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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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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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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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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조용태는 악역 전문 배우였다.

장르도 다양했다.

스릴러. 액션. 사극. 로맨스. 재난. 범죄. 성인. 반전 영화에 한국뿐만 아니라 홍콩 느와르물을 비롯해서 헐리웃에 진출하기도 한 대형 배우.

전 세계의 영화에서 악역으로는 안 해본 게 없었으며 오직 악역 연기만으로 신인상부터 남우주연상. 대상까지 안 타본 상이 없었다.

조폭.

부패 형사.

돈밖에 모르는 강남 성형외과의.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닌 연쇄 살인마.

다른 여자를 탐하는 대물 불륜남.

선동과 거짓이 특기인 젊은 언론사 사장.

갑질하는 재벌 2세.

사극의 폭군.

일제 순사에 북한 간첩까지.

한국에서 대충 꼽아봐도 이 정도. 게다가 외국으로 나가면 또 많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자.

미국 북부를 공포에 떨게 한 동양에서 온 사이비 종교의 교주.

판타지 영화의 사악한 마법사.

중국 무협 영화의 사이한 마공을 익힌 무림인까지.

나이가 35세였다. 아직 젊은 한참의 나이다. 경력은 화려했다. 물론 화려한 경력만큼, 또 다른 의미의 경력 역시 화려하다.

예를 들자면 벌써 3번의 이혼 경력. 후배 배우에게 손을 댔다는 추문. 음주운전 루머. 탈세. 마약 소지 등등, 많은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연기자 다섯을 말하라고 하면 항상 들어갈 정도로 놀라운 연기력을 지녔다.

스크린 너머로 보는 이들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런 그가 은퇴 발표를 했다.

놀라운 일이었다.

나이가 이제 겨우 35세였다. 은퇴할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연기력은 지금 와서 더 폭발적으로 피어나고 있다.

그래서일까. 조용태는 그럼 마지막으로 딱, 한 작품만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작품. 대한민국 악역 연기자의 계보에 한 획을 그은 배우의 마지막 작품이 무엇일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순간이었다.



***



넓은 거실. 거실만큼 넓은 소파. 그 앞에는 원목으로 된 고풍스러운 탁자가 있으며 바로 옆의 탁 트인 공간에는 넓은 수납장이.

그 안에는 짧지만 찬란했던 인생을 대변해 주는 듯한 반짝거리게 닦인 트로피가 위아래로 진열되어있다.

조용태는 넓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위스키를 온 더 락 잔에 따라 홀짝이며 소설을 바라보았다.

“이딴걸 본다고?”

마지막 작품. 그리고 최고의 악역을 모셔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모든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인공이다. 시청자들의 눈을 휘어잡아 감정을 이입하게 만들어주는 주인공.

그 주인공을 만들어주는 것은 당연히 좋은 작가의 좋은 스토리.

스크린을 뚫고 안방에 모인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는 배우의 연기.

그것들을 뒷받침해줄 연출과 조연들이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것. 아니,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악역이다.

감히 말하건대 매력적인 주인공보다는 존재감 있는 악역이 그 작품을 살린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저 악역은 결국 패배한다. 어떤 형태로든 지게 되어 있다.

주인공은 행복해지며 악역은 실패한다.

권선징악. 장르를 불문하고 절대 변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슴을 졸이는 것이다.

악역이 더더욱 소름 끼치고 더 무서우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 목줄을 쥐고 있는 듯한 서늘함을 느낀다면, 후에 등장할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보는 순간 그 모든 감정들이 해일처럼 한순간 들이닥쳐 방안의 시청자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고 괴롭히는 악역을 보며, 분명 결말은 주인공이 행복해지는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리고 조용태는 이때까지 도착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대본들을 한쪽에 쌓아두고, 오늘 아침 매니저가 가져다준 소설을 하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소설 원작의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 그 영화의 소설을 준 것이다.

소설의 제목은 이거다.


[이세계로 환생한 나는 파멸을 막기 위해 이쁜 여자아이들과 하렘을 차렸습니다]


“우욱, 씹.”

이게 제목이다. 소설책인건 맞는데 제목이 표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둥글한 글씨로 형형색색으로 쓰여져 있으며, 이게 소설인지 만화인지 분간 못할 표지를 하고 있다.

잠깐 술이 과했던 건지 뭔가 쓴물이 올라오는 걸 참아냈다. 그리고 다시 소설을 들여다본다.

“이게 라이트 노벨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오늘 아침. 매니저가 갖다 준 소설.

“요즘 이게 그렇게 인기가 많답니다. 젊은 애들꺼라 형님 보시기에 좀 불편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한번 고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도 아직 젊어 이 새끼야."

매니저를 한번 쏘아붙이고 받아온 소설.

소설 원작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드는 경우는 많다.

그 유명한 쇼생크 탈출도 소설이 원작이며, 해리포터나 설국 열차 같은 것들도 소설이 원작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소설. 즉, 문학이다. 재미 위주로 쓴 소설이고 판타지 장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문학이다.

작품성이 있으며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심지어 상업적으로 성공했으니 그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건 뭔가.

“이세계로 환생한 나는 파멸, 뭐 씨발 뭐? 뭘 차려? 하렘? 어이구 지랄한다."

눈을 가늘게 떠서 바라본다.

이런 건 안 어울린다.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그렇지 세상에 할 게 없어 이런 걸?

현실에 순응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인터넷 게임으로 도피하는 그런 한심한 수준과 다를 바가 없다. 이거 읽을 시간이면 강남 클럽 가서 여자를 최소 열둘은 후렸을 시간이다.

그러나 조용태는 프로였다.

이렇게 온 대본과 원작 소설은 반드시 읽어본다.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꼭 한번은 읽었다.

이 라면 받침. 혹은 불쏘시개로 어울릴 두툼한 책을, 그것도 무려 10권이나 있음에도 읽어 보는 것이다.

젊은 나이에 성공해 오만 방자함이 하늘을 찌르지만 그래도 프로는 프로라는 것이다.

책을 펼침과 동시에 벌써부터 눈에서 신물이 올라오는 듯하지만 그래도 읽어본다.

괴롭지만 참아가며, 어쩌면 술의 힘을 빌려서.

원작 소설. 1권에서 10권까지 이어지는 그 엄청난 분량을 앉은 자리에서 전부 보는 무서운 집중력.

시작부터 완결까지 속독으로. 하지만 나름 진지하게 본 것이다.

마지막 결말. 에필로그까지.

그리고 마지막. 조용태는 10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욕을 내뱉었다.

“이런 시발?”

소설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가벼웠으며 생각 없이 읽기 좋은 것들이다.

인생의 철학이나 생각할 거리를 주지 않는 완벽한 오락. 킬링타임의 절정.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지구에서는 백수에 노력도 안하고 살았지만, 신에게 선택돼서 무슨 애들 하는 게임 능력을 얻고 이것 저것 섞인 세계로 건너가 갑자기 개과천선해 열심히 한다는 내용.

그리고 거기에 반해서 모여드는 여자들.

주인공이 혼자 너무 잘난 나머지 일부다처제가 허용된다. 그래서 여럿 만나도 아무 상관도 없고 그 여자들도 주인공을 독점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여자들 만나서 세계 멸망시키려는 마왕, 뭐 그런 걸 잡으러 가는 내용.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은 강했으며 찬양받는다. 여자들도 많다.

무슨 레벨업도 해서 사람이 인생으로 쌓는 기술이나 경력을 마치 기계처럼 수치화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 방식들이 편협하다. 입으로 토하는 게 아니라 보는 눈으로 울궈 낼 정도로 역겨웠다.

아니, 여기까지는 넓은 도량으로 참는다. 끔찍하긴 하지만 뭐 문화 차이. 세대 차이라고 하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문제는 마지막 엔딩이다.

배드 엔딩.

결말 확인과 동시에 밀려오는 허무함과 나는 뭘 위해 여기서 이러고 있었나 하는 자괴감.

배드 엔딩이다. 주인공은 죽었다. 그 주인공을 따르던 여자들도 죽었다. 몇 명은 살아 각자의 방법으로 주인공을 추모해주기는 하니, 뭐 아주 개판은 아니지만, 마무리를 딱 보고나니 남는 건 소설 속의 세계 멸망뿐.

주인공 사망. 따르던 여자들 대부분 사망. 조금 살아남아 멸망해가는 세계를 보며 돌아와 주세요 용사님··· 하는 게 이 망할 소설의 마지막이었다.

“아니, 뭔. 이게 무슨··· 내가 헛걸 봤나?”

소설의 기본 따위도 없었다.

기승전결? 그런 좋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여자를 끌고 다니며 신에게 받은 능력으로 무슨 레벨업인지 뭔지 하는 지랄에 더불어 자기가 가진 지구의 짧은 지식으로 아는 체를 한다.

여자를 트럭째 끌고 다니는 주인공답게 마르지 않는 정력은 확실히 보는 이에게 부러움을 살 만하지만 배드 엔딩이다.

배드 엔딩.

죽었다.

뒤져버렸다.

최후가 장렬하기는 했지만 죽었다.

왜 죽었냐면, 자기를 따르는 여자들을 지키려다가 죽은 것이다. 그것도 20대의 젊은 나이에.

“하, 나 참내, 어이가 없어서. 죽어? 허허.”

그냥 무난하게 마왕 이기고 다들 잘 살았다 하면 되겠는데 그게 아니다.

작가가 나름 반전이라고 해 놓은 듯하고, 살아남은 그 여자들이 임신했으며 그게 용사의 핏줄이라는 복선이 있긴 하지만, 이러니 오히려 뒷맛이 더 씁쓸하지 않은가.

문제는 이세계로 환생 염병할 뭐시기. 이 소설이 그렇게 인기가 좋다고 영화를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쓰레기 같은데."

젊은 나이에 성공한 비결은 비단 연기력뿐만이 아니다.

작품을 고르는 눈. 그것 역시 중요하다. 일류 배우 가져다 두고 1000만은 커녕 100만도 못 찍은 영화가 수두룩하다.

조용태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건 성공한 소설이다. 세월이 흘러 회자 될 명작은 때려죽여도 아니지만,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었다.

오락거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매니저가 가져왔을 것이고.

조용태는 성공한. 즉, 돈을 벌거나 번 작품이 성공한 거라 생각했다. 빡빡한 현대에서는 돈이 최고니까.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이 염병할 것은 대체 뭔가. 급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지 않는가.

그중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건 이걸 가져다준 매니저지만.

“어이구 시벌, 퉤퉤.”

짜증을 내며 책을 밀어 버렸다. 그냥 한켠에 치워둔 게 아니라 밀어서 바닥에 떨어뜨려 버린다.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위스키를 연거푸 따라 들이켰다.

그리고 잠시 후. 거실 소파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침실로 향했고 넓은 침대에서 그대로 엎어지더니 이내 잠들어 버렸다.



***



눈을 떠보니 새하얀 공간이다.

“음, 음?”

그리고 눈앞에, 마찬가지로 새하얀 나풀거리는 옷을 입은 여성이 있다.

금발의 머리. 백옥같은 피부. 하얀색 얇은 천을 대충 둘러 입은 옷은 정말 중요한 부위만을 간신히 가려놓고 안쪽이 보일 듯 말 듯한 묘한 두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천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고귀하고 깨끗하고 순결한 분위기.

마치 방금 태어난 아이 같은 순수함 마저 느껴진다.

그리고 그 여성이 말했다.

“저는 엘린입니다.”

“뭐? 뭐라고?”

그러자 엘린이 다시 말했다.

“저는 신입니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여자가 정신 나간 복장을 하고 밑도 끝도 없이 신이라고 하면 누구나 이렇게 말할 것이다.

미친년이냐고.

“미친년인가?”

뇌에서 입으로 연결되는 필터가 없었다. 이런 말을 한다고 누군가에게 혼날 일도 없을 테니까.

조용태는 그렇게 말했고 엘린의 얼굴에 당혹감이 피어오른다.

그때, 조용태의 머릿속에 뭔가 떠올랐다.

소설. 자기 전에 봤던 소설의 첫 도입부.

실패한 주인공이 어쩌고 신을 만나서 능력 얻고 저쩌고.

그 신의 이름이 엘린이다. 주인공에게 뭔가, 능력을 주고 마왕 잡으라고 하는 신.

“아, 아아~.”

손뼉을 친다. 이제 이해를 한 것이다.

그 동작에 엘린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상대가 이해해준다면 뒷일이 쉬울 테니까.

그러나 아니었다.

“아니, 세상에 아무리 좆같아도 그렇지. 이게 꿈에서 나오네?”

“예?”

갑자기 튀어나온 욕설에 엘린이 당황한 듯 되물었다.

그리고 조용태는 그 엘린이라는 여신의 위아래. 발 끝부터 위로 슥 올라와서 훤히 드러난 종아리와 허벅지를 쳐다보았다.

그 다음 남자라면 시선이 안 갈 수가 없는 허벅지 사이의 굴곡에서 5초 가량 머물러주고 아랫배를 거쳐 조금 더 위의 배꼽.

거기서 더 위, 가슴 언저리에서 한쪽당 4초씩 도합 8초 머물러준 뒤 목선을 따라 시선을 더 올려 그제야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노골적인 시선. 당장 잡혀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시선 강간이라는 정신 나간 소리가 아주 없는 말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할 정도의 눈빛.

전에는 20대 신인 여배우를 이렇게 쳐다봤다가 곤욕을 치렀지만 인맥으로 무마해 버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품평.

“입은거 봐라. 이야~.”

여기서 조용태는 이게 꿈이라 인식했다.

그리고 담담히 진실을 말하자면, 이건 꿈도 아닌 현실이었다.

‘현실’이다.

조용태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건 ‘현실’이었다. 저택의 침실이 아니었고 여기 있는 것도 진짜 몸뚱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도수 높은 알콜이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있는 술에 취한 몸뚱이.

술에 취해 있었다. 과음한 것이다. 그것도 얼큰하게.

다시 눈이 움직인다.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목선. 양 가슴에서 10초. 아래를 따라 내려가고 허벅지 사이에서 계속 머문다.

그야말로 정신 나간 시선에 엘린은 자기도 모르게 하얀 옷을 잡아 여몄다. 잡아 여밀 정도로 면적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그러다가 뭔가 깨달은 건지 조금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아, 아무튼, 당신은 제가 만든 세계로 가게 될 겁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전혀 다르다.

“야. 일로와봐.”

“···?”

“오라고. 안 와?”

마치 한 대 쥐어박을 것처럼 오른손을 들어 흔든다. 그러자 엘린은 울상이 되어 다가왔다.

적어도 조용태는 이 시점에서 반박의 여지가 없는 인간쓰레기였다.

꿈이라서 막 나가는 게 아니다. 이게 습관이었다. 버릇이다. 뭐든 가질 수 있는 성공한 젊은 배우. 사회의 상류층.

그 성공한 사회의 젊은 상류층의 입에서 천박함의 극치가 튀어나왔다.

“벗어.”

“···??”

“빨아.”

“······???”

“그따위로 입고 뭘 순진한 척을 해. 빨라고.”

그리고는 허리 버클을 풀어낸다.

“이년이 내가 누군지 모르나 본데, 어? 나 조용태야. 너 같은 년은 그냥 알아서 착, 말 한마디면 트럭으로 온다니까? 나 누군지 모르냐?”

술을 먹었음을 감안해도 보통 쓰레기가 아니었다.

이쯤해서 엘린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표정이 되어 있었다.

우는 것 같았고 지쳐 보였으며 회한이 깃들어 있다.

표현하자면 사나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인생의 풍파를 겪어온 역전의 노잡이가 10년 만에 집으로 왔더니 마누라가 딴 놈이랑 침대 위에서 뒹구는 상황.

거기서 오는 절망감과 허탈함의 사이. 바로 그 표정.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날 수도 없다.

어쨌든 해야 한다.

하지만 화가 난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엘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살짝 가시 돋친, 그리고 분해 죽겠다는 듯한 목소리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는 당신의 인생. 그걸 능력으로 드리겠습니다.”

“뭐래.”

그러나 조용태는 그런 말은 듣고 있지도 않았다. 대신 게슴츠레한 눈으로 손을 뻗어,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버릇이었다. 아주 안 좋은.

동시에 찢어지는 비명이 터졌다.

“꺅!!!!!”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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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또 시작 3 +4 20.11.27 2,336 86 12쪽
111 또 시작 2 +33 20.11.26 2,722 107 18쪽
110 또 시작 1 +16 20.11.24 2,671 111 19쪽
109 패배자의 전쟁 6 +21 20.11.21 2,606 105 21쪽
108 패배자의 전쟁 5 +25 20.11.19 2,461 103 12쪽
107 패배자의 전쟁 4 +13 20.11.15 2,896 100 12쪽
106 패배자의 전쟁 3 +25 20.11.13 2,680 116 13쪽
105 패배자의 전쟁 2 +14 20.11.12 2,640 97 14쪽
104 패배자의 전쟁 1 +15 20.11.08 2,998 123 11쪽
103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6 +9 20.11.07 2,804 112 15쪽
102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5 +15 20.11.05 2,987 121 17쪽
101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4 +5 20.11.04 3,049 120 11쪽
100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3 +19 20.11.02 3,167 134 12쪽
99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2 +11 20.11.01 3,452 131 12쪽
98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1 +12 20.10.30 3,805 138 15쪽
97 너. 마왕 하고 싶지? 5 +31 20.10.28 4,113 159 17쪽
96 너. 마왕 하고 싶지? 4 +6 20.10.27 3,989 134 14쪽
95 너. 마왕 하고 싶지? 3 +12 20.10.26 4,106 156 15쪽
94 너. 마왕 하고 싶지? 2 +9 20.10.24 4,613 158 16쪽
93 너. 마왕 하고 싶지? 1 +15 20.10.23 4,626 182 12쪽
92 뜻밖의 침략자 9 +28 20.10.21 5,173 230 18쪽
91 뜻밖의 침략자 8 +6 20.10.20 4,989 175 13쪽
90 뜻밖의 침략자 7 +23 20.10.18 5,499 192 12쪽
89 뜻밖의 침략자 6 +23 20.10.16 5,488 238 12쪽
88 뜻밖의 침략자 5 +33 20.10.15 5,679 2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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