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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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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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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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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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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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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용오름 (4)

DUMMY

“미르라고······?”


김윤은 다시금 시신들의 옷에 새겨진 문양을 살폈다.

모두가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직 둘 뿐이었다.


아니, 오직이 아니다.

미르의 문양이 있는 이들이 둘이나 있었다.

알아볼 수 있는 시체에서만 말이다.


이 뜻은 이들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가 소멸시킨 이들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가설에 불과했다.


김윤이 고개를 저은 후 생각을 정리했다.

일단 보이는 것에서 알아봐야했다.


‘이들이 미르를 배신했을 가능성은? 아니, 미르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깎으려고······.’


그는 문득 백민호가 건넸던 편지가 생각났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문장이 말이다.


『자네가 보상을 통해 가져간 빚을 조금은 돌려받아야겠네.』


“빚.”


그것이 뜻하는 것은 그가 미르의 의뢰를 통하고 받은 것을 뜻하는 것.

그리고 그것은 본래보다 큰 보상을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길잡이를 습격한다고? 아니, 민간인마저 휩쓸릴 수 있을 정도로 일대를 날려버린다고?’


김윤이 폐허가 된 주위를 살폈다.

상당한 넓이다.

A랭크의 마력을 가진 그도 한 번의 도약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거리.

그 정도의 거리가 모조리 폭발에 사라졌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폭발에 영향으로 인해 충격파와 파편의 비가 그 너머마저 폐허로 만들었다.


‘아름의 삼대 길드 중 하나가?’


아무리 미르가 리터너의 주된 목적과 동떨어진 채 활동하는 길드라 해도, 민간인을 해칠 곳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삼대 길드로서 자리하지 못했을 것이니 말이다.


‘그럼 누가 꾸민 짓이지? 역시 백화······.’


“화려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군.”


김윤의 생각이 멈췄다.

그가 품은 의문에 해답을 내려줄 이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미르의 길드장, 박건영이었다.


“오랜만일세. 아닌가? 그리 오랜만도 아니겠군.”

“여긴 무슨 일이시죠?”

“아, 원래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데 말이지. 이곳에 떨어지는 섬광을 보았지 뭔가. 내 계획대로라면 그건 이곳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데 말이야.”


‘계획?’


김윤은 그 단어에서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의 표정 그리고 말투와 단어.

마치 자신이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자네가 멀쩡한 걸 보니 단 한 명도 죽이지 못했나 보군?”


박건영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근처에 떨어진 단도를 집어 들었다.

주은서가 사용하던 무기, 의지였다.


“······그게 무슨 소리죠?”

“무슨 소리지 알지 않나? 자네라면 충분히 깨달았을 텐데.”


박건영이 들고 있던 단도를 내던졌다.

김윤을 향해 쇄도하는 단도.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것의 손잡이를 정확히 낚아챘다.


“그렇군.”


김윤이 단도를 자신의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그래.”


그리고 곧바로 박건영을 향해 돌진했다.


“길잡이를 죽일 생각이었군.”


마력으로 강화된 주먹이 그의 턱을 노렸다.

그러나 허공을 가르는 주먹.

박건영이 뒤로 물러났기 때문이었다.


“자네들은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방해가 되니 말이야. 정부와 꽤 깊게 엮여 있지 않나? 더군다나 하나하나의 전력도 강한 편이지. 아, 물론 편지에 적힌 빚은 길잡이와 관련이 없네. 그것은 따로 받으려고 했건만 아무래도 누군가가 실수한 모양이야.”


박건영이 아공간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김윤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이었다.


‘실수?’


김윤은 백민호를 떠올렸다.


‘아니, 그보다 중요한 건.’


지금 박건영이 들고 있는 것이었다.


“마력초인가. 백화와 손을 잡았나 봐?”

“애초에 그들을 지원한 이유가 이거였으니 말이네. 바로 오늘을 위해서.”


김윤이 다시금 박건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저것을 흡입할 시간을 주어서는 안 됐다.


그렇기에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르며 강력한 대인 스킬.


‘뇌격.’


파지지직!


그의 전신을 타고 흐르던 마력이 번개로 변하며 주먹을 타고 쏟아졌다.

꽃처럼 피어나는 번개.

갓 피어난 꽃처럼 화려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이것은 번개였다.


피어난 번개가 대지를 찢어발기고 목표를 불태웠다.

그리고 다시금 회귀를 시도했다.


뇌격과 이어지는 연계 스킬, 피뢰.

빠르게 피어난 만큼 빠르게 져버리는 꽃이 자신을 피워낸 대지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금 피어날 준비를 했다.


진 뇌격.

뇌격과 피뢰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쏘아낸 번개를 중첩하며 뇌격을 다시 쏘아내는 스킬.

그것이 전방에 거대하게 피어나며 목표를 집어삼켰다.


“굉장한 위력이군. 이 짧은 시간에 이어지는 연격. 그리고 완벽한 원소의 활용. 이게 정부와 뒤에서 일하며 쌓아온 것에 대한 열매인가?”


그러나 그 재빠르고 강력한 공격에도 박건영은 쓰러지지 않았다.

그야 그도 과거 리터너로 활동하던 이였으니 말이다.

A랭크의 마력을 소유한 미르의 주인.

이명, 승천.


그가 이러한 이름을 받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고유 스킬이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고유 스킬, 승천.

이것의 효과는 간단하다.

그의 마력을 이용한 모든 것이 하늘로 솟구치는 형태의 경우 위력이 증가한다.

그리고 그것이 수직에 가까울수록 위력은 더욱 증폭된다.


사용법이 간단하나 스킬의 형태가 제한되기에 다루기 불편한 스킬.

하지만 그는 이것으로 이명을 얻어냈다.

이 뜻은 그가 이 능력을 매우 잘 다루어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푸른 번개의 잔재가 맴도는 장벽.

그것은 지상에서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일직선으로 펼쳐져 있었다.


“승천, 그것은 공격만이 아닌 방어에도 적용된다네.”


박건영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마력이 담긴 주먹을 내질러 반격을 가했다.


“그래도 상당한 위력이더군.”


뒤로 쭉 밀려난 김윤.

박건영이 그를 한 번 보고는 장벽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김윤의 공격으로 한계에 달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 벌이로 충분하다는 것은 깨달았네.”


박건영이 다시금 장벽을 펼치며 들고 있던 액상형 담배를 흡입했다.


“후우······.”


그리고 새하얀 연기를 내뱉었다.


“이게 뭔지는 알겠지? 마력초를 이용해 만든 특수한 각성제. 하지만 이건 그 이상의 특상품이라네.”


박건영이 들고 있던 물건을 손가락을 통해 손 위에서 빙빙 돌렸다.


“엘릭서는 알고 있나? 과거 아름의 연금술사와 약제사들이 모두 모여 만들어낸 전설의 약물이지. 그 어떠한 상처도 죽지만 않았다면 치료할 수 있는 그러한 약품 말일세. 자네가 사용했던 그것 말이야.”

“······보고 있었군.”

“음, 그건 아닐세. 자네가 사라지고 난 다음 바닥에 떨어진 병을 보고 알았거든. 다른 사람들은 그냥 회복 약이라 생각했겠지만 난 아닐세. 그것을 직접 사용했으니까.”

“뭐?”


엘릭서, 그것은 도시에 단 두 개만 있는 것.

과거 최초의 마석 던전에서 보스 몬스터의 부산물을 일부 가져와 그것으로 만들어낸 약이었다.

그리고 그 던전은 과거 누군가의 습격으로 인해 클리어에 실패하고, 어떠한 사유로 인해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봉인된 상황.

이제는 만들 수 없는 물약인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것의 정부에서 관리하며 사용조건이 매우 까다로웠다.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이는 리터너이며 A랭크 이상의 마력을 지닌 이여야 하며, 일정 이상의 공적을 쌓은 자.


그리고 그 실적이란 마석 던전 클리어, 혹은 지구에 존재하는 하나의 구를 되찾은 자.

그렇기에 현재로서는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 물론 정석적인 루트는 아니라네. 우리가 따로 제작했거든. 그 마석 던전의 클리어를 방해한 것이 우리였으니 말이야. 매번 그 안에서 죽지 않은 보스에게서 재료를 수급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가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자네가 그것조차 만들어낼 수 있었을 줄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자네에게 부탁할 걸 그랬어.”


그가 다시금 마력초를 흡입한 후 연기를 내뱉었다.


“뭐 이미 완성됐으니 상관은 없네.”


박건영이 김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방출을 사용했다.

F급 스킬인 그저 순수한 마력의 방출.

그러나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콰과과과과!


마치 김윤이 이곳에 도착해서 쏘아냈던 것만 같은 섬광.

이것은 반드시 피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피할 수 없었다.


김윤이 뒤를 흘끔 바라보았다.

폐허 속 유일하게 남아있는 길잡이의 건물.


“큭!”


김윤은 재빠르게 방어 스킬들을 펼쳐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방패가 여러 겹으로 펼쳐지고 그사이 사이에 방어막이 펼쳐졌다.

그러나 그 많은 방어 스킬들이 무색하게 꿰뚫고 들어오는 섬광.


김윤은 그 즉시 지도를 하나 꺼내며 무기를 꺼내 들었다.

바주카 형태의 무기.

그는 그것을 붙잡고 스킬을 사용했다.


최후의 한 발.

바주카가 그 스킬의 힘을 부여받으며 품고 있던 마력의 포탄을 거칠게 쏘아냈다.


콰아아앙!


섬광을 마주하는 거대한 폭발.

덕분에 김윤은 저 섬광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것이 가능했다.


“아쉽군. 마력을 절반이나 쏟아낸 공격이었는데 말이야.”


박건영이 다시금 연기를 내뿜었다.


“그러고 보니 설명을 하다 말았군. 장사꾼이다 보니 제품 설명은 필수란 말이지? 허허허.”


그런데 그의 모습이 조금 이상했다.

박건영 그는 중년이다.

53세에 나이를 지닌 중년 말이다.


그런데 지금 그의 모습은 중년의 모습이 아니었다.

청년의 것.

30대 초반 정도의 것으로 외모가 회춘하고 있었다.


김윤은 자신이 잘못 보았나 해 두 눈을 비빈 후 그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나 모습은 같았다.

아니, 오히려 더 젊어지고 있었다.


마력이 있다고 한들 말이 안 되는 현상이었다.

마력은 노화의 속도만 조금 늦춰줄 뿐 회춘의 효과는 없었으니 말이다.


“아, 내 모습에 놀랐나 보군. 이 물건의 효과라네. 각성을 위한 마력초, 마력 증폭을 위한 푸른 불꽃 나비의 날개 가루, 청록의 개의 심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릭서까지.”


박건영이 발현을 일으켰다.

그의 전신에서 일어나는 푸른 마력.

그것은 얼마나 짙은지 멀리서도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였다.


“꽤 많은 실험을 걸쳤지. 증폭의 이론까지는 쉬웠으나 부작용이 심했으니 말이야. 하지만 엘릭서라는 물건이 있지 않은가? 그거라면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여겼네. 그야 최고의 회복 약품이니 말이야.”


박건영이 손을 뻗었다.


“여하튼 이 모든 걸 합친 이 약품의 이름은 ‘용의 눈물’이라네. 신체 강화, 마력 증폭, 그리고 회춘까지. 최고의 물건 아닌가? 이 도시를 관리할 나에게 딱 어울리는 물건이야.”


그리고 다시금 마력을 쏘아냈다.

김윤은 다시금 방어 스킬들을 펼치며 온갖 무기를 꺼내 공격을 막아냈다.


“······결국 노리는 건 이 도시였군. 그렇게 권력이 탐났나?”

“권력이라······.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니라네. 그저 모두의 생존이지. 지금의 정부로서는 이 도시를 지킬 수 없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네.”


김윤이 지도를 불태워 창을 만든 후 박건영을 향해 내던졌다.

그러나.


콰과과과!


그의 바로 앞에서 솟구치는 마력의 기둥을 뚫지 못했다.

승천이라는 스킬이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형태, 수직의 형태였기 때문이었다.


“뭐 믿지 않아도 상관없네. 나는 진심이니 말이야. 그러니 그것에 방해가 되는 이들은 모두 치워야겠지. 지금의 정부도, 그리고 그들과 연을 맺고 있는 길잡이도 말일세.”


박건영이 미소를 지었다.


콰아아앙!


그러자 저 멀리, 시청이 있는 곳에서 푸른 섬광이 솟구쳤다.


“웅크리고 있던 용이 깨어날 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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