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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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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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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56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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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47,502

작성
19.06.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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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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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6쪽

94화

DUMMY

(94)


다리노스가 전장에 난입한 이후에는 눈에 띌 정도로 마족 측으로 기세가 기울었다.


“크하하! 나약하구나! 정말 나약해!”


콰과과과과광!

한 번의 주먹질에 수십 수백의 인간들이 파도에 쓸려나가는 모래처럼 힘없이 존재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다행인 점은 강대한 힘을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없었는지 마족 병사들 또한 같이 쓸려나가는 중이라는 것.


“이제 어쩌실 겁니까?”


칸토렐과 겨루다 다리노스의 행패에 뒤로 물러난 쟝의 옆에 모습을 드러낸 하스틴이 물었다.

로봇은 부서진다 하여도 상관이 없으니 각성자들에게 후퇴 명령을 내리고 로봇에게 퇴로를 뚫으라 하였지만, 마족들이 목숨을 내걸고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거기다 다리노스의 힘에 휩쓸려 죽기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영광이라는 표정을 짓는 놈들.


“그나마 저놈이 늦게 나서준 게 다행이지, 거 로봇들 시켜서 사람들 좀 빨리 대피하게 도와줘.”


대답은 쟝이 아닌 뒤쪽의 류현에게서 들려왔다.

저 다리노스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쟝.

그것도 고작 몇 분 정도일 뿐이었다.

하지만 쟝이 지금 이곳에서 사람들을 구하다 다리노스에게 죽게 된다면 장래가 더욱 암담해질 뿐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지금 로봇들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거 안 보이십니까?”

“그니까, 로봇 더 없나? 이러다가 정말 지구 지켜보겠다고 나선 각성자들 죄다 죽겠는데.”

“후우, 저희 왕국을 침략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수이니 이거 참.”


오스트레일리아로 침략을 해 온 마족의 수는 20만이었다.

어딜 가나 대군이라 불릴 만하였지만 지금 전장에 있는 적은 그 수가 많이 줄었음에도 900만 정도가 남아있어 보였다.

하늘로 뛰어올라 대지를 눈에 담으면 땅보다 마족들이 더 많이 보이는 정도.


척.

“그만, 모든 병력이 최대한 대피할 수 있게 돕는다.”

“쟝씨! 무슨 죽으러 나간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해?”


쟝은 자신의 창을 꼬나쥐며 말을 하였고 류현은 피식 웃으며 반박하는 듯한 말을 하였지만, 마찬가지로 검을 고쳐 쥐고 있었다.


“나머지 분들은... 대피하게.”


뒤로 물러나 모여있던 다른 일행들.

동얀의 왕인 빙화와 뱀파이어 로드인 셀렌. 그리고 먼 차원에서 불시착한 테리.

그들은 저마다 지켜야 할 것과 돌아가야 할 곳이 있었다.

죽을지도 모르는 곳에서 남을 살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레제니스 룬텔. 자네도 그만 돌아가게.”

“쟝님...”


한쪽 구석에서 마나를 운용하며 몸을 회복시키고 있던 룬텔 또한.

텍사스에 있는 노부부에게 돌아가야 했다.


“이봐 쟝, 어차피 지구가 멸망하면 우리 뱀파이어 종족도 같이 멸망하는 것 아닌가?”


붉은 눈을 번뜩이며 말하는 셀렌.

그녀는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휘하 뱀파이어들 또한.


“우리가 종족은 다르다 해도 이 지구가 우리 고향이죠. 로드.”

“로드! 피가 이렇게 맛있는 건 줄 몰랐어요! 아까 마족? 저 놈들 피를 마셨더니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라이언, 아까 로드의 말씀을 못들은 게냐. 피에 취하지 말라니까.”


전열을 가다듬으며 그 누구도 뒤로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우리 동얀의 무사들 또한 입은 은혜는 갚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저희의 마을까지 그리 멀지 않은바. 놈들을 막아야 마을에 있는 다른 백성들 또한 안전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떠돌이 차원에 있는 자신들에게 찾아와 설득하던 쟝.

그리고 자신의 어린 백성들이 고블린에게 찢겨 죽임을 당했을 때 마치 자신의 가족이 그런 일을 당한 것처럼 분노하며 놈들을 쓸어버렸던 은혜.

지구로 넘어와 마을을 일구기만 했을 뿐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었는데 이제야 은혜를 갚을 일이 생긴 것이었다.


“나 동얀의 왕 빙화는 이곳에서 지구의 각성자들을 살리는 일을 할 것이다. 단 너희에게 그 일을 강요하지 않으마. 아무런 문책이 없을 것이니 목숨이 아까운 이들은 지금 당장 마을로 돌아간다!”


뒤를 돌아 자국의 무사들에게 소리치는 빙화.

어쩌면 이곳에 있는 최강의 전력은 동얀의 무사들일 수 있었다.

개개인이 지구의 각성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무위를 지니고 있었으며 그 수준 또한 낮지 않았으니까.


“왕의 길이 우리의 길. 끝까지 따르겠나이다.”

“따르겠나이다.”


무사 중 가장 앞에 있는 노인이 소리치자 다른 무사들 또한 뒷말을 복창하였다.

동얀의 은혜는 빙화 혼자만 짊어지고 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천(天) 차원에서 쫓겨난 그 순간부터 함께 짊어지고 가는 것이었으니까.


“이열, 이거 완전 영화의 한 장면인데?”


쟝이 떠나라 하였지만, 그 누구도 떠나지 않았음에 류현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인과율(因果律)

모든 일은 원인에서 발생한 결과이며, 원인이 없이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는다는 법칙.

이런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그간 쟝이 해온 일에 있으리라.


콰과과과광!

점차 가까워지는 소리.

신사처럼 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호전적인 다리노스가 모든 것을 부수며 점차 다가오고 있었다.

건물도, 성벽 위에 올려둔 레이저 포탑도, 그리고 사람과 마족까지도.


“다들, 끝까지 죽지 말고 살아서 술잔을 기울이길 빌지.”


끝까지 남아주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실소를 머금은 쟝이 가장 먼저 땅을 박차며 다리노스를 향해 뛰었다.

약간의, 아주 약간의 시간이라도 벌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었으니까.


“그럼 나도 이만~”


그 뒤를 따라가는 류현.

나머지 일행들 또한 전장에 파고들어 마족의 틈에 끼어있는 각성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흠... 어차피 나는 죽지 않으니.”


가장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아있던 하스틴 또한 전장으로 스며들었다.

나노 머신으로 이루어진 육체였고 본체는 본국에 있으니 죽을 일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장면은 하스틴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 * *


피가 튀고 사람과 마족, 마수의 머리가 굴러다니는 끔찍한 살육의 현장은 처음부터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모든 매체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아아...”


저마다 TV나 휴대폰을 보며 가던 길을 멈춘 사람들.

전 세계적으로 던전이나 몬스터가 나타나는 것이 갈수록 잦아지며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 중계되는 것은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였다.


“저곳이 뚫리면 지구가 망하는 거야...?”


어느 한 여인이 카페에 앉아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에게 물어봤자 그가 어떻게 알겠는가.


“쓰읍, 글쎄... 저렇게 목숨 걸고 지키는 걸 보면 뭐가 있는 거 아닐까.”


정신없이 생중계를 보던 남자는 문득 여자친구의 말에 정신을 차리며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땀으로 흥건해진 손.


“어?! 저길 들어간다고?”


쟝이 뛰어가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고 이내 그 모습을 보던 사람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주먹질 한방에 일대가 초토화되고 있음에 사지에 몰린 각성자들을 구하기 위해 그곳으로 들어간다니.

가히 영웅의 모습이 아닌가.

그리고 그 뒤를 따라가는 이젠 상징이 된 반 묶음 머리에 보라색 눈을 한 남자.

진작에 대한민국의 영웅으로 불리던 류현이었다.


탕! 탕!

“후우...”


그리고 PG의 길드 건물 안에 있는 공방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각성자들에게 보급해 줄 물건을 만들고 있는 제이스.

한창 망치질을 하던 그가 결국 손에 쥔 망치를 내려놓고는 한쪽 벽에 틀어놓은 TV를 바라보았다.

이 생중계를 틀어놓은 후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다.


“나하고 술을 마셔준다는 약속 꼭 지켜라.”


자신이 PG 길드에 가입한 이유가 무엇인가.

나이에 맞지 않게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쌓는 것이 즐겁기도 했지만 가입하지 않는다면 류현이 함께 술을 마셔주지 않는다는 협박(?)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만약 저곳에서 죽어 돌아오지 못한다면 류현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할아버지...”

“그래, 너도 저 놈팡이가 걱정되느냐?”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공방에서도 유일하게 시원한 바람이 맴도는 곳에 놓인 소파에 앉아있는 제이스의 손녀 한수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제이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뇨, 저는 현이 오빠보다 할아버지가 더 걱정돼요.”

“음? 할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70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우락부락한 근육을 소유했으며 20대에 밀리지 않는 체력을 가진 자신을 걱정하는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할아버지 표정이 너무 근심이 가득하세요.”

“응?”


수진의 말에 제이스는 공방 한쪽에 놓인 전신거울로 다가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허...”


거울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얼굴은 수진의 말대로 평소보다 어두웠으며 자신이 보아도 근심이 가득하였다.


“이런, 할아버지가 우리 귀여운 손녀를 걱정하게 했구나. 우리 위로 올라가서 좀 쉴까?”

“네!”


애써 웃으며 말을 하는 제이스를 보며 수진 또한 그를 기분 좋게 해 주기 위해 밝게 대답을 하였다.

하던 일을 모두 내팽개치고 위로 올라간 둘.

둘의 목적지는 레치카의 사무실이었다.


똑똑.

“레치카, 좀 들어가마.”


평소 수진이 길드에 들렀을 때 레치카가 줄곧 그녀를 놀아주었기에 이번에도 신세를 질 생각이었다.

그런데 잠시간 기다려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기에 제이스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


진지한 표정으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레치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도 걱정이 되느냐?”

“아, 할아버지 오셨어요?”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맞아주는 레치카.

얼마나 두 손을 꽉 쥐고 생중계를 보고 있던 것인지 그녀의 두 손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커헉!

콰앙!


TV에서 류현의 단말마의 비명이 들려왔다.


* * *


“류현!”


달려나간 순간부터 류현을 노린 것인지 다리노스의 주먹에서 퍼져나간 파장이 정확히 류현을 가격하였고 류현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뒤로 날아가 땅에 처박혔다.


“크하하하. 레온에 비해 정말 보잘것없는구나.”


혹시나 몰려가자 먼저 처리하려 하였는데 이리도 쉽게 처리할 줄은 몰랐다.

메타록스님의 조각에서부터 끌어온 힘으로 가격하였으니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리라.


으득.

“뭘 그렇게 노려보지? 레온의 투견.”


이를 갈며 자신을 바라보는 쟝을 보며 다리노스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저리 죽일 듯이 노려보면 뭣하겠는가.

놈은 자신을 제지할 힘이 없는 것을.


“네놈을 기필코 막을 것이다.”

“어디 한번 노력해 보아라.”


척.

자세를 바로잡는 쟝의 주위에는 아끼는 창들이 허공을 부유하고 있었다.


“오늘 네 창의 주인이 바뀌겠구나.”


후웅!

짧은 말과 함께 내지르는 주먹.

그 주먹 안에는 보석이 쥐어져 있었고 그 보석으로부터 강한 힘이 흘러나와 다리노스의 주먹을 감쌌다.


“흡!”


피하기엔 너무 빠른 속도임에 급히 창을 들어 막아 보았지만.


콰직!

“...!!!”


그 오랜 기간 사용했음에도 흠 하나 생기지 않았던 창이 마치 나무젓가락처럼 두 동강이 나버렸다.

다행인 점은 창에 주먹이 막히며 힘이 상당히 줄어들었기에 쟝이 피할 수 있었다는 점.


“아! 그래 이것이지! 이 정도 힘이 진정한 신위(神威)라 할 수 있지!”

‘쯧, 통짜 미스릴로 만들어진 창이 두 동강이 나다니.’


두 동강이 난 창을 아공간에 집어넣은 쟝은 급히 주위에 있는 창 하나를 집어 들었다.

창과 함께 뒤로 날아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두 동강이 나버렸으니 이 창은 수리를 하기 전까지는 사용하지 못할 것이었다.


“신위(神威)라, 반신의 경지에 들어서지도 못한 나를 한 번에 처리하지도 못한 주제에 신위를 논할 수 있겠는가.”


분명 방금의 일격이 강하긴 하였지만 신을 논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반신도 신이라면 논할 순 있겠지만.


“큭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당하기만 할 녀석이 입은 살았구나.”

“어디 한번 부딪혀 보자꾸나.”


샤아악!

쟝의 모든 창이 한곳을 노리며 쏘아져 나갔다.

벨베타코를 죽인 모든 기운을 담아 창을 한 곳에 찔러넣는 기술.


일섬(一閃)

빛 따위가 한 번 번쩍임을 나타내는 단어.

그 단어처럼 수십 개의 창에 깃든 강기가 번쩍이며 단 한 번의 빛을 내었고 매우 빠른 속도로 심장을 향해 쏘아졌다.


쿠구구국!

“.......”


허공을 맴도는 창과 손에 쥔 창이 정확히 원하는 곳을 찔렀음에도 허무하기 그지없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큭, 크흐흐, 크하하하하하하!”


방어 따윈 하지 않고 그저 몸으로 맞아준 다리노스는 자신의 심장 쪽을 힐끗 내려다보더니 미친 듯이 폭소를 시작하였다.


“이깟 기술로 1군단장을 죽였단 말인가? 내가 1군단장을 너무 과대평가했었군.”


자신의 몸을 꿰뚫긴커녕 몸에 둘린 마강기조차 뚫지 못한 것을 보니 쟝의 경지가 올랐다고는 하나 자신보다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반신과 그랜드 마스터의 차이는 결코 쉽게 매울 수준이 아니었다.


“적어도 네놈의 왕이 네놈과 같은 수준이었을 때에는 나의 몸에 상처 정도는 입혔거늘.”


일순간 폭소를 그친 다리노스가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쟝을 바라보았다.

기대보다 너무 약한 놈에 의해 뜨겁게 타오르던 열기가 한순간에 꺼져버린 느낌이 들었다.


텁.

자신의 가슴을 찌른 창을 붙잡은 다리노스.

쟝은 그 창을 빼내려 하였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만, 죽어라.”

“웃기는 소리.”


타탁!

기사는 자신의 무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쟝은 쉽게 창을 놓아버리곤 뒤로 물러나 다른 창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러나 다리노스의 주먹은 쟝이 뒤로 물러났다 하여도 멈추지 않았고.


후웅! 콰과과과광!

주먹을 휘두름과 동시에 강한 기운이 쏘아져 바닥을 뒤집으며 쟝에게로 쇄도하였다.


“흡!”


휘리리릭!

급히 창의 중앙 부분을 잡고는 풍차처럼 회전시키는 쟝.

회전하는 와중에도 창에는 강기가 씌워져 있었다.


콰과과과광!

다리노스의 기운과 쟝의 창이 맞닿는 순간 두 기운의 부딪힘에 폭발이 일어나며 광풍이 불어닥쳤고 쟝의 몸은 뒤로 크게 밀려났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맹렬한 기운에 몸 한군데는 뜯겨 나갔으리라.


“쯧.”


탓!

자신의 공격이 막힘에 언짢은 표정을 지은 다리노스는 땅을 박찼고 그와 동시에 쟝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것 참...’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음에도 다리노스의 움직임을 쫒기가 힘들었다.

명확한 힘의 차이.


콰직!

미처 방어하지 못할 속도로 날아든 다리노스의 주먹이 쟝의 얼굴을 강타하였고.


텅! 텅! 텅! 콰지지지지직!

마치 물수제비처럼 날아가 땅에 튕기던 쟝의 몸이 이내 지면에 처박혔다.


“쿨럭.”


순식간에 강기로 얼굴을 보호했음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는지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꾸우욱.

“네놈은 그래도 마나를 운용하는 것 하나는 레온에게 뒤지지 않는구나.”


날아간 쟝을 쫓아온 다리노스가 그의 가슴에 발을 올리며 말을 하였다.

그 짧은 찰나에 마나를 운용해 얼굴을 보호한 것은 대단한 일이긴 하였다.

지금의 자신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겠지만 같은 경지였던 때를 떠올리면 자신에겐 불가능 한 일.


“미래가 유망한 놈은 하루빨리 죽여야겠지.”


스윽. 일렁.

손을 위로 올린 다리노스의 주먹에는 검은 마강기가 일렁거렸다.

놈의 상태를 보면 굳이 조각의 힘까지 끌어다 쓸 필요도 없어 보였으니.


“쿨럭, 아프다. 다리노스야.”

“허, 참.”


죽기 직전임에도 입가에 웃음을 흘려?

어이가 없는 다리노스는 그대로 주먹을 내리쳐 놈의 목숨을 끊으려 하였지만.


콰직!

“...?!”


내리치려는 자신의 팔을 물어뜯는 보라색 물채.


“크르르르.”


레온이 보여주었던 반룡(半龍) 화를 해 온몸에 보라색 비늘로 뒤덮인 류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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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 떠나는 테리. 19.07.08 86 3 16쪽
114 113화. 제이스와 스팀핸드 19.07.07 92 3 16쪽
113 112화. 강찬 19.07.06 94 4 17쪽
112 111화. 드래곤 로드 게렌하트. 19.07.05 107 4 17쪽
111 110화. 수련(5) +2 19.07.04 116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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