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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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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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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6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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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바깥 (1)

DUMMY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먼지가 피어올랐다 내려앉는다.

김윤이 휴식을 위해 찾은 건물의 내부 환경이었다.


입구부터 문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 내부에는 먼지가 한가득 쌓여있다.

그리고 곳곳이 망가져 있는 건물 내부의 풍경.


물론 외부라고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무언가의 공격을 받아 곳곳이 무너져 있었으며, 각종 덩굴이 그 외벽을 휘감아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근방에 있는 건물 대부분이 그러했다.

그렇기에 뭘 고르든 상황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물론 고를 여력은 없었다.


김윤이 벽에 몸을 기대며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멸망 이후, 아공간에서 벗어난 적 없던 그라도 확실하게 아는 것이 존재했다.

지금 같은 세상에서 1층에서 휴식을 취했다가는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는 것.


그는 계단을 오르고 올랐다.

그렇게 건물을 절반 정도 오른 후, 그는 그나마 멀쩡한 방을 고르고 그 안에 들어섰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몸에 남아있는 격통이 그가 의식을 유지하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


“크윽······.”


방에 들어서기 무섭게 쓰러지는 김윤.

그는 곧바로 스킬을 통해 자신의 몸 주위로 동그랗게 결계를 펼쳤다.


지구는 이제 몬스터의 세상.

그들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김윤은 이제는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질질 끌어 벽쪽으로 다가갔다.

이어 등을 기댄 후,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각종 약품을 꺼내 들었다.


“후우······.”


부러진 팔을 부목하고, 붕대를 감았다.

온몸에 타박상과 육신에 새겨진 피로는 물약으로 회복한다.


‘현민이랑 은서랑 서준이는 도망쳤을까. 도망쳤을 거야. 현민이의 능력이라면······.’


도망에도 유용한 능력이다.


‘우진씨는 괜찮으려나. 신민우 리터너는······. 정부는··· 아름은······.’


약 기운이 천천히 몸을 감싸 안았다.

정신이 물속으로 잠기는 것만 같았다.

몸 역시 마찬가지다.


‘권력이 그렇게······.’


김윤이 약기운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았다.


‘생명보다 중요한가?’



***



카각! 카가각!


날카로운 무언가로 마구잡이로 긁는 소리가 들려 온다.

처음에는 꿈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소리는 점차 생생해지며 커져만 갔다.


듣기 불쾌한 소리.

김윤은 그 소리를 알람 삼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그 소리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몬스터······!”


김윤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그의 몸은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다.


“크윽······!”


그 증거로 몸 곳곳에서 격통을 호소했다.


‘섬광에서 받은 약으로도 다 낫지 않았다고? 시간이······.’


그야 그가 잠든 지 3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약의 효과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몸에 새겨진 수많은 상처가 아물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푸른 갈기쥐.”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몬스터가 강한 편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푸른 갈기쥐.


멸망 이후 쥐가 마력을 받으며 변화한 모습으로, 보통 쥐보다 거대하며 사자와 같은 푸른 갈기를 가진 것이 특징인 몬스터였다.

또한 쥐가 변한 것이기에 멸망한 도시 곳곳에 있는 이들이기도 했다.


김윤이 마력을 일으켰다.

그리고 곧장 스킬을 발동했다.


마력 화살.


그의 손을 떠나며 형태를 이룬 마력이 화살이 되어 쥐들의 두개골을 꿰뚫었다.

하급 스킬에도 목숨을 잃는 간단한 몬스터.

그러나 그들의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가진 위협이 되는 점은 바로 개체 수였다.

쓰러뜨려도 그 수는 전혀 줄어들지 않은 것 같았다.


‘통째로 불태운다.’


그렇다면 좀 더 광역을 휩쓰는 스킬을 쓸 뿐.


원소 운용을 통해 그의 마력이 번개로 변하며 방출을 통해 쏘아졌다.


그의 손에서 피어난 푸른 번개가 푸른 갈기쥐들을 불태웠다.

그러나 그럼에도 수는 아직 많다.

그렇기에 그 번개의 채찍은 계속해서 일대를 휩쓸었다.


콰르르르릉!


우렛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지며 푸른 갈기쥐들이 모조리 쓰러졌다.


“후우······. 그래도 결계는··· 버텨줬나.”


김윤이 자신이 만들어둔 결계를 살폈다.

금방이라도 깨질 것만 같으나 아직은 존재하고 있었다.

덕분에 결계 안에서 번개를 쏘아내는 것만으로 몬스터를 모두 처리할 수 있었다.


쿠구구구구!


김윤이 안도하며 다시 등을 벽에 기대려는 순간이었다.


대지가 울리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그가 있는 건물이 그랬다.

그리고 이것은 몬스터들의 이동을 뜻했다.


김윤의 공격이 터트린 소음과 발산된 마력에 몬스터들이 몰려드는 것이었다.

다시금 쥐 떼의 습격이 이어졌다.


결계를 향해 몸을 날리는 푸른 갈기쥐들.

그것의 수가 너무 많아 새카만 파도가 몰려드는 것만 같았다.


“큭······!”


김윤은 각기 손에 마력을 응축하며 스킬을 사용했다.

왼손엔 폭풍을.

오른손엔 화염을.


그 두 가지가 손을 떠나며 마주했다.

그리고 거대한 화염의 폭풍을 일으키며 전방을 집어삼켰다.


고기가 타는 냄새가 건물을 가득 채웠다.


쿠구구구구!


그러나 진동은 끝나지 않았다.

이곳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이러한 습격을 겪게 될 것이었다.


김윤은 곧장 결계를 거두고 방을 빠져나왔다.

진동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곧장 복도를 내질러 계단이 있는 곳을 향했다.

바로 밑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위로 올라가는 것.


김윤은 계단을 타고 층계를 오르기 시작했다.

곳곳이 무너지고 끊어져 있었으니 상관없었다.

그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마력으로 육신을 강화하고 도약하면 끝인 문제였다.

그는 막힘 없이 층을 돌파해 옥상으로 향했다.


문 역시 망가져 손잡이가 돌아가지 않았으나 문제없었다.

그저 부순다면 열리는 게 문이니 말이다.


“후욱, 후욱······.”


몸에 쌓인 부상과 피로로 인해 금방 차오르는 숨.

김윤이 호흡을 고르며 주변을 살폈다.


우연히 골랐으나 상당히 높았던 건물.

그렇기에 멸망한 지금의 세계가 더욱 한눈에 들어왔다.


잿빛이 한가득한 곳이었다.

도시가 생기를 잃었다.


물론 햇빛을 가린 구름도 한 몫을 거들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잿빛이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적어도 건물을 휘감은 덩굴로 인해 녹색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김윤이 멍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멸망 이후 처음 보는 지구였다.


곳곳은 그날, 마석 대재해의 흔적으로 완전히 소멸해 있었고.

살아남은 곳 또한 관리를 받지 못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곳은 김윤이 아는 풍경이기도 했다.


강남역.


이곳은 과거 그곳이었던 곳이었다.


찍찍!


그가 잠시 넋을 놓고 있던 사이, 그를 추적해온 쥐들이 옥상에 비집고 들어섰다.

그리고 곧바로 김윤을 향해 달려들었다.


“큭!”


김윤 역시 곧바로 정신줄을 붙잡고 반격을 가했다.

품에서 지도를 꺼내 무기를 만들고 달려드는 푸른 갈기쥐의 복부를 갈랐다.


한 마리, 두 마리.

옥상에 쥐의 사체와 피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래서······.”


김윤이 피와 살점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무거워진 검을 휘둘렀다.


“되찾지 못하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수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가 마력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그것에 이끌려 더 많은 몬스터가 끌려오고 있었다.

김윤이 지상을 바라보았다.


곳곳에서 푸른 갈기쥐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아니, 그들만이 아니다.

다른 종류의 몬스터들 역시 이곳을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


멸망한 세상의 새로운 주인이 된 존재 몬스터.

그들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과거의 동물들이 변이된 것은 물론 마석 던전에서 쏟아진 것들이니 말이다.


그중에서 과거의 동물이었던 이들은 과거의 습성을 어느 정도 품고 있었다.

그렇기에 각종 문제로 몬스터들끼리도 다투었으나, 그 다툼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이 존재했다.


인간, 그들은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그들의 생존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렇기에 재앙과 같은 A랭크의 마력을 보유한 이들이 있음에도 지구를 되찾지 못한 것이었다.

그들은 인간을 죽이기 위해 쉬지 않고 쏟아져 나왔으니 말이다.


동물이 식물이 곤충이.

그 모든 것이 인류의 절멸을 바랐다.


“후욱, 후욱······.”


김윤이 거칠어진 호흡을 다듬으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수없이 쌓인 거대한 쥐의 사체를 넘고 다른 쥐가 덤벼들었다.


김윤은 곧장 스킬, 마력 화살을 쏘아내 놈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며 등 뒤를 살폈다.


옥상의 턱.

그리고 그것을 넘어 주변에 있는 건물.

도약할만한 곳을 찾는 것이었다.

이대로 있어서는 체력이 바닥나 쏟아지는 몬스터들에게 살해당할 것이 분명했다.


그때였다.

그의 시야에 들어오는 적당한 위치에 있는 건물.

부상당한 그의 몸으로도 충분히 도약할만한 위치의 건물이었다.


‘높이는 조금 낮지만.’


그래도 지금 이곳에서 죽는 것보다는 시도하는 것이 낫다.

김윤은 다시금 다가오는 푸른 갈기쥐의 턱을 걷어찬 후, 몸을 돌려 옥상을 박찼다.


목표는 방금 발견했던 건물.


“큭······!”


하지만 도약이 부족했던 것일까.

거리가 조금 짧았다.


김윤은 곧장 마력 방패를 생성해 자신의 발끝에 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마력으로 강화된 다리로 그것을 박차며 다시금 도약했다.


‘이러면 충분······.’


덕분에 목적지로 설정한 건물에 도착하기 직전이었다.


푸드덕!


어디선가 들려오는 거대한 날갯짓 소리.

그리고 그것을 듣는 것과 동시의 커다란 충격이 그를 휩쓸었다.


“커헉!”


무언가의 거대한 부리가 그의 옆구리를 후려친 것이었다.

김윤이 몸이 허공에서 회전하며 방향이 틀어졌다.


그 결과 그가 바라던 곳이 아닌 전혀 다른 건물에 틀어박혔다.


“무··· 슨······.”


가득 피어오르는 흙먼지 속에서 김윤은 몸을 일으키며 바깥을 살폈다.

그곳에는 거대한 새 여럿이 하늘을 활공하고 있었다.


“비··· 둘기?”


그것의 생김새는 김윤이 아주 잘 아는 것이었다.

과거 수많은 도시를 활보하던 동물, 비둘기의 것이었다.

그러나 크기는 물론 비행 실력 역시 남달랐다.


김윤은 빠르게 과거 보았던 몬스터 도감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 생물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철갑 비둘기.

비둘기의 생김새를 그대로 품은 채로 덩치를 키운 존재.

그러나 온몸에 품은 깃털이 강철과도 같은 존재였다.


쿠우웅!


김윤이 몸을 일으키는 사이 건물이 뒤흔들렸다.

그가 이곳에 처박히는 것을 본 또 다른 존재가 건물을 공격한 것이었다.


김윤은 자신이 들어온 구멍을 통해 고개를 내밀어 지상을 바라보았다.

기존의 동물이 변한 형태는 아니었다.


전신을 뒤덮은 황금빛 비늘.

도마뱀을 닮은 생김새.

그리고 양팔 그 위로 달린 거대한 낫 두 개.


마석 던전에서 쏟아내는 특수 몬스터 중 하나, 데스 리자드였다.


“근처에 마석 던전도 있는 거냐······.”


김윤이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지도를 꺼내며 마력을 불어넣었다.


쿠웅! 쿠웅!


아무래도 도망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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