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164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0.30 20:00
조회
63
추천
2
글자
12쪽

바깥 (5)

DUMMY

김윤은 다시금 몸을 점검했다.

자신의 몸이기에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의 몸은 모두 회복된 상태였다.


상처는 물론, 체내에 흐르는 마력까지 모두 정상인 상태.

하지만 자신을 치료해준 이유진의 눈동자엔 의문이 가득했다.


“이상하네······.”


그녀의 푸르게 타오르는 눈동자가 김윤을 살펴보았다.

그녀의 고유 스킬, 마력의 눈.

그것은 마력을 눈에 싣는 것으로 대상의 각종 상태를 확인하는 스킬이었다.


대상의 체내에 흐르는 마력, 혹은 근육의 움직임들을 읽어낼 수 있는 스킬.

덕분에 이 스킬은 대상의 감정 변화나 마력의 흐름으로 인한 공격의 전조등을 읽어내는 게 가능했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스킬은 김윤의 마력의 흐름을 읽고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 달랐다.

이곳에 있는 자신들과는 말이다.


“마력이 전혀 체내로 흡수되지 않고 있는데요?”

“마력이 체내로 흡수된다고요?”


마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첫째, 수면.

잠을 자는 동안 집중을 체내에서 마력 생산으로 옮겨 빠르게 회복하는 방식.

그리고 둘째, 명상.

정신을 집중하며 주변에 흐르고 있는 마력을 흡수해 회복하는 방식이었다.


그것이 아공간에서 살아온 김윤이 알고 있는 마력을 회복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아는 흡수는 오직 명상을 통한 회복뿐이었다.


“마력 흡수는 명상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명상이요?”


그의 질문에 이유진은 의문을 풀었다.


“마력은 호흡할 때마다 체내에 흡수되고 축적되는 게 아닌가요?”


그야 지구에서의 마력 회복 방식, 그리고 마력 성장의 방식은 달랐기 때문이었다.


“호흡할 때마다 체내에 흡수된다고요······?”

“아무래도 아공간의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가 보군요. 마석 대재해가 일어난 이후, 지구에는 측정 불가능한 엄청난 양의 마력이 퍼져 나갔어요. 보이지는 않지만 주변에 엄청난 밀도로 존재하고 있죠.”


그녀가 허공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우리는 호흡을 통해 그걸 흡수해서 소모된 마력이나 마력의 성장을 하고 있지요.”


마력의 성장, 그 말을 듣자 김윤은 과거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리터너가 마력 성장의 이유가 빠른 이유.’


마력은 성장이 가능하다.

그것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마력의 양, 출력 그 모든 것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속도는 아공간에서 수련하는 이들보다 리터너가 한참은 빨랐다.


‘사선에 있기에 위기를 넘김으로 성장 속도가 빠른 게 아니었나?’


지금 이유진의 말대로라면 지구에서는 그저 호흡만으로도 마력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심장을 꺼내 간 건가? 아공간의 이들은 공기 중의 마력을 흡수하지 못하니까?’


“흐음······. 하지만 아공간에서 나온 다른 이들도 우리처럼 호흡을 통해 흡수했는데 말이죠?”

“그런가요?”


‘내가 아공간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가?’


이유진의 푸른 눈동자가 다시금 김윤을 살폈다.

정확히는 그가 품고 있는 마력이었다.


‘그런데도 저 정도 마력을 지니고 있다니······.’


순수 감탄이었다.

그의 마력은 이곳에 있는 그 어떤 이의 것보다 거대하고 강렬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감탄을 느끼고 있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그런 마력을 쏟아내는 놈이 성장하지 않은 거라고?’


그는 김윤을 구하러 갔던 이, 박다민이었다.


“흠흠, 그렇다면 아공간과 도시의 환경 차이로 인한 것이겠군요. 그럼 몸에 이상이 없는 건 확실하겠군요.”

“그런 것 같아요.”


김윤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호흡을 통해 마력의 회복과 성장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습득한다면.

그렇다면 박건영과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그는 어차피 아공간에 돌아간다고 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 뻔했다.

그야 그와 싸웠을 때와 큰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는 그때와 변화가 없었다.


그렇기에 성장이 필요했다.

힘이 필요했다.

이대로 가면 자신은 물론 함께하기로 한 이들마저 개죽음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혹시 그 호흡법을 배울 수 있을까요?”



***



아공간 내부, 아름.

그곳에서는 며칠 전 혁명이 일어났다.

그것은 용오름이라 불리는 사건이었고, 그것을 통해 이 도시의 정권이 바뀌었다.

과거 삼대 길드 중 하나였던 미르가 이 도시를 지배하게 된 것이었다.


때문에 도시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우선 가장 큰 것은 리터너의 변화였다.


리터너들은 보통 정해진 하나의 포탈을 통해 지구로 돌아갔다.

그곳만이 안전한 그들의 땅이 되었으며 지구를 되찾기 위한 전초기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었다.


그 포탈은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지금의 정부가 그것을 막아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정부를 차지하자마자 한 짓이었다.

그 포탈을 통해 돌아올 리터너를 기다리는 병력을 배치.

그리고 포탈을 통과하면 그대로 죽여버리는 것이었다.


포탈은 한 번에 한 명만 통과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아공간 내는 안전하다고 여기고 있던 생각.

그리고 포탈을 통과하는 동안에는 마력을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을 노린 것이었다.


그 사실을 모르던, 마석 던전의 공략을 마친, 지친 리터너들은 순식간에 그들에게 살해당했다.

대부분 삼대 길드 중, 헌터즈와 회귀의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 학살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포탈을 탄 이들 중 하나가 살아남아 지구도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그 이후로 누구도 그 포탈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지구를 벗어난 리터너들도.

아공간에 살던 이들도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된다면 어느 쪽이든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아공간의 경우, 그들은 물자를 보충받지 못하게 된다.


아공간의 이들은 포탈 바깥에서 리터너들이 가져오는 몬스터의 부산물을 통해 모든 생산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이 끊긴 것이었다.


물론 포탈은 다른 곳에도 있기에 그곳을 통해 나간다면 새로이 몬스터를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내린 선택.

그것은 아름의 최대 전력을 모두 내친 선택이었다.

그렇기에 새 루트를 판다고 해도 몬스터를 쓰러뜨릴 병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서서히 멸망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아공간 바깥의 이들은 그렇게 내부가 멸망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문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가 그 루트를 새로운 병력을 통해 뚫어냈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새로운 전력, 적룡의 기사단.

그들이 과거 리터너가 해오던 것을 대신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덕분에 도시는 다시금 유지되기 시작했다.

여러 변화를 맞이하며 말이다.


“좋군. 아주 좋아.”


박건영이 과거 시청이었던 곳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이제는 시청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변한 곳.


바깥에서 보기에는 성과 같았으나, 그 내부는 마치 동굴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박건영이 머무는 곳은 더욱이 그러했다.

마치 어릴 적 들었던 여러 이야기에 있던 용의 둥지와 같은 모습이었다.


박건영은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것을 곁에서 지켜보던 백민호가 속으로 생각했다.


‘노인네 취향하고는.’


백민호가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동심이 있는 건지. 아니면 노망이 난 건지.’


“그래서 도망친 이들은 찾았나?”

“아직 찾고 있죠.”

“아직이라······. 역시 적룡의 기사단을 보냈어야 했나?”

“글쎄요. 기사단은 물자 공급하기에도 손이 부족하지 않나요? 거기다가 지하가 워낙 위험한 곳이어야 말이죠.”


아름 역시 인간이 살아가는 도시.

그렇기에 지하 공간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각종 연료가 되는 마력을 통과시키는 관은 물론, 하수도가 있어야 하니 말이다.


그러나 아공간 그 자체는 24시간 주기로 스스로 회복하는 존재.

그것은 땅을 아무리 깊이 판다 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엔 전부 회복되어 버리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름의 밑에는 지하 공간들이 존재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도대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


“하긴 그 마력 방출은 우리 자랑스러운 적룡의 기사단의 약점이나 다름없겠군.”


그것은 일정 주기로 지하에 쏟아지는 마력 방출이었다.

주로 지하시설 외곽을 둘러 쏟아지는 마력의 폭포.

그것은 아공간의 재생 주기에 맞춰 다시금 그 일대의 공간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었다.


“끽하면 그 마력 방출할 코어가 부족할 뻔했지만요.”

“하하하, 그래도 해결됐으니 된 거 아니겠나? 자네의 편안한 삶도 얼추 완성되어 가고 말이야.”

“······글쎄요.”

“음, 금세 될 걸세. 나의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말일세.”


박건영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침대에 손을 얹었다.

그의 등 뒤로 달린 새빨간 날개가 거슬리지 않고 편히 잘 수 있는 푹신한 침대였다.



***



콰과과과과과과!


굉음이 귀를 사정없이 때린다.

그 소리가 너무도 커 주변의 대화는 모조리 묻힐 정도였다.

아름의 지하, 그곳에서 떨어지는 마력 폭포의 소리였다.


“다시 시작됐나.”


신민우가 마력을 이용해 비밀 대화 스킬을 사용했다.

폭포 소리를 차단하고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의 마력이 퍼지자, 순식간에 폭포 소리가 사라졌다.


“폭포가 끝날 때까지 이곳에서 쉬도록 하겠습니다.”


신민우가 자신의 뒤를 살폈다.

꽤 많은 이들이 그를 뒤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존재했다.


길잡이의 이들이었다.


“사장님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서준이 몸을 웅크리며 중얼거렸다.


“괘, 괜찮으실 거야. A랭크시잖아?”


그런 그를 최현민이 위로했고, 주은서는 조용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분명히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녀.

그러나 지금 그녀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잘려나간 팔도 붙은 상태로 말이다.


‘사장님······.’


최현민이 말하길 피투성이인 자신을 김윤이 들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 이미 자신의 상처는 모두 치료가 되어있었다고 했다.


‘그때의 상처를 치료하려면 엘릭서 정도밖에 없겠지.’


그런 귀한 것을 자신을 살리는 데 쓴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었다.


그는 늘 그러했다.

늘 자신이 희생되는 일을 택했다.

자신은 살아남을 가치가 없다는 듯이.

자신의 존재가 길잡이의 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듯이 말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신민우의 곁으로 허우진이 다가갔다.


“추격해오던 이들도 따돌렸겠다. 지하에 숨겨둔 벙커로 갈 예정입니다.”

“그런 게 있습니까.”

“아공간으로 몬스터가 침입할 것을 대비해 만들어둔 곳입니다. 일단은 그곳으로 가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해야겠지요.”


신민우가 다른 이들의 안색을 살폈다.

대부분 삼대 길드의 소속, 혹은 과거 정부의 이들.

미르와 적대관계를 가지게 된 이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백화가 그들을 도와 지하로 도망칠 수 있었던 그들.

그러나 살아남았을 뿐이지 상황은 희망적이지 못했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겁니까.”

“글쎄요······.”


마땅한 답안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의 박건영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를 막을 힘은 없었다.

이곳에 A랭크가 둘이나 있음에도 말이다.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민우가 벽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저 멀리 쏟아지는 마력의 폭포를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공간 지도 제작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6 붉은 비늘 (1) 23.12.04 58 2 12쪽
75 되찾는 일 (3) 23.11.30 56 2 12쪽
74 되찾는 일 (2) 23.11.29 57 2 11쪽
73 되찾는 일 (1) 23.11.28 59 2 11쪽
72 길을 만드는 자 (8) 23.11.24 60 2 11쪽
71 길을 만드는 자 (7) 23.11.23 57 2 12쪽
70 길을 만드는 자 (6) 23.11.21 58 2 12쪽
69 길을 만드는 자 (5) 23.11.20 61 2 11쪽
68 길을 만드는 자 (4) 23.11.16 64 2 11쪽
67 길을 만드는 자 (3) 23.11.15 58 2 12쪽
66 길을 만드는 자 (2) 23.11.14 55 2 12쪽
65 길을 만드는 자 (1) 23.11.13 61 2 11쪽
64 새 지도 (9) 23.11.10 64 3 12쪽
63 새 지도 (8) 23.11.09 60 2 12쪽
62 새 지도 (7) 23.11.08 59 2 12쪽
61 새 지도 (6) 23.11.07 60 2 11쪽
60 새 지도 (5) 23.11.06 65 2 12쪽
59 새 지도 (4) 23.11.03 63 2 12쪽
58 새 지도 (3) 23.11.02 64 2 12쪽
57 새 지도 (2) 23.11.01 68 2 12쪽
56 새 지도 (1) 23.10.31 65 2 12쪽
» 바깥 (5) 23.10.30 64 2 12쪽
54 바깥 (4) 23.10.26 72 2 12쪽
53 바깥 (3) 23.10.25 72 2 12쪽
52 바깥 (2) 23.10.24 65 2 11쪽
51 바깥 (1) 23.10.23 65 2 12쪽
50 용오름 (7) 23.10.16 74 2 12쪽
49 용오름 (6) 23.10.13 69 2 12쪽
48 용오름 (5) 23.10.12 66 2 12쪽
47 용오름 (4) 23.10.11 75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