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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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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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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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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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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5

DUMMY

엄청난 수의 언데드였다.

저게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수다.

무서운 침묵이 내려 앉았다. 아직 화살 하나 날리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눈밭을 가득 메우는 언데드의 숫자를 보고 있노라면, 높은 곳에 서서 완벽한 방어벽 뒤에 있음에도 등에서 식은땀이 절로 흘렀다.

“수천년동안 언데드만 모았단 말인가?”

호손 후작은 전투를 앞두고 투지나 분노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어 혀를 찼다.

대체 저만한 언데드를 모으려면 얼마나 있어야 하는가.

게다가 하늘위를 날아디는 저거.

엘프들이 없었다면 뚫렸을 것이다. 뼈만 남은 것들이 어떻게 날아다니는지는 모르지만, 엘프들이 화살과 정령을 통해 견제를 해주니 다행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큰일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때, 호손 후작의 옆으로 나이아가 걸어와 섰다.

“일단 룬하임의 사제들은 뒤로 빼논 상태요.”

“으, 음.”

회의를 통해 룬하임의 신관들은 그 힘을 아끼기로 한 상태다.

언데드가 온다면 당연히 신관들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적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고 말하며 나이아가 적극적으로 밀어 붙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드 마스터인 나이아의 말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것은 호손 후작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저놈들이 곧바로 쳐들어오지는 않으니 다행이지만, 설마 저기서 더 수가 늘어나지는 않을테지. 그렇지 않겠소?”

호손 후작의 말에 나이아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지. 저 숫자를 보니 아예 작정하고 온 거 같은데.”

북쪽 출신인 나이아의 말에는 쓸만한 정보들이 많았다. 특히 진작에 투항한 벵칼 부족은 아예 나이아의 아래로 들어가 그녀의 부하처럼 행동하고 있었으므로 더더욱.

물론 병사들과 충돌이 일어나 그 벵칼 부족은 몇 명 빼고는 후방으로 아예 멀리 빼버린 상태지만.

“작정하고 왔다면, 그렇다면 지금 이 병력으로···.”

“막을수 있어.”

나이아는 너무 당연하게 말했다.

물론 호손 후작의 반응이 정상이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까.

하지만 저기 설원 너머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힐다가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여기 없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곳 군사들과 엘프들의 눈과 귀를 피해 밖으로 나갔고, 아마 지금쯤이면 그 하딘이라는 놈과 담판을 짓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해야할 일은 함정을 파는 거다.

룬하임의 신관들을 뒤로 뺀 것은 그 이유다. 힐다가 성공한다면, 하딘을 죽이기 위해 신관들의 힘은 그대로 놔둘 필요가 있으니까.

물론 나이야 역시 이번 일이 불안 요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기다려야 한다. 힐다가 성공할때까지.



***



같은 시각. 힐다는 하딘을 만나고 있었다.

“지금 즉시 요새에 주둔중인 군대를 포효의 벽 뒤쪽까지 물리면, 그때 언데드 군대를 협곡으로 보내주겠다. 그건가?”

“그래.”

물론 거래란 한쪽이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는게 아니다. 서로 정당하게, 서로 요구사항이 다르다면 타협점을 찾아가는게 거래다.

그러나 힐다는 그러지 않았다.

“하딘이라고 했나? 지금 상황 파악을 못하는거 같은데.”

힐다의 목에 목도리처럼 둘둘 감아져 메달려 있는 뱀이 혀를 날름거린다. 라티스의 뱀이다.

하딘은 그 뱀과 이 조그만 년을 통째 반으로 갈라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억누르며 말했다.

“아니, 상황은 제대로 알고 있지. 그렇기에 제안하는거고.”

“그게 모른다는거야.”

힐다는 길다란 손톱이 돋아난 손으로 탁자를 가볍게 톡, 치며 말했다.

“넌 우리에게 뭔가 요구할수 있는 처지가 아니야. 이건 우리가 널 위해 해주는 일이 아니라고.”

힐다는 미리 들은대로 아주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말했다.

“이건 네놈이 살기 위해 하는 일이야. 네놈이 사는 방법은 저 언데드들을 넘기고 투항하는 것 뿐이지. 심지어 우리는 좋은 조건을 내걸고 있어. 우리쪽에 네 자리를 하나 만들어준다는게 그 조건이지. 그런데도 우리한테 이리로 가라 저리로 가라 요구를 한다고?”

“···.”

“얼마안가 바일은 죽을거야. 그 후에는 청소를 시작할거고. 다행스럽게도 너는 눈밭위의 쓰레기가 될지 청소부가 될지 결정할수 있어.”

다시 한번 뱀이 혀를 날름거렸다.

그것을 보며 하딘은 라티스의 뱀이, 힐다를 조종하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우리가 요구하는건 단순해. 언데드들은 아무리 많이 모아도 흑마법사들의 명령을 따르니, 우리가 요구한 장소로 그, 흑마법사들을 끌고 와. 그럼 우리가 처리할테니. 아니면 네가 직접 그것들을 처리해서 목을 들고 오던가.”

“음···.”

“물론 목을 들고 올때도 그놈들을 살아 있는 상태로 들고와야 돼. 어차피 놈들은 리치일테니 처리는 우리가 직접 할거거든.”

철두철미하다. 이상한 목들을 들고 와서 죽었다고 주장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하딘은 한번 더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쯤 왔으면 크게 고민할건 없었다. 이 제안을 거절하면, 이놈들은 바일에게 이 사실을 어떤 방식으로든 그대로 일러 바칠게 분명하므로.

그러니 결국은 이쪽에 붙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이놈들이 자신을 가만히 놔둘지도 의문이다.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결국 선택은 하나일수밖에 없었다.

“좋다. 살린채로 목을 들고가지.”

“그렇게 해. 내일까지 들고 오라고.”

“내일?”

“시간 끌 이유가 없으니까. 아니면 지금 죽이고 나랑 같이 돌아갈까?”

“아니. 내일 들고 가지.”

그렇다. 시간 끌 이유가 없다.

하딘은 그렇게 말했고 힐다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



요새로 돌아온 힐다는 이 사실을 나이아에게 말했다.

그리고 나이아는 힐다와 함께 곧바로 호손 후작과 아이린 성녀를 찾아가 이 사실을 알렸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는 호손 후작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물었다.

그리고 힐다는 정말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마족 하나가 언데드를 조종하는 리치들을 죽여서 들고 올거야.”

“누구?”

“마족이.”

“마족이? 마족? 마족이 뭘 들고···.”

“리치들의 머리.”

“리치? 리치 말입니까?”

너무 어이가 없어 말투도 이상하게 나왔지만 그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아니, 그, 어, 음···.”

호손 후작은 뭐라 말은 못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몇 번 턱을 만지더니 말했다.

“그러니까, 마족이 저 언데드를 조종하는 리치들을 죽여서, 그 머리를 들고 온다. 그 말이군요?”

“그렇지.”

나이아는 그게 맞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호손 후작도 같이 고개를 끄덕일순 없었다.

“아니, 그게···.”

그리고 이걸 잠자코 듣고 있던 성녀는 해명을 요구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마족이 리치들의 머리를 들고 온다니?”

그러자 힐다가 태연하게 말했다.

“북쪽에 아는 마족이 있거든.”

“···아는 마족?”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힐다는 그냥 얼굴에 철판을 깔아버렸다.

“룬하임의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지마. 이단이니 뭐니 하는 헛소리도 듣기 싫어. 왜 마족을 알고 지내는지, 혹시 마족들이 보낸 위정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사양하겠어.”

“···.”

“마족이 리치들의 머리를 들고 올거야. 그리고 우리는 그 마족을 여기 들여보내 주고, 그 리치들의 머리를 죄다 부셔버릴거야.”

여기서 나이아가 힐다를 거들어줬다.

“리치들을 죄다 죽이고 저 바깥의 언데드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면, 그때 그 마족도 처리하는 걸로 이번 전쟁은 승리하는 거지.”

그리고 힐다가 받아주었다.

“그래. 바로 그거지.”

쿵짝이 잘 맞았다. 물론 듣는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호손 후작과 아이린 성녀는 서로의 얼굴을 몇 번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빛을 교환했다.

물론 호손 후작은 의문만 가득했고 성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자 힐다가 짜증을 냈다.

“내가 이번 일 해결하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게다가 그 마족을 우리쪽으로 데리고 오겠다는 것도 아니고 오면 죽인다는데 뭘 그렇게 의심하고 그래.”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니 그보다, 언제 북쪽을 들락거린건지···.”

“국경 같은건 너희들끼리나 써먹어. 나는 그런거 없으니까.”

너무나 당당하다. 그리고 힐다는 다시 말했다.

“마족이 리치들의 머리를 들고 온다. 우리는 그 마족을 받아주고, 리치들을 처리한 뒤에, 그 마족도 처리할거야. 어때, 쉽지? 이건 어린애 팔 비틀기보다도 더 쉬울거라고.”

“그러니까··· 함정을 판 거군요.”

겨우 정신을 차린 아이린 성녀가 말했다.

그리고 힐다는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그래, 바로 그거지. 놈이 넘어오는 순간 그냥 죽여버려.”

“···.”

아이린 성녀는 힐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마족을 어떻게 아는지. 북쪽은 어떻게 들락거린건지 물어봐도 소용없다는걸 알았다.

힐다와 나이아는 제국 소속이다. 그중 나니아가 북쪽 출신인건 이미 다들 아는 사실이며, 힐다 역시 그렇다고 밖에 볼수 없다.

게다가 저 모습에 무서운 실력을 지녔다.

인간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마족의 피가 섞인 혼혈일지도.

하지만 혼혈이라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 이 상황에 그런 짓을 할수도 없다.

게다가 이것도 추측일 뿐이다.

결국은 지금 벌어지는 일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후작님.”

“예, 예?”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후작에게 성녀가 말했다.

“아무래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다음 날.

하딘은 공격 하기 전 회의를 한번 하자는 말로 순환의 고리 흑마법사들을 불러냈다.

바르한을 필두로 모인 대체 몇년을 살았는지 모를 리치들.

그 리치들이 모이자 하딘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렇게 부른 것은, 공격을 하기 전에 먼저 회의를 하기 위해서다.”

당연하다. 그냥 무작정 돌격을 외칠순 없으니까.

그리고 하딘은 앞에 별로 그려진게 없는 지도를 펼쳐두었다.

“자, 여기가 인간들이 요새를 만드는 곳이고, 여기가 포효의 벽이다.”

리치들이 고개를 살짝 숙여 그걸 바라본다.

그리고 하딘은 검을 휘둘렀다.

무서운 속도였다. 이 리치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이정도 거리에서 아무 전조도 없이 휘둘러지는 검을 막을수는 없었다.

게다가 하딘 역시 실력으로는 이미 끝을 보고 있었다.

눈앞의 리치들을 동시에 베어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투두둑.’

머리가 떨어진다. 그리고 하딘은 그 머리들을 다소 급하게 집어들어 그대로 가죽 자루 안에 집어 넣었다.

“이게 무슨 짓···”

물론 대꾸해줄 생각은 없다. 하딘은 묵묵히 머리들을 챙기고, 남은 리치들의 몸통은 검을 휘둘러 몇개로 나눠 조각내 버렸다.

그리고 빠져나와, 그대로 인간들의 요새로 향했다.

아무도 막지 않았다. 수인들은 후방 배치였고 근처에 있는건 언데드뿐이니까.

그리고 저기, 높은 요새위의 성벽으로 걸어가, 충분히 보일수 있는 거리에 서서 소리쳤다.

“리치들의 머리다!”

그러자 성벽 위에서 힐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힐다 역시 소리쳤다.

“그건 네가 만든 골렘이잖아. 네가 직접 와야지.”

그 말에 하딘은 쓰게 웃었다.

작은 꼼수였지만, 당연히 먹히지 않았다.

결국 하딘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골렘들을 끌고, 직접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외쳤다.

“리치들의 머리다! 문을 열어!”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힐다가 말했다.

“뛰어 넘어. 그 정도는 할수 있잖아?”

“···.”

“문은 안 열려. 그러니 그냥 뛰어넘어. 공격하지 않을테니까.”

“그러지.”

힐다의 말대로 하딘은 그 높은 요새의 성벽을 뛰어 넘었다. 물론 골렘으로 자신을 철저히 보호하며.

성벽 뒤에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있었으나 힐다의 말대로 공격하는 자는 없었다. 그저 멀리서 경계할뿐이다.

“머리는?”

하딘은 어느새 옆으로 온 힐다를 바라보며, 자루를 풀었다.

“머리다.”

해골들이 쏟아져 구른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한 바르한이 소리쳤다.

“하딘! 배신했구나!”

이어 다른 해골들 역시 소리치기 시작했다.

“하딘! 네놈이 감히!”

“바일님을 배신하다니? 미쳐버린 것이냐!”

“이놈!”

“네놈에게 저주 있으라!”

리치들의 목소리에 기사들과 병사들이 더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힐다는 그중 가장 먼저 말한 리치. 바르한의 머리를 바라본 뒤, 공을 걷어차듯 다리를 휘둘렀다.

‘파가각!’

순식간이다.

순식간에 바닥에 깔린 돌과 함께 바르한의 머리가 완전히 박살나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얼마나 쌔게 찼는지 돌바닥이 발을 휘두른 모양 그대로 깎여 나갔다.

“으허억?”

주변의 리치들이 놀라 소리쳤다. 그리고 힐다는 마치 장난하듯, 그 머리들을 밟고 뭉개고 터트리기 시작했다.

모습이 그러니 어린 애가 바닥의 돌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럴때마다 균열이 쩍, 쩍, 일어나며 빠가각! 하는 무서운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성벽 위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언데드가 무너진다!”

“언데드들이, 언데드들이 무너진다!”

언데드를 감시하던 기사들의 보고였다.

그리고 하딘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됐군.”

참으로 허망한 최후였다.

그 순환의 고리의 리치들이 이렇게 뼛조각이 되어 흩어질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딘은 시원하게 질러버렸다. 애매하게 배신하느니 이게 훨씬 낫다.

이제 여기서, 바일을 죽이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하딘에게, 힐다가 말했다.

“그럼 어디보자.”

‘사악!’

순간, 하딘의 목 아래로 단검과 거기 메달린 날카로운 실이 스쳐 지나갔다.

“피해?”

힐다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하딘은 뒤로 젓혔던 목을 되돌리며, 골렘들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힐다에게 말했다.

“네년···.”

하지만 그 말은 끝까지 내뱉지 못했다.

순간 머리 위에서. 땅 아래에서. 온 사방에서 신성력이 폭풍처럼 휘몰아쳤기 때문이다.

태양이 뜬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위력이 실린 마법이나 물리적인 공격이 아니니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지만, 마치 폭발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엄청난 빛이 한군데 집중되었다.

그리고 조금 늦게, 디아나가 소리쳤다.

“던져라!”

그리고 온 사방에서 튀어나온 성전사들이, 무게를 실어 기둥같은 창을 집어던졌다.

‘콰과가가가가가각!’

그리고 호손 후작역시 소리쳤다.

“불화살을 쏴라! 마법사들! 발사!”

병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불화살을 쏘아낸다. 동시에 마법사들이 마법을 던져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리스가 지시했다.

“공격!”

정령들의 공격.

땅이 파여나가고 그 안으로 불이 바람을 타고 뛰쳐나가듯 쏘아진다.

거기에 엘프들 역시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공기를 찢으며 날아간 화살은 어딘가 박힐 때마다 콰앙! 하는 소리를 냈다.

박살이 나고 있었다.

하딘이 있던 자리는, 문자 그대로 완전히 개박살이 나고 있었다.

엄청난 신성력. 거기에는 아이린 성녀가 쏘아낸 신성력도 있었다.

뒤이어 성전사들의 투창 공격.

불화살. 그리고 마법 공격.

엘프들의 정령을 통한 공격.

그야말로 무서운 공격이었다. 마족 하나에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만약, 저기서 살아나온다면 그것은 이제 마족이라 부를수도 없다.

저기서 살아 나온다면, 그 실력과 생존력을 칭찬하며 기꺼이 패배를 인정하며 목을 내줘야 할 것이다.

그때, 그 무서운 공격을 뚫고, 누군가 튀어나오려 했다.

“크으으으으!”

하딘이었다. 골렘이 아닌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그 공격을 뚫고 손을 앞으로 내밀며 빠져나오고 있었다.

온몸에 화살이 박혔다. 팔은 이미 하나 날아가 버렸고 지글거리며 타오르는 몸은 새까맣게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있다. 심지어 그런 공격을 받으면서도 그 자리에서 골렘을 만들고 있었다.

성전사들이 던진 투창과, 불화살 파편들을 이용해 골렘을 만들어 자신의 몸을 보호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발, 밖으로 빠져 나오려는 순간 단검이 날아와 머리에 박혔다.

힐다였다. 저 멀리서 실에 연결된 단검을 던져 정확하게 하딘의 머리를 뚫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하딘은 죽지 않았다. 핏발선 눈이 빙글 돌더니 단검을 던진 힐다를 노려본 것이다.

그 무서운 모습에 힐다조차 몸이 순간적으로 움찔, 하고 떨렸다.

그때, 엄청난 크기의 도끼가 후웅! 하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 정확하게 하딘의 머리를 정수리부터 쪼개버렸다.

나이아였다. 장정 셋이 잡고 겨우 들 쇳덩어리 도끼를 한손으로 집어 던진 것이다.

그리고 하딘이 겨우 빠져나온 그 자리로, 다시 공격이 해일처럼 밀어닥쳐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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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또 시작 4 +11 20.11.27 2,502 84 8쪽
112 또 시작 3 +4 20.11.27 2,335 86 12쪽
111 또 시작 2 +33 20.11.26 2,722 107 18쪽
110 또 시작 1 +16 20.11.24 2,671 111 19쪽
109 패배자의 전쟁 6 +21 20.11.21 2,606 105 21쪽
108 패배자의 전쟁 5 +25 20.11.19 2,461 103 12쪽
107 패배자의 전쟁 4 +13 20.11.15 2,896 100 12쪽
106 패배자의 전쟁 3 +25 20.11.13 2,680 116 13쪽
105 패배자의 전쟁 2 +14 20.11.12 2,639 97 14쪽
104 패배자의 전쟁 1 +15 20.11.08 2,997 123 11쪽
103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6 +9 20.11.07 2,803 112 15쪽
»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5 +15 20.11.05 2,987 121 17쪽
101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4 +5 20.11.04 3,049 120 11쪽
100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3 +19 20.11.02 3,167 134 12쪽
99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2 +11 20.11.01 3,452 131 12쪽
98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 1 +12 20.10.30 3,804 138 15쪽
97 너. 마왕 하고 싶지? 5 +31 20.10.28 4,112 159 17쪽
96 너. 마왕 하고 싶지? 4 +6 20.10.27 3,989 134 14쪽
95 너. 마왕 하고 싶지? 3 +12 20.10.26 4,106 156 15쪽
94 너. 마왕 하고 싶지? 2 +9 20.10.24 4,613 158 16쪽
93 너. 마왕 하고 싶지? 1 +15 20.10.23 4,625 18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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