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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얼굴 님의 서재입니다.

호위무사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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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백한얼굴
작품등록일 :
2022.03.24 16:00
최근연재일 :
2022.05.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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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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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무사 추월 제53화 부여성의 혈투

무협소설보다는, '소설무협'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수사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무협이라는 장르를 가진 소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을 담은 표현입니다.




DUMMY

[호위무사 추월] 제53화 (제11장) 부여성의 혈투


보통 낭인들은 하루 은자 다섯 냥인데, 그는 부대주 출신이라 하루 은자 열 냥으로 쳐서 닷새분 오십 냥을 받았다. 아무리 환희루의 매난국죽이라고 하더라도 그 돈이 부족하다니.


“매난국죽과 하룻밤 보내려면 백 냥은 있어야 해요. 그러니 저랑 놀아요. 저도 다른 기루라면 손가락에 꼽힐 거에요.”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아 몸매를 내보이면서 기녀가 십하작의 팔짱을 끼었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드물게 보는 미인이기는 했다. 그래도,


“하룻밤이 아니라도 괜찮다. 이 돈에 한 시진으로 하면 어떻겠느냐?”


“매난국죽은 시진으로는 안 해요. 최소 하룻밤, 보통 사흘이에요. 그러니 저랑, 흐으응”


갑자기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기녀는 십하작의 가슴에 손을 넣어 쓰다듬었다. 그는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방이냐?”


그는 기녀를 덥석 안아 들고 기녀가 가리키는 방으로 뛰듯이 들어갔다. 다른 조원들이 눈치채기 전에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사흘을 방치했더니 아랫도리가 폭발 직전이었다.


옷 벗는 걸 기다릴 새도 없이 기녀를 안았다. 아이, 하고 몸을 비틀면서도 기녀는 교묘하게 몸을 놀려 얇은 옷이 조금도 찢어지지 않게 몸에서 떼어냈다.


그는 자신 정도의 정력이면 기녀가 반쯤 까무러칠 줄 알았다. 그러나 허연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고 요분질을 하는 여자의 솜씨가 자못 놀라웠다.


반 시진 만에 십하작은 진이 다 빠져 버렸다. 환희루의 소문이 과연 헛것이 아니었다.


“사내 여럿 잡을 여시 음문(陰門)이로세.”


가쁜 숨을 고르며 그가 말하자 기녀가 배시시 웃으며 그의 가슴을 꼬집었다.


“사실 제가 매난국죽보다 살꽃은 낫거든요. 바보 같은 남정네들이 여자 얼굴만 봐서 그렇지.”


그렇지, 하고 수긍하면서 십하작은 기녀의 매끄러운 등을 쓸어내리다가 문득 입을 다물었다. 밖에서 나지막하게 두런두런하는 소리가 들려 온 때문이었다.


“누구지? 손님인가?”


잠시 귀를 기울이다가 그는 넌지시 운을 뗐다. 아니에요, 기녀가 그의 배 위로 올라오며 관심 없다는 듯이 툭 던졌다.


“처음엔 손님이었는데, 지금은 애물단지예요.”


그녀는 그의 돈에 관심이 있었다. 달리 찾는 손님도 없고 아직은 밤이었다. 자신은 하룻밤에 스무 냥짜리니 전낭을 다 비우려면 더 붙들어 두어야 했다.


여자는 어떻게 하면 남자를 다시 흥분시키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남자의 사타구니 사이로 허벅지를 밀어 넣었다.


그러나 십하작은 명색이 부대주 출신이었다. 텅 비었을 환희루에 손님이 아닌 애물단지가 있다면 볼 것도 없이 목표물일 터였다.


그는 달라붙는 기녀를 뿌리치고 서둘러 옷을 입었다. 문틈을 통해 밖의 동정을 잠시 살피고는 기척을 죽이고 기루를 빠져나왔다.


목표물은 자신이 들어온 별채 뒤편의 쪽문으로 나갈 것이 분명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는 낭인왕에게 달려갔다.


* * *


앞장선 기철중은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상점들 뒷문과 쪽문을 통해 이리저리 한참을 달리다가 멈췄다.


“무슨 일인가?”


타노가 먼저 묻자, 쉬- 하고 기철중이 입에 손가락을 세로로 세워 붙였다. 타노가 전음으로 다시 물었다.


- 여기가 끝인가?


- 예, 이제 골목길로 나서야죠. 조금만 더 가면 하천이 나오는데, 거기 갈대밭으로 숨어들면 산까지 내처 달릴 수 있소.


- 이제부터 내가 앞장 서지.


샛길이 끝났으면 이제 당연히 타노가 앞길을 터야 했다. 타노를 따라 네 사람은 다시 일렬로 나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막 하천가 갈대밭에 들어서려는 순간, 사방에서 비도가 어지러이 날아왔다. 그리고 하늘에서 폭죽이 연달아 터졌다.


펑 펑 펑 -


“날도 채 밝지 않은 이 밤중에 어딜 그렇게 가시려는 게요?”


낭인왕 진무강이었다. 30여 명의 낭인들이 갈대밭 속에서 걸어 나왔다. 왼편으로는 흑, 청, 적색의 복장을 한 살수가 조여왔고, 오른편으로는 남궁철우 등이 몰려나왔다.


“설마 이 정도 인원으로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추월은 대차게 추추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타노에게 눈짓으로 어서 떠나라고 신호를 주었다.


“이얍!”


타노는 비장한 표정으로 추월과 월후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다음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몸을 날렸다.


“잡아라 -”


“포위하라 -”


요란을 떨며 타노 앞을 가로막던 낭인 몇 놈이 대가리가 터져 나갔다. 그러나 금방 다른 자들이 달려들었다.


“어서 가세요.”


외침과 동시에 추월의 추추검이 바람을 갈랐다. 추월은 타노와 반대쪽으로 움직여갔다. 그 공간으로 놈들이 들어오더니 어느새 추월과 월후를 넓게 포위했다.


무정파천검 제1식 직검분월 -


월후의 묵장검이 달 대신 살수들을 베어갔다. 서너 명의 복면인들이 목을 부여잡고 나뒹굴었다. 쓰러진 그들의 목에서 뒤늦게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추월은 월후와 등을 맞대었다. 둘은 놈들을 베면서 쉼 없이 옆으로 이동했다.


“걸음을 멈추시오.”


허공에서 천풍신법으로 바람처럼 떨어져 내린 중년인이 추월과 월후의 전방을 차단하고 나섰다. 남궁철우였다.


뒤이어 남궁휘와 제왕검대가 도착했다.


“흐흐흐 노부도 빠질 순 없지.”


그야말로 유령같은 신법으로 유령대제가 나타나고, 음양여후, 사도련의 장로 혈풍마권 황산성, 북검문주 등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꼭 서로 검을 부딪쳐야 되겠어요?”


추월은 안타까웠다. 한때 정파의 중심축인 무림맹에 몸담았던 그녀였다. 같은 정파와는 되도록 충돌을 피하고 싶었다.


“환희루로 돌아가시오. 그러면 우리는 고이 검을 거두겠소.”


남궁철우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는 안돼지, 라고 뒤쪽에서 앞으로 한 발 나서며 유령대제가 느물거렸다.


“천하제일인의 후인이라, 그 정도면 우리도 해볼만 하다고 보는데 음양여후 그렇지 않소?”


“호호호, 천하제일인의 후인에게조차 꼬리를 말면 이 음양여후의 별호를 갈아야 하지 않겠어요?”


음양여후는 겉보기에는 절색 미녀의 모습이었으나 남녀의 몸을 함께 가진 어지자지였다. 낮에는 남자가 되고 밤에는 여자가 되다고 하였다.


지금은 해가 뜨기 전이라 여자인 모양이었다. 간드러진 목소리가 자못 남정네들의 애간장을 태울 만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름답고 수려한 용모를 가졌으면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강간하여 정기를 빨아들이는 요물이었다.


오래전에 무림공적으로 몰려 강호에서 사라졌었는데 지금 나타난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승부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추월과 월후가 등을 맞대고 서자 놈들도 자세를 취했다. 이전과 달리 고수들 간의 대결이었다.


먼저 유령대제가 환환미종보를 밟아 허공에 어지럽게 허상을 찍어대며 손을 갈고리처럼 만들어 추월의 가슴을 잡아왔다.


“추잡한 놈”


추추검이 놈의 손목을 그었다. 추월은 세 번째로 추잡한 놈이란 말을 썼다. 어떻게 마두란 놈들은 하나같이 여자의 가슴을 노리는지 모를 일이었다.


여인의 가슴이나 하복부를 노리는 것은 무림의 금기였다. 그러나 흑도나 사파의 경우 일부러 그곳을 노리기도 했다.


본래 그런 놈들이기도 했지만, 여인의 수치심을 일으켜 평정심을 잃게 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었다.


손목이 찌르르 울리자 유령대제는 눈살을 찌푸렸다. 내공이 잔뜩 실린 자신의 손이 튕겨져 나오자 그는 경각심을 높이고 주변을 향해 소리쳤다.


“다들 구경만 할 참이오?”


‘천하제일인의 후예들이오. 우리가 합공한다 해서 욕할 사람은 없을 것이오.“


북검문 문주가 먼저 추월의 옆구리를 향해 검을 찔러 넣자 낭인왕이 파산권으로 반대쪽 허리를 내리쳐 왔다.


추월은 추추검을 아래로 빗금을 긋듯이 내리그어 북검문주의 검을 쳐내면서 왼발로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동시에 상반신을 눕혀 낭인왕의 거센 주먹을 피해냈다.


그 모든 동작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북검문주는 튕겨져 나온 검으로 크게 원을 그리면서 그 관성을 이용해 재차 추월의 옆구리를 베어 갔다.


추월은 빙글 회전하며 북검문주의 검을 좌측으로 비껴내면서 추추검으로 유령대제의 허리를 베었다.


그때 뒤에서 관전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던 혈풍마권 황산성이 느닷없이 추월의 뒤에서 피냄새가 밴 강기를 실어 주먹을 휘둘렀다.


추월이 다급히 추추검을 등 뒤로 뻗었으나 내공을 제대로 싣지 못해 서너 걸음 뒤로 밀려났다. 그녀는 울컥 올라오는 핏물을 꿀꺽 삼켰다.


월후는 허공 까마득히 십 장 높이로 떠올랐다. 음양여후가 긴 손톱으로 어깨를 뜯어낼 듯이 팔을 휘둘러 왔고, 남궁철우의 창궁무애검법은 둔중하지만 예리한 검강을 뿌리며 허리를 베고 들었다.


남궁휘의 검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금급 살수 둘이 사각지대에서 벼락같이 나타나 짧은 비수를 찔러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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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호위무사 추월 제73화 에필로그(완결) +1 22.05.23 825 16 3쪽
72 호위무사 추월 제72화 대서국행 22.05.21 721 16 10쪽
71 호위무사 추월 제71화 천하의 주인 22.05.19 707 16 10쪽
70 호위무사 추월 제70화 천하의 주인 22.05.18 671 17 10쪽
69 호위무사 추월 제69화 황도행 22.05.17 677 17 9쪽
68 호위무사 추월 제68화 황도행 22.05.16 669 18 9쪽
67 [호위무사 추월] 제67화 황도행 22.05.15 665 17 10쪽
66 호위무사 추월 제66화 황도행 22.05.14 660 16 9쪽
65 호위무사 추월 제65화 22.05.13 690 17 10쪽
64 호위무사 추월 제64화 칙령 22.05.12 702 18 9쪽
63 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칙령 22.05.11 737 19 9쪽
62 호위무사 추월 제62화 22.05.10 719 16 10쪽
61 [호위무사 추월] 제61화 22.05.09 753 19 9쪽
60 호위무사 추월 제60화 추월과 백봉 22.05.08 768 17 9쪽
59 호위무사 추월 제59화 추월과 백봉 22.05.07 747 17 9쪽
58 호위무사 추월 제58화 추월과 백봉 22.05.07 737 15 9쪽
57 호위무사 추월 제57화 22.05.06 734 17 9쪽
56 호위무사 추월 제56화 22.05.06 718 18 9쪽
55 호위무사 추월 제55화 22.05.05 726 20 9쪽
54 [호위무사 추월] 제54화 22.05.05 712 16 9쪽
» 호위무사 추월 제53화 부여성의 혈투 22.05.04 746 18 9쪽
52 호위무사 추월 제52화 22.05.02 770 20 9쪽
51 [호위무사 추월] 제51화 22.05.01 784 19 9쪽
50 [호위무사 추월] 제50화 부여성의 혈투 22.04.29 806 22 10쪽
49 호위무사 추월 제49화 부여성의 혈투 22.04.27 833 19 9쪽
48 호위무사 추월 제48화 부여성의 혈투 22.04.25 897 18 10쪽
47 호위무사 추월 제47화 +3 22.04.24 835 21 9쪽
46 호위무사 추월 제46화 22.04.22 876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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