인영의 위에 앉아있는 여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마에 검은 뿔이 달린 것을 보아 인간은 아닌 것 같았지만 마족이라 보기에는 너무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펄럭.

“샤이나, 그만. 더는 도와주지 않는다.”

“벌써 끝났어? 다리노스도 많이 약해졌구나.”

“약해진 게 아니고 우리가 강해진 거지.”


일순간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나는 검은 날개를 가진 사내.

그의 말에 순식간에 거대했던 검은 인영이 쪼그라들었다.


“레퀴엠 고생했어.”

-그래 계약자여.


사르륵.

그녀의 말에 울리는 목소리를 남긴 채 사라지는 검은 인영.


‘레퀴엠? 설마...’


그녀가 검은 인영을 부르는 명칭을 듣고 무언가 기억난 테리.

수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그는 레퀴엠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설마. 어둠의 정령 왕 레퀴엠...?”

“어머? 지구에서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는데?”


테리의 말에 샤이나 또한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반적인 속성의 정령들과 다르게 빛과 어둠 속성의 정령은 그 수가 극히 적었으며 대부분 차원에선 그 두 속성의 정령왕이 존재하는 것도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보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스윽.

무언가 얘기하고 싶어 하는 테리를 손으로 가로막으며 앞으로 나서는 빙화.

아직 저들이 적인지 아군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자신들을 도와줬다고 너무 풀어져 버리면 안 됐다.


“알아서 뭐하시게 아가씨. 우린 할 일 다 했으니까 남은 떨거지들은 알아서 처리하시고.”


빙화를 보며 삐딱한 표정으로 말하는 팜판.

다리노스를 처리해 주고 그동안 샤이나가 마족들을 막아주었지만 딱 거기까지.

나머지는 지구의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 했다.

언제까지고 자신이 이곳에 남아 이들을 도와줄 수 없으니 알아서 강해질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


‘시련이 있어야 더욱 강해지는 법. 다소 희생이 있다 해도. 그럼 나는 오랜만에 우리 꼬맹이나 보러 가볼까?’


팜판은 다가오는 마족들과 전투를 치루는 인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익숙한 레온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작가의말

다리노스 개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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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6화. 발단(1) 19.07.10 103 1 16쪽
116 115화. 대답하지 말고 즐겨. 19.07.09 83 2 16쪽
115 114화. 떠나는 테리. 19.07.08 87 3 16쪽
114 113화. 제이스와 스팀핸드 19.07.07 92 3 16쪽
113 112화. 강찬 19.07.06 95 4 17쪽
112 111화. 드래곤 로드 게렌하트. 19.07.05 108 4 17쪽
111 110화. 수련(5) +2 19.07.04 118 4 16쪽
110 109화. 수련(4) 19.07.03 128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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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4화. 용의 둥지로!(1) 19.06.29 159 4 17쪽
104 103화 뭔가 이상한 회담(2) +1 19.06.27 132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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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8화 19.06.22 162 4 16쪽
98 97화 19.06.21 156 5 17쪽
» 96화 19.06.20 152 4 16쪽
96 95화 19.06.19 153 5 16쪽
95 94화 19.06.18 157 4 16쪽
94 93화 19.06.17 152 4 16쪽
93 92화 19.06.14 149 4 16쪽
92 91화 19.06.13 204 5 15쪽
91 90화 19.06.12 186 4 16쪽
90 89화 19.06.11 178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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