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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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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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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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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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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뜻밖의 침략자 7

DUMMY

라티스와 힐다를 보내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후방으로 빠지는 거였다.

빠져도 아무 상관 없다. 드래곤 기사단을 내가 인솔해 온거긴 하지만 그렇다고 단장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후방으로 빠진다고 해서 마냥 노는 건 아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일리안에게 지원 요청을 보내는 거였다.

단순 지원 요청이 아니다. 그러니 서신은 최대한 자세히, 그리고 길게 써서 보냈다.

이미 보급품이 넘쳐나는데 왜 지원을 보내달라 하냐면, 총대 메고 앞으로 나갈 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막는건 쉬울 것이다. 이 정도로 준비를 하는데 뚫릴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바일의 머리통이다.

누가 따든 상관없다. 레스티안이 따도 좋고 여주인공들이 따와도 상관없다.

혹은 다른 누구라도.

그러니 북쪽을 향해 진출해야 하는데 앞뒤 안 가리고 북쪽으로 갈 놈이 하나 필요하다.

그래. 예를 들자면 그렇게 싸우고 싶어 하던 레니 하이만 같은 놈으로.

북쪽의 스토리 역시 그리 대단 할 거 없다. 사실 이 소설은 마지막이 병신 같아서 그렇지 그 중간 과정들만 보자면 그야말로 열린 결말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바일 죽이고 여주인공 끼고 잘 살았다.

이 결말 외에는 없는 분위기.

물론 결말을 조졌지만, 지금은 결말이 아니다.

가장 먼저 만나는 수인들. 이 수인들은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하딘의 아래 들어간 수인들. 그렇지 않은 수인들.

이 수인들끼리 서로 싸우는 게 북쪽의 첫 번째 스토리다.

그 과정에서 타트 부족이라는 아주 큰 부족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 관련된 인물들이 나이아. 드래곤 기사단에 있는 마야. 그리고 리텐의 지하 감옥에서 구해준 수인. 바라크다.

바라크가 데리고 있는 벵칼 부족은 하딘의 아래에 들어간 수인들에 대항해 소규모 수인 부족을 모으고 있고, 거기에 주인공이 들어가 싸우고 이기고 수인들을 하나로 모은다는 내용.

그 후에 하딘의 수인 군대와 싸워 이기고. 하딘과 싸우며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며, 하딘은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게 첫 번째 스토리다.

이후에 우리의 주인공은 마족 여주인공 테티스를 구해주고 이른바 마족들.

그냥 여기 인간들이 뭉뚱그려서 마족이라 부르는 그 여러 종족들을 만나며 원래 검은 대지의 여왕이었던 테티스의 지위를 복권해주려고 한다.

물론 그 대가로 평화를 약속받는다. 서로 침공하지 않고 서로 잘 사는 걸로.

뭐··· 개소리지만 하여튼 이런 스토리다.

그리고 원래 스토리가 어땠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목표는 바일이다.

그리고 바일은 아직 인간들을 칠 준비도 못 끝냈다.

마족들을 전부 무릎 꿇렸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아직 테티스가 건재하다면 이마저도 제대로 못 끝냈을 것이다.

본인이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지만.

아니, 바일이 얼마나 강한지도 상관없다.

북쪽에서의 첫 번째 목표는 하딘이다. 그 시작점은 바로 인간들의 침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며칠 뒤. 레니 하이만이 기사들과 병사들. 그리고 엘프들까지 이끌고 헐레벌떡 달려왔다.



***



“춥군.”

레니 하이만은 입김을 뿜어내며 말했다.

그리고 호손 후작이 나와 맞이한다.

“어서들 오시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고, 레니 하이만은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그 손을 잡았다.

건방진 행위다. 그 태도에 리텐의 기사들이 인상을 쓰지만 털 달린 방한복이 그걸 가려준다.

호손 후작 역시 이 태도에 대해 뭐라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니 하이만은 아랫 사람에게 말하듯, 건방진 목소리로 말했다.

“상황은 어떤가.”

“상황이라 할 것도 없소이다. 협곡에 언데드가 쳐들어오지만 보름 동안은 보이지도 않았고 설령 또 쳐들어오더라도 충분히 막아낼수 있으니.”

“흐음. 막아낸다는 건가?”

“그렇소.”

그리고 레니 하이만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는 황제 폐하와 공주님의 명을 받아 저 밖의 언데드와 북쪽 야만인들을 토벌하라는 명을 받았네.”

“···아, 그렇습니까?”

“협곡을 지나 전진 기지를 세우고 병사가 주둔할 수 있게 하라는 명을 받았지. 그러니 문을 열고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군.”

“그렇군요.”

호손 후작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다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정찰을 먼저 보내 드리리다. 주기적으로 정찰을 보내고는 있고 언데드들도 보이지 않지만, 그놈들이 눈 아래에서 튀어나오면 큰일일테니.”

“그래주면 고맙겠군.”

“아주 바빠 보이시니 지금 하도록 합시다. 어이!”

호손 후작은 성큼 성큼 걸어가 부관들에게 조용히 말했다.

“제국의 머저리가 하나 와서 포효의 벽 밖으로 나가 언데드와 야만인들을 처리한다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예?”

그러자 부관들이 슬쩍 레니 하이만을 바라본다.

그 다음 저들끼리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왜 포효의 벽인지 모르나 보군요.”

“그냥 나가라고 하면 안 됩니까? 꽤 자신 있어 보이는데.”

“보아하니 세상 물정 모르는 거 같은데 그냥 보내버리시죠.”

부관들의 뜻이 일치했다. 그리고 호손 후작은 음. 하고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

“정찰을 보내. 전에 하던 것처럼 그냥 적당히 둘러보고 와.”

부관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정찰을 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게 그렇게 큰일이 될 거라고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언데드가 없습니다.”

“협곡 끝까지 나가 봤는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혹시 눈 아래 숨어 있나 싶어 눈까지 파헤쳐 봤는데, 그 안에서 무너진 해골들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모르는 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정찰병들의 보고가 도착한다. 리텐의 용감한 정찰병들은 몸을 가려줄 하얀 옷을 입고 협곡 끝까지 가서 눈까지 파헤쳐 보고 돌아온 것이다.

“해골이 없다니? 전부 파묻혀 있단 건가?”

“예.”

“아니, 그럴 리가. 긴 협곡을 따라 오는 해골들이 끝도 없이 왔는데 그게 다 눈 아래 파묻혔다고?”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알 수 없다.

그러자 그 보고를 후작과 같이 듣던 디아나가 말했다.

“저희들이 한번 보고 오겠습니다.”

언데드와 관련된 일이니 룬하임이 해결하는 게 가장 빠르고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여기서 레니 하이만은 고개를 저었다.

“저희가 가도록 하죠.”

“예?”

“아니, 하지만···.”

“정찰병들이 거짓을 고할 리는 없고, 언데드가 없다고 하니 한번 가 보겠습니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다시 눈 속에 파묻어 버리면 그만이니.”

이미 그렇게 하기로 정한 자세와 목소리다. 호손 후작은 쓰게 웃었고 디아나는 당황해 레니 하이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미 레니 하이만은 지휘 막사 밖으로 나가, 기사와 병사들을 준비시켰다.

“젊은 친구가 너무 무모하군.”

호손 후작은 혀를 찼다. 그러자 디아나가 말했다.

“제가 따라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렇게 나가봐야 금방 돌아오지 않겠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결국 디아나가 일어섰다. 그리고 후작 역시 일어서며 말했다.

“정찰병들이 거짓말을 하진 않았을 테지만, 뭔가 잘못 봤을지도 모르니 조심하시오.”

그리고 이동한다.

밖으로 나가야 하는 기사들과 병사들의 표정은 하기 싫다는 표정을 넘어서 무언가였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공을 세워야 한다는 레니 하이만의 치기 어린 결정이다. 테이 타크란과의 경쟁 때문에 북쪽으로 넘어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도 안하고 있다.

결국은 포효의 벽 바깥으로 넘어가 버린다.

당당하게 제국의 깃발을 펄럭이며.

그렇게 수 시간 후, 협곡을 빠져나오자 레니 하이만은 가장 처음으로 눈 덮힌 땅을 밟으며, 거의 정복왕이라도 된 듯한 자세와 얼굴로 보란 듯 제국의 깃발을 꽂았다.

모습만 보면 이미 북쪽 점령을 끝내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자, 여기에 진지를 구축한다.”

병신 같은 명령이 내려진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가봐야 좋을 것도 없기에 병사들은 피곤한 얼굴로 눈을 치울 준비를 시작했다.

그때,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어?”

병사들. 기사들. 레니 하이만. 디아나 역시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방금 지나온 협곡. 그 협곡에 커다란 돌덩이가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더 크고 많은 돌덩이들이 떨어져내렸다.

‘쿠구구구궁.’

협곡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엄청난 크기의 바위들이 떨어져 길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모두의 얼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설마 협곡이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길이 막혔다. 돌아갈 길은 저거 하나뿐인데 저게 막혀버린 것이다.

“아니?”

레니 하이만이 서둘러 협곡의 입구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있는 대로 인상을 쓴 뒤 말했다.

“뭣들 하나! 바위를 치워!”

“···.”

당연히 침묵할 수밖에 없다.

저 바위를 사람이 무슨 수로 치운단 말인가.

“조심해!”

‘콰앙!’

심지어 아직도 위에서 바위가 떨어져 내리고 있다.

“이, 이런.”

결국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자가 있었다.



***



“정말 왔군.”

벵칼 부족의 족장, 바라크. 리텐의 지하 감옥에서 구해준 그 수인이 맞다.

레니 하이만이 제국의 군대를 여기로 끌고 오는 그 시간 동안, 나는 이미 북쪽으로 넘어와 작업을 쳐둔 상태였다.

“저것들이 슬슬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을만 하면 가서 구해 줘.”

“그렇게 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단순 좋은 관계가 아니야. 그리고 저기에 있는 레니 하이만이라는 놈은 가급적이면 죽이는게 좋을거고.”

“그렇게 하지. 그럼 이걸로···.”

“타트 부족은 죽여주지.”

이건 거래였다. 동시에 전쟁 준비다.

벵칼 부족은 큰 부족이다. 수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제국의 군대가 북쪽으로 넘어오기도 수월해진다.

물론 이 척박한 땅에서 따뜻한 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제대로 싸울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대를 끌어들이려는 이유는 시선을 끌기 위해서.

그리고 그냥 내가 편하기 위해서다.

아니면 그 군대를 본격적으로 써야할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수인들 문제는 처리해야 한다.

“하딘이라는 놈 때문에 인간의 군대까지 끌어들여야 하는군. 하지만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래.”

“우리 수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검은 대지의 괴물들과 싸워왔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군.”

“원래 굶다 보면 제정신 못 차리는 법이지.”

너무나 적나라한 말에 바라크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나는 몸을 일으키며 뒤쪽의 라티스와 힐다에게 말했다.

“이제 가서 타트 부족이라는 놈들도 처리하자고.”

이 근방의 수인들은 모조리 쓸려나갔다. 라티스와 힐다는 눈에 보이는 모든 걸 잡아 죽였고 그 시체들은 이미 내가 혈마수라결로 전부 먹은 상태다.

타트 부족은 그보다도 더 많다.

아니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그 타트 부족도 바일의 이름으로 처리할 생각이었다.

맞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뻔한 방법이다.

하지만 원래 거짓말은 뻔뻔해도 상관없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부패 언론사 사장]

-가짜 뉴스 : 거짓만 쓸 수 있습니다.

-기레기 : 가짜 뉴스를 기레기들에게 전파합니다.

-선동과 날조 : 기레기들은 가짜 뉴스를 진실로 포장합니다.


북쪽에서 새로 얻은 스킬이다.

바일에게 반감을 가진 자들을 기레기로 뽑고, 그들에게 가짜 뉴스를 퍼트리게 하는 것.

바일이 검은 대지의 마족들을 자기 아래 꿇렸다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힘으로 복종 시켰으며, 언제든 얕잡아 보이면 바일에게 도전하는 자들이 나타날 것이다.

노리는건 그거다. 그리고 이건 분명 효율적이다.

강자가 전부 차지하는 이런 곳에서는 더더욱.

원래 잘난 놈일수록 시기를 사니까.

언론사들. 기자들. 기레기 씨발놈들.

그놈들이 나한테 한 개짓을 바일에게도 먹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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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또 시작 1 +16 20.11.24 2,671 111 19쪽
109 패배자의 전쟁 6 +21 20.11.21 2,606 105 21쪽
108 패배자의 전쟁 5 +25 20.11.19 2,461 103 12쪽
107 패배자의 전쟁 4 +13 20.11.15 2,896 100 12쪽
106 패배자의 전쟁 3 +25 20.11.13 2,680 116 13쪽
105 패배자의 전쟁 2 +14 20.11.12 2,640 97 14쪽
104 패배자의 전쟁 1 +15 20.11.08 2,998 123 11쪽
103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6 +9 20.11.07 2,803 112 15쪽
102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5 +15 20.11.05 2,987 121 17쪽
101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4 +5 20.11.04 3,049 120 11쪽
100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3 +19 20.11.02 3,167 134 12쪽
99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2 +11 20.11.01 3,452 131 12쪽
98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1 +12 20.10.30 3,805 138 15쪽
97 너. 마왕 하고 싶지? 5 +31 20.10.28 4,113 159 17쪽
96 너. 마왕 하고 싶지? 4 +6 20.10.27 3,989 134 14쪽
95 너. 마왕 하고 싶지? 3 +12 20.10.26 4,106 156 15쪽
94 너. 마왕 하고 싶지? 2 +9 20.10.24 4,613 158 16쪽
93 너. 마왕 하고 싶지? 1 +15 20.10.23 4,626 182 12쪽
92 뜻밖의 침략자 9 +28 20.10.21 5,173 230 18쪽
91 뜻밖의 침략자 8 +6 20.10.20 4,989 175 13쪽
» 뜻밖의 침략자 7 +23 20.10.18 5,499 192 12쪽
89 뜻밖의 침략자 6 +23 20.10.16 5,488 238 12쪽
88 뜻밖의 침략자 5 +33 20.10.15 5,679 2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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