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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 of The Pi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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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해
작품등록일 :
2015.12.05 20:19
최근연재일 :
2016.03.05 18:56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58,715
추천수 :
1,345
글자수 :
284,914

작성
16.01.15 20:30
조회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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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9쪽

수중전 - 4

DUMMY

**


만원 관중들의 고막이 터질 듯한 함성과 날씨까지 섞여버려 더욱 뜨겁게 느껴지는 열기.


그러나 그 열기는 자신들에게는 독이 될 뿐.


‘아니, 사실 동기부여일지도.’


완전한 원정 무대의 마운드에 오르며 리더스의 1선발 용병 나이고쿠 토우진은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들뜬 관중들의 연패를 잊은 표정, 곧 나올 선두 타자들에 대한 기대.


그리고 어디엔가 전화하거나, 자신들끼리 열띤 토론을 하거나, 혹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확인하는 각 리그 각 팀의 스카우터들이 있었다.


‘참나! 퇴물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는 언제고.’


한 번 자신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었던 그 리그의 그들이 이제 와서 자신을 다시 찾아오다니 웃기는 일이다.


‘아니, 사실 지금도 내가 퇴물이라는 생각은 변함없겠지.’


위와 같은 열띤 반응의 스카우터들이 있다면, 그저 심드렁해 하거나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


아마 토우진을 보러 온 팀은 저 사람들일 것이다.


그 외 나머지 사람들은 아마 다른 선수들을 보러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원우나 오장훈, 뭐 그런 선수들 있지 않은가?


그런 목적을 갖고 온 이곳에서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구경거리를 건졌다…… 뭐 그런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저 정도 수준은 그 나라에도 널리고 널렸다. ……뭐, 젊고 시간도 많으니 몇 년 정도 더 담금질하다 보면 충분히 통할 만한 재목이 될지도 모르지.’


토우진은 상대 팀 선발 투수에 대한 약간의 칭찬을 그렇게 끝마치며 타이푼즈의 첫 타자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한국, 미국, 일본. 이 세 나라의 프로야구리그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 투수입니다. 오늘 리더스의 선발 투수는 나이고쿠 토우진. 우완투수로, 이번 시즌 15경기 12승 2패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리더스가 영입할 때만 해도 물음표가 따라 다녔는데, 결국 이우진 수석 코치의 안목이 옳은 셈이 되었죠.]

[그러고 보면 이우진 수석 코치에게 조금 좋은 소문이 돌고 있죠?]

[차기 감독에 대한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어요. 현 감독부터가 점점 이우진 코치에게 위임하는 게 많아지고 있죠.]

[그렇습니다. 이제 타이푼즈의 선두타자가 들어서겠습니다. 1번 타자는 중견수 이태화. 싸이클링 히트 이후 감이 떨어진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오늘은 어떨지!]


타앙!


초구부터 기다리지 않고 휘두른 타구가 그대로 그라운드의 외야 우측으로 향했다.


그 타구를 리더스의 우익수 박두희가 단 한 걸음도 떼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받아내며 1회 말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아웃 카운트가 하나 생겨났다.


[바깥쪽의 초구를 과감하게 당겨 보았으나, 이게 우익수 정면이 됩니다. 1아웃.]


‘역시 구위는 형편없다. 이런 공으로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됐다니 믿기 어렵고만. ……물론 나도 아웃이지만.’


태화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대기 타석의 타자를 비롯한 후속 타자들과 덕아웃을 향해 어떤 수신호를 보냈다.


[이어지는 2번 타자는 유격수 주원찬. 선구안이 굉장히 훌륭한 선수입니다.]


우타석에 들어선 원찬은 잠시 벤치를 다시 바라보았다.


‘초구 공략이라…….’


토우진은 확실히 실력이 좋은 투수임은 확실하지만, 구위가 좋지 않은 편.


그 특유의 제구력으로 카운트가 몰리기 전에 먼저 카운트를 잡으러 오는 공들을 노려 치자는 계획이었다.


‘3루수에 있는 애가 생각보다 수비가 별로였지?’


현재 리그의 추세는 적당한 수비에 강한 공격력.


뛰어난 타격 재능을 앞세워 그것과 대조되는 수비력을 철저하게 가리고 있는 성자성은 그런 요즘의 경향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3루수였다.


수비를 중시하는 리더스이기에 이 사실을 주지하지 못하는 자도 많았으나 성자성의 수비는 여러 가지로 아쉬운 편이다.


‘삼진도 당했었으니 한 번 흔들어 볼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원찬의 시야에 투수가 포수와의 사인 교환을 마치는 것이 보였다.


‘내야는 정위치. 정석은 아니겠지만……!’


이윽고 던져진 정말 너무나 느린 초저속 슬로우 커브.


단단히 초구 타격을 노리고 있는 타자였다면 허를 찔린 채 타이밍을 빼앗겼을 공.


태화의 단 첫 타석만 보고 벌써 대비에 들어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타격에 대한 생각이 없던 원찬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건 잘 굴러가지도 않겠는데, 그럼 조금 세게?’


여전히 움직임이 전혀 없던 내야를 확인하고 원찬은 순식간에 번트 자세를 취했다.


‘한 번 달려보자!’


떼구르르……


[타자 번트 시도! ……아, 이게 3루수를 향해!]

[노린 것 같습니다!]


자신을 향해 굴러오는 그 예상도 못 했던 타구에 3루수 성자성은 황급히 그것을 향해 맞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려니, 그렇게 잘 구르던 그 공은 갑자기 돌연 멈추어 섰다.


주원찬의 주력을 생각하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나 그는 기어코 그 공을 잡아 1루로 쏘았다.


‘으아~! 대비도 안 하고 있었단 걸 걸리면 난 죽는다!’


그렇게 힘차게 쏜 것처럼 보였던 그 송구는 어설프게 포물선을 그리며 베이스 커버에 들어온 2루수의 키를 넘기고 말았다.


[3루수가 이 공을 잡아서 1루로! ……아, 공이 빠졌습니다!]


그 모습에 타이푼즈의 팬들은 한 베이스 더 갈 기회라며 환호를 지르려 했다.


그러나 그 악송구를 재빨리 1루 백업을 들어갔던 포수가 높게 뛰어오르며 잡아내어, 환호는 없던 일이 되었다.


[이것을 포수가 막아냈습니다!]

[나이스 백업입니다! 그런데 성자성 선수…… 굳이 할 필요가 없었던 무리한 행동을 하고 말았어요. 수비할 때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딘가 불편한 표정을 하며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포수를 향해 투수가 엄지를 치켜세웠고, 3루수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그런 자성을 바라보는 리더스 수비 코치의 표정은 영 좋지 않았다.


[방금 타구가 내야 안타로 기록됩니다.]


주원찬의 출루가 성공한 상태에서, 다음 타자가 들어서는 그 모습에 경기장은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타석에는 3번 맥킨 카이트 선수가 들어섭니다!]


타석에 들어서는 카이트를 향해 기대에 찬 응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그의 강력한 한 방을 바라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와 구장이 들썩였다.


[어제 비록 역전에는 실패했습니다만, 경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 타자의 따라가는 2점 홈런이 있었던 덕분이었습니다.]

[그 홈런이 바로 본인의 20호 홈런이었죠.]


‘오랜만이고만.’


당당한 체구의 그 하얀 서양인을 마주한 마운드의 토우진은 굳은 얼굴이었다.


자신이 직접 볼 배합을 포수에게 보내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녀석하고 만난 건 딱 한 번이지만.’


당시 자신은 이제 미래가 불투명해진 아시아의 늙은 투수.


카이트는 아직 꿈을 놓지 않은 채, 그러면서도 그것의 현실성에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던 늙은 유망주였다.


‘만년 마이너리거한테까지 하나 얻어맞고 나니, 어느 정도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그 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런 집념을 갖고 마이너리그에서 끈질기게 버텨보려 했으나 결국 가족한테 몹쓸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토우진은 그 생활을 그만두었다.


‘이걸 결국 써보지 못하고 끝내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하긴 결국 끝까지 확신을 갖지 못했던 건 나였으니까.’


포수의 사인 재확인에 고개를 끄덕이고 토우진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갔다.


우완이기에 1루를 등지고 서서 1루 주자가 보이질 않았지만, 어차피 이것을 선택한 순간 주자는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공을 던지기 전 숨을 고르며 서 있을 때, 우연히 덕아웃 밖에서 자신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타이푼즈의 선발투수 이지혁과 잠시 눈이 마주쳤다.


잘 봐두라며, 토우진은 생각했다.


‘자, 신인. 숨겨둔 비밀병기는 너에게만 있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마.’


[이 대결 재밌겠는데요? 전 메이저리거들끼리의 맞대결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록에는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경기를 가진 적은 없습니다. 이게 설마 첫 대면일까요?]


이윽고 토우진이 마운드에서 발을 살짝 떼었다.


‘제발 춤춰라!’


그는 이제 초구를 힘차게…… 아니 어설프게 밀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 평소와 달라도 매우 다른 그 엉거주춤한 투구폼에 지금 무엇이 펼쳐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던 관중들과 스카우터와 타이푼즈, 그리고 중계진 모두가 당황했다.


그리고 이어져서 두둥실 떠내려가기 시작한 공.


집중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리고 있던 카이트는 공의 탄착점을 파악하고 곧바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여기다’ 하고 생각했던 그 공은 어디서 술 한 잔을 걸치고 온 듯 갑자기 그 위치를 교묘하게 바꾸어 방망이를 슬쩍 피하더니, 그대로 포수의 미트로 살포시 들어갔다.


“……!”


말도 안 되는 그 움직임에 타자의 눈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작가의말

초반과 지금의 조회 수가 확 다른 것을 보면 초기가 정말 재미없다는 소리겠죠.


기술적인 문제인지 단순히 노잼인 것인지.


원래라면 오늘로 이번 주를 끝내고 다음 주에 뵙겠다고 해야 하겠지만, 연참 대전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내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내일도 글을 올려서 연참대전이 계속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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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4 16.02.16 519 14 8쪽
63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3 +2 16.02.12 533 12 9쪽
62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2 +2 16.02.11 459 13 8쪽
61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1 +8 16.02.05 613 15 6쪽
60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0 +2 16.02.04 558 11 8쪽
59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9 +8 16.02.03 690 12 9쪽
58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8 +6 16.02.02 619 11 7쪽
57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7 +3 16.02.01 778 12 8쪽
56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6 +2 16.01.30 615 12 9쪽
55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5 16.01.29 534 14 7쪽
54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4 +2 16.01.28 581 10 9쪽
53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3 +2 16.01.27 639 12 8쪽
52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2 16.01.26 502 10 9쪽
51 피할 수 없는 그 자리 - 1 16.01.25 812 17 9쪽
50 수중전 - 11 +2 16.01.23 671 14 8쪽
49 수중전 - 10 +2 16.01.22 635 18 9쪽
48 수중전 - 9 +4 16.01.21 560 15 9쪽
47 수중전 - 8 +2 16.01.20 750 12 10쪽
46 수중전 - 7 +2 16.01.19 653 16 10쪽
45 수중전 - 6 +2 16.01.18 715 16 8쪽
44 수중전 - 5 16.01.16 555 17 11쪽
» 수중전 - 4 +2 16.01.15 633 21 9쪽
42 수중전 - 3 +2 16.01.14 692 15 9쪽
41 수중전 - 2 +2 16.01.13 658 17 10쪽
40 수중전 - 1 16.01.12 522 19 14쪽
39 너무나 먼 출발선 - 13 +2 16.01.11 840 1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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