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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 of The P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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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21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6.01.18 20:36
조회
715
추천
16
글자
8쪽

수중전 - 6

DUMMY

**


3회 초의 종료.


삼자범퇴가 세 번째.


스윙 삼진을 당하고 돌아오는 리더스의 9번, 김영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팀의 4번 최원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가뜩이나 공이 빠른데 그걸 앞에서 친다는 게 될 리가 없다. 내가 공을 보는 건지도 모르겠더라.”

“……그렇습니까?”

“아직 슬라이더를 안 쓰고 있는데도 이 지경이고, 포수 하나 바뀌니 가뜩이나 괴물 같았던 투수가 더 악랄해졌어, 이젠.”


지혁이 단단히 준비해 온 노심 패스트볼(무심 패스트볼).


리더스로서는 그럴 기미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그 역회전 공은 3회 말까지 총 탈삼진 5개로 그 위력을 뽐내고 있었다.


우타자에게는 바깥쪽에서 갑자기 백도어로 스트라이크존의 끝을 때리고 간다.


좌타자에게는 몸을 맞출 기세로 오다가 순식간에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파고든다.


각자 반대의 코스가 될 경우에 우타자는 손잡이에 맞거나 배트를 부러뜨리고, 좌타자는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공이 된다.


구속조차 큰 차이가 없이 움직임은 무지 심한 공.


원래부터 버겁던 그 속구가 그야말로 순식간에 진화하고 말았다.


“……그나저나 슬슬 비 내리려고 하네.”

“이대로 한바탕 내린다고 합니다.”

“재수 없으면 우천 콜드 게임이겠네. 운 좋으면 반대이겠고?”

“맡겨만 주십시오.”

“오냐.”


이제 리더스의 야수들이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향할 차례였다.




**




따악!


3회 말. 타이푼즈의 선두타자이자 좌타자였던 임성훈이 밀어친 타구가 그대로 3루수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아슬아슬했지만, 페어 판정.


그대로 휘어져서 파울 라인 바깥으로 구르는 타구를 발이 느린 좌익수 최원우가 겨우 주운 사이 타자 주자는 그대로 2루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1회 말에 삼진으로 이닝이 종료된 이후 2회 말은 삼자범퇴.


연패 중이던 상황에 맞물려 어쩌면 잠시 팀의 분위기가 침체할 수도 있었던 그 상황, 그 분위기를 순식간에 다시 끌어올리는 아주 좋은 한 방이었다.


임성훈이 2루에서 꽉 쥔 주먹을 높게 들어 올렸고, 그 행동에 관중들은 열렬한 환호로 대답했다.


[3회 말. 선두타자가 2루타를 기록합니다, 타이푼즈! 이제 타순이 한 바퀴 돌아, 타석에는 1번 이태화 선수가 들어섭니다! 무사 2루!]

[타이푼즈…… 지금 여러 상황을 보면서 신중하게 공격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기다려라’ 구나.’


덕아웃을 바라본 태화는 배트를 짧게 쥐며 타석에 들어섰다.


‘시간을 끌어야겠지만, 너무 끌다간 이대로 경기가 취소될지도 몰라. 아니, 토우진의 그 약 빤 공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대로 경기가 취소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지.’


토우진이 1회 말에 선보였던 그 너클볼은 그 이후 방금 임성훈의 타석까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상황.


‘나한테는 던질까?’


상당히 치기 좋게 날아오는 탓에 저도 모르게 방망이가 나가지만, 생각보다 맞추기 힘들다는 게 팀의 클린업인 맥킨 카이트와 브렛 히트의 말.


그러나 자신이 볼 때는 그리 어려워 보이는 공이 아니었다.


‘치기 쉽다’기 보다는, ‘고르기 어렵지 않다’는 판단이었지만.


‘안 던지면 다른 걸 두들겨서 점수를 뽑으면 되는 거고!’


타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투수의 초구를 기다렸다.


단타만 나와도 들어올 수 있는 다리를 가진 주자다, 굳이 누가 해결할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때그때 하면 된다, 그럼 지금은 내가 하면 된다, 그런 생각과 각오를 다진 채 정신을 집중했다.


그랬는데.


[아, 여기서 또…….]


‘응?’


포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의사구였다.


‘나를?’

“……이거 박호승 형님이랑 같은 대접이라니 황송해 죽겠고만~?”


자신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거르는 배터리를 할 수 없이 바라보기만 하던 태화는, 그렇게 중얼거린 뒤 1루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나가야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번 주원찬의 타석.


따악!

[이 타자의 이 공이 다시 3루로!]


들어설 때부터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던 그는 순식간에 방망이를 다시 쥔 다음 날아오는 속구를 당겨쳤다.


타구가 향하는 곳은 첫 타석 때와 똑같은 3루수 앞.


허나 처음의 번트 수비 때와는 다르게, 달려오던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놀랍도록 기민하게 움직인 그 3루수는 순식간에 3루를 밟은 뒤 1루로 공을 던졌다.


[아~! 이게 더블 플레이로 연결되고 맙니다. 타이푼즈 많이 아쉽겠는데요!]

[다음 타순이 클린업으로 이어지는 만큼 그냥 보내기 번트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1회 때 그 녀석 맞아?’


2루에 달려갔던 태화는 리더스의 3루수, 성자성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무사 1, 2루가 순식간에 2사 2루로 바뀌긴 했지만, 그것이 타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해볼 만한 작전이었고, 그걸 원찬은 멋지게 성공시켰으니까.


다만 상대 3루수의 호수비가 예상 밖이었을 뿐.


‘그나저나 계속 빨리빨리 하려다 보니까 토우진의 투구 수가 너무 넉넉해지는데.’


상대팀과 자신들의 선발투수 상황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태화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들이나 리더스나 상대 선발을 끌어내리겠다는 목적은 같다.


하지만 타이푼즈가 공격적으로 나서서 초반에 무너뜨려 점수 차를 크게 가져가겠다는 계획이었다면, 반대로 리더스는 경기를 길게 보고 후반에 승부를 걸 것으로 보였다.


‘어느 쪽이 에이스를 상대하고 있는 거야 대체? 이 사람들 오늘 날씨는 알고 온 것 맞아?’


태화가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려니, 어느새 타석에는 자신들의 3번 타자 맥킨 카이트가 들어서고 있었다.


그것을 본 태화는 일단 지금의 공격에 집중하자고 판단하며 생각을 멈추었다.


한편 첫 타석에서 너클볼 3개에 3번 다 휘둘렀으나 단 한 번도 맞추지 못한 채 삼진을 헌납했던 카이트는 꽤 화가 많이 난 모습이었다.


[첫 타석에서 삼구삼진으로 물러났던 맥킨 카이트. 오늘 2번째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앞 타석에서 너클볼에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당하고 말았는데요? 과연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나왔을지 지켜보도록 하죠.]


‘흠…….’


리더스의 포수 우형배는 타자의 자세를 보며 볼 배합을 고민했다.


자신들의 선발투수는 1회 이후 사인을 받기만 하며 불만이 없다고 말한 상황.


원하는 공이 바라는 곳으로 정확히 들어오던 터라 그것에 상당한 재미를 느끼고 있던 형배는 잠깐의 고민 후 결심을 굳혔다.


‘어차피 무엇으로 맞든 맞으면 크게 맞을 테니까. ……관건은 과연 지금 내리기 시작한 이 비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보낸 사인은 너클볼.


2루 주자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준족의 이태화였지만, 어차피 2아웃인 지금은 1회와는 다른 의미에서 주자를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었다.


앞선 임성훈, 이태화, 주원찬과 달리 배트를 여전히 길게 잡은 타자의 그 모습에 장타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앞서 포수가 이미 했던 생각처럼 애초에 맞으면 크게 때리는 타자가 지금 있는 카이트였다.


고개를 끄덕인 투수가 다시-공을 받는 우형배가 보기에도- 적응 안 되는 그 폼으로 투구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포수는 자신의 미트를 평소보다 더 크게 벌린다는 생각을 한 채로 그 술 한 잔 걸친 공을 제대로 받아내기 위하여 온 정신을 집중했다.


놓치는 순간 주자가 어디까지 달릴지 모르는 상황.


그러나 놓칠 걱정은 괜한 기우로 그쳤다.


타앙!

와아아아아아!


소름 끼치는 타격음과 함께, 자신에게 날아오던 투수의 그 공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작가의말

델리아는 80 찍었습니다.

 

이렇게 게임을 열심히 한 게 얼마만인지.

 

‘3. 너무나 먼 출발선 14편부터 제목을 ‘4. 수중전으로 변경했습니다.

 

갑자기 소제목이 바뀌어서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다시 일주일이 시작됐습니다.

 

여기는 눈이 내리더군요. 퇴근하다가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하며 살금살금 걸었습니다. 그 탓에 버스를 놓치는 줄 알았는데 버스도 안전 운행이더군요. 기사님 멋쟁이.

 

연참대전도 이제 2주째.

 

봐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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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알고트
    작성일
    16.01.18 21:17
    No. 1

    갑자기 산으로 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하늘하늘해
    작성일
    16.01.18 21:32
    No. 2

    죄송합니다... 다시 생각해서 길 바로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어느 부분이 특히 그랬는지 알 수 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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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5 16.02.21 482 13 12쪽
64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4 16.02.16 519 14 8쪽
63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3 +2 16.02.12 534 12 9쪽
62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2 +2 16.02.11 459 13 8쪽
61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1 +8 16.02.05 613 15 6쪽
60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0 +2 16.02.04 558 11 8쪽
59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9 +8 16.02.03 690 12 9쪽
58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8 +6 16.02.02 619 11 7쪽
57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7 +3 16.02.01 779 12 8쪽
56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6 +2 16.01.30 615 12 9쪽
55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5 16.01.29 534 14 7쪽
54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4 +2 16.01.28 581 10 9쪽
53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3 +2 16.01.27 639 12 8쪽
52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2 16.01.26 502 10 9쪽
51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 16.01.25 812 17 9쪽
50 수중전 - 11 +2 16.01.23 671 14 8쪽
49 수중전 - 10 +2 16.01.22 635 18 9쪽
48 수중전 - 9 +4 16.01.21 560 15 9쪽
47 수중전 - 8 +2 16.01.20 750 12 10쪽
46 수중전 - 7 +2 16.01.19 654 16 10쪽
» 수중전 - 6 +2 16.01.18 716 16 8쪽
44 수중전 - 5 16.01.16 555 17 11쪽
43 수중전 - 4 +2 16.01.15 633 21 9쪽
42 수중전 - 3 +2 16.01.14 692 15 9쪽
41 수중전 - 2 +2 16.01.13 658 17 10쪽
40 수중전 - 1 16.01.12 522 19 14쪽
39 너무나 먼 출발선 - 13 +2 16.01.11 840 1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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