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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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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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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9
추천수 :
333
글자수 :
1,020,566

작성
23.10.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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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새 지도 (1)

DUMMY

“호흡법이라······.”


이유진이 김윤의 부탁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제가 가르쳐드리고 싶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 캠프를 관리하는 입장이다 보니까요.”


그녀가 싱긋 웃었다.


“이 아이가 가르쳐줄 거에요.”


그리고는 자신의 근처에 있던 박다민의 등을 떠밀었다.


“엥? 내가 왜!”

“그야 네가 데려온 손님이잖니?”

“그, 그건······.”

“앞으로 함께할 동료니까 캠프 소개도 해드리고. 아, 지원이도 데려가렴.”


이유진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박다민이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뒤를 흘끗흘끗 살폈다.

그리고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앞서 했던 말과 같은 것으로 말이다.


“내가 왜 다른 사람 수련이나 도와야 하는 거야. 구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의 곁에 있던, 동년배로 보이는 여자가 그를 슬쩍 바라보았다.

검은 단발머리에 푸른 눈동자, 귀여운 인상을 지닌 여자였다.

그녀가 이유진이 말했던 최지원이었다.


이유진에게 명령을 받고 계속해서 궁시렁대는 박다민과 다르게 지금까지 한 번도 입을 열지 않는 그녀.


‘저 박다민이라는 남자애를 제어하려고 같이 보낸 건가.’


김윤이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다혈질 같은데 이런 단체 생활에선 제어할 사람이 필요하긴 하겠지.’


이내 시선을 다가오는 거대한 벽을 향해 옮겼다.

족히 건물의 3층은 되어 보이는 높이였다.


“그러고 보니 캠프 안에서는 마력을 써도 상관없어?”

“뭐?”

“마력 말이야. 내가 겪기로는 마력을 쓰면 몬스터가 이끌려 왔는데 이곳에서는 안 그런 것 같아서.”

“당연하지, 이 벽이 왜 있는 건데?”


박다민이 다리에 마력을 집중해 벽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의 곁에 있던 최지원도 조용히 그를 따라 벽에 올랐고, 김윤도 이내 뒤따랐다.


“딱 한 번만 설명해줄 테니까 잘 들어. 우리 캠프는 크게 세 개로 나뉘어 있어. 우선 사냥반, 캠프 주변으로 몰려드는 몬스터를 유인하고 사냥해서 식량이나 코어를 가져오지.”


박다민이 창을 뻗어 벽 너머, 바깥을 가리켰다.


“그 다음은 경계반.”


그는 창을 도로 회수한 후, 벽 위를 걷기 시작했다.


“사냥반이랑 비슷하지만 보통 성벽 위에서 교대로 근무를 서며 몬스터의 출현이나 인간의 출현을 알려주지.”


저 멀리서 한 남자가 손을 흔들었다.


“여, 박다민이 오늘은 무슨 일이야? 오늘도 대표님한테 혼난 거야?”

“아니야! 그냥 새 사람이 와서 안내하는 거라고.”

“하하하, 그래, 그래. 이 사람이 그 엄청난 섬광을 터트리던 사람인가?”


곁에 다가온 남자가 호탕하게 웃으며 김윤에게 다가왔다.


“김윤입니다.”


김윤은 그 남자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이길한이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하하, 나는 경계반을 관리하는 이길한이라고 해.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김윤은 그의 악수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하긴 무슨, 빨리 가자고.”


박다민은 그러한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 듯, 그들을 째려보다 고개를 휙 돌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는 건물에 이어져 있네?”


김윤이 곧장 그를 뒤쫓았다.

거대한 벽의 끝, 그곳은 건물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냥 자리를 잡다 보니 우연히 붙게 된 거야. 아무런 상관없어.”

“그렇군. 근데 저렇게 텐트를 치는 것보다 이런 큰 건물 하나에 사는 게 지키기에도 낫지 않나?”

“너 바보냐? 요즘 시대에 관리가 된 건물이 어디 있겠어. 들어가서 살다가 무너지면 어쩌려고? 거기다 날아다니는 몬스터도 얼마나 많은데. 쯧.”

“그런가? 하지만 이 결계라면 충분히 지킬 것 같아서 말이야.”


김윤이 건물에 붙어 있는 거대한 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에 응축한 푸른 빛을 주먹으로 움켜쥐었다.

벽 위를 지나며 그것에 담긴 기억을 훑어온 것이었다.


“뭐?”

“확실히 이곳에서 마력을 써도 되는 이유를 알겠네.”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이 벽이 결계라는 거?”


‘이 자식의 스킬인가?’


이 거대한 벽, 그것은 그 자체로 결계였다.

그가 뇌격을 만들어낸 것처럼, 결계 스킬과 다른 스킬을 혼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스킬.


“······맞아. 이 벽은 결계야. 여러 스킬은 혼합해서 대장이랑 다른 사람들이 만들었다는데 자세한 원리는 나는 몰라. 그냥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 정도, 이 안에서는 마력을 써도 몬스터가 모른다는 것만 알아.”


이것은 내부에서 쏟아지는 마력을 흡수해 외부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더욱 강화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인식 저하, 주변 동화, 각종 스킬이 잔뜩 뒤섞여 있군.’


김윤은 이들이 어떻게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이곳,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곳이군.’


이유진이 말했던 미르의 습격 때문인 걸까.

이들은 이곳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그럼 주변의 지리도 아직 확실히 모르려나.’


예를 들면 포탈의 위치라던가 말이다.

다시 아공간에 돌아가는 목적이 있는 그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그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마주하며 연습할 필요도 존재했다.


“빨리 안 오고 뭐 해!”


김윤이 잠시 생각에 잠기자 먼저 앞서간 박다민이 소리쳤다.


‘일단은 힘을 기르는 게 우선이지만.’


김윤이 곧장 그를 뒤쫓았다.


“나머지 하나는 아까 네가 만났던 대장이 있는 생활반. 생활반이라고는 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개로 또 나뉘어 있어. 수뇌부라던지, 제작반이라던지, 식량 관리반이라던지. 그냥 편하게 부르려고 하나로 묶은 거야.”

“그렇구나.”


김윤이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그가 친절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모습을 보자 길잡이에 있던 주은서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뭐야, 그 기분 나쁜 미소는.”

“아니야. 그럼 캠프 설명은 이 정도로 끝인가?”

“이 정도면 뭐 충분하겠지. 어차피 쭉 우리랑 캠프에서 살 것도 아니잖아?”


박다민이 묘한 적대감을 비췄다.

김윤은 그저 미소를 지어줄 뿐이었다.


“······흥.”


건물을 빠져나온 그들.

박다민은 곧바로 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럼 다음은 호흡법인가. 뭐, 후딱 가르쳐줄 테니까 떠나라고. 나도 할 일이 많으니까.”


박다민이 자신의 무기인 창을 옆에 박아넣었다.


“아공간 놈들은 이 간단한 걸 왜 못하는지······. 잘 보라고. 숨을 쉰다. 그러면 마력이 흡수된다.”


이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내뱉었다.

평범한 호흡이었다.

호흡법이라고 할 것도 없는 평범한 호흡 말이다.


“봤어?”

“······응?”

“보여줬잖아.”

“······그냥 숨 쉰 거 아니야?”

“그게 호흡법이잖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어?”


김윤이 두 눈에 마력을 집중했다.

그리고 주변에 흐르는 마력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스으으읍!”


박다민이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주변에 흩어져 있던 마력의 일부가 그의 폐를 향해 빨려 들어갔다.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보이네.’


그가 일부러 숨을 크게 들이쉬지 않아도 그랬다.

그저 호흡하는 것만으로 마력이 계속해서 그를 향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곁에 있던 최지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긴 한데.’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지구에 사는 생명이라는 존재는 당연히 하는 것이 호흡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 방식에서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다.


‘직접 해봐야 하나.’


김윤 역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러나 체내로 마력이 들어오는 낌새는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느끼지는 못했으나 들어온 것은 아닐까.

그는 체내에 마력을 점검했다.

그러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너무 미미해서 그런가?’


그는 다시금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숨을 크게 쉴 때마다 뭔가 답답한 느낌인데······.”


지금까지 조용히 지켜보던 최지원이 입을 열었다.


“마력, 거부······.”


그리고는 몇 개의 단어와 함께 자신의 심장과 폐 부근을 가리켰다.


“마력이 거부한다는 거야?”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암~. 살아온 환경 차이 아니야?”


옆에서 그가 호흡하는 것을 지켜보던 박다민이 하품하며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아까 대장 말을 들어보니 지구랑 아공간을 왔다 갔다 한 놈들은 한다며. 그쪽은 그동안 아공간에만 있어서 몸이 지구의 마력에 적응 못 한다거나 그런 거 아니야?”

“흐음······.”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공간과 바깥에서의 움직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인지하고 나니 숨을 쉬는 게 조금 불편하다는 것만 빼면 말이지.’


“그것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알면 그걸 따라 해 보든가. 우리는 마석 대재해 때부터 지구에 있어서 그냥 그때부터 됐어. 숨을 쉬면 마력이 그냥 들어왔다고. 이걸 대체 어떻게 알려주라는 건지.”


박다민이 자신의 머리를 헝클며 바닥에 꽂아둔 창에 등을 기댔다.


“리터너들이 하는 거라면 몬스터 사냥이긴 한데 말이지.”


그러나 그것은 이미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그는 달라지는 점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꽤 잡았는데도 별 차이는 모르겠고.”


김윤이 팔짱을 끼며 리터너가 하는 일을 떠올렸다.


“아니면 이곳에서 오래 있긴 하는데······.”

“그럼 그거처럼 지구에서 오래 있다 보면 되는 거 아니야? 몸이 익숙해지도록 말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없다.

최대한 빠르게 습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을 더욱 성장시킬 필요가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말이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다라. 그러면 이걸 익혀도 큰 차이는 못 느낄걸? 평상시에 흡수되는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통 전투 중이고 마력을 소모할 때나 흡수하는 양이 많아서 전체적인 양이 성장되는 거지. 물론 그마저도 엄청나게 큰 차이는 아니고. 그리고 이 방법이 없더라도 너, 이미 상당한 마력을 지니고 있잖아.”


박다민은 그날 보았던 섬광의 기둥을 떠올렸다.

그것만 해도 상당한 마력이었다.

그러나 지금 회복된 그의 마력은 그 이상의 마력이었다.

그것이 전력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이 힘으로도 부족해서 말이야.”

“······그 마력으로도 못 이기는 괴물이 있다고?”

“그래서 성장이 필요해.”


김윤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마력이든 기술이든 정신이든.”

“흐음······.”

“성장이라······.”


박다민이 몸을 일으킨 후 창을 뽑아 들었다.


“그러면 나랑 거래하는 건 어때.”

“거래?”

“그래, 이곳에서 내가 이곳에서 살면서 익힌 전투법이랑 네가 아공간에서 익힌 전투법을 서로 교환하는 거야. 우리가 다루는 기술을 익히다 보면 호흡법을 익히게 될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나도 그걸 통해 더 강해질 수 있을 거고.’


창을 움켜쥔 손에 힘이 실렸다.


“확실히 기술적인 면도 다듬어야 하니······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


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 성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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