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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얼굴 님의 서재입니다.

호위무사 추월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로맨스

완결

창백한얼굴
작품등록일 :
2022.03.24 16:00
최근연재일 :
2022.05.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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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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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호위무사 추월] 제67화 황도행

무협소설보다는, '소설무협'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수사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무협이라는 장르를 가진 소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을 담은 표현입니다.




DUMMY

[호위무사 추월] 제67화 (제14장) 황도행


이제 처녀가 아닌 추월이 나섰다. 그녀는 얼마 전 토지묘에서 만날 때 같이 있었기 때문에 내막을 대충은 알고 있었다.


셋이 기루로 가는데 뒤에서 엉거주춤 한 사람이 따라붙었다. 고해고불이었다.


“아니 고해고불, 오늘 파계하기로 결심했나?”


“아니 무슨 말을 그리하나? 자네가 여자의 치마 속이 해탈이라기에 그 말의 진위를 가려보고자 하는 것 뿐일세.”


추월은 근처의 최고급 기루에서 최고의 미녀 기녀 둘을 불러 방무천과 고해고불에게 하나씩 붙여주고 돌아갔다.


남자들이 기녀를 찾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여자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늙은 중이 기녀를 찾자 기녀들이 수근거렸다. 간택된 최고의 미녀 기녀는 열아홉 살로 이제 기녀 이 년 차였다.


용모가 절색일 뿐 아니라 어린 나이와 경력에 비해 수많은 한량과 무인들을 경험하여 방사에도 상당한 내공을 쌓았다. 그러나 늙은 중을 대하기는 처음이었다.


더욱이 무인이라 했다. 무인이 정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경험으로 숙지하고 있었다. 강한 호기심과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고해고불이 있는 방 안에 들어갔다.


잘나가는 기녀들끼리는 내심 경쟁의식이 있었다. 얼마나 대단한 손님을 모셨느냐가 몸값을 올리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스님인데 늙었고 무인이었다. 게다가 소림사의 장로라고 했다. 기녀들도 무림인을 접하다 보니 소림사는 익히 들어 아는 터였다.


기녀의 입장에서는 하룻밤 모신 특이한 손님으로 기억하고 자랑할 만했다. 사실 남자들이야 신분 고하를 떠나 교접을 할 때에는 다 비슷비슷했다.


정력을 자랑하는 남자도 많지만, 힘이 좋고 정력이 세서 여자의 아랫도리를 거칠고 난폭하게 파고들고 시간도 오래 끄는 손님은 별로였다. 돈은 많이 주고 토끼처럼 짧게 끝낼수록 훌륭한 손님이었다.


비록 기녀라 할지라도 밤시중을 들 때는 약간은 수줍은 척, 신비한 척해야 했다. 들어가자마자 침상 근처만 빼고 촛불을 꺼 어슴푸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저고리와 치마를 벗고 알몸이 되었으나, 정면이 아닌 등부터 침상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보여줄 듯 말 듯 해야 남자들 애간장이 타는 것이었다.


“어허, 이게 무슨 추태인가? 얼른 옷을 입지 못할까?”


고해고불의 고함에 기녀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인 분부이신지요?”


“옷을 냉큼 입어라.”


기녀는 손님 뜻에 따르면 그만이었다. 최고의 기녀는 군소리 없이 옷을 도로 입고는 다소곳한 자세로 한쪽 무릎을 세우고 그 무릎 위에 손을 얹고 앉았다.


고해고불이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일찍이 가까운 벗에게 듣기로 여자의 치마 속에 해탈이 있다고 들었다. 허니 치마를 들어 올려 해탈을 내게 보여다오.”


방무천이 벼르고 별렀던 두 번째 여자 경험을 하며 육십 년 내공을 기녀의 아랫도리에 쏟아붓는 동안 고해고불은 그렇게 해탈을 경험하고 있었다.


기루에서 돌아온 추월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진기를 끌어올려 기파를 사방으로 내보냈다. 좀 전 기루로 가고 오는 길에 낯선 기파들을 감지한 때문이었다.


줄곧 염탐꾼들이 따라다녔지만 그보다는 훨씬 강한 기파였다. 십 장에서 이십 장, 그러다가 사방 백 장까지 범위를 넓혔다.


강한 기파들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 수도 대단히 많았다. 추월은 옆방 월후에게 갔다.


“공자님, 시작된 모양이에요.”


“그냥 갈 리가 없겠지.”


월후도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타노가 들어왔다.


“어떤 식으로 나올까요?”


백봉이 물었다. 누구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다.


“이 기회에 여의봉을 시험해봐야겠습니다.”


타노의 말이 끝나자마자 화약이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펑, 콰콰광!


악, 으악 -


불이야, 하고 객점에 투숙한 사람들이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갔다. 화약이 폭발하면서 객점이 불타고 있었다. 불꽃은 객점을 살라 먹고 순식간에 옆집으로 번지고 있었다.


“이런 찢어 죽일 놈들.”


아무 죄도 없는 객점까지 불태우다니 애꿎은 투숙객들은 어쩌란 말인가?


분노한 타노가 여의봉을 휘둘러 창문을 부수며 밖으로 뛰쳐나가자마자 헤아릴 수없이 많은 화살이 날아왔다. 밤이지만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어슴푸레 드러나는 화살이 비처럼 쏟아졌다.


팔방선풍 -


타노가 여의봉을 들어 두 손을 빠르게 회전시키자 세찬 돌풍이 일어나 화살을 밀어냈다. 본래는 화살이 날려가야 했으나 보통 화살이 아니라 군에서 철시부대들이 사용하는 철시였다.


철시는 일반화살보다 훨씬 굵고 긴 데다가 화살대가 대나무가 아닌 쇠붙이였다. 그만큼 강력한 관통력이 있어 웬만한 갑옷쯤은 그대로 꿰뚫어 버릴 수 있었다.


앞선 화살이 옆으로 밀려났어도 뒷 화살은 계속 날아들었다. 철시가 온 하늘을 가득 메워 씨웅 씨웅,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동반했다.


불이 나는 통에 엉겁결에 밖으로 피해 나온 객점 투숙객들과 이웃집 사람들이 화살에 몸통이 꿰이고 팔다리가 관통되어 픽픽 쓰러졌다.


추월과 월후가 창밖으로 나오면서 허공에 몸을 띄운 그대로 팔을 내뻗었다. 두 사람의 몸에서 현란한 무지갯빛이 솟구치는가 싶더니 비처럼 쏟아지던 화살이 허공에 딱 정지되어 멈췄다.


추월과 월후가 뻗은 팔을 확 뿌려내자 허공에 정지되어 있던 수많은 화살들이 날아온 곳으로 되돌아 갔다.


윽, 으악, 헉, 악 -


비 온 논에서 엉머구리가 울 듯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후에야 추월과 월후는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그야말로 천신과 선녀가 하강하는 듯했다.


“왔으면 숨어서 화살만 날리지 말고 당당히 나서라.”


월후는 준엄하게 꾸짖었다. 그 기세에 주눅이 든 듯 화살 세례가 멈췄다. 잠시 뒤 특이한 복장의 무사 수십 명이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섰다.


“과연 대동국의 황자답소. 그러나 우리의 손에서 빠져나가지는 못할 것이오.”


거대한 체구를 지닌 사내였다. 머리에는 늑대의 대가리를 장식으로 얹고 있었다.


“그대들은 우리 대동국 무인이 아닌 듯한데 무슨 영문으로 여기에 있는 것이오?”


추월이 물었다. 타노에게 들은 바로는 동창에서 적국인 대서국의 용병을 고용했다고 했다.


“호오, 천년탑녀가 천하제일의 미녀라더니 그 말이 허튼소리가 아니었군. 오늘은 3 황자의 목을 취하고 천하의 미인까지 얻게 되니 기념할 만한 날이군. 안 그런가?”


늑대 장식의 거구가 말하자 옆에 같이 있던 무사들이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와아, 하고 수천 명쯤은 되어 보이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 천하에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 감히 이분이 뉘시라고 그따위 헛소리를 내뱉는 것이냐.”


추월에게 헛된 짓을 하는 놈들을 가만히 보고 있을 타노가 아니었다. 대뜸 여의봉을 휘두르며 늑대 대가리를 뒤집어쓴 거구에게 돌진해갔다.


“거구는 내 몫이다.”


월후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천한 서대국 놈들이 감히 추월을 입에 담다니. 추월은 이미 대서국 3 황자인 자신의 여자였다.


무정파천검 제1식 직검분월 -


시작부터 천하제일인 어르신의 독문검법을 펼쳐냈다. 추월과 백봉도 무상검결을 암송하며 전장에 뛰어들었다.


대서국 용병들은 뛰어난 무사들이었다. 대서국에서도 고르고 고른 정예무사였다. 호시탐탐 대동국을 노리고 있는 그들은 이번을 절호의 기회로 보았다.


동창의 뒤에 2 황자가 있는 것을 알지만 기꺼이 용병에 응했다. 이참에 대동국의 지리와 정세를 살피고 전력을 파악할 셈이었다.


특히 늑대 대가리를 쓴 거구는 화경에 들어서 있었고, 좌우에 그의 부장들은 초절정을 넘어 화경에 거의 근접해 있었다.


거기다 삼천 명의 정예병을 거느렸다. 대동국의 주력군과도 붙어볼 만한 전력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이미 하늘이 내리는 현경에 든 추월과 월후였다. 타노와 백봉도 화경 초입이었다. 그들로서는 운이 나빴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동창도 그랬다. 2 황자는, 그리고 초무심 역시 추월과 월후가 조사전에서의 기연으로 꿈의 경지인 현경에 도달한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천하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강자인 화경의 고수도 현경 앞에서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현경과 화경은 한끗 차이인 듯하지만 실은 황새와 뱁새만큼의 차이가 났다.


인간의 노력으로 도달하는 경지와 하늘이 내리는 경지와의 간격이었다.


늑대 대가리의 목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가볍게 날아가자 대서국 용병들의 기세는 단번에 꺾이고 말았다.


월후는 대장과 부장들의 목을 베자 칼을 거두었으나 추월과 타노는 적국의 삼천 용병 속에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검과 봉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피가 강물이 되어 흘렀다. 거의 이천 명이 죽어 그 시신이 산을 몇 개나 이룰 정도였다. 겨우 일천여 명이 살아 줄행랑을 쳤으나 더는 쫓지 않았다.


“다 죽이지는 않았어요. 살아서 돌아가야 우리 대동국의 무서움을 위에 알리겠죠.”


추추검에 묻은 피를 헝겊으로 닦아내며 추월이 그랬다. 그녀에게서는 천하제일인 어르신의 위용이 완연히 드러나고 있었다. 그분이 그러했다. 적이면 보이는 즉시 목을 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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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호위무사 추월 제71화 천하의 주인 22.05.19 707 16 10쪽
70 호위무사 추월 제70화 천하의 주인 22.05.18 671 17 10쪽
69 호위무사 추월 제69화 황도행 22.05.17 677 17 9쪽
68 호위무사 추월 제68화 황도행 22.05.16 669 18 9쪽
» [호위무사 추월] 제67화 황도행 22.05.15 665 17 10쪽
66 호위무사 추월 제66화 황도행 22.05.14 660 16 9쪽
65 호위무사 추월 제65화 22.05.13 690 17 10쪽
64 호위무사 추월 제64화 칙령 22.05.12 702 18 9쪽
63 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칙령 22.05.11 737 19 9쪽
62 호위무사 추월 제62화 22.05.10 719 16 10쪽
61 [호위무사 추월] 제61화 22.05.09 753 19 9쪽
60 호위무사 추월 제60화 추월과 백봉 22.05.08 768 17 9쪽
59 호위무사 추월 제59화 추월과 백봉 22.05.07 747 17 9쪽
58 호위무사 추월 제58화 추월과 백봉 22.05.07 737 15 9쪽
57 호위무사 추월 제57화 22.05.06 734 17 9쪽
56 호위무사 추월 제56화 22.05.06 718 18 9쪽
55 호위무사 추월 제55화 22.05.05 726 20 9쪽
54 [호위무사 추월] 제54화 22.05.05 712 16 9쪽
53 호위무사 추월 제53화 부여성의 혈투 22.05.04 745 18 9쪽
52 호위무사 추월 제52화 22.05.02 769 20 9쪽
51 [호위무사 추월] 제51화 22.05.01 784 19 9쪽
50 [호위무사 추월] 제50화 부여성의 혈투 22.04.29 806 22 10쪽
49 호위무사 추월 제49화 부여성의 혈투 22.04.27 833 19 9쪽
48 호위무사 추월 제48화 부여성의 혈투 22.04.25 897 18 10쪽
47 호위무사 추월 제47화 +3 22.04.24 835 21 9쪽
46 호위무사 추월 제46화 22.04.22 876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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