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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 님의 서재입니다.

휘명의 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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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명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1
최근연재일 :
2021.08.12 23:38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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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5
추천수 :
150
글자수 :
456,238

작성
21.06.2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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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충원

DUMMY

"아, 벌써 오셨어요?"


"네. 두번째긴하지만, 길이 낯설어서 좀 일찍 출발했습니다."


국정원 4과 건물앞, 자잘한 파쇄석들이 넓게 깔린 곳에 주차한 준상은 한켠에서 쓰레기등을 분리해서 버리고있는 권요원을 만났다. 그에 의례적인 인사를 주고받은뒤, 팔을 걷어붙이고 옆에서 도왔다.


꽤나 양이 많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권요원의 말대로 약속한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았기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상대는 감사해하며 기분 좋은 대화를 건넸다.


"결혼발표 소식을 봤어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비앙카 쇼케이스에서 박현실씨가 등장해서 대주주라고했을때부터 친분이 있을걸로 짐작했지만, 그런 관계였을줄이야..."


"아, 네. 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최근에 사업관련으로 만나게되었다가 다시 사귀게된거죠."


쇼케이스가 있은 날로부터 얼마뒤, 준상과 현실은 결혼을 하기로하고 이를 언론에 발표했다. 배는 점점 불러올테고 한번 달라붙기 시작한 기자들이 좀처럼 포기하지않을 태세라, 모든 사실이 밝혀지는건 시간문제일뿐이다.


당장에 함께있기도 쉽지않을정도로 집앞에서 진을 치는 형국이니, 그에 아예 관계를 공식화해버리고 결혼발표까지하여 언론과 기자들이 만족해서 자연스레 떨어져나가도록 유도할밖에 다른 도리가없었다.


그참에 준상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도 한번 쯤 더 소개하는 자리도 가지는 겸해서 아예 넓은 호텔연회장을 잡아서 거하게 언론을 불러들여 만천하에 알렸다.


한데, 발표내용은 준상이 이 젊은 요원에게 말한 범위내에 불과해서 그렇게 대단한 무언가가 포함되어있진않았다. 그럼에도 톱스타의 결혼은 상당한 이슈가되어 운영중인 연예기획사와 이제 막 데뷔시킨 걸그룹을 홍보하는데엔 그만이었다.


영세한 기획사의 아이돌그룹은 방송무대에 서는것도 하늘의 별따기려니와 그동안의 쌓아둔 인맥과 경험등으로 어떻게 한두번 기회를 가진다해도 별다른 집중을 받지못하면 그 정도선에서 그치며 점점 잊혀지는것이 보통이다.


갖은 수단을 다 써서 다시금 새로운 곡과 안무등으로 컴백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의 상황이어서 이때에도 관심을 받지못한다면, 그걸로 거의 아이돌 시장에서 퇴출이라고봐야한다.


한데, 준상이 데뷔시킨 비앙카만은 달랐다. 박현실이라는 톱스타로인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있었었으니, 그만큼 지속적인 출연요청과함께 다른 예능프로들에서의 섭외도 받고있는중이다.


물론, 노래도 좋고 안무와 실력들 또한 괜찮다는 평이 많긴해도 이마저도 방송무대나 티비등에 많이 나오고 볼일. 그래야만, 널리 그리고 자주 알려서 사람들의 귀에 익숙해질 수 있는것이지, 안그러면 채 피어보지도못할지 모르고 실제로 그렇다하더라도 어디가서 하소연할데도없는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 젊은 요원에게까지는 사장이나 이사로 위장한 간부들이 현실에 관한 문제나 임무에대해 상세하게 알려주지않은듯했다. 그녀가 불치병을 앓는 중이라는 내막을 알면, 이렇게 반갑게 축하인사를 건네지는않을터.


그래도 웃는 낯에 침을 못뱉는다고 어색한 미소로나마 고맙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하던 일에 박차를 가할뿐이다.


상대 역시나 준상이 쑥스러워서 그러는줄알고 더는 언급하지않았다.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닌데다가 나이차도 십년가까이 나는만큼, 굳이 파헤쳐서 농담을 건넬 입장이 아닌것이다. 그에 마찬가지로 분류에 속도를 내어서 빠르게 마치고는 함께 건물로 향하였다.


"어? 문이 바뀌었네요. 잠금장치도 생기고..."


"네. 위에도 보시면 감시카메라까지 달았습니다. 이젠 안에서 밖을 확인할 수도있게되었는데, 달라진게 이것만 있는게 아니라서 들어가시면 많이 놀라실거에요."


요원의 자랑에 준상 또한 내심 기대는 되었으나, 막상 그 결과를 보고나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않았다. 그도그럴게 단 한번 와본 곳이어서 변화에따른 감흥이 그렇게 와닿지않는것이리라.


입구에서 두세차례이상 방향전환을 해야만 다다를 수 있는 사무실 내부까지는 여전했지만, 천장모서리마다 설치된 무인감시체계와 총탑이 나름 인상적이긴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보부서라면 당연히 있어야할것이 이제야 설치된듯해서 적이 안심이 되는 수준에 불과했지, 그리 놀랄일은 아니다. 내부 또한 이런저런 인테리어를 새로해서 그제야 현대식 사무실 답다일뿐, 그렇게 많은게 달라진건 아니다.


페인트칠로인해 전체적으로 말끔해지긴했지만, 책상이나 의자와같은 집기류등은 오래된 그대로여서 다소 반감시켰다. 그나마 컴퓨터등은 최신형으로 바꾼데다가 커피머신과 선인장, 난초등이 심어진 화분 몇개가 더해져서 세련미를 가미했다.


이제 막 내부정리를 마친것인지,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조금씩 흐트러진 모습들을 보였다. 머리결이 약간 엉크러진것은 예사고 셔츠 하단이 한쪽만 밖으로 나와있다거나 손이나 얼굴등에 페인트나 검댕이 묻어있는등, 예전의 추레했던 사무실 모습이 마치 이들에게로 전가된듯했다.


"석자문. 일찍 오셨네요."


"네. 이사님, 새로 단장하시나봐요."


"여기선 주임이라고 불러요. 다른 이들이 헷갈려할 수 있으니까."


"아, 확실히 안보이던 분들도 좀 계시네요."


"이번에 합류한 사람들이 좀 있어서 분위기도 좀 바꿀겸해서요. 안그래도 오늘 소개를 해줄려고 그랬는데, 이거 우선 좀 씻어야겠는걸?"


"괜찮습니다. 저도 방금 밖에서 여기 젊은 요원님하고 쓰레기를 분류했었으니까요."


스스로의 손과 사람들의 행색을 살펴본 주임은 어떤걸 먼저할지를 두고 잠시 헷갈려하는듯했다. 그러나 양손바닥을 내보이며 괜찮다는 준상의 말에 고민이 풀렸다는듯이 통쾌하게 웃으며 낯선 이들에게로 이끌었다.


"그래요. 그럼, 강팀장하고 황선임! 이리로 좀 와봐요. 소개해줄 분이 있으니까."


비질에 정신없던 중년여성과 이제 막 대걸레를 빨아와서 바닦을 밀려던 남성이 도구를 한켠에 기대어놓고는 이들에게 다가왔다.


"인사해요. 왜? 그때봤잖아. 내가 있던 건물 CCTV에서..."


"그, 이중첩자!"


"거, 말을 해도 꼭..."


"군정보사에서 온 강명희팀장이라고해요."


"네. 전 00기획사의 대표 석준상이라고합니다."


주임이 주저했던바와달리, 강팀장이라고 소개한 중년여성은 전혀 거리낄게 없다는듯이 불쑥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그에 오히려 이쪽이 쭈뼛거리며 맞잡아감으로써 좀전에 괜찮다던 말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험, 들어오면서 복도 위에 설치한 무인총탑봤어요? 그게 바로 강팀장이 한거에요. 무기전문가로서 군에서 폐기할 무기들을 일부 빼와서 단건데, 부품단위로 분해 및 조립해서 쓸만하게 만들정도로 뛰어난 솜씨를 자랑할정도이고 여긴..."


"황기수라고합니다."


"어, 여기 황선임은 강팀장과 같은 곳에서 함께 왔는데, 이번에 새로 설치한 컴퓨터와 CCTV및 커피머신같은 기계류나 전자장비를 다루는데는 탁월하죠."


"무인총탑의 원격조종부도 제가 연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악수를 나눈뒤, 준상은 주변을 둘러보며 아쉬움을 표하는것과 동시에 격려로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그렇군요. 이렇게 고생하시는 줄 알았으면, 저도 나와서 돕는건데 그랬어요."


"저희야, 이게 일이니까한다지만, 석자문한테까지 그럴 수 있나요. 따로 사업도 하시고 바쁘실텐데... 아, 그리고 이번에 결혼을 하신다고?"


"네. 덕분에요."


"하하, 현실씨가 우리 게임회사 광고 모델이었죠. 그때 만나서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저희 공이 크긴합니다. 한 턱 단단히 쏘셔야해요."


"그전부터 알던 사이였대요."


"아하하하, 그래?"


크게 웃는 모습이었지만, 흘낏 권요원을 쳐다보는 그의 눈빛에는 다소 책망하는 기색이 담겨있는듯했다.


"아무튼, 날잡으면 연락주세요. 사진이야 같이 못찍는다해도 참석은해야죠. 그만한 인연은 되는 셈이고 부주도 하겠지만, 그 이상 맛있는걸 많이 먹고가서 본전은 뽑을겁니다."


농담으로 어색한 상황을 넘긴 주임은 이후 사람들과함께 정리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준상도 합세하여 그 시간을 단축했으니, 안그래도 마무리하는 시점이어서 금새 끝낼 수 있었다.


그에 모두가 씻고 흐트러진 모습들을 단정히하기까지 오래걸리지않았고 그맘때쯤 과장이 양손 가득 먹거리를 들고 나타났다.


"배달왔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속에 풀러진 포장에서는 치킨과 햄버거, 피자등이 음료수 몇개와함께 대거 나왔다. 근 십인분 가까이는 되는듯한 양이었는데도불구하고 다들 힘들게 몸을 써서인지 허겁지겁 먹는데만 몰두했다.


그야말로 개눈 감추듯하여 채 삼십분도 안되어 감자튀김과 약간의 음료수등 사이드메뉴 일부정도만 남았을뿐이고 그때서야 모두는 이성을 찾은듯 대화를 하기시작했다.


"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요."


준상부터 입을 열자, 모두는 의외라는듯이 주목했다.


"보통은 부서명에 4라는 숫자는 잘 안쓰지않습니까?"


"그렇죠."


"근데, 여기는 제4과라고해서 그점이 좀 이상해서요."


"군대에서는 소대같은 하위제대에서 쓰이긴하죠. 드물게 전차대대나 포병대대에도 붙이는 곳이 있으니, 그리 이상할건 없다고봅니다만..."


황기수가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별 얘깃거리가 안된다는듯이 말하자, 강명희가 타박하듯이 준상의 편을 들어주었다.


"조직이 방대하여 4각편제이상인 곳에서나 사용하곤하는데, 그거야 어쩔수 없다고보는것이고 보통은 준상씨말대로 피하지."


"네. 민간에서도 일반적인 건물에 4층이라는 숫자대신에 F와같은 알파벳등, 다른걸로 대체하거든요."


"바로 그런 저간의 인식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정한거에요. 자연스레 보안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고 이렇게 외진 곳에 부서를 따로 둔 이유이기도하죠."


"아, 설사 알려진다고하더라도 정말일까?하는 의문을 들도록하여 보안부분을 강화한다는 의미로군요."


경과장의 말에, 그제야 준상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완전히 이해가 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군 정보사에서 온 인력들보다는 원래부터 부서에 있던, 책임자의 해명이 더 믿음이 갔다.


준상의 오프닝에 힘받아서일까? 강팀장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 모일 사람도 다 모였고 할 일도 다했으며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이제 그만 임무에대한 브리핑이나 해주시죠. 모두가 제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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