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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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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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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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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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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길을 만드는 자 (5)

DUMMY

염동력, B급에 위치한 스킬로 마력 그 자체로 사물을 움직이는 스킬.

그러나 보통은 A랭크의 마력을 지닌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킬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염동력은 마력이 강할수록 다루기 쉽기 때문이었다.


마력 그 자체를 사용하기에 마력 소모가 큰 스킬.

또한 마력의 총량이 클수록 염동력의 위력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A랭크 고유의 스킬과도 같아진 스킬.


그리고 이곳에 있는 신민우는 마력 랭크가 A에 달했다.

즉, 그에게는 사용하기 적합한 스킬이라는 뜻.


그렇기에 그는 그것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마력을 통해 염동력이 일어났다.

그것은 쏟아지는 파편을 모조리 휘감으며 한 사람을 향해 쏘아졌다.


“나를 잡기 위한 판이라.”


백민호의 푸른 눈동자가 반짝하고 빛났다.

그러자 그의 몸을 타고 일어난 마력이 바람으로 변하며 쏟아지는 파편을 모조리 걷어냈다.

하지만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보랏빛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허우진의 눈동자 그것이 그의 목을 노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허우진의 고유 스킬, 절단의 길.

저 보랏빛 눈동자가 바라보는 곳엔 모든지 베어낼 수 있는 길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의 마력은 그것에 호응해 보랏빛으로 타오른다.

그 길을 베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의 눈동자가 백민호의 목을 담기 직전이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파편 하나가 그의 시선을 가로막았다.

절단의 길이 파편에 새겨졌다.


“큭······!”


시선이 길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휘둘러지는 보랏빛 칼날.

그것이 파편을 가르며 허무하게 소멸했다.


“너희로서는 불가능할걸?”


백민호가 바닥에 안전히 내려앉은 후, 화염과 폭풍을 뒤섞으며 쏘아냈다.

허우진과 신민우가 착지하기 전에 쏘아지는 거센 화염의 폭풍.


신민우는 즉시 방어막을 펼치며 봉에 바람에 휘감아 휘둘렀다.

방어막이 뚫리자 기다리던 바람이 화염의 방향을 틀어버렸다.


‘움직임이 뭔가 이상하다. 마치 우리의 움직임을 알고 있는 듯한······.’


허우진이 장검을 물에 던지며 신민우를 향해 다가왔다.


“혹시 고유 스킬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강했었으니 말입니다. 제가 아는 점이라면 모든 원소를 다룰 수 있다는 것 정도일 겁니다.”

“그렇군요.”


이어 그는 품에서 단도를 꺼내 양손에 하나씩 쥐었다.

그리고 단도에 모두 오라를 일으켰다.


“보랏빛 사신이랬나.”


백민호가 그의 오라를 바라보다 주변을 살폈다.

위층에 있던 기다란 통로 형태와 달리 공동형태에 넓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 절단의 길이란 스킬은 쿨타임이 있지?”


그의 푸른 빛 눈동자가 이 어두운 공간에서도 환하게 타올랐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당분간은 쓰는 모습이 없는 걸 보니까.”


폭풍을 휘감아 주변의 물을 끌어당긴 그의 발차기가 허우진의 측면을 노렸다.

그러나 그것을 눈치채고 빠르게 접근해 봉으로 공격을 막아낸 신민우.

반격의 기회였다.


허우진의 두 단도가 빛을 토하며 휘둘러졌다.


쩌억!


그의 단도가 휘둘러지자, 바닥에 가득한 하수는 물론 그 너머의 바닥과 벽까지 모조리 갈라졌다.

오라의 위력이었다.


하지만 정작 베어내야 할 것은 베어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며 공격을 피해낸 백민호.


그의 폭발적으로 증폭한 마력이 염동력이 되어 하수를 휘감았다.

그것은 뒤엉켜 회전, 다시금 허우진을 노렸다.


콰과과광!


회오리치는 하수에 닿자, 굉음을 토하며 박살이 나는 벽.

허우진은 몸을 이리저리 날리며 공격을 피해냈다.

중간중간 피할 수 없을 때는 오라가 담긴 단도로 회오리를 갈라 시간을 벌었다.


‘놈도 지하가 무너질 것은 염려해 큰 기술은 쓰지 못한다.’


신민우가 저 멀리서 마력을 일으키는 백민호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증폭된 마력이 있다고 한들 결국엔 인간.

지하가 무너지면 아무리 그라고 해도 죽을 확률이 존재한다.


그의 말대로 도시와 지하도의 연결은 섬세해 이곳이 무너지는 것으로 도시가 모조리 말려들 수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존재하고 있으니.’


그뿐만 아니라 이곳엔 A랭크가 둘이나 있다.

그들이 동귀어진을 노린다면 아무리 그라도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놈의 고유 스킬인데······.’


그는 백민호와 상당히 오랜 시간 알고 지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의 고유 스킬을 아직까지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 그것을 쓰지 않았음에도 그는 완패했기 때문이었다.

과거의 그날도, 마력초 공장 때도.


‘하지만 오늘은 다를 거다.’


신민우가 마력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의 등 뒤로 마력이 하나로 뭉치며 거대한 도장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그것이 하나가 아니었다.

그의 뒤로 수십 개가 생겨나는 도장.


그의 고유 스킬, 계약.

그것은 전투에는 크게 관여할 수 없는 스킬이었다.

이름 그대로, 누군가와 어길 수 없는 계약을 맺는 용도의 스킬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킬도 전투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그 상대가 인간이라면 말이다.


자신보다 마력이 낮다면 강제로 계약을 체결해 행동을 제약한다.

그것을 통해 전투에서 순간의 허점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보다 약한 경우.


만약 지금의 백민호처럼 강하다면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그 방법은 간단했다.


자신보다 강한 자와 계약을 맺는 방법은 동의를 구하는 것.

그리고 그 동의는 상대의 머릿속에 직접 파고든다.

그러니 자잘한 계약을 수없이 만들어 계속해서 건다면.


‘놈의 사고를 정지시킨다.’


상대는 수없이 밀려오는 계약의 동의에 잠시 사고가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쾅! 쾅! 쾅! 쾅!


수많은 도장이 순차적으로 바닥을 내리찍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곳에서 쏟아지는 마력이 모조리 백민호를 향했다.


“이건······?”


그의 머릿속을 파고드는 수많은 계약의 내용들.

그리고 그것은 신민우의 예상대로 그를 잠시 멈추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크윽······!”


그 틈을 놓치지 않는 허우진.

그의 오라를 휘감은 단도가 백민호의 목을 노렸다.


“이라고 할 줄 알았어?”


백민호가 싱긋 웃었다.

동시에 허리를 숙여 단도를 피한 후 주먹을 내질렀다.


“컥······!”


명치 부근을 파고든 주먹.

마력을 휘감았기에 위력은 평범한 주먹 그 이상이었다.


우드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허우진이 저 멀리 날아갔다.

당황한 신민우가 소리쳤다.


“허우진 리터너!”


그러나 그에게 그런 여유 따위는 존재해선 안 됐다.

그사이 거리를 좁힌 백민호가 그에게도 똑같은 선물을 안겨주었으니 말이다.


마력을 휘감은 주먹이 신민우의 턱을 후려쳤다.

그 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폭풍이 일며 바닥에 고인 물이 모조리 밀려났다.


콰앙!


이어 바닥에 처박히는 그의 머리.

마력으로 강화했음에도 턱이 망가지고, 뇌가 울려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제······.”


쏴아아!


밀려갔던 물들이 도로 돌아왔다.

얼굴을 휘감는 물.

호흡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였다.


백민호가 그의 멱살을 잡아 들어 올렸으니 말이다.


“흐음, 너를 데려갈까 아니면 저기 저 사신씨를 데려갈까? 뭐가 좋을 것 같아?”


신민우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사나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팔을 움켜쥘 뿐이었다.


화르륵!


백민호의 팔을 움켜쥔 손에서 화염이 쏟아졌다.


“흐음.”


하지만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팔에 얼음을 둘러 그것을 막아내는 백민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의 공격도 그 이전의 공격도.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


아니, 그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마력초 공장 때도 그랬다.

정부측의 습격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대비한 그.


“미, 래를 보는 거냐······?”


신민우가 백민호의 푸르게 타오르는 눈동자를 노려보았다.


“하하, 들켰네?”


백민호가 그대로 신민우를 내던져 벽에 처박았다.

그리고 그것과 같은 속도로 거리를 좁히며 그의 복부에 무릎을 처박았다.


“크허억······!”


지하 전체가 뒤흔들리는 것 같은 진동이 주변을 휩쓸었다.

그리고 그 충격이 그대로 신민우를 파고들었다.


“여전히 튼튼하네. 보통이라면 죽었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그래서 좋아. 친구를 쉽게 죽이고 싶진 않잖아?”

“닥··· 쳐······!”

“어허, 고맙게 생각해야지. 이게 무슨 뜻이겠어. 널 살려주겠다는 뜻이잖아?”


백민호가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어느새 몸을 일으킨 채 오라를 일으키는 허우진이 있었다.


“대신 사신씨는 오늘 죽겠지만?”


백민호가 포탄처럼 쏘아졌다.

그러자 허우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발현한 마력을 운용했다.


그것은 분열을 거듭해 가늘어지며 날카로워졌다.

바늘과 같은 수많은 마력의 칼날이 전방을 벽처럼 메웠다.


“듣지 않았어? 나는 미래를 본다고.”


그러나 백민호는 미래를 본다.

이것조차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마력을 쏟아내며 폭풍을 일으켰다.


마력의 칼날이 폭풍에 휘말리며 통제권을 잃었다.

그가 만든 것이 그를 노리게 된 것이었다.


“알고 있다.”


허우진의 보랏빛 눈동자가 빛을 토해냈다.

그의 고유 스킬, 절단의 길이 발동된 것이었다.


“베려고?”


그러자 마력으로 이루어진 암석이 솟구치고, 그 암석에서 새하얀 섬광이 쏟아졌다.

그의 시선을 가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어떻게?”


허우진은 눈을 괴롭히는 섬광에도 두 눈을 감았다.

그의 고유 스킬, 절단의 길은 무언가를 보아야 벨 수 있는 스킬.

그러나 그 무엇도 보지 않았음에도 그의 검기는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이미 봤다.”


이미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자신이 흩뿌린 마력의 칼날.


허우진이 곧장 단도를 휘둘렀다.

그것은 보이지 않음에도 그가 보았던 칼날을 향해 이끌리듯 다가갔다.


하지만 그것은 단 하나밖에 가르지 못한다.

그리고 오직 그것만을 가를 수 있다.

그것이 그 스킬이 지닌 효과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러하듯 스킬은 여러 방법으로 응용 가능하다.

아니, 그의 경우에는 다른 사용법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나를 확실히 베고 한동안 다시금 베지 못하는 스킬.

그러나 그것의 절삭력을 줄이고 개수를 늘린다.

그것이 하나, 둘 점차 늘어난다.


하지만 이래도 백민호는 베지 못한다.

그저 한 번에 베어낼 수 있는 것만 늘어날 뿐.

그러니 다른 스킬을 섞는다.


오라를 한계 이상으로 끌어낸다.

그것으로 줄어든 위력을 증폭해 그 이상을 베어낸다.


물론 이것이 만능인 것은 아니다.

이 선택으로 인해 이 스킬은 다시는 쓰지 못할 테니.

그러나 상관없다.


지금은 그 한 번이 필요하다.


그의 단도가 움직였다.

보랏빛과 푸른빛이 뒤섞긴 검기가 사방에 뿌려둔 그의 마력을 갈랐다.

아니, 그 이상을 갈랐다.


보랏빛 기운이 마력을 가르고 푸른 기운이 그 너머를 갈랐다.


콰가가각!


두 개의 검기가 뒤섞이며 일대를 갈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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