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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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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153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1.07 20:01
조회
59
추천
2
글자
11쪽

새 지도 (6)

DUMMY

“그럼 가볼까요?”


캠프를 두르고 있는 거대한 벽의 위.

그곳에서 신혜성이 자신과 함께 이 벽을 벗어날 이들을 바라보았다.


캠프를 찾아온 아공간의 사람, 김윤.

캠프에서 자라온 아이들, 박다민과 최지원.

마지막으로 자신과 같은 사냥반의 소속인 김대현.


함께 방배역에 있는 포탈로 향할 이들이었다.


“주의 사항은 미리 알려드린 대로입니다. 결계를 펼치지 않은 이상, 마력은 최소한. 신체 강화 위주로만 이용하시면 됩니다.”


신혜성의 말에 김윤이 가볍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네!”


박다민은 신난 듯이 목청을 높여 대답했고, 최지원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김대현은 불안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괜찮을까요······?”

“하하, 괜찮을 겁니다. 저기 김윤씨도 계시니 말이죠.”

“맞아, 아저씨 덩치도 그렇게 커다란 사람이 뭐 그렇게 겁이 많아?”

“하아··· 겁이 아니라 너희들이 위험할까 봐 그런 거야.”


김대현이 박다민의 머리에 커다란 손을 올렸다.

동시에 걱정이 담긴 눈동자로 그의 턱과 목에 새겨진 커다란 흉을 바라보았다.


“괜찮습니다. 괜찮아. 자, 그럼 가봅시다!”


신혜성이 소리치며 벽 바깥을 향해 뛰어내렸다.

그 뒤를 박다민, 최지원, 김윤 그리고 김대현 순으로 뒤따랐다.


“그래도 근처에는 몬스터가 없을 겁니다. 웨이브가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으니 말이죠.”

“그렇군요.”


김윤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폐허가 된 주변을 살폈다.

아직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웨이브의 흔적이 남은 거리였다.


“아, 그러고 보니 방배역으로 가는 거면 강남역에서 지하도로 가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았을까요?”

“지하도 말입니까? 그건 조금 어렵습니다.”


신혜성이 뺨을 긁적였다.


“마력 때문에 모든 생물이 몬스터로 변했다는 건 아시지 않습니까?”

“네.”

“모든 생물, 그것에는 곤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하와 같은 곳은 벌레가 살기 좋은 곳이죠.”

“······그 뜻은 지하철은 곤충들에게 먹혔다는 이야기겠군요.”


신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어디로 가도 몬스터 소굴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지하로 간다면, 그곳은 웨이브의 영향을 받지 않아 몬스터도 그대로 있을뿐더러 공간이 좁기에 더욱 위험해지겠죠.”

“그렇군요.”

“뭐, 그게 아니라도 그 큰 웨이브가 왔으니 던전 근처에도 몬스터의 수가 줄지 않았겠습니까? 이 길이 더 안전할 겁니다.”


그들은 천천히 주변을 경계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 김윤씨 지도 제작도 좀 부탁드릴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죠. 원래 제 직업이기도 한걸요.”


김윤이 인벤토리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 들었다.


“이 일대는 괜찮습니다. 조금 더 이동해 서초동에 진입할 때부터 기록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걸어서 한두 시간이면 충분히 도달할 거리.

지도를 그리며 천천히 간다 해도 세 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였다.

애초에 그들의 신체 능력은 과거의 것과 다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 내에 원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없었다.


“우측입니다!”


김윤이 신혜성의 외침에 따라 우측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허공에서 크게 회전하며 몬스터의 머리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콰아앙!


살점을 넘어 뼈까지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가 나며 몬스터의 머리가 바닥에 처박혔다.

골드 리자드맨이었다.


“확실히··· 엄청난 마력이군요. 신체 강화만으로 저 정도 위력이라니······.”


김대현이 김윤이 만들어둔 사체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내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아이들도······.”


리자드맨을 향해 창을 내지르는 박다민과 그것을 보조하는 최지원.

거점의 이동을 제외, 처음으로 성 밖을 빠져나온 것임에도 꽤나 대처를 잘 하고 있었다.


‘마력 사용도 말한 대로 잘 지키고 있고.’


“어떻습니까? 괜찮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던전 근처도 아닌지라······.”


캠프에서 출발한 그들.

그들은 3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서초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지도 제작은 문제가 되지 않아.’


애초에 마력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지도 제작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김윤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지도를 제작하고 있었다.


주변 건물을 파악하고 그것을 상세히 기록했다.

그것도 사냥반에서 그가 보았던 것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말이다.

마치 한 번 본 것을 모두 기억한 듯이 그는 모든 것을 기록해냈다.


“아, 제가 기억력이 좋아서요. 거리 측정이야 돌아가서 마력을 쓸 수 있을 때 해도 되는 거고······.”


‘고유 스킬이 그것과 관련된 건가?’


그렇기에 지도 제작은 지체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 그들이 맞서고 있는 몬스터 쪽이었다.

생각보다 그들을 방해하는 몬스터가 더 많았다.


김대현이 신혜성에게 물었다.


“웨이브에 참여한 몬스터가 전멸했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군요.”


신혜성이 날이 나간 검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웨이브로 일대에 거슬리던 적들이 사라져 영역을 더 늘린 것 같군요. 더군다나 선발대가 전멸해 방비를 더욱 철저히 한 것 같습니다.”


그의 시선이 주변에 놓인 리자드맨의 사체를 향했다.

그들의 장비는 웨이브에 참여한 리자드맨의 것보다 훨씬 좋은 것들이었다.


“몬스터들이 장비를 제작한다라······.”


김윤이 그들의 무기 중 하나를 챙겨 들었다.

팔카타와 같은 형태의 검이었다.


“모든 던전의 몬스터가 그런 건 아닙니다.”

“그렇군요.”

“일단은 건물로 이동합시다. 굉음은 물론 피 냄새가 났으니 놈들이 더 몰려올 겁니다.”


그들은 근처에 멀쩡한 건물을 찾아 이동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휴식을 취하고, 신혜성과 김윤은 주변을 살폈다.


“아, 그러고 보니 교육을 겸하기로 했는데 잊고 있었군요.”


신혜성이 김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저 멀리서 휴식을 취하던 박다민이 어떻게 들었는지 근처로 쪼르르 달려왔다.


“웨이브 때도 보았지만 신체 강화를 통한 마력 사용은 정말 완벽하시군요. 혹시 최대 출력이 총 마력량의 몇 퍼센트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절반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그렇군요. 총 마력의 절반이라······. 통제력은 평범한 정도겠군요. 아니, 마력량이 워낙 많으니 뛰어난 것일 수도 있겠군요.”


신혜성이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우선은 마력을 세밀하게 다루는 것을 익히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저번에 보아하니 보통 마력을 크게 터트리는 방식으로 사용하시더군요. 아,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위력은 확실히 그것이 더 강할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더욱 효율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가 손을 허공에 뻗고 그곳에 마력을 응집했다.

그러자 마력으로 이루어진 검이 하나 그의 손에 들렸다.


“마력의 형상화. 마력을 원하는 형태로서 구현하는 스킬이죠. 보통 포탄이나 화살, 창과 칼 같은 형태로 많이들 사용합니다. 그렇기에 애초에 스킬로서 취급조차 되지 않죠. 하지만 운용의 기초인 발현과 강화만큼 중요한 기술입니다. 이것의 숙련도가 마력의 통제와 크게 연관이 있으니까요.”


그가 마력의 검을 이내 거두었다.


“생성의 속도, 형태의 완전성, 그리고 소모되는 마력의 양. 참고로 저는 최대 출력이 90퍼센트를 조금 넘습니다. 물론 총 마력이 적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 형상화가 제 주력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기도 하지요.”

“그 말은 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일까요?”


신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큰 것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것을 정교하게, 무기 외의 것으로 수시로 만드시면 됩니다. 지금은 마력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니 말이죠. 예를 들면······.”


이어 그가 다시금 손을 펼치며 마력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의 손 위로 조그마한 토끼 조각상이 만들어졌다.

마력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것을 한 번 만들어보십시오. 이 정도 마력은 몬스터도 몰려오지 않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사이 김대현이 방금까지 자신들이 있던 장소를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리자드맨 여럿이 모여 꽥꽥 소리치고 있었다.


“방배역으로 향하는 일대에 소대 단위로 다섯 정도는 더 있는 것 같아요.”


김윤이 마력으로 토끼 조각상을 만들며 동시에 마력을 통해 눈을 강화, 저 멀리를 바라보았다.

폐허 곳곳에 보이는 금빛 비늘을 뒤덮은 인간의 형상.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거대한 건축물.

그것은 잿빛 벽을 두르고 황금빛 탑을 지닌 거대한 성이었다.


“······거대한 성 같은 게 보이는군요.”

“그 근처에 포탈과 마석 던전이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역시 저 혼자 진입하고 오는 게 낫지 않을까요?”

“위험한 선택입니다.”


김윤이 고개를 저으며 손에 있던 엉망인 토끼 조각상을 없앴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놈들의 병력이나 구조를 파악하고 오겠다는 거죠.”


그리고는 스킬을 사용했다.

A급 스킬 은신.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호흡, 그리고 마력의 파장마저 사라졌다.


“이, 이건?”

“은신 스킬입니다.”


김윤이 은신을 풀어 모습을 드러냈다.


“마력도 숨겨주니 잠입하기에는 딱 좋은 스킬이죠.”

“그런 스킬도 있었군요.”

“아공간에서 개발된 스킬이랄까요.”

“그렇군요······.”


김윤의 스킬을 보았기 때문일까, 신혜성이 잠시 팔짱을 끼며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1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그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탐색만 하셔야 합니다.”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그럼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원아.”


그의 부름에 최지원이 다가왔다.


“결계를 부탁할게.”

“그 아이가 결계도 칠 줄 아나요?”

“그렇습니다. 캠프에 몇 없는 인재죠. 캠프에 있는 마력 차단 결계도 이 아이가 관여했습니다.”


최지원이 그들의 이야기를 잠시 듣다가 마력을 일으켰다.

그러자 푸른 마력이 일대로 퍼져나가더니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결계가 쳐진 것이었다.


“빠르게 다녀오겠습니다. 아, 조각상은 다녀와서 마저 만들게요.”


김윤이 다시금 은신을 사용하며 몸을 날렸다.

무너진 건물을 발판 삼아 이리저리 도약하는 그.

그는 순식간에 거대한 성벽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엄청난 크기로군.’


김윤은 두 다리에 마력을 쏟아부은 후, 하늘 높이 도약했다.

성벽을 훌쩍 뛰어넘은 그.

그는 그대로 허공에 방패를 만들어 박찬 후, 성벽 내부로 뛰어들었다.


‘성벽이나 외부에는 그다지 병력이 있지 않았고.’


그리고 그것은 내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대한 구조에 비해 내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저 황금빛 탑에 무언가 있으려나.’


김윤은 은신을 유지한 채 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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