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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님의 서재입니다.

신급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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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엘라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7
최근연재일 :
2019.07.10 23:11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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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10
추천수 :
1,578
글자수 :
847,502

작성
19.07.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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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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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112화. 강찬

DUMMY

(112)


어둡고 습한 동굴 속.


콰직!

강찬이 내리친 곤에 오크의 두개골이 박살이 났다.

그와 동시에 곤을 놓으며 몸을 숙인 강찬.


후웅!

맹렬하게 휘둘러진 도끼가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며 발생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어루만졌고.


“절(絶)”


쪼그린 상태에서 몸을 회전하며 손을 휘두르자 강찬의 능력이 발현되며 공간이 일렁거렸다.


스윽. 투툭.

그에 양단이 되어 바닥으로 쓰러지는 오크들.


“더럽게도 많네.”


홀로 던전에 들어온 강찬은 던전이 생각보다 깊었기에 벌써 하루가 넘게 쉬지도 않고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바닥에 떨어진 곤을 주워든 채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가는 강찬.


“취익! 취익!”

“크아아아!”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복도 끝에서 또다시 오크 무리가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슬슬 끝날 때도 되지 않았나...”


끝없이 뛰쳐나오는 오크들을 보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하 1층에는 그래도 능력 없이 무기로만 정리할 수준이었는데 갈수록 오크도 강해졌고 수도 많아지니 슬슬 지치기 시작한 것.

본래 길드의 규칙상 혼자 던전에 들어가는 것은 금지였지만 요새 너무 마음이 싱숭생숭한 그였기에 떼를 써서 혼자 들어왔건만 후회가 되고 있었다.


스윽.

그래도 전투를 할 때는 전투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에 좋았지만.


“나는~ 162~ 여친 이 없네~”


괴상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앞으로 달려나가려는 그때.


퍼퍼퍼퍽!

뒤쪽에서 날아온 무언가가 오크들의 머리를 관통하였다.


“...?”


누가 지원을 온 것인가?

던전에 들어온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그런 의문을 품으며 뒤를 돌아보았지만, 너무도 어두운 던전이었기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누구세요! 세요~ 세요~ 세요~ 세요~”


크게 소리치자 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그 순간 강찬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쿵! 쿵!

“취익!”

그르르릉.


멀리서 들려오는 오크와 짐승의 울음소리.

밀폐된 던전이었기에 소리를 지르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소리를 들은 오크들이 몰려온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었다.

거기다 들리는 소리는...


“취이이익!”

크헝!


어둠을 뚫고 달려오는 눈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늑대와 그 늑대를 타고 있는 오크들 수십 마리.

좁은 동굴에 바닥도 울퉁불퉁하건만 그런 것 따위는 아무런 제약도 되지 않는다는 듯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꾸욱. 꿀꺽.

양손에 곤을 쥐며 침을 삼킨 강찬은 곧 벌어질 전투를 위해 자세를 잡았고.


후웅! 샥!

“동굴에서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류현!”


한순간 나타난 류현이 검을 휘두르자 푸른 검기가 쏘아져 나가며 오크들을 몰살하였다.


“오랜만이네! 형?”

“언제 돌아온 거야.”

“얼마 안 됐어. 한 1시간 됐나? 형 보려고 달려왔지.”


거짓말이 아니었다.

레치카에게 강찬의 소식을 듣자마자 해야 할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달려온 것이었으니까.


“형, 술 한잔할래?”


* * *


게렌하트에게 받은 투명한 명주는 말 그대로 다시는 마셔볼 수 없을거라는 느낌이 들 정도의 명주였다.

한 방울이라도 혀에 닿는 순간 혀끝이 짜릿함을 느꼈고 그 짜릿함은 곧 온몸으로 퍼져나갈 정도.


“크으.”


막 두잔 째 들이켜는 둘의 얼굴은 고작 두 잔임에도 홍당무처럼 붉어져 있었다.


“이거 진짜 장난 아닌데...? 근데 너무 독해서 더는 못 마시겠다.”


잔을 울퉁불퉁한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을 하는 강찬.

그의 말대로 얼마나 독한지 두 잔을 마셨을 뿐임에도 달콤한 중독에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다른 거 마시자.”


그 의견을 받아들여 뚜껑을 닫고 공간에 집어넣은 류현은 또 다른 술을 꺼내 들었다.


쪼르르.

“형, 차였다며?”

“들었구나...?”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묻는 말에 머쓱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정확히 말을 하자면 차인 게 아닌 여자의 말을 몰래 듣고 자신이 떠난 것이 맞았지만.


“한심하지? 내가 봐도 한심한데 네가 보면 얼마나 한심할까.”


류현과 강찬은 겉모습부터가 많은 차이가 났다.

184cm의 장신에 같은 남자가 보아도 절로 잘생겼다는 말이 나올 것 같은 외모. 바라보면 넋을 놓고 보게 되는 신비한 보라색 눈동자에 이상적인 신체 비율과 탄탄한 몸매.

거기다가 옷도 잘 입고 사람을 즐겁게 할 줄 알았으며 능력 또한 출중하다.

그에 비교해 자신은 웬만한 여성들과 비슷한 162cm의 단신에 외모는 많이 좋아졌음에도 평균. 혹은 그 이하.

거기다 취미라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을 보는 우중충한 취미를 가진 은둔형 외톨이.

류현은 흔히 모든 이들의 워너비였고 자신은 루저.

그런 워너비가 보기에 평생 여자 한번 사귀어 보지 못한 모태솔로가 처음 나간 소개팅에서 차였다고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한심해 보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형.”

“응...?”


막 술잔을 입에 가져가는 강찬을 부르는 류현.

평소 장난스럽고 살짝 미친 듯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볼 수 없었고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류현이 보였다.


“형이 한심해?”

“......”


살짝 어이가 없다는 듯 묻는 말에 쉽사리 대답할 수 없었다.

한심하지 그러면 대견하겠는가.

피부만 좋아지면 여자친구를 사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던 지난날들이 모두 헛된 희망임을 알았을 때 얼마나 허무함이 밀려왔었는가.


“형이 몬스터로부터 사람들을 구해줬을 때 그들이 형을 보는 눈이 한심하다는 눈이었어? 아 저 사람은 키도 작고 못생겼는데 왜 나를 구하고 X랄이지? 이왕이면 존잘 각성자가 구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식이었어?”

“......”


그러진 않았다.

류현이나 존이나 잘생긴 외모에 출중한 실력 덕에 매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기사에 실렸고 그에 비교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강찬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여태까지 살린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받은 감사.

누군가는 자신의 아이를 살려주어서. 누군가는 부모를 혹은 연인을 살려주어서 자신의 손을 붙잡고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상태로 진심이 느껴지게 감사 인사를 하곤 하였다.


“아니지...”

“형은 절대 한심하지 않아. 차이면 뭐 어때. 처음으로 나간 소개팅이잖아? 세상에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이 존재해. 형이 만난 그 여자는 단지형의 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고 형은 아무런 잘못도 없어.”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는 있었다.

단지 그런 일을 실제로 겪었기에 기분이 X같은걸 어쩌란 말인가.


“형.”

“...?”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긴 강찬은 자신을 부르는 류현을 올려다보자 오늘따라 류현이 커 보였다.

자신보다 동생이고 처음 만났을 때는 그렇게 미친놈처럼 어리게 행동하던 류현이 어느새 이렇게 듬직해졌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연애를 하고 싶은 이유가 뭐야?”

“그건... 외로워서?”


남들이 다 하니까.

자신도 해보고 싶었다.

그러면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었다.


“외로워? 예전의 형 말고. PG 길드의 이사이자 A급 각성자인 형한테 물어볼게. 외로워?”


류현의 그 질문은 순간 자신의 머리를 한 대 때리는 것 같았다.

고등학생 때 취업에 나가 류현을 만나기 전까지 평일에는 공장에 출근해 12시간을 근무한 뒤 퇴근을 하면 2D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주말이 되면 집에서 처박혀 TV를 보거나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집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대인관계는 엉망에 친구 하나 없었으며 부모님은 한심한 아들이 그나마 공장이라도 다니는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사셨다.

그렇게 얻은 것은 지독한 외로움.

그러나 밖에 나가고 싶어도 부를 친구 하나 없다는 현실이 얼마나 슬펐는가.

류현을 만나러 간 그날 또한 인터넷에서 본 헛소리에 생에 처음으로 가는 스키장을 ‘혼자’ 가지 않았던가.


“지금은...”


그러나 그것은 옛말.

류현에 손에 붙잡혀 약간 빌런 생활을 하였지만 이젠 당당히 PG 길드의 이사라는 직책으로 사회에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다.

애니메이션은 가끔 보긴 하지만 심심할 땐?

존, 제환, 지환과 수련을 하거나 같이 모여 놀기도 하는 친구가 생겼다.

여자와 말을 섞어보지 못해 말도 걸지 못했던 자신이 이젠 지혜와 레치카라는 친구가 생겼고 다른 여성들과도 스스럼없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자신은 진정 외로운가?


“나... 이제 외롭지 않구나?”

“그지? 형은 이제 집에서 궁상이나 떨던 강찬이 아니잖아.”


진지한 얼굴을 지운 류현이 평소와 같이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말 몇 마디 나누지 않았는데 마음이 이리 편해질 줄 몰랐는데, 역시 류현은 정말 착한...


“뭐, 나였으면 키 작다고 차일 리도 없었겠지만. 푸하하하.”

“......”


착한 건 빼고 좋은 애는 맞았다.


* * *


“그만 일해야지.”


그 뒤로도 약 삼십 분가량 얘기하고는 류현이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현아, 고맙다.”

“고맙긴 뭘. 일이나 해 162”

“......”


조금 전까지는 키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의 직감이 형은 좋은 여자를 만날 거라고 떠들어댄 주제에 일어남과 동시에 놀리다니.


피식.

웃음을 흘린 강찬은 문득 자신의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과 감이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뭔가 강해진 느낌?


“류현아 이거...”

“아, 너무 신경 쓰지 마. 우리가 처음에 마셨던 술이 워낙 보약이라 그래.”


이젠 마나 마스터 최상급에 오른 류현에겐 그저 아주 맛있고 독한 술에 불과했지만 아직 마나 익스퍼드 상급인 강찬에겐 웬만한 내단이나 보약보다 훨씬 좋은 약이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류현의 생각대로 엘라임의 눈물은 강찬의 신체를 강하게 만들어 주고 마나에 더욱 기민하게 만들어 주었다.


“강해진 김에 형이 혼자 할 수 있지?”


동굴 저편을 가리키며 묻는 류현.

강찬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처음 놈들을 쓸어버린 후 강한 기운을 뿜어내 오크들이 두려움에 떨어 습격하지 못하게 만들어 두었었다.

이성을 잃었다곤 하지만 그렇기에 본능이 더욱 강해져 너무 강한 기운을 뿜는 류현에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


“응, 할 수 있어.”


원래부터 이 정도 던전은 혼자 처리할 수 있었다.

거기라 이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으니 어려울 것도 없었고.


“좋아! 넌 강해졌다. 돌격해!”


* * *


몬스터를 잡으며 깊숙이 들어가 보스에게 도달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3시간.

그 시간 동안 류현은 뒤에서 강찬을 보며 조언을 해 주고 있었다.

정확히는.


-손목을 쓰란 말이야! 메이스를 어떻게 배웠길래 저따위로 사냥하는 거냐. 판로스에서 농부의 자식이 써도 저것보단 훨씬 현란하게 사용하겠다. 거기다 마나를 움직이는 건 왜 저렇게 느려? 굼벵이가 기어가도 그것보단 빠를 거다.

“손목을 쓰라니까? 쟝씨한테 곤을 어떻게 배운 거야. 쟝씨가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하겠다. 초등학생이 쟝씨한테 배워도 형보단 훨씬 현란하겠어. 그리고 마나는 왜 이렇게 느리게 운용하는 거야. 어디 굼벵이가 기어가나?”


곤과 닮은 메이스를 사용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오셀레논에게 부탁을 해 그가 조언하고 류현이 그 말을 듣고 입맛대로 의역하고 있는 것이었다.


콰앙!

‘으윽, 이 오크의 공격이 무거운 것보다 류현이 떠드는 게 더 힘들다... 원래 저렇게 말이 많았나?’


글레이브를 내리치는 오크의 공격을 양손으로 곤을 잡아 막아낸 강찬이 속으로 의아함을 느꼈다.

여태 류현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모습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기에 류현이 저렇게 가르칠 줄 상상도 못 했으니까.


“취이이이익!”


자신의 공격이 가로막히자 콧바람을 내뿜은 오크는 흥분하여 다시 한번 글레이브를 크게 휘두르려는 순간.


-지금!

“지금!”


퍼석!

류현의 외침과 동시에 강찬의 곤이 오크의 두개골을 박살 냈다.


“그렇지. 무게를 이용해 공격해야 해. 형이 곤을 사용하는 이유가 뭐야. 절삭력에선 그 어떤 검도 형의 능력을 이길 수 없으니까 검이 필요 없어서 둔기를 사용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그 무기의 특성을 잘 살려야지.”

“후우, 알겠어... 이제 그만...”


두개골이 부서져 뒤로 넘어간 오크 앞에 주저앉은 강찬은 무기를 내려놓고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확실히 운이 좋아 좋은 능력을 얻은 거지 재능은 보통.’


세상 모든 이가 천재일 수는 없는 법이었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모든 것을 벨 수 있는 공간 절단 능력은 운이 좋은 것이었고 무기술이나 몸을 움직이는 것 혹은 마나를 운용하는 재능 자체는 그저 그런 보통이었다.

그나마 쟝의 수련과 각성으로 얻은 마나 덕분에 마나 익스퍼드 상급의 경지를 이룬 것.


짝!

“어쨌든 고생했어! 밖에서 처리부서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만 나가자.”


쪼그려서 두 귀를 막고 듣기 싫다는 행동을 하는 강찬의 등을 약하게 후려친 류현은 빙긋 웃으며 왔던 길을 가리켰다.

그리고 되돌아가는 길에는 또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지나 실력이야 어쨌든 강찬은 자신의 가족 중 하나.

그냥 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고생 많았어. 뒤처리 잘하고 어차피 요새 던전이나 포탈도 별로 없으니까 좀 푹 쉬어. 한동안 혼자서 미친 듯이 일만 했다며.”


한참 동안 얘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출구로 들어오는 빛이 보이기 시작하자 류현은 강찬의 등을 떠밀며 말했다.

그에 앞으로 밀려 순간 잃었던 중심을 잡으며 뒤를 돌아보자.


“류... 현?”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다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

아마 자신의 눈으로 좇기 힘든 속도로 밖으로 나갔겠지.


피식.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가볍게 실소를 머금으며 홀로 던전 밖으로 걸어 나가는 길.

출구와 가까워질수록 밝아지는 빛에 눈이 따가운 것을 보니 아침인 듯하였다.

오른손을 들어 올려 따가운 눈을 햇빛으로부터 가리며 밖으로 나가는 순간.


촤좌좌좌좌좍!

“강찬씨! 던전은 모두 정리된 겁니까!”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에는 던전 브레이크 때 나온 오크들처럼 오크들이 있었나요?”

“여기 보고 한 번만 웃어주십시오!”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기자가 셔터 세례를 하며 질문을 쏟아부었다.

서울 외곽에 눈치채지 못한 시간이 좀 지난 던전에 브레이크가 걸려 오크들이 쏟아져 나온 것을 가장 먼저 출동해 전부 쓸어버리고 홀로 던전으로 들어갔던 강찬.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대피하여 아무도 없었지만 안전해진 지금 많은 기자와 사람들이 모여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오빠!”


인파를 뚫고 달려오는 초등학생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가 강찬에게 달려와 종이 가방 하나를 건넸다.


“고마워요! 이거 엄마가 전해주래요!”

“......”


던전에 들어가기 전 쏟아져 나온 오크로부터 구해주었던 여자아이.

그 외에도 당시 구해줬던 많은 이들이 음료수나 선물 같은 것을 건네주고 있었다.


“감사... 합니다.”

“찬아...”


그렇게 감사 인사를 건넬 때 옆에서 들려오는 익숙하고 친숙한 목소리.


“엄마? 여긴 왜 왔어.”

“우리 아들. 어디 다친 데 없지?”


강찬이 대한민국에서 상위서열에 들 정도로 강한 각성자라고 하지만 그의 어머니에겐 그저 사랑스러운 아들일 뿐.

예전에 집에서 놀고먹던 그에게 보내던 한심한 이를 쳐다보는 눈이 아닌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이었다.


“크흠. 고생 많았다 아들.”


그리고 그 옆에서 헛기침하며 어깨를 한번 쓰다듬어주는 아버지.

세계가 합쳐지기 전 워낙 많은 던전과 포탈이 생겼을 때는 너무 바빠 곧장 움직여야 했기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

류현이나 존 혹은 레치카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하여도 그 또한 자신을 살려준 이들에겐 영웅이었다.


“이사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체 처리부서 투입한다!”

“고생하셨습니다!”

“존경합니다. 이사님!”


강찬이 나오길 기다렸던 PG 길드의 다른 부서들도 저마다 한마디씩 건네며 줄줄이 던전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들 밥은 먹었어? 저 안에서 이틀이나 있었다며.”

“아니 엄마. 헤헤 아부지 제가 소고기 사드릴게요! 오늘 이 아들이 효도 한번 제대로 합니다!”


조금 전까지 그저 눈을 괴롭히는 것만 같았던 햇빛이 기분좋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류현 말대로 나는 이제 외롭지 않네...’


마음은 가벼워졌지만 그래도 언젠간 연애를 하고 말 것이다!


작가의말

아, 저는 모쏠이 아닙니라서 강찬얘기에 공감 못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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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15화. 대답하지 말고 즐겨. 19.07.09 82 2 16쪽
115 114화. 떠나는 테리. 19.07.08 86 3 16쪽
114 113화. 제이스와 스팀핸드 19.07.07 92 3 16쪽
» 112화. 강찬 19.07.06 95 4 17쪽
112 111화. 드래곤 로드 게렌하트. 19.07.05 107 4 17쪽
111 110화. 수련(5) +2 19.07.04 118 4 16쪽
110 109화. 수련(4) 19.07.03 127 3 17쪽
109 108화. 수련(3) 19.07.02 103 3 17쪽
108 107화. 수련(2) 19.07.02 101 4 16쪽
107 106화. 수련(1) 19.07.01 120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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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4화. 용의 둥지로!(1) 19.06.29 158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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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8화 19.06.22 161 4 16쪽
98 97화 19.06.21 155 5 17쪽
97 96화 19.06.20 151 4 16쪽
96 95화 19.06.19 152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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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19.06.13 20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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