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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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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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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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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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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3

DUMMY

바일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되는게 없군.”

처음 검은 대지를 발아래 꿇릴때만 하더라도 모든게 순조로웠다.

원래 검은 대지를 나눠 가졌던 네명의 마족중 셋을 굴복시켰고 그중 가장 강했던 테티스를 서쪽 늪지대로 밀어냈다.

몰렉은 완전히 굴복했다. 다른 이의 기억과 모습을 훔칠 수 있는 몰렉이 아래로 온 것은 큰 성과였다.

하딘과 베린은 도망쳤지만 결국은 아래로 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테티스 역시 어떻게든 끌어들이기 위해 그 여동생인 라티스에게도 말을 해둔 상태였다.

그리고 전부 실패.

몰렉은 죽었다. 라인하텐의 차기 황제로써 들어가, 인간 하나를 죽이고 거기서부터 아무 의심없이 살아왔건만 죽어버렸다.

베린 역시 소식이 끊겼고 라티스 역시 사라졌다.

하지만 아주 안좋은 일만 있는건 아니다.

일단 하딘은 아래로 들어와 수인들을 모아주고 있었고 최근에는 어떤 마족이 테티스를 잡아왔다.

물론 하딘도, 그 마족도 믿을만한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당장은 도움이 된다면 그 잠깐이라도 써먹어야 한다.

그래서 바일은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불렀던 마족들이 도착했다.

“바일님.”

마족의 알림에 바일은 가볍게 헛기침을 한 뒤에 말했다.

“들어와라.”

그러자 문이 열리며, 그 마족 두명이 들어왔다.

하딘. 그리고 레이튼.

“앉게.”

바일은 앉을 것을 권했다. 그리고 두 마족이 앉자, 그리 대단치 않은 술이 내어진다.

그것도 바일의 손으로 직접.

그리고 바일은 그 술을 한잔씩 따라준 뒤 말했다.

“내가 자네들을 부른건,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야.”

그리고 하딘 대신, 내가 말을 받아주었다.

“일이군요.”

“그래, 일.”

바일은 목을 축이듯 술을 한잔 마셨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먼저 하딘. 자네는 인간들을 공격해.”

“이제 시작입니까?”

“그래, 수인들이 최근 큰 피해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군대는 수인만 있는건 아니니까. 게다가 인간들의 요새도 더 놔둬서는 안될것 같고.”

“하지만 그걸 치려면 지원이 필요합니다.”

“순환의 고리 흑마법사들을 내주지. 언데드 와이번 다수에 수인들의 몬스터 군대면 포효의 벽을 넘어 리텐까지 수월하게 공격할수 있을테니.”

“순환의 고리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자네.”

“예.”

올게 왔다.

“자네는 뱀파이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좀 봐줫으면 하는데.”

“뱀파이어군요.”

“거기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를 좀 해줬으면 좋겠군.”

“언제부터 합니까?”

“지금 바로. 테티스를 잡아왔던 것처럼 성공했으면 좋겠군.”

바일은 그렇게 말했다.

왜 불렀나 했더니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었다.

“그럼, 얼른 처리하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바일은 붙잡지 않았다.

하딘 역시 일어났다.

방금 왔지만 앉아있던 시간은 지극히 짧았다.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몇배는 더 길었다.

그러나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하딘과 함께 바일을 만나고 나온다. 그리고 검은 성채를 나와 잠깐 대로를 걷고 눈과 귀가 없는 곳에 도착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일을 빨리 처리해야겠는데.”

내 말에 하딘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일이 들켰나 생각하나?”

“그럼 저게 순수한 의도라 생각하는건가?”

“우리가 배신한걸 알면 곧바로 공격했을거다.”

하딘의 말이 일리가 있다. 배신자인걸 알면 바로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놈은 우리가 배신한걸 알아챘어. 아직 확신이 없겠지.”

“확신이 없다?”

“너보고 인간들을 공격하라고 하는걸 보니 확실하군. 게다가 지원해 준다는 것도 순환의 고리의 흑마법사들에 언데드니까.”

“그게 어떻다는 거지?”

“그놈들은 가서 싸우다 죽어도 뒤에서 다시 만들면 그만이지. 언데드는 원래 그러려고 쓰는 거니까. 그런 소모성 군대를 줄테니 리텐까지 밀라고 하는걸 보니, 바일은 아무래도 네가 거기서 죽기를 바라는거 같은데. 아니면 널 보내놓고 뒤를 막아버릴수도.”

“음···.”

“게다가 나한테는 뱀파이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보라고 하는군. 이미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알고 있을텐데도.”

내 말에 하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기서 하딘에게 말했다.

“아예 인간들에게 투항해버리는건 어때.”

“뭐?”

내 말에 하딘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인상을 썼다.

하지만 나는 별거 아닌 것처럼 말했다.

“인간들은 이미 테티스님의 명령을 따르고 있어. 그리고 우리 목적은 바일을 죽이는 거지.”

“그래서 인간들에게 투항하라는 건가?”

“투항하는 척, 하는거지.”

“척? 척이라고?”

“물론 저기 있는 인간들은 널 곧바로 받아주지 않겠지. 하지만 네가 순환의 고리 흑마법사들을 죄다 넘겨버리고 그걸 빌미로 투항할 수는 있겠지. 솔직히 이 땅에, 그 흑마법사들이 무슨 소용이겠나.”

“내가 투항을 한다? 그래서 얻는게 뭐지?”

“적어도 바일이 얼마나 무능하고 형편없는 놈인지는 알릴수 있지. 세상에 왕이 부하한테 공격 명령을 내렸는데 그 부하가 투항을 해버리면, 그런 망신이 또 어디 있겠나.”

“그건··· 그렇군.”

“게다가 이것으로 테티스님에게 네 충성심을 한번 더 알릴수 있지. 너도 알텐데? 테티스님은 위에 군림하시지만, 아래쪽에 아무런 간섭도 안 하는거. 사실상 네가 왕처럼 군림하는거야.”

“음···.”

“물론 나는 여기 관심 없어. 나야 라티스하고 저기 어디서 그냥 조용히 살 생각이니까.”

하딘은 내 말을 그리 믿어주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건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게다가 네가 그렇게 하면 다크 엘프들 역시 마음을 굳히겠지.”

“그렇군. 하지만 인간놈들이 날 공격할 가능성은 없나?”

“없어. 아니 있다고 해도 너 정도면 인간들쯤이야.”

“···.”

“그래서 어떻게 할거지? 이건 내가 즉석에서 생각한거긴 하지만, 방금 한 생각 치고는 나쁘지 않아.”

“크흠.”

“싫으면 안해도 돼. 하지만 우리 목적은 바일을 잡는 것. 그리고 정면 대결은 힘들다는걸 염두하라고.”

그리고 하딘은 그걸 떠올렸다.

이놈이 라인하텐의 차기 황제를 눈밭위에서 신나게 쑤시던 모습을.

그것도 어떠한 마법도 없이. 완전히 성욕에 물들어 알아서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던 그걸 떠올린 것이다.

인간들 역시 왕의 명령을 받는다. 그리고 그 왕이 테티스의 부하에게 완전히 빠져 산다.

심지어 마족의 모습을 보여주기가지 했다.

인간으로 속여서 그렇게 성노예처럼 만들었나 했는데 본래 마족의 모습을 보여 주자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이다.

“네 제안은 일단 생각해보고 결정하지.”

하지만 바로 알았다고 할수 없으니 하딘은 일단 고려는 해보겠다 말했다.

그리고 나는 하딘에게 말했다.

“창칼을 든 전쟁도 어리석고 멍청한 것들이나 하는거지. 진짜 강한놈은 말 한마디로 알아서 바치게 만드는 거야. 심지어 이건 빼앗는것도 아니지. 알아서 바치는 거니까.”

“그리고 인간들이 우릴 위해 바친다, 이거로군.”

“좋은 술. 게다가 여자들도. 바일을 죽이는 것 만으로도 얻을게 많지.”

이거에 대해서는 하딘 역시 공감했다.

인간들이 알아서 바치는데 뭣하러 전쟁을 하겠는가.

“테티스를 한번 만나면 좋겠지만 그럴순 없겠지. 일단 바일이 시킨 일을 하는 척이라도 해야겠군.”

하딘은 먼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없이 가버렸다. 하긴, 저건 그저 골렘일 뿐이니까.

당장은 하딘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말한 것처럼 하도록 유도할 수는 있다.

나 역시 그길로 자리를 떠났다. 향한 곳은 당연히 요새가 지어지는 곳이다.

뱀파이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뻔하니까.

그러니 지금은 하딘이 투항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



다시 한번 야음을 틈타 아직도 건설중인 요새로 돌아왔다.

일리안은 돌아가서 보이지 않았고 남아 있는 것은 호손 후작과 나이아. 그리고 힐다 정도다.

여길 책임지는 자는 일단은 호손 후작이지만 그는 제외한다. 그러니 나이아. 그리고 힐다만 데리고 와서 따로 만났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공격이 올거다.”

“공격이라.”

나이아는 살짝 긴장했다. 하지만 힐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인데 왜 겁을 먹어.”

“겁을 먹다니 누가··· 겁을 먹어요.”

덫치에 어울리지 않게 뒤가 소심해졌다.

그리고 힐다는 가볍게 혀를 차며 말했다.

“그래서, 쳐들어 오는 놈들을 모조리 죽이면 되나?”

힐다의 질문에 웃으며 답해주었다.

“아니.”

“아니야?”

“하딘이라는 놈이 언데드들을 이끌고 쳐들어 올거야. 하지만 하딘은 바일을 배신했지. 게다가 하딘은 나와 일리안이 테티스의 부하인줄 알고 있어.”

“그러니까 하딘은 인간들이 그 테티스라는 마족손에 넘어간줄 안다는 거군.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은?”

힐다는 얼른 말하라는 듯 보채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냥 말해주었다.

“하딘이 쳐들어오면 힐다. 네가 가서 만나 봐.”

“내가?”

“하딘에게 가서 우리쪽에 자리를 하나 만들어 준다고 해.”

“자리라.”

“순환의 고리 흑마법사들을 넘기면 이쪽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고 하면 돼.”

“정확히 어떤 자리?”

“북쪽을 전부 가질수 있는 자리. 아니, 그냥 리텐도 준다고 하지.”

“리텐까지?”

나이아가 끼어들자 힐다가 질책하듯 말했다.

“어차피 거짓말인데 뭐 어떠냐. 그래서 하딘은 받아준다고 하고, 오면 죽일까?”

“···죽여버려.”

내 말에 힐다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살려두고 써먹을줄 알았는데.”

“배신자는 살려둘 필요가 없지. 죽여버려.”

“좋아. 하딘은 죽인다고 치고. 그 뒤에는?”

“그 뒤에는 나이아.”

여기서 나이아를 바라보았다.

이미 여기 병사들은 나이아가 북쪽 출신임을 모르는 자가 없었다.

바로 그토록 욕하고 손가락질 하던 그 야만인. 나이아가 그 야만인임을 다들 알고 있다.

물론 나이아는 도끼날에 마나를 줄기줄기 내뿜으므로, 당연히 나이아를 괄시하는 자는 없다. 뒤에서 조용히 씹을지는 몰라도.

하딘은 여기서 처리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북쪽 출신인 나이아가 중요하다.

“하딘이 넘어오면 아래 수인들을 네가 맡아.”

“뭐, 그건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했죠.”

“수인들과 동맹을 맺어.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하딘이 배신한 것처럼 보이겠지. 그리고 발표해.”

“뭘···요?”

“대대적인 공격을 할거라고. 수인들을 이용하면 쉽겠지.”

“물론 진짜 공격할건 아니··· 시죠?”

“언제든 공격할수 있지. 그리고 다크엘프들이 찾아오면 따뜻하게 맞이해주라고.”

“다크 엘프?”

“바일의 부하들이야. 하딘이 넘어온걸 알리면 다크 엘프들도 넘어올테니 괜히 분란 일으키지 말고 받아주라고.”

그러자 힐다가 말했다.

“다크 엘프들도 전부 죽이나?”

“아니. 그것들은 써먹어야지.”

“엘프들이 반발할텐데.”

“불만사항을 하나하나 다, 들어줄수는 없지.”

엘프들의 문제는 단칼에 끊었다. 불만들을 다 들어줄수는 없다. 특히 이런 일에는.

“수인들과 다크 엘프들을 앞세워서 공격해. 그 뒤에서 제국군은 언제든 군대가 밀고갈 것처럼 위협하고. 계속 압박하면 바일이 튀어나올테니,”

“그때 놈을 잡는다?”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하딘은 죽인다. 살려둬서 좋을게 없으니까.

하지만 죽었다는 사실은 감추고 이걸 이용해서 다크 엘프를 끌어들일 생각이었다.

거기에 바일은 내게 뱀파이어들에 대해 조사하라 말했다.

바일은 날 의심하고 있을테지만 이 일을 조사하라 한건 실수다.

‘시간을 벌었어. 그동안 레스티안이 뭘 하는지 알아봐야지.’

하딘이 배신하고 다크 엘프도 배신한다. 순환이 고리는 하딘이 팔아 치울 것이다.

거기에 레스티안이 본 드래곤들을 끌고 와 공격한다.

바일은 아마 모르긴 몰라도 홧병이 나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이제 뒤가 없다.’

죽인다. 죽여야 한다.

죽이고 난 뒤에, 그냥 먹고 마시고 여자나 골라 먹으면서 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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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또 시작 2 +33 20.11.26 2,723 107 18쪽
110 또 시작 1 +16 20.11.24 2,671 111 19쪽
109 패배자의 전쟁 6 +21 20.11.21 2,606 105 21쪽
108 패배자의 전쟁 5 +25 20.11.19 2,462 103 12쪽
107 패배자의 전쟁 4 +13 20.11.15 2,897 100 12쪽
106 패배자의 전쟁 3 +25 20.11.13 2,680 116 13쪽
105 패배자의 전쟁 2 +14 20.11.12 2,640 97 14쪽
104 패배자의 전쟁 1 +15 20.11.08 2,998 123 11쪽
103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6 +9 20.11.07 2,804 112 15쪽
102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5 +15 20.11.05 2,987 121 17쪽
101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4 +5 20.11.04 3,049 120 11쪽
»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3 +19 20.11.02 3,168 134 12쪽
99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2 +11 20.11.01 3,453 131 12쪽
98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1 +12 20.10.30 3,805 138 15쪽
97 너. 마왕 하고 싶지? 5 +31 20.10.28 4,113 159 17쪽
96 너. 마왕 하고 싶지? 4 +6 20.10.27 3,990 134 14쪽
95 너. 마왕 하고 싶지? 3 +12 20.10.26 4,106 156 15쪽
94 너. 마왕 하고 싶지? 2 +9 20.10.24 4,613 158 16쪽
93 너. 마왕 하고 싶지? 1 +15 20.10.23 4,626 182 12쪽
92 뜻밖의 침략자 9 +28 20.10.21 5,173 230 18쪽
91 뜻밖의 침략자 8 +6 20.10.20 4,989 175 13쪽
90 뜻밖의 침략자 7 +23 20.10.18 5,499 192 12쪽
89 뜻밖의 침략자 6 +23 20.10.16 5,488 2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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