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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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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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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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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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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새 지도 (4)

DUMMY

김윤은 웨이브로 뛰어들기 전 결계의 상황을 살폈었다.


‘얼마 남지 않았었지.’


결계는 거의 다 완성이 된 상황.

거기다 쏟아지던 포화 역시 탄환이 부족해 주춤해진 상황.

그가 웨이브로 직접 뛰어들기에 아주 적합한 상황이었다.


‘몬스터는 마력에 이끌린다.’


그러니 웨이브를 가로질러 반대편에서 큰 마력을 터트린다면, 안전하게 결계의 완성은 물론 몬스터를 그대로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그가 웨이브로 뛰어든 이유였다.


김윤은 장검을 내지르며 전방으로 돌진했다.

바로 앞에 있는, 개를 닮은 몬스터의 아가리에 검을 처박힌 검.


그는 검을 몬스터가 박힌 채로 들어 올린 후 그대로 내려찍었다.

뒤이어 달려오는 몬스터를 그대로 뭉개는 공격.


이어 그는 검을 버리고 뒤로 다리를 빼며 주먹을 당겼다.

그리고 마력을 실어 주먹을 빠르게 내질렀다.


몬스터 한 마리당 한 방.

수십 번의 주먹이 휘둘러지며 달려오던 몬스터들을 육편으로 만들었다.


“흐읍!”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한 방.

방출을 담은 주먹이었다.


그것이 뻗어지자 일직선으로 마력의 길이 만들어졌다.

마치 바다가 갈라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윤은 길이 열리는 즉시 그곳을 향해 내달렸다.

전신에 발현을 통해 마력을 내뿜으며 말이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발작하듯 그의 뒤를 쫓았다.

다시금 몬스터가 몰려들며 메꿔지는 길.

김윤은 다시금 발걸음을 멈추고 주먹을 당겼다.

그리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방출로 길을 뚫으려던 순간이었다.


퍼버버벅!


하늘에서 쏟아지는 마력의 칼날.

몬스터가 한 짓은 아니었다.

지금 이곳엔 인간이 있어 서로 죽일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런 짓을 할 존재는 오직 하나, 인간이었다.


“일대의 몬스터는 이게 전부다! 모두 쓰러뜨려라!”


저 멀리 있는 건물에서 누군가 외쳤다.

그러자 그곳에서 열은 넘는 사람이 뛰어내리며 몬스터를 향해 각자의 무기를 휘둘렀다.

캠프의 사냥반이었다.


김윤은 자신에게 덤벼드는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며 그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두에 있던 이, 다른 이들에게 명령을 내렸던 사람을 말이다.


정교하게 정제되는 마력.

그것을 검으로 만들어 쏘아내고 붙잡고 휘둘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이후로 이어지는 마력의 공격, 그것 역시 상당한 효율을 자랑하는 공격이었다.


공격 하나하나에 많은 마력이 들지 않는다.

적의 숨통을 끊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마력.

그마저도 주변의 마력을 끌어와 증폭시켰기에 자신의 마력은 거의 소모가 없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솜씨였다.


하지만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그의 앞에도 수많은 몬스터가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김윤이 다시금 마력을 일으키며 주먹을 내질렀다.



***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밑에 살점과 피가 찐득하게 달라붙는다.

주변에 가득한 몬스터의 사체.

몬스터 웨이브의 결과물이었다.


김윤은 방금 자신이 쓰러뜨린 몬스터를 의자 삼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한 사내가 김윤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김윤이 전투 중 유심히 살펴보던 이였다.


“사냥반을 이끌고 있는 신혜성입니다. 대단한 실력이시더군요.”


자신의 이름을 밝힌 남자가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윤은 그를 잠시 바라보다 몸을 일으키다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피가 들러붙은 장갑이 신경이 쓰인 것이었다.


“저보다는 그쪽이 더 대단하시던걸요. 김윤입니다. 아, 악수는 제가 사정이 있어서······.”


신혜성이 다시 입을 열어 말을 하려 할 때였다.


“대장! 우린 코어를 캐면 됩니까?”

“어, 캘 수 있는 만큼 캐 둬. 아, 죄송합니다. 코어는 다른 사람들이 캘 테니 일단 캠프로 돌아가시겠습니까?”

“그래도 될까요?”

“하하, 물론이죠. 이렇게 많은 몬스터를 정리해주셨는데 설마 캠프에서 휴식 하나 못하게 하겠습니까?”


신혜성이 김윤의 뒤로 놓인 수많은 사체를 바라보았다.

대부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린 사체들이었다.


“알겠습니다.”


김윤은 신혜성의 뒤를 따라 캠프로 향했다.

그러는 중 신혜성의 마력을 살피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C··· 급 정도인가?’


그의 마력은 생각보다 적었다.

소모된 탓이 아닌 전체적인 총량이 적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런 전투를 보인다라······.’


박다민도 사용하던 지구의 마력 운용법 탓일까.


“아, 대표님.”


신혜성과 함께 캠프로 들어서자 이유진이 그들을 맞이했다.


“수고하셨어요. 곧바로 달려와 주고 고마워요.”

“아닙니다. 이게 우리 반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아, 김윤씨도 수고하셨어요. 그럼 이제 왜 건물이 무너졌는지 들어볼까요?”


이유진이 저 멀리 있는 텐트를 흘끔 바라보았다.

김윤 역시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곳을 바라보니 박다민이 그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사고를 친 강아지의 표정을 짓고 있는 상태였다.


일행이 박다민이 있는 텐트로 향했다.

그리고 김윤은 그곳에서 상황을 설명했다.


“호흡법을 배우려다가 대련을 했다고요?”

“맞아요! 제, 제가 먼저 하자고 한 것도 아니었어요!”


박다민의 표정이 확 밝아지며 소리쳤다.

그러자 곁에 있던 최지원이 말을 더했다.


“박다민이 먼저.”

“넌 조용히 해!”

“하아······.”


이유진이 두통이 오는지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캠프를 날려 먹을 뻔한 건 확실히 큰 죄이긴 한데.’


스스로 수습을 전부 해냈다.

쏟아지는 건물의 파편은 물론, 웨이브를 함께 막아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결계가 완성된 이후의 웨이브의 몬스터를 혼자서 반은 처리했으니······.’


죄를 묻기에는 어려웠다.


‘애초에 캠프 사람도 아니니까.’


더군다나 그는 캠프의 소속도 아닐뿐더러 임시로 손을 잡은 것에 불과했다.

그것도 자신들에게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말이다.


“그나저나 호흡법부터가 막히셨다고 했나요?”

“맞아요. 그런데 그건 당장 얻고 다뤄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고······. 그것보다 저 아이랑 여기 사냥분의 대장분이 쓰는 마력 운용법이 궁금해서요.”


김윤이 신혜성과 이유진의 눈치를 살폈다.


“저 건물이 무너진 것도 그걸 흉내 내려다가 펼쳐준 결계의 마력마저 삼켜서 그렇게 된 거였거든요.”

“마력 운용법이라······.”

“어떤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무래도 운용법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서 말이죠.”


김윤이 손으로 열심히 형태를 묘사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어······. 마력이 계속해서 서로를 휘감아서 증폭되는? 저 아이의 경우에는 소모한 마력이 주변의 마력을 끌어당겨 계속해서 부풀었거든요.”

“아, 흐름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흐름이요?”

“네, 이곳에서는 기본적으로 다루는 마력 운용법 중 하나입니다. 지구는 공기 중에 다량의 마력이 섞여 있다는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네.”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호흡을 통해 그것을 체내에 받아들이고 자신의 마력을 그것과 동화시킵니다. 물론 완전히 같아지지는 않지만 바깥에 흐르는 마력과 성질이 얼추 같아지는 거죠. 그렇기에 마력이 서로 뒤섞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걸 본격적으로 다루는 운용법을 흐름이라고 합니다.”


신혜성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 위로 푸른 마력의 구체가 하나 만들어졌다.

그것은 회전하지도 않음에도 주변의 마력을 소용돌이치듯 끌어당겼다.


“작은 마력으로 주변의 마력을 휘감는 흐름을 만드는 거죠. 작은 흐름이 힘을 당겨 스스로 덩치를 부풀리는 겁니다.”


손톱만 하던 작은 구체가 점점 커져 주먹 크기에 가까워졌다.


“물론 이것 외에도 사용은 가능합니다. 체내에 마력의 흐름을 만들어 주변의 마력을 빠르게 받아들여 마력을 회복하는 것도 가능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신혜성이 김윤을 흘끔 바라보았다.


“김윤씨의 마력의 성질은 저희와 조금 다르군요. 아마도 아공간에 계셨던 탓 같은데······ 호흡법을 익히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일 겁니다.”


‘그럼 리터너들은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마력의 성질이 변하고 있는 건가?’


“물론 다른 아공간분들 중 마력의 성질이 변해 호흡법을 익히게 된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만······. 이제는 연락이 끊겨 소개해 드리기 어려울 것 같군요.”

“그렇군요······. 그럼 그 흐름도 익히기 어려울까요?”

“저희와 완전히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가능은 할 겁니다.”


그나마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군요. 김윤씨는 이 흐름이 없더라도 강한 힘을 지니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방대한 마력 말입니다.”

“이 힘으로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있어서요.”

“그건 힘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신혜성의 눈빛이 진지하게 변했다.


“김윤씨가 가진 힘의 양은 충분하다 못해 넘칩니다. 아까 전투에서도 느꼈죠. 하지만 그것을 다룰 때 효율이 좋지 않아 보이더군요.”

“효율인가요?”


김윤이 장갑에 감싸진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그가 마력을 사용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넘치는 마력을 이용한 순수한 방출, 그것을 기반으로 한 각종 스킬과 고유 스킬의 조합.


고유 스킬마저 대부분 무기를 만들어 한 방에 커다란 위력을 쏟아내는 위주의 공격이었다.

즉, 대체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이라는 뜻이었다.


“대부분 커다란 마력을 가지신 분들이 그러더군요. 저는 마력이 없어 흐름을 최대로 이용해야 그러한 출력이 딱 한 번 나오는데 말입니다. 아, 부러운 건 아닙니다. ······사실 조금 부럽기는 한데. 아, 아닙니다.”


신혜성이 헛기침을 몇 번 한 후 말을 다시 이었다.


“결론은 강해지는 법이 무작정 마력의 양을 늘리는 게 답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가지고 있는 마력에 대한 완전한 통제. 그것을 통한 마력의 효율적인 사용과 기술적인 발전. 김윤씨는 그것만 확실히 익히셔도 지금보다 배, 아니 그 이상은 강해지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장담하죠.”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이유진이 입을 열었다.


“혜성씨 솜씨는 믿어도 좋아. 우리 캠프 중에 마력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전투 센스도 가장 좋은 사람이기도 하니까.”

“흠흠,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그러니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신혜성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 손을 휘저으며 다시금 말을 이었다.


“아, 혹시 너무 친절을 베풀어서 의심이 가실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이건 모두 캠프를 위한 일이라 돕는 것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 분의 거래 내용은 저도 전해 들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김윤이 긍정의 뜻을 보였다.

그는 반드시 지금보다 강해져야 했다.

그렇기에 방법을 찾고 있었거늘 지금 이것은 그에게 기회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아공간의 상황을 모르는 이상 최대한 빠르게 성장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그렇기에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이 있었다.


김윤이 이유진을 향해 물었다.


“아, 혹시 한 가지 더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어떤 거죠?”

“이 근처에 포탈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만약 찾지 못했다면 직접 찾으러 다니고 싶습니다.”


포탈의 위치, 그리고 그것을 통한 트라우마의 극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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