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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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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137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1.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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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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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길을 만드는 자 (4)

DUMMY

벽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대피소.

그것은 아름이 지어졌을 때 동시에 지어진 것으로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다.


“이 정도면 거의 지하 도시 아니야······?”


물론 도시에는 미치지 못하는 크기이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에는 필적하는 크기였다.


“혹여나 몬스터가 포탈을 넘어 도시를 습격할 것을 대비해 지어진 시설입니다.”


신민우가 이민규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쯤에서 우리도 몇 가지를 물어야겠군요.”


이어 그의 앞으로 다가오며 그의 전용 아공간, 인벤토리에서 기다란 봉을 꺼내 들었다.

신민우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민규를 중앙에 두고 각자 무기를 꺼내 드는 일행.


“너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있었지?”


신민우의 말투가 변했다.

존댓말이 사라진 것은 물론, 이전까지 담겨있던 친절이 모조리 사라졌다.

그저 사나운 적대감만 담겨있을 뿐이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

“지금 시점에서 아름에 제대로 된 마력 사용자가 있을 것 같나? 지구로 도망쳤거나, 이곳 지하로 향했거나, 죽었다.”


그의 무기, 봉을 타고 푸른 마력이 넘실거렸다.


“적룡의 기사단의 눈을 피해 지금까지 살아남는 건 불가능해.”


박건영이 아름을 집어삼키고 고작 일주일, 그러나 그사이에 지상에 있던 리터너는 모조리 자취를 감췄다.

적룡의 기사단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저항하며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생명력이라는 힘을 통해 그들은 강해졌지만, 마력의 힘은 그들의 약점이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아름은 상당히 커다란 도시.

그렇기에 충분히 숨어다니며 그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여겼다.


박건영이 직접 나서기 전까지는.


용인으로 각성하고 이틀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

그러나 리터너를 잡아들이는 일이 생각보다 진행이 더뎌지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낸 결과는 리터너의 궤멸이었다.


그가 뿜어내는 붉은 숨결은 모든 생명체를 재로 바꾸었다.

그가 일으키는 힘은 너무도 강력해 맞설 수 없었다.

힘겹게 상처를 입혀도 그는 모두 재생할 뿐이었다.


마력 랭크 A, 그 이상을 상대하는 느낌.

S급이 있다면 이러한 존재일까.

그것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그를 다시금 끌어내리기 위해 모였던 리터너들은 그날 이후로 살기 위해 흩어졌다.

그러나 그들 중 절반은 살아남지 못했다.


어떻게 안 것인지 그들의 위치를 모두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박건영과의 싸움에서 큰 상처를 입은 리터너들.

그들은 모두 끔찍한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지하와 달리 지상에선 놈들이 강한 마력의 위치를 찾을 수 있지. 그런데 B랭크에 달하는 네가 살아있었다고?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그, 그건······. 아, 아니야! 나는 그저 도망쳤을 뿐이라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이민규가 자신을 포위한 이들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가 올라간 타이밍에 알맞게 기사단에 쫓기고 있었을까요.”

“우, 우연이야! 그, 그리고 내가 만약 정말로 스파이라면 이곳에 데려오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스파이니까 여기까지 따라온 거겠죠.”

“네가 살고 싶으면 뛰어들라며!”

“그만, 위치는 상관없다. 이 대피소는 마력 폭포가 쏟아질 때마다 위치를 이동할 수 있으니.”


신민우가 마력을 일으켰다.

그것은 그의 몸을 타고 일어나 허공에서 뭉치며 형태를 이루었다.

거대한 푸른 도장, 그의 고유 스킬 ‘계약’이었다.


“그저 받아들이면 네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거다.”


콰앙!


도장이 바닥을 내리찍으며 마력을 토해냈다.

그것은 거대한 천의 형태로 휘날리며 이민규를 휘감았다.


『나에게 있어 그 어떠한 거짓도 고하지 않는다.』


그러자 계약에 담긴 조항이 그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강제성을 품은 계약, 그의 마력이 신민우의 것보다 약하기 때문이었다.


“박건영이 보냈나?”


신민우의 질문에 푸른 마력이 이민규의 목을 옥죄었다.


“아니.”

“그럼 백화가 보냈나?”

“······아니.”


거짓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전에 답과 달리 망설임이 존재했다.


“백화와 연결고리가 있나 보군. 말해라.”

“······놈들이 나를 한 번 구해줬어. 이유는 나도 몰라. 그러고 그냥 사라졌으니까. 그래서 한 번 살아나고 도망치고 있었는데 당신들이 온 거야.”

“그렇군.”


신민우가 봉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민규에게 다가가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에게 적용된 스킬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무, 무슨······!”

“가만히.”


잠시 정신을 집중하던 신민우.

그는 이내 마력을 거두고 자신이 들어왔던 입구로 향했다.


“추적 스킬이군. 입구를 잠그십시오. 다음날 폭포까지 버티면 될 겁니다.”

“그, 그럼 나는······?”


이민규가 신민우를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방 하나를 배정해주십시오.”


그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주은서는 그 모습을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보다 신민우에게 시선을 옮겼다.


“백화가 오고 있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럼 저도 같이 싸울게요.”


신민우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동시에 허우진이 주은서의 앞을 가로막았다.


“우진 오빠?”

“제가 가겠습니다. 은서 씨의 스킬은 대피소를 지키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싸울 수 있어요.”

“지금은 전면전을 할 때가 아닙니다.”

“놈들이 사장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알아 올 겁니다. 현민아.”


허우진이 최현민을 향해 눈짓했다.


“으, 은서야. 도, 돌아가자. 이게 맞아.”


주은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둘을 째려보다 몸을 돌려 대피소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갑시다.”


허우진이 신민우를 따라 벽으로 된 문을 빠져나갔다.

그러자.


쿠구구구!


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큰 소리를 내며 공간이 다시 닫혔다.


다시 어둠에 물든 하수도로 나온 둘.

신민우는 곧장 마력으로 만들어진 빛의 구체를 띄워 주변을 밝혔다.


“곧 올 겁니다.”


그가 봉을 강하게 움켜쥐고, 허우진은 신발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김윤이 주었던 신발이었다.


“늘 하던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자 그의 모습이 주변에 녹아들며 사라졌다.

은신, 신발에 새겨진 스킬 중 하나였다.


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발소리.

신민우는 봉을 강하게 움켜쥐며 다가올 적을 대비했다.


“오랜만이네, 친구. 상처는 다 나았고?”


빛의 구슬이 만들어진 시야 범위까지 다가온 발소리의 주인.

그것은 다름 아닌 백화의 리더, 백민호였다.


“백민호.”


봉을 움켜쥔 손에 힘이 더욱 실렸다.

그와의 악연이 떠올라 자연스레 분노가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 나야. 이 근처에 대피소가 있나 봐? 추적 스킬이 근처에서 끊겼거든.”

“네 알 바 아니다.”

“뭐 네 태도만 봐도 알겠네. 너는 거짓말을 못 하거든. 표정에 다 드러나잖아.”


백민호가 싱긋 웃으며 자신의 표정을 가리켰다.


“닥쳐!”


그것이 방아쇠가 됐는지 신민우가 곧장 봉을 휘둘렀다.

마력을 휘감은 공격.

그 위력은 하수도의 벽은 두부처럼 으깨버린 위력을 품고 있었다.


쩌엉!


그러나 백민호의 손에는 그 어떠한 상처도 내지 못했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네가 진 빚을 돌려받아야 할 때라서 말이지.”


백민호의 푸른 눈동자가 번쩍하고 빛났다.


“봐줄 수가 없네.”


동시에 그의 손에서 마력이 터져 나오며 봉을 밀어냈다.

이어 그의 몸이 빠르게 회전하며 주먹을 뻗었다.


봉이 천장에 처박혀 방어할 수 없는 상황.

신민우는 곧장 양팔을 겹쳐 그의 주먹을 막아냈다.

마력을 둘러막았음에도 뼈까지 울리는 느낌이었다.


“······마력초를 복용했나.”


하수도 냄새 때문에 마력초 특유의 냄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위력, 그것은 평상시의 그가 지닌 마력이 아니었다.


“맞아. 오늘은 한 명을 데려가야 하거든. 그동안 많이 봐주긴 했지?”


백민호가 다시금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주먹세례를 쏟아부었다.


“내 평화를 위해서 말이야.”


주먹 하나하나가 포탄을 넘어서는 위력.

신민우는 봉을 회수한 후 그것을 이용해 백민호의 공격을 막아냈다.


“크윽······!”


우드드득!


아무리 A랭크의 마력, 그리고 수많은 경험을 쌓은 신민우라도 그 많은 공격을 모두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의 가드를 뚫고 옆구리를 파고드는 주먹.


폐에 담아두었던 숨이 터져 나오며 몸이 휘청였다.

백민호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의 주먹을 타고 자라나는 폭풍.

마력을 휘감고 사납게 휘몰아치는 폭풍이 그의 주먹과 함께 쏘아졌다.

그런데 그 방향이 이상했다.


그가 공격하던 신민우가 아닌 자신의 뒤를 향해 뻗어지는 주먹.


“크헉!”


은신 상태로 그의 배후를 노리던 허우진을 향해 공격을 날린 것이었다.


콰과과과!


사나운 폭풍이 하수도째로 허우진이 있는 공간을 찢어발겼다.


‘어떻게 알았지?’


그 모습에 신민우는 의심을 품었다.

방금 보인 그의 공격.

그것은 마치 허우진이 공격해오는 순간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는 마력의 파동은 물론 그 어떠한 감지 스킬도 사용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허우진이 신발을 통해 사용한 스킬.

A급 스킬, 은신.

그것은 마력의 파동과 같은 감지 스킬로도 포착할 수 없는 스킬이었다.

혹시 마력초로 인해 마력이 증폭된다면 은신의 효과마저 무시할 수 있는 것일까.


신민우는 다시금 자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크게 수직으로 내리찍고 물보라를 일으켜 시야를 가렸다.


그사이 봉을 당기고 스킬을 준비하는 그.

폭풍의 식사.

그의 봉을 타고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주변에 가득한 물을 모조리 집어삼키며 덩치를 빠르게 부풀렸다.

어느 정도 덩치가 커지자 그는 염동력을 통해 봉을 공중에 띄운 후, 회전을 더욱 높였다.


“오, 빠르고 효율적인 마력 사용. 하지만 네게 스킬을 알려준 게 누군지 잊은 건 아니겠지?”


백민호 역시 곧장 공격을 준비했다.

그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짙게 일어나며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원소 운용 중 바람의 힘을 내부에 머금으며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마력의 구체.


서로 준비된 두 공격이 같은 순간에 쏘아졌다.

하수를 휘감은 폭풍, 마력을 휘감은 폭풍.


두 폭풍이 자신의 주인을 뒤로한 채 다가오는 다른 폭풍과 부딪혔다.


콰과과과광!


하수도 전체가 뒤흔들리는 듯한 진동.

두 폭풍이 뒤섞이며 하수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름을 무너뜨리고 싶은 거야? 도시는 생각보다 정교하다고?”


무너지는 하수도 사이 백민호가 신민우를 향해 조롱을 던졌다.


“아니, 너를 잡기 위한 판을 만든 거다.”


피투성이가 된 허우진이 쏟아지는 파편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쏟아지는 파편을 발판 삼아 도약하며 백민호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덕분에 안 그래도 추락하던 그의 몸이 더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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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길을 만드는 자 (7) 23.11.23 57 2 12쪽
70 길을 만드는 자 (6) 23.11.21 58 2 12쪽
69 길을 만드는 자 (5) 23.11.20 61 2 11쪽
» 길을 만드는 자 (4) 23.11.16 63 2 11쪽
67 길을 만드는 자 (3) 23.11.15 57 2 12쪽
66 길을 만드는 자 (2) 23.11.14 55 2 12쪽
65 길을 만드는 자 (1) 23.11.13 60 2 11쪽
64 새 지도 (9) 23.11.10 6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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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바깥 (2) 23.10.24 64 2 11쪽
51 바깥 (1) 23.10.23 6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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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용오름 (6) 23.10.13 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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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용오름 (4) 23.10.11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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