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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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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60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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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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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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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108화. 수련(3)

DUMMY

(108)


“허억, 허억.”


어두운 공간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을 한 두꺼비가 이마부터 턱까지 세로로 길게 나 있는 입에서 혀를 내밀며 연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탐! 그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름다운 여인이 급히 그를 말려 보려 하였지만.


퍼엉!

순간 몸에서 나온 파동에 가까지 다가가지 못하였다.


“공주님... 괜찮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숨을 쉬기도 힘들어 보이면서 연신 괜찮다는 말을 내뱉는 그.

그의 손에는 다리노스가 사용하였던 보석 모양을 한 메타록스의 조각이 쥐어져 있었다.


“그만! 명령이다! 그만하란 말이다!”

“공주...”


추욱.

아무리 괜찮다 하여도 그녀의 눈에 탐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기에 결국 명령을 내리면서까지 말렸고 그 명령에 결국 탐은 하던 것을 멈추며 몸을 축 늘어뜨렸다.


툭.

그와 함께 쥐었던 손에서 힘이 풀리며 바닥으로 떨어진 조각.


“탐... 오늘은 그만 쉬자.”

“공주님... 안됩니다. 지금 이러는 시간에도 셀렌의 백성들은 그놈들에게 핍박받고 있을 겁니다.”


그녀의 말에 탐은 감았던 눈을 뜨며 그녀를 바라보고 외쳤다.

새까맣게 변해버린 눈.


“후, 좀 쉬어야 해. 아무래도 이 조각은 답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녀는 그 눈을 바라보며 슬픈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둘의 고향인 셀린을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수많은 차원을 돌아다녔고 무수히 많은 강자가 있는 셀렌을 통해 메타록스의 조각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때부터 조각을 찾기 위해 지구를 찾아다녔고 결국 넘어오게 되었을 때는 운이 좋았고 신조차 쉽사리 찾을 수 없는 탐의 은신 덕분에 쉽게 조각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얻은 조각은 지구에 묶여 있었기에 조각을 들고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둘.


“그 누구도 이 힘을 흡수할 순 없을 거야.”


남은 방법은 그 힘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 고향으로 돌아가 고향을 구하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탐의 능력 중 하나는 타인의 힘을 삼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탐(貪)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능력이었고 계획에 알맞은 능력이었다.

그러나 그런 탐조차 조각에 내포돼있는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연신 실패하고 있었다.


“공주님...”

“일단은 그만 쉬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테니까.”

“가자 탐.”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뒤에 있던 청년이 달려와 탐을 부축하여 방 밖으로 향하였다.

그녀는 소규모 차원 셀렌을 다스리는 왕가의 정통 계승자 투타 마리아또 공주.

예정대로라면 수십 년 후 여왕으로 등극해 왕국을 다스려야 할 그녀였지만 다른 차원의 습격으로 선왕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았고 그녀 또한 죽을 뻔하였으나 탐의 도움 덕분에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던 비운의 공주였다.

빼앗긴 차원을 되찾을 방법을 찾기 위해 탐과 기사 둘을 데리고 셀렌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본 광경은 ‘그놈들’에게 발가벗겨져 노예처럼 부려지는 백성들의 모습이었다.


‘후우...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메타록스의 조각을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은 느낌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보아도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차원을 이동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니.


“이걸 원래 가지고 있던 놈처럼 힘을 활용할 순 있는데...”


마리아또는 탐이 손에서 놓쳐 바닥에 떨어진 조각으로 다가가 쭈그려 앉아 그 조각을 손에 쥐었다.

그와 함께 온몸에 충만하게 느껴지는 순수한 힘.

남의 힘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탐의 전문이기에 그가 이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 또한 탐과 같은 반신의 경지에 들어선 강자였기에 조각을 다루는 것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그러나 그 조각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는 순간.


욱씬.

“크윽.”


심장부터 시작해 온몸의 기관 그리고 모든 부위의 근육들이 아파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이 힘은 내게는 너무도 과분하니 포기하라고 조각이 경고하는 느낌이었다.


툭.

결국, 손에서 조각을 놓고 만 그녀.

짧은 시간이었지만 황금빛으로 총명하게 빛나던 두 눈 중 조각을 쥐었던 손과 같은 오른쪽 눈이 마치 영혼을 잃은 듯 생기가 느껴지지 않은 검은 눈으로 반쯤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을 하진 않는 그녀.

탐을 통해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바마마... 소녀. 이제 어찌해야 하는 겁니까.”


온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탐이 앉혔었던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그녀는 오래되고 얼룩진 천장을 바라보며 이미 떠나간 대답 없는 자신의 아버지를 불러보았다.


* * *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흑백의 공간.

그 공간의 중앙에 잭은 평소처럼 편안하게 누워 이 고요함을 즐기고 있었다.

이 공간 자체는 잭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그림자 속.

어릴 적부터 은둔형 외톨이로 겉돌며 홀로 있는 것에 익숙한 잭에게 이런 능력이 갖춰진 것은 행운이나 마찬가지였다.


움찔.

“흐음... 귀찮은데. 이거 참 곤란하군요.”


눈을 감고 가만히 있던 잭의 눈가가 일순간 파르르 떨리며 검은 눈이 드러났다.

자신이 관리하는 한국의 전 지역에 있는 마켓 중 한 군데에서 누군가 난동을 피는 것을 그림자를 통해 느끼고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 보자... 제주도라.”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난 잭은 바닥에 놓여있는 자신의 신사 모를 집어 들어 꼬불거리는 파마머리 위에 얹으며 제주도와 연결된 그림자를 향해 걸었다.

능력으로 연결만 되어 있다면 어느 곳이든 곧장 이동할 수 있는 사기적인 능력.


화아악.

‘아 눈부셔.’


그림자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니 밝은 햇살이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잭의 눈을 아프게 했다.

불법일 때 만든 다른 지역에 있는 마켓들은 합법이 된 지금에도 지하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합법이 된 이후에 만든 제주도 지부는 아주 잘 보이게 백화점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어디 보자. 3층인가?”


마켓 앞에서 연결된 그림자들을 통해 안을 살펴본 잭은 금세 소란의 근원지를 찾을 수 있었다.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자 잭의 모습이 금세 그림자에 집어 삼켜졌고 곧 소란스러운 곳에 나타났다.


척.

“이렇게 소란을 피우시면 곤란합니다만.”


막 검을 휘두르려는 사내 하나가 보였기에 곧장 능력을 발현시켜 그림자로 검을 옭아맨 잭은 정중한 어투로 사내에게 말을 하였다.

류현에게만 까칠하지 이게 그의 본래 모습.


“재, 잭!”

“이런... 이제 저도 제법 유명한가요? 저를 다 알아봐 주시고.”


대한민국에 그림자를 사용하는 각성자는 잭 하나뿐이었고 여러 번 방송에 모습이 드러난 적도 있기에 사내는 곧장 잭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어떻게. 저희 마켓은 처음 이용하시는 것 같으신데. 저희 마켓에서 소란은 금지입니다.”

“하지만! 고작 이딴 너클을 2000만 원이나 달라고 하는 건 너무하는 거 아니냐!”

“잭님! 저는 억울합니다. 제작 각성자가 만든 물건으로 2000만 원이면 적당한 금액인데 여기 이 사람이 X도 모르면서 괜히 시비 거는 것입니다.”


소란을 피우던 사내의 말에 가게 주인이 억울하다는 듯 반론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소란을 좋아하지 않는 잭이었기에 3회의 경고 후에는 마켓에서 더 일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흐음... 각성자가 된 지 얼마 안 되신 분 같으신데. 인터넷에서 마켓 주의사항 같은 것 좀 읽어보고 오시지 그러셨습니까.”


잠시 주인이 들고 있는 너클을 가까이서 바라본 잭은 이내 고개를 돌러 소란을 피우던 손님을 바라보았다.

가게 주인의 말대로 이 물건은 2000만 원어치의 값어치를 하는 물건이었기에 이 문제의 잘못은 손님에게 있었으니 가게 주인에게 경고하지는 않는 것이었다.


“휴.”


주인은 잭의 반응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손님. 1회 경고입니다. 제가 머리는 나빠도 기억력 하나는 좋아서 얼굴을 잊지 않으니 까먹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으실 겁니다.”


꾸물꾸물.

싱긋 웃으며 정중하게 말을 함과 동시에 주위에 있는 그림자들이 꾸물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익! 웃기지 마! 나도 이래 봬도 B급 각성자라고!”


하지만 분해서 흥분한 듯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그는 잭에게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하였고 그에 잭은 양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아, 시끄럽네.”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와서 이 마켓에서 절대 해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이들이.


촤르르륵!

일순간 바닥에서 꾸물거리던 그림자들이 수백 갈래로 솟아올라 그의 몸 바로 앞에서 멈추었다.

한 발짝. 아니 몸 전체를 위협하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꿰뚫릴 것 같은 느낌.


“2회 경고입니다. 그림자에 먹이가 되고 싶지 않으면 그만 닥치세요.”

“......”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그는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아무리 B급 각성자라 하여도 잭은 대한민국 3번째 S급 각성자였으니까.


“궁금하신 점이나 문의할 일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하세요. 이렇게 소란 피우시지 마시고. 아시겠죠?”

“에, 예...”

“그럼 이만.”


사건을 빠르게 정리해 버린 잭은 그 자리에서 그림자에 뒤덮여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잭이 도착한 곳은 처음 있던 흑백의 공간.


“누구시죠?”


본래 잭이 만든 공간이기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아야 할 공간에 떡하니 서 있는 사내를 보며 잭이 물었다.

뒷모습을 보이는 사내는 잭의 물음에 서서히 몸을 돌렸고.


“흥미롭구나. 우주에 떠도는 내 기억을 힘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다니.”

“......”


다짜고짜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사내.

창백한 얼굴과 시꺼먼 눈이 보는 사람을 소름 돋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누구 십니까?”


이곳은 자신이 만든 자신의 공간.

그림자로 이루어진 공간이었기에 이 공간 안에서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능력을 발현시켜 공간 자체를 움직여 보려 하였지만.


“...?!”

“푸하하하, 내가 인간일 적 사용하던 능력의 기억으로 나를 해하려 하였던 것이냐?”

“인간일 적 말입니까?”


아무리 움직이려 해봐도 움직이지 않는 공간과 폭소를 하며 재미있다는 듯 말해주는 사내.


“그래, 나는 모든 그림자의 군주 쉐도링. 자네 재능도 있어 보이는데 나에게 좀 배우지 않겠는가?”


* * *


이 던전에 들어온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 달? 두 달? 석 달? 혹은 일 년? 아니 일 년까지는 아닌 것 같고 대략 한두 달 정도 된 것 같았다.

빛이 들어오지 않고 천장에 있는 인위적으로 반짝거리는 돌들만이 존재하였기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이제는 알 수 없었다.


털썩.

“그만.”


막 도전을 끝마치고 바닥에 주저앉으며 외친 류현.

그와 함께 서 있는 다섯 도플갱어의 움직임이 곧장 멈추며 바닥의 마법진이 빛을 내며 류현을 치유하였다.


-이제 더는 실력이 늘지 않네. 어떡할 거냐. 이대로 간다면 몇 년이 지나도 이곳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데.

“아, 좀 조용히 해봐.”

-이건 뭐 걱정해줘도 X랄이네.


오셀레논의 물음에 짜증을 내는 류현.

그가 무슨 말을 하든지 류현에게 중요한 것은 술이 너무 마시고 싶다는 것이었다.

조금씩 아껴먹었다 하여도 얼마 남지 않았던 술은 금세 동이 나 버렸고 밖에 나가지 못해 보급할 수 없으니 강제로 금주를 하게 된 류현.

스스로가 보기엔 강해진 정신력으로 금단증상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짜증이 늘고 있었다.


“다섯. 다섯을 어떻게 줄이지? 줄이면 곧장 아르텔에 가서 그 할배한테 특제 맥주를 뜯어 먹는 거야. 그래 그러면 돼. 그래서 어떻게 줄여야 하지? 검술을 늘려서? 총을 기습적으로 잘 활용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변수를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생각이 나면 즉시.


“시작!”


생각대로 되는지 실행에 옮겨 실험해 보았고.


“이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은데... 그럼 여기서 이걸 이렇게 하면.”


결과가 나오면 기존에 했던 전투 방식과 비교하며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독종이 따로 없군. 너는 그게 금단증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술을 마시지 못한 것에 대한 금단증상이 맞는 거 같다.

“뭔 개소리야. 도움 안 줄 거면 제발 그 입 좀 닥쳐봐.”

-내가 도움을 안 줬나? 내 조언 덕분에 늘어난 실력은 전부 잊었냐?

“아아, 알았어! 알겠으니까 좋은 방법 좀 있으면 말해봐.”


술이 마시고 싶은 것도 있지만 직감이 봉인된 지금 동료들이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또한 걱정이었다.

검술 실력이 늘어난 것은 좋았지만 이 또한 이 던전 밖을 나갔을 때 경지가 높아지는지 또한 의문이 들었고.


-일단 마음을 좀 침착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김에 내가 옛날얘기 하나 해 주지.

“갑자기 무슨 옛날얘기야.”

-일단 들어봐라. 레온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판로스의 서쪽에는 한 인간이 살고 있었지. 그리고 그 인간은 마나의 저주를 받은 인간이었다.


마나의 저주.

그 어떤 짓을 하더라도 몸에 한줌의 마나도 쌓이지 않는 특별한 체질을 가진 인간들을 부르는 말로 쉽게 몸에 마나를 쌓는 마나의 축복을 가지고 태어난 이들보다 더욱 희귀한 체질이었다.


-그 인간은 검을 사랑했다고 하더군. 비록 자신이 마나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 하여도 검술을 단련하고 자신이 사용할 건 또한 스스로 만들어 사용했다지.

“그래? 그럼 그냥 평범하게 살았겠네. 이야기 끝? 이제 방법 있으면 얘기 좀 해봐.”

-평범? 아니 그 인간은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지. 비록 마나의 저주를 받아 마나를 이용해 신체를 강화하고 오러를 사용하지 못한다 하여도 천부적인 검에 대한 재능과 노력으로 그 격차를 메웠다고 해.


그 인간에 관한 얘기는 너무도 유명했기에 그때 당시 인간은 물론이고 검에 관심이 있는 드래곤들에게도 그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였으니까.


-지금 네가 상대하는 도플갱어는 레온의 검술을 극히 일부만 카피하였을 뿐 실제 레온은 네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검술을 구사한다. 그리고 그런 천재는 그때 당시에도 두각을 드러냈지.


하지만 아무리 천재라 하여도 벽에 부딪힐 때가 있는 법이었다.

레온 또한 마찬가지로 마나 마스터 상급의 경지에 들어섰을 때쯤 벽에 부딪혔었다.


-그때 레온이 그 인간에게 찾아가 대련을 신청했다더군. 마나 마스터 상급에 들어선 20대 천재와 마나의 저주를 받아 한 줌의 마나도 지니지 못한 50대 검사. 누가 이겼을 것 같냐?

“그건 레온이 이겼겠네. 아무리 그래도 마나를 사용할 수 있냐 없냐의 차이는 너무 크잖아.”


당연한 상식이었다.

평범한 사람이 마나 익스퍼드의에 들어선 인간을 이길 수 없고 마나 익스퍼드의 경지에 들어선 인간이 마나 마스터의 경지에 들어선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은.

하지만 말을 하면서도 류현의 마음은 레온이 패배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상식과는 다른 결과였지만 당연하게 레온이 이겼다면 그가 이런 얘기도 꺼내지 않았을 테니까.


-말을 하면서도 아니란 것을 짐작한 얼굴이군. 그래 그 검사에게 레온은 처절하게 패배하였다. 믿기나? 드래곤의 피를 지니고 태어난 불세출의 천재가 마나 한 줌 없는 인간에게 패배했다는 것이?

“......”


그게 말이 되는가 싶은 얘기였다.

마나를 이용한 신체의 차이. 검기의 절삭력과 그 외의 변수들.

그 모든 것의 차이를 고작 검술 하나로 극복한다는 것이.


-그 인간은 결국 수명이 다해 세상을 떠났지만 레온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검사였다. 그리고 그 인간과 검술의 극의에 다다른 레온의 공통점은 언제나 차분하다는 것이었지.

“차분하다라...”


류현은 잠시 자리에 앉아 오셀레논의 말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뇌기 시작하였다.

만약 그 마나의 저주를 받았다는 사람이 마나를 다룰 수 있었으면 레온보다 높은 경지에 올랐으려나?

검술 하나로 모든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레온은 이 수련으로 자신에게 뭘 깨닫게 해 주고 싶은 것인가?

온갖 상념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하였고 종내에는.


털썩.

“푸하하하. 그래 그런 거였어.”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후련한 표정을 지은 류현이 바닥에 드러누웠다.

한결 편해진 마음.


-뭐하냐.

“자려고. 자고 일어나서 내일 이곳을 나간다.”


직감이 봉인되었지만, 자신이 내일은 이곳이 아닌 밝은 햇살을 볼 수 있을 거란 직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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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화. 떠나는 테리. 19.07.08 86 3 16쪽
114 113화. 제이스와 스팀핸드 19.07.07 92 3 16쪽
113 112화. 강찬 19.07.06 94 4 17쪽
112 111화. 드래곤 로드 게렌하트. 19.07.05 107 4 17쪽
111 110화. 수련(5) +2 19.07.04 117 4 16쪽
110 109화. 수련(4) 19.07.03 127 3 17쪽
» 108화. 수련(3) 19.07.02 103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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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화. 새로운 세계(1) +3 19.06.24 173 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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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8화 19.06.22 161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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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6화 19.06.20 151 4 16쪽
96 95화 19.06.19 152 5 16쪽
95 94화 19.06.18 157 4 16쪽
94 93화 19.06.17 151 4 16쪽
93 92화 19.06.14 148 4 16쪽
92 91화 19.06.13 203 5 15쪽
91 90화 19.06.12 184 4 16쪽
90 89화 19.06.11 177 4 16쪽
89 88화 19.06.10 185 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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