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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얼굴 님의 서재입니다.

호위무사 추월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로맨스

완결

창백한얼굴
작품등록일 :
2022.03.24 16:00
최근연재일 :
2022.05.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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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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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호위무사 추월] 제61화

무협소설보다는, '소설무협'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수사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무협이라는 장르를 가진 소설을 써 보고 싶은 마음을 담은 표현입니다.




DUMMY

[호위무사 추월] 제61화 (제12장) 추월과 백봉


백봉도 무언가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혹시 여기는 눈속임 용이고 달리 더 은밀한 곳에 숨겨둔 것이 아닐까요?”


“그건 아닌거 같아. 오랫동안 사람 흔적도 전혀 없고. 어르신의 조사전은 세상에 존재조차 알려지지도 않았는데 가짜 비급이나 검을 둘 필요가 있겠어?”


“그럼 어떻게 조사전의 무공이 어르신의 것보다 뛰어남이 없죠?”


강호에는 신화가 있었다. 오래된 무공이고 실전된 것일수록 단계가 높은 무공일 거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발전되어 가는 것이었다. 물론 가끔 퇴보하기도 하고 정체되기도 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앞으로 나가게 마련이었다.


그렇다면 예전 무공보다는 현재 무공이 더 발전된 형태일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과거 또는 실전되거나 절전된 무공은 현재 무인들의 손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실제보다 훨씬 과대평가된 것일 수도 있었다.


특히 보검의 경우 500여 년 전과 지금은 제철기술이 현격하게 차이가 날 터였다. 그렇다면 당시에는 대단한 명검이었더라도 지금의 눈에는 평범해 보인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본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 신비화되고 전설화되는 것은 그리 드문 일도 아니었다.


천년탑만 해도 그랬다. 그 안에 살던 추월과 월후에게는 그냥 집일 뿐이었으나, 세상에는 신비의 탑으로 알려져 있었으니까.


“그런데 왜 천우비신장군이란 분은 여기 조사전을 꼭 찾으라고 했을까요?”


“글쎄. 아직 보지 않은 곳이 많으니 뭐라도 나오겠지. 우선 좀 씻어야겠어. 저쪽에 연못이 있더라.”


추월과 백봉은 천연동굴의 연못으로 갔다. 오랜 세월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동굴 속의 물은 거울처럼 맑고 깨끗했다. 그리고 차가웠다.


하긴 여름인데도 동굴 속은 전혀 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연못물에 손을 담그고 있던 추월이 옷을 훌훌 벗기 시작했다.


“언니!”


백봉이 놀라 소리치자 추월은 아무도 없는데 뭐 어때, 라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어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아, 좋다. 너도 들어와. 이때 아니면 언제 이런 여유를 부려보겠니?”


그래도 백봉이 망설이자 추월은 두 손으로 연못물을 퍼서 백봉에게 끼얹었다. 금세 백봉의 옷이 흥건히 젖었다.


“언니, 잡히기만 해봐.”


즐거움과 해방감도 전염이 되는가 보았다. 백봉도 옷을 벗고 나체가 되어 물에 뛰어들었다.


늘 긴장으로 살얼음 딛듯 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사람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이곳에 오자 추월은 전에 없는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다.


“언니, 배 고픈데 뭐 먹을 게 없을까?”


물놀이는 금방 배가 꺼지게 마련이었다. 둘은 옷도 입지 않고 알몸인 채로 먹을 걸 찾아 여기저기 찾아 헤맸다.


항아리에 가득 담긴 벽곡단은 보았으나, 뭔가 더 맛있는 것이 있을 것 같았다.


추월은 여기저기 석실을 기웃거리다가 맨 끝 쪽 석실로 들어갔다. 그곳은 인공 석실이라기보다는 자연동굴에 약간의 인공을 가미한 곳이었다.


석실 중앙에 커다란 돌이 있는데 그 가운데가 움푹 패어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샘이거나 식수통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샘이라면 물이 흘러들어오는 곳이 있어야 할 텐데 연결된 수로가 없었다. 또한 물의 양이 너무 적기도 했다.


물을 길어다 붓는 식수통이라면, 구태여 지하수에서 먼 이곳에 식수통을 마련한 것이 이상했다.


추월은 입을 대고 한 모금을 마셔보았다. 못 먹는 물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목이 마른 김에 몇 모금 더 마셨더니 식수통은 이내 바닥이 드러났다.


그때 천정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물방울이 하나 똑 떨어져 추월의 손등에 떨어졌다. 추월은 손등을 쪽 핥았다.


천정에서 떨어져 내린 물이구나, 했으나 한참을 기다려도 다시는 물방울이 떨어져 내리지 않았다.


추월이 혼자서 궁금해하고 있을 때 백봉이 와서 언니 뭐해, 하고 물었다.


백봉은 손에 쥔 벽곡단 반을 추월의 손바닥에 쏟아 주고, 남은 것은 자신의 입에 털어넣었다.


“목이 말라 물 좀 마셨어.”


“어디 물이 있어? 난 그냥 지하수 먹었는데.”


백봉이 추월이 먹은 식수통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식수통 주변을 둘러보고 천정을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식수통 안의 냄새를 맡아보고 혀로 빈 식수통을 핥아 맛을 보더니 입을 떡 벌렸다.


“언니, 이 물 마셨어? 얼마나?”


“왜? 못 먹는 물이야? 그냥 꿀꺽 꿀꺽 마셨어.”


“세상에! 이거 신비의 샘물이라는 만년공청석유야.”


“만년공청석유?”


추월도 말은 들은 적이 있었다. 만년에 한 방울씩 생성된다는 전설의 샘물이었다. 일반인이 먹으면 만병통치에 무병장수하고, 무림인이 먹으면 한 방울에 일 갑자의 내공이 생겨난다고 알려졌다.


무림맹 비각의 임무는 각종 무림단체들의 동향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각종 무공비급이나 영약, 영초 등의 행방에 대한 정보 수집도 아우르고 있었다.


그러니 백봉이 만년공청석유를 알아볼 수 있었다.


“언니, 얼른 운기조식해. 자칫 만년공청석유의 기운이 소화되어 사라지기 전에.”


백봉의 말에 추월은 얼른 운기조식 자세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문득 백봉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참에 어르신의 일심일체 천상무상심법을 같이 하자. 만년공청석유의 효능이 네게도 갈 수 있게.”


전설상의 샘물인 만년공청석유 수십 방울을 한꺼번에 먹은 추월이었다.


추월은 백봉의 젖가슴에 손을 얹고, 백봉도 자신의 유방에 장심을 붙이게 했다. 마침 둘 다 알몸인데다 한참을 그러고 다녀 쑥스러움도 덜했다.


보통 내공 주입은 등에 장심을 붙이고 하지만 그것이 최상의 방법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편리해서였다.


내공 주입에 최상의 효과를 보려면 몸속의 내기가 외부와 통하는 통로에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를테면 장심, 입, 코, 유두, 배꼽, 생식기 같은 곳이었다.


채양보음이나 채음보양을 하는 마두들이 무림공적이 되는 것을 무릅쓰고 남녀 교접을 통해 흡정대법을 시행하는 것도 그곳이 가장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추월은 일심일체 천상무상심법을 운용하여 백봉의 왼쪽 가슴으로 진기를 불어 넣었다. 백봉 몸속의 기경팔맥을 휘돌아 나온 진기를 오른쪽 유두로 돌려받았다.

두 사람 사이를 순환하는 진기 사이에 추월의 몸에 있던 만년공청석유의 기운이 조금씩 흘러들어 융합되었다.


한 바퀴, 두 바퀴 도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만년공청석유의 기운도 점점 많이 녹아들었고, 어느 순간 추월의 몸속 만년공청석유가 한꺼번에 밀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추월은 엄청난 열기에 내장이 다 녹는 듯했다. 전신에는 땀이 비 오는 듯했고, 피부가 녹아날 듯이 허물거렸다. 혼신의힘을 기울여 천상무상심법을 운용하면서 펄펄 끓어오르는 기운을 식히려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추월의 몸이 감당하지 못하는 열기가 백봉에게로 건너갔다. 백봉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열기를 받아들였다.


둘의 젖가슴은 불에 달군 철판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옆에서 보면 두 사람의 가슴에서 불덩어리 네 개가 훨훨 타오르는 것 같았다.


추월의 머리카락이 불타고 눈썹에 불이 붙었다. 그리고 그 불은 백봉에게로 옮겨갔다. 두 사람은 불길에 휩싸였다.


불길 속에서도 추월의 몸속에서 펄펄 끓는 열기가 백봉에게로 갔다가 추월에게로 다시 건너오길 수십 차례, 온몸의 털을 다 태운 불이 꺼지고, 전신을 태울 듯했던 뜨거운 기운도 조금씩 식어갔다.


추월과 백봉은 얼싸안고 있었다. 뜨거운 불길과 열기를 견디지 못해 두 몸이 녹아 하나로 붙어 버린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몸속의 열기가 식자 추월과 백봉의 피부가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속에서 어린아이 살갗처럼 뽀얀 피부가 드러났다.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고 눈썹도 자라났다.


추월은 무아지경에 빠져있었다. 그동안에도 추월의 몸은 스스로 변화를 맞고 있었다. 하단전의 정과 중단전의 기가 일어나더니 상단전의 신을 일깨웠다.


이른바 정기신의 조화였다. 추월의 몸에서 청색, 황색, 적색, 백색, 흑색의 오색의 빛이 흘러나와 다섯 개의 고리를 이루었다.


추월은 무아지경 속에서 자신의 머리 정수리에서 학이 춤추는 것을 보았다. 멀리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 그녀의 감은 눈앞에서 신선의 꽃인 선화가 어지러이 휘날렸다.


추월은 눈을 떴다. 심신이 그지없이 맑고 투명했다. 세상 삼라만상의 진리를 다 깨우친 듯했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 날아갈 듯했다.


눈은 흑요석처럼 빛나고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끄러웠다. 잘록한 허리선과 둔부로 이어지는 여체의 곡선은 신이 정성을 다해 빚어낸 듯했다.


어르신이 말씀하시기를, 현경은 사람이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늘이 내리는 경지라 했다.


추월은 오기조원을 넘어 화경 후반에 도달했다. 꿈에 그리던 현경에 드디어 한 발을 걸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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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호위무사 추월 제72화 대서국행 22.05.21 721 16 10쪽
71 호위무사 추월 제71화 천하의 주인 22.05.19 707 16 10쪽
70 호위무사 추월 제70화 천하의 주인 22.05.18 670 17 10쪽
69 호위무사 추월 제69화 황도행 22.05.17 677 17 9쪽
68 호위무사 추월 제68화 황도행 22.05.16 669 18 9쪽
67 [호위무사 추월] 제67화 황도행 22.05.15 664 17 10쪽
66 호위무사 추월 제66화 황도행 22.05.14 660 16 9쪽
65 호위무사 추월 제65화 22.05.13 690 17 10쪽
64 호위무사 추월 제64화 칙령 22.05.12 702 18 9쪽
63 호위무사 추월 제63화 칙령 22.05.11 737 19 9쪽
62 호위무사 추월 제62화 22.05.10 719 16 10쪽
» [호위무사 추월] 제61화 22.05.09 753 19 9쪽
60 호위무사 추월 제60화 추월과 백봉 22.05.08 768 17 9쪽
59 호위무사 추월 제59화 추월과 백봉 22.05.07 747 17 9쪽
58 호위무사 추월 제58화 추월과 백봉 22.05.07 736 15 9쪽
57 호위무사 추월 제57화 22.05.06 734 17 9쪽
56 호위무사 추월 제56화 22.05.06 717 18 9쪽
55 호위무사 추월 제55화 22.05.05 725 20 9쪽
54 [호위무사 추월] 제54화 22.05.05 712 16 9쪽
53 호위무사 추월 제53화 부여성의 혈투 22.05.04 745 18 9쪽
52 호위무사 추월 제52화 22.05.02 769 20 9쪽
51 [호위무사 추월] 제51화 22.05.01 784 19 9쪽
50 [호위무사 추월] 제50화 부여성의 혈투 22.04.29 806 22 10쪽
49 호위무사 추월 제49화 부여성의 혈투 22.04.27 832 19 9쪽
48 호위무사 추월 제48화 부여성의 혈투 22.04.25 896 18 10쪽
47 호위무사 추월 제47화 +3 22.04.24 834 21 9쪽
46 호위무사 추월 제46화 22.04.22 875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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