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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얼굴 님의 서재입니다.

호위무사 추월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로맨스

완결

창백한얼굴
작품등록일 :
2022.03.24 16:00
최근연재일 :
2022.05.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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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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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칙령

무협소설보다는, '소설무협'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수사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무협이라는 장르를 가진 소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을 담은 표현입니다.




DUMMY

[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제12장) 추월과 백봉


비우면 채워지고., 채워지면 비워졌다. 들숨과 날숨에 따라 추월과 월후의 몸이 공명했다. 추월이 비우면 월후가 받아 채우고, 월후가 비우면 추월이 받아 채웠다.


깨달음이 왔다. 내공은 인체에 축적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연 상태로 두는 것이었다. 필요할 때 자연에게 빌려 쓰고, 남으면 돌려주는 것이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너고 너는 나였다. 추월과 월후는 심상대화를 했다.


한 몸이 되고 싶어요.


이미 우리는 한 몸이야..


월후의 입술이 추월의 입을 덮었다. 그 입술이 무척 뜨거웠다. 두 사람은 서로의 타액을 통해 달콤한 사랑을 교환했다.


그러자 갑자기 추월의 등에서 불꽃이 일어나 두 사람의 옷을 태웠다. 둘은 태어날 때의 모습 그대로 서로의 몸을 안았다.


어느 순간 추월이 흑, 하고 신음을 토했다. 아파요. 눈물이 날 만큼 아팠다. 추월은 월후의 몸에 매달렸다. 파과의 아픔이었다. 아픔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었다.


사랑했어요 오래전부터


오래전부터 그대는 내 사람이었어.


두 사람의 정수리에서 무지갯빛이 일어나 둘의 몸을 감싸고 빙글빙글 돌았다. 어디선가 성스러운 음악이 울리고 형형색색의 꽃잎이 휘날렸다.


백마강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청룡과 황룡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고, 더 먼 데서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학이 부소산 하늘을 오랫동안 선회했다.


[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제13장) 칙령


마침내 황제는 칙령을 내렸다. 3 황자에 대한 추살령이었다. 황제의 소환령에도 3 황자가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필경 2 황자의 뜻이었다. 이제 동창과 동창이 고용한 용병들 외에도 관이나 군부에서도 3 황자를 주살할 의무가 발생하게 되었다.


천하가 3 황자의 적이 되었다.


귀비는 황제의 칙령 소식을 전해 듣고 식음을 전폐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아랫것이 내온 미음을 소태 씹듯이 하다가 그마저 내려놓았다. 그냥 넋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비가 오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황비를 찾아뵙고 아들, 후를 살려달라 읍소했다. 차마 두려워 3 황자라 하지 못하고 이름을 불렀다.


“황비마마,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옵니다. 아직 우둔하고 아는 게 없어 미처 황명을 받잡지 못한 것으로 사료 되오니 부디 선처하여 주시옵소서.”


귀비는 무릎을 꿇는 수모도 감수했으나, 황비는 딴청을 부릴 뿐이었다.


“귀비, 아녀자가 남자들 일에 나서는 건 내명부 법도에 어긋나는 일일세. 남자들이 설마 우리 같은 아녀자들 소견만 못하겠는가? 자, 차나 드시게.”


눈물을 뿌리며 귀비는 2 황자를 찾아갔다. 그러나 만나지조차 못하고 문전 박대를 당하고 말았다.


“황제 폐하께로 가자.”


내친걸음이었다. 머뭇거리는 상궁을 닦달하여 황제의 편전으로 갔다. 내관에게 아쉬운 소리를 했다.


“귀비 입시이옵니다.”


묵묵부답이었다. 빗소리에 행여 못 들었나 싶어 내관에게 한 번 더 고해주기를 부탁했다.


“귀비 입시이옵니다.”


“폐하께서는 침소에 드셨사옵니다.”


종2품 상선이 나와 귀비에게 예를 표하고 돌아갔다. 침소에 들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귀비는 무너지듯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나 곧 몸을 일으켜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외쳤다.


“폐하, 3 황자를 구해주시옵소서. 소첩의 자식이자 폐하의 손가락이옵니다. 부디 추살 칙령만은 거두어주소서. 폐하”


귀비는 절규했다. 그러나 귀비를 모시는 상궁과 시녀들 외에는 나와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빗줄기가 굵어졌다. 여름날의 소낙비였다. 거센 빗발 속에서 번갯불이 번쩍하더니 우르르, 하고 천둥이 울었다.


귀비는 밤이 되도록 무릎을 꿇은 채 폐하의 명을 기다렸으나 무응답이었다. 그녀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빗발은 그칠 줄을 모르고 귀비의 등줄기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지치고 맥이 풀린 귀비는 정신이 몽롱해졌다.


느닷없이 포승줄에 묶인 3 황자가 눈에 보이더니 망나니의 칼에 참살당하는 모습이 보였다.


“후야, 내 아들 후야.”


귀비는 마침내 까무룩 실신하여 쓰러지고 말았다.


“귀비마마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그저 비를 맞고만 있던 상궁과 시녀가 놀라 귀비를 안아 일으켰다.


귀비는 다음 날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깨어나자마자 다시 황제 폐하를 알현하겠다고 나섰다. 귀비전 상궁이 아뢰었다.


“마마, 폐하께옵서 간밤에 칙령을 철회하신다는 명을 내리셨사옵니다.”


“그게 정말이냐?”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여쭙겠사옵니까? 폐하께서 추밀원사를 직접 부르시어 칙령을 거두라 명하셨다 하옵니다.”


아, 하고 귀비의 몸이 휘청했으나 곧 몸을 바로 잡았다. 그리고는 황제가 있는 정전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폐하, 신첩 폐하의 은총에 감읍하나이다.”


귀비의 두 뺨으로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런 귀비를 보며 귀비전 상궁과 시녀들이 함께 눈물을 떨구었다.


환관 하나가 밤새 귀비전을 엿보더니 2 황자에게 달려가 고했다.


2 황자는 추밀원사와 부사를 불렀다. 추밀원사는 황명을 출납하는 추밀원의 장이었고, 부사는 바로 그 아래였다.


“추밀원사는 속히 폐하의 칙령을 전국 방방곡곡에 하달토록 하시오. 파발마를 있는 대로 보내시오.”


2 황자가 명하자 추밀원사가 망설이며 입을 뗐다.


“2 황자 전하, 폐하의 칙령은 간밤에 폐하의 명으로 철회된 것으로 압니다만...”


“그런 소문이 있으나 잘못 들은 것이오. 내가 직접 폐하께 들은바, 원사께서는 칙령을 예정대로 집행하시오.”


“하오나, 소신이 폐하께 받잡기로는...”


추밀원사는 선뜻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간밤에 폐하께서 그를 직접 부르시어 칙령 철회를 하명하신 터였다.


그렇다고 2 황자가 저리 주장하는데 틀렸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럼 원사의 말씀은 내가 지금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뜻이오?”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끼? 다만, 제가 들은 바와는 조금 다른...”


눈치를 보던 부사가 나섰다.


“2 황자 전하의 말씀이 옳사옵니다. 아마 원사께서 지난번 칙령과 잠시 혼동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나서서 즉각 칙령을 공포하고 각지에 전파하도록 조치하겠사옵니다.”


부사는 뭔가 말을 하려고 나서는 추밀원사를 팔꿈치로 밀어냈다. 이미 천하는 2 황자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


신하는 윗전의 명에 따르면 그뿐이었다. 얼마 전에도 한림원 학사 하나가 바른 소리를 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


사람이, 그것도 조정의 관리가 사라졌는데 아무도 그 연원을 모른다는 건 최고 권력이 개입했다는 뜻이었다. 황제는 하늘의 아들이었다. 당연히 무슨 일을 하든 무죄요, 무치였다.


3 황자를 발견하는 즉시 추살하라는 칙령이 공포되었다.


3 황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지방 군부는 긴급히 회동했다.


“자자, 이 사태를 어찌 대처해야겠는지 각자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해 보시오.”


환희루 전투의 관할인 부여성의 성주 곽일성이 좌장을 맡았고, 천하제일인의 조사전이 있는 사비성의 성주와 천년탑 소재지의 위지휘사사의 장, 문천일 위지휘사가 참석했다.


“우선, 오늘 이 자리에서 한 발언이 절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해주셔야겠소이다. 그래야 바른말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문천일 위지휘사가 좌장 부여성주에게 요구했다. 사비성주가 보장은 필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가, 하고 되묻자 아무도 말이 없었다.


자칫하면 역적으로 몰릴 위험성도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좌장 부여성주가 자신의 애검을 뽑아 탁자 위에 쿵,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았다.


“누구라도 이 자리에서 나온 말을 발설할 시에는 이 검이 용서치 않을 것이오. 동의하시겠소?”


그의 기세에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칼을 빼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맹세하겠소.”


“맹세하리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 숙연함을 깨기라도 하듯이 문천일 위지휘사가 먼저 말을 꺼냈다.


“듣자 하니 무림맹에서는 중립을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디다. 그러니 그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문천일은 무림맹 장로들과 내왕이 한 두 번 있어 그쪽 정보에도 관심을 두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야 무림맹은 민간이니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폐하의 명을 받는 군이 아니오? 군이 폐하의 명을 불복하는 것은 항명이 아니겠소?”


“그렇기는 하나 사실 이번 칙령이 폐하의 뜻이 아님은 세상이 다 아는 일 아니오? 어명과 같이 볼 수는 없다고 보오만.”


“내가 중앙에 연줄이 좀 있어 들은 것이오만, 사실 폐하께서는 칙령을 철회하셨다는 말도 있소.”


“나도 비슷한 말을 듣기는 했으나, 어쨌든 칙령이 공포된 것도 사실 아니오?”


이런 일에 결론이 날 리가 없었다. 누군가 목숨을 걸고 주도하지 않는 한, 논의만 무성하고 그만이기 십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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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호위무사 추월 제73화 에필로그(완결) +1 22.05.23 824 16 3쪽
72 호위무사 추월 제72화 대서국행 22.05.21 720 16 10쪽
71 호위무사 추월 제71화 천하의 주인 22.05.19 706 16 10쪽
70 호위무사 추월 제70화 천하의 주인 22.05.18 670 17 10쪽
69 호위무사 추월 제69화 황도행 22.05.17 676 17 9쪽
68 호위무사 추월 제68화 황도행 22.05.16 669 18 9쪽
67 [호위무사 추월] 제67화 황도행 22.05.15 664 17 10쪽
66 호위무사 추월 제66화 황도행 22.05.14 660 16 9쪽
65 호위무사 추월 제65화 22.05.13 690 17 10쪽
64 호위무사 추월 제64화 칙령 22.05.12 702 18 9쪽
» 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칙령 22.05.11 737 19 9쪽
62 호위무사 추월 제62화 22.05.10 719 16 10쪽
61 [호위무사 추월] 제61화 22.05.09 752 19 9쪽
60 호위무사 추월 제60화 추월과 백봉 22.05.08 768 17 9쪽
59 호위무사 추월 제59화 추월과 백봉 22.05.07 746 17 9쪽
58 호위무사 추월 제58화 추월과 백봉 22.05.07 736 15 9쪽
57 호위무사 추월 제57화 22.05.06 734 17 9쪽
56 호위무사 추월 제56화 22.05.06 717 18 9쪽
55 호위무사 추월 제55화 22.05.05 725 20 9쪽
54 [호위무사 추월] 제54화 22.05.05 712 16 9쪽
53 호위무사 추월 제53화 부여성의 혈투 22.05.04 745 18 9쪽
52 호위무사 추월 제52화 22.05.02 769 20 9쪽
51 [호위무사 추월] 제51화 22.05.01 784 19 9쪽
50 [호위무사 추월] 제50화 부여성의 혈투 22.04.29 806 22 10쪽
49 호위무사 추월 제49화 부여성의 혈투 22.04.27 832 19 9쪽
48 호위무사 추월 제48화 부여성의 혈투 22.04.25 896 18 10쪽
47 호위무사 추월 제47화 +3 22.04.24 834 21 9쪽
46 호위무사 추월 제46화 22.04.22 875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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