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조회수 :
18,939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2.04 20:00
조회
61
추천
2
글자
12쪽

붉은 비늘 (1)

DUMMY

다음날, 아공간으로 향한 캠프의 이들.


“여기가 아공간······.”


사전에 들어온 신혜성과 최지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곳이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감탄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새하얗고 아무런 것도 없는 공간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정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구에서라면 주변을 둘렀을 산이나 지평선도, 강줄기, 그리고 푸른 하늘도 없었다.

그저 새하얗기만 할 뿐이었다.


마석 대재해 이후, 포탈이 사라져 한동안 열리지 않았던 시기.

그들은 생물이 마력을 통해 변화한 생물, 몬스터에게 생존하느라 바빴다.

그것을 겨우 이겨내 정착하니, 이제는 저 포탈에서 돌아온 인간이 그들을 노렸다.

그렇기에 그들은 아공간으로 향하지 못했다.


아니, 그럴 여유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늘 생존만으로도 벅찼으니 말이다.


이유진이 새하얀 공간을 살폈다.

마치 거대한 도화지를 보는 것만 같았다.


“확실히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네요.”

“어떤 이유에선지 몬스터는 이 공간으로 향하는 포탈을 타지 못하니까요.”

“그렇군요. 마석 던전의 포탈과는 다른 종류이려나요.”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포탈을 바라보았다.


“거리가 꽤 있다고 했죠? 일단은 움직이죠.”

“아직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마력이 남아있을 거예요.”


그들은 전날 김윤이 바닥에 박아둔 마력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 새하얗고 아무것도 없네.”


무리 곳곳에서 아공간에 대한 평이 흘러나왔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8년 동안 살아온 거래?”

“도시는 좀 다르겠지.”


무리가 전체적으로 움직이기에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모두가 김윤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체력 온존을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반나절을 가깝게 이동한 후에야 그들은 저 멀리나마 아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게 아름······.”


멀리서도 보이는 거대한 성벽.

그것에 감싸진 도시에 그들을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었다.


목적지를 발견한 그들은 더욱 힘을 내, 마저 발걸음을 옮겼다.


“이쯤이면 되겠네요.”


아름과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

이유진이 캠프의 인원 중 결계를 펼칠 줄 아는 이들에게 결계를 부탁했다.

아름 근처에 펼쳐진 결계, 그들을 인지하기 어렵게 하는 결계였다.


‘추가로 마력 감지 차단과 이것저것 붙어있네.’


김윤은 근방을 두른 결계를 살폈다.

그러다 이유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탐지기 쪽은 어떻게 됐나요?”

“아직 그렇다 할만 한 결과는 없네요.”

“그렇다면 어제 말했던 작전대로 할까요.”


이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편이 좋을 것 같네요. 하지만 지금까지 이동하느라 피로가 쌓였을 테니······. 잠시 휴식 후에 출발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캠프의 이들은 각자 간단한 휴식 도구를 꺼내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김윤은 전혀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아름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바로 앞에 있다.

그가 살던 곳이, 그가 구해야 하는 이들이.

그는 당장이라도 저곳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길잡이의 이들을 생사를 확인하고 싶었다.


물론 지금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제도 그러했다.

그러나 참아냈다.

그러니 오늘도 참을 수 있다.


‘조금이다. 조금만 더 참으면 돼.’


급해서 일을 그르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을 구하는 것만이 아니다.


‘박건영······.’


그를 쓰러뜨리는 것.

그리고 도시를 되찾는 것.

그것 역시 그가 해야 할 일이었다.


계속해서 아름을 바라보던 그.

그런데 김윤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그것은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그리고 기막힌 우연이었다.


저번에 그가 혼자 아름에 갔을 때와 비슷한 조용함.

그는 혹시라도 마력의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하고 마력의 파동을 사용했다.

그러자 그 사이에서 숨겨진 마력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커다란 움직임은 아니었다.

미약하다.

그러나 어제 그가 이곳에서 느꼈던 것보다는 커다랗다.


그는 마력으로 눈을 강화해 성벽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저곳에는 제대로 발견하긴 힘드나 분명 결계가 있었다.


‘인식 저하 결계······!’


지금 그들의 주위에 펼쳐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윤은 그 즉시 아름을 향해 돌진했다.


“기, 김윤씨!”


그 모습에 당황한 신혜성이 소리쳤으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계를 뚫고 마력으로 강화된 육신으로 성벽을 타고 올랐다.


순식간에 성벽 위에 도착한 그.

그제야 그는 그 변화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작은 전쟁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



아름의 지하 대피소.

그곳에 이들은 지상으로 향할 채비를 맞췄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비전투 인원, 혹은 지상으로 향해 죽음을 맞이하는 게 두려운 이들.

이러한 이들은 남았으니 말이다.


“인원은 얼추 된 것 같군.”


노호수가 자신의 앞에 모인 리터너들을 살폈다.

그래도 전투가 가능한 이들 중 8할은 모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당연하게도 길잡이의 이들도 존재했다.


“괘, 괜찮으시겠어요?”


최현민이 자신의 옆에 있는 허우진에게 물었다.

백민호와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이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그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이 싸움에 참전하는 것을 택했다.


“그, 그냥 쉬는 게······.”

“괜찮아.”


허우진이 최현민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노호수가 외쳤다.


“작전을 설명하겠다! 간단한 계획이다. 우선 우리는 지상으로 올라가는 즉시 포탈을 점거한다! 이후 그 일대를 점령, 바깥에 있는 길드들과 협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정부를 강제 점령한 박건영을 끌어내린다.”


신민우가 잡혀가기 전 짜두었던 작전이었다.

사전에 지상으로 향해 포탈 밖 길드들과 접촉했던 그들.

허투리 지상을 쏘다녔던 것이 아니다.


적룡의 기사단의 전력 파악.

현 도시의 상태 파악.

그리고 생존자 구출과 지구에 있을 길드와의 접촉.

그것이 지금의 작전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작전은 다음과 같다. 먼저 팀은 두 개로 나눈다. 본대와 본대가 포탈을 점령할 동안 시간을 끌 별동대. 우선 별동대에는 내가 참가할 예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이 위험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적룡의 기사단을 끌어들여 시간을 끌고, 그들을 죽여야 하니 말이다.”


두 갈래로 나누어진 팀.

그러나 본대에 비하면 별동대의 수는 너무도 적었다.


“그렇기에 B랭크 이상만 지원을 받도록 하겠다. 물론 지원한다고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별동대는 소수로 운용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누어진 별동대의 인원.

그 인원은 무소속의 노호수, A랭크.

길잡이의 허우진 A랭크.

정부의 최희연, B랭크.

사수의 김진수, B랭크.

영원의 신민하, B랭크.


이렇게 다섯이 별동대로 선정된 이들이었다.

A랭크 둘, B랭크 셋으로 이루어진 별동대.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본대에 A랭크가 없는 것이나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무엇보다 별동대의 인원이 너무도 적다.

리터너 중 하나가 물었다.


“너무 적은 인원 아닙니까?”

“아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사전에 확인한 결과, 놈들은 이제 포탈에 주요 병력을 배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한 힘의 소수로 별동대를 운용, 나머지를 본대 넣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였다.

때문에 본대에는 많은 B와 C랭크, 과거 리터너로서 충분한 전력이 포진해 있는 상황.

소수에 불과한 포탈 경비병들을 상대하기엔 충분했다.


또한 포탈을 점거한 이후, 그곳을 거점으로 하기 위한 진지 구축 및 주변의 점령.

그것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지금의 별동대가 구성된 것이었다.


이후 추가적인 설명 후, 대피소의 그들은 출발을 시작했다.

대피소를 벗어나, 아름의 지하를 수많은 리터너가 다 함께 거닐었다.

원래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순식간에 지하를 빠져나와 지상으로 쏟아지는 리터너들.

그들은 작전대로 나누어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대와 나누어져 이동한 별동대.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리자 노호수가 일행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쯤이면 되겠군.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


가장 앞에서 앞서가던 노호수가 발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머지 네 사람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그는 마력을 일으켰다.


“흐으읍!”


그의 마력이 폭풍으로 변하며 일대를 집어삼켰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포탈에서 최대한 먼 곳, 그리고 동시에 시청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곳.’


과거 아름은 삼대 길드와 정부를 통해 도시의 치안을 유지했다.

그것은 각 길드의 영향권이 미치는 땅을 나누게 되었는데, 그중 포탈은 회귀 길드의 영향권 내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가 폭풍을 일으킨 곳은 그곳과 가장 먼, 미르의 영향권이었던 땅.

그뿐만 아니라 정부가 뒤바뀌며 민간인을 쫓아내고 적룡의 기사단의 주요 거점이 된 곳이었다.


콰과과과과!


‘그렇기에 꺼릴 것 따위 없다.’


이곳에 있는 것들은 파괴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민간인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지구의 재건을 방해하는 자에게 들러붙은 쓰레기들에 불과하니까.


그의 전신에서 터져 나온 폭풍이 점차 크기를 부풀리며 일대를 집어삼켰다.

주변의 건물은 물론 바닥이 모조리 갈려 나가며 그 폭풍에 휩쓸렸다.


거대한 소란.

그렇기에 그곳에 거주하던, 그리고 멀리서 순찰하던 적룡의 기사단들이 몰려들었다.


“푸, 풍신이다!”

“소대장급을 데려와!”

“방벽을 생성해!”


몰려든 기사단의 외침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그들의 전신에서 일어나는 붉은 기운이 방벽을 만들어 쏟아지는 폭풍을 막아냈다.


“주변을 경계해라! 어차피 놈들은 소수로 움직인다!”


지하의 리터너들이 늘 팀으로서 이러한 소요를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그들에게 학습되어 있다.

그렇기에 더욱 몰려드는 적룡의 기사단.

그리고 때마침.


콰과과광!


다른 쪽으로 향한 별동대 역시 소란을 일으켰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굉음.

그들 역시 적룡의 기사단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었다.


“좋군.”


노호수가 굉음을 음악 삼으며 폭풍으로 그것에 어우러지는 곡을 덧씌워 연주했다.


솟구치는 회오리의 기둥이 장벽을 두드렸다.

휘감아진 폭풍의 창이 쏟아져 장벽에 틀어박혔다.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창대의 끝을 후려치고, 그것을 가르며 장벽에 흠집을 남겼다.


쩌저적!


반복되는 폭풍의 매서운 공격에 방벽에 금이 갔다.


“변절자 놈들, 이곳에서 모두 죽어라!”


금이 가던 방벽이 마무리로 떨어지는 주먹 형태의 폭풍에 박살이 났다.

그리고 이 뜻은 즉, 그들은 이제 노호수의 공격을 직접 맞이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콰과과과!


대지를 종이처럼 찢어발기는 폭풍이 그들의 살점을 노렸다.


“크아아악!”

“사, 살려······!”


더군다나 마력에 대한 저항조차 없는 적룡의 기사단이다.

그들은 순식간에 고기 조각으로 변해 휘날렸다.


노호수를 상대하던 적룡의 기사단 절반이 목숨을 잃었다.

그것은 남은 이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도망칠 수 없었다.


노호수의 폭풍이 그들을 휘감았으니 말이다.


서걱.


“왔나.”


나머지 기사단을 처리한 노호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느새 그의 근처로 다시 모여든 별동대의 일원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을 향해 모여들었던 적룡의 기사단 역시 모두 그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본격적으로 시간을 끌 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공간 지도 제작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붉은 비늘 (1) 23.12.04 62 2 12쪽
75 되찾는 일 (3) 23.11.30 60 2 12쪽
74 되찾는 일 (2) 23.11.29 62 2 11쪽
73 되찾는 일 (1) 23.11.28 66 2 11쪽
72 길을 만드는 자 (8) 23.11.24 65 2 11쪽
71 길을 만드는 자 (7) 23.11.23 61 2 12쪽
70 길을 만드는 자 (6) 23.11.21 63 2 12쪽
69 길을 만드는 자 (5) 23.11.20 68 2 11쪽
68 길을 만드는 자 (4) 23.11.16 69 2 11쪽
67 길을 만드는 자 (3) 23.11.15 64 2 12쪽
66 길을 만드는 자 (2) 23.11.14 61 2 12쪽
65 길을 만드는 자 (1) 23.11.13 66 2 11쪽
64 새 지도 (9) 23.11.10 69 3 12쪽
63 새 지도 (8) 23.11.09 65 2 12쪽
62 새 지도 (7) 23.11.08 64 2 12쪽
61 새 지도 (6) 23.11.07 65 2 11쪽
60 새 지도 (5) 23.11.06 70 2 12쪽
59 새 지도 (4) 23.11.03 68 2 12쪽
58 새 지도 (3) 23.11.02 71 2 12쪽
57 새 지도 (2) 23.11.01 73 2 12쪽
56 새 지도 (1) 23.10.31 71 2 12쪽
55 바깥 (5) 23.10.30 69 2 12쪽
54 바깥 (4) 23.10.26 78 2 12쪽
53 바깥 (3) 23.10.25 77 2 12쪽
52 바깥 (2) 23.10.24 70 2 11쪽
51 바깥 (1) 23.10.23 71 2 12쪽
50 용오름 (7) 23.10.16 79 2 12쪽
49 용오름 (6) 23.10.13 74 2 12쪽
48 용오름 (5) 23.10.12 72 2 12쪽
47 용오름 (4) 23.10.11 80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