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스크 님의 서재입니다.

휘명의 북극성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휘명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1
최근연재일 :
2021.08.12 23:38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3,320
추천수 :
150
글자수 :
456,238

작성
21.06.14 05:51
조회
33
추천
0
글자
20쪽

성찰 -2

DUMMY

"아니, 여기가 어디...?"


"괜찮아요?"


"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어제밤에 자면서 심하게 아파하길래, 앰블런스로 병원에 오게됐어요."


"확실히, 열이나고 끙끙 앓았던 기억이 조금 나긴해. 경광등 불빛이 빠르게 돌아가며 눈을 비추던것도 드문드문 생각나고."


"네..."


"그럼 여기 있은지, 얼마나 된거야?"


"이제 막 저녁이 되었으니, 만 하루가 좀 안되었어요."


그녀의 말대로, 병실 창밖은 컴컴한 색으로 물들어있고 벽에 걸린 시계의 짧고 굵은 침도 8이라는 숫자로 많이 접근한 양상이다. 간략한 사정과 시간을 확인한 준상은 보다 세부적인 사항들을 묻기시작했다.


"가족들한테도 알렸어?"


"네. 우선은 준상씨가 다니는 회사사장에게 먼저 알린뒤, 대신 가족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결국엔..."


"음, 내가 걱정돼서 계속 병원에 남아있다가 마주친거로군. 별일은 없었고?"


"놀라긴했지만, 준상씨 상황때문에 일단 넘어가긴했어요. 그리고 이부장님께 우리가 만난 과정을 간단히 설명을 드렸기도하고요."


"그래, 잘했어. 그보다 너도 몸이 안좋고 불편할텐데, 이렇게 걱정도 끼치고 병수발까지하게했으니..."


"아니에요. 낮에는 부모님께서 번갈아 보셨고 밤하고 새벽에는 부장님과 언니 내외가 교대로 계실 예정이에요. 저는 이렇게 저녁에만 잠깐 있을거여서 별로 힘든것도 없어요."


"다들 바쁘고 힘들텐데, 그러면 안되지. 내가 어서 일어나야..."


준상이 침상에서 일어나려하자, 현실은 놀란 표정으로 만류하려했고 때마침 문이 열리면서 흰 가운을 입은 노인이 등장하여 이런 행위들이 중단되었다.


"깼으면 어서 훌훌털고 일어나. 젊은 사람이 언제까지 누워만 있을거야."


"아, 선생님께서 여기까진 어쩐일로..."


"어제밤에도 저분이 준상씨를 봐주셨어요."


"그래?"


"어, 과장녀석이 하도 귀찮게 굴어서 몸소 예까지 오게되었으니, 영광으로 알라고. 후유증으로 몸살걸린거에 불과해서 주사 한방놔주고 끝냈어."


"그럼, 이렇게 찾아오신거는..."


"아직까지 이러고 있을까봐 그만 퇴원하라고 알려주러온거지."


"근데, 그게 계속되고있는것같은데요."


"뭐가?"


"그, 일주일만 갈거라고 하신것있잖습니까."


준상이 현실의 눈치를 살짝보며 애둘러 얘기하자, 노의사는 '아'하면서 시덥지않게 대꾸했다.


"하루이틀정도야 더 갈수도있는거지."


"그러면, 저 현실이에대한 건은 어떻게, 과장님한테 들으신 얘기가 있으신지..."


"안그래도 그때문에 어제 얘하고도 만나보라고해서 진료기록을 보며 얘길해봤지만 마땅한 방도가 없었어. 돌아간뒤에 여러방면으로 고민을 해봤지만, 역시나 뽀족한 해결책이 나오지않았으니, 네가 어서 일어나서 다른 계기를 마련해야지."


"그 다른 계기란것이 대체 무엇인지...?"


"아, 그거야 나도 모르지. 과장하고 네놈 둘이서 알아서해."


"네..."


"아무튼, 괜찮으면 빨리 일어나서 나가. 젊은 놈이 비싼 특실에서 빈둥거리는거아니다."


주섬주섬 옷가지등을 챙기고 내쫓기듯이 나선 둘은 그녀의 집으로향하면서 퇴원사실을 본가에는 물론이고 회사에도 알려서 길이 어긋남을 방지했다.


이후 준상은 다음날부터 게임회사에 출근하며 사장등으로부터 부탁받은 회계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이를 담당하던 이사는 이후 안보였는데, 아마도 그가 알려준 정보를 분류하고 정리하는데 투입된듯했다.


회사 또한 게임이 인기를 끌고있고 업데이트작업등도 겹쳐져서 신입사원들도 대거 뽑는등으로, 눈 돌아갈 정도로 바빠졌다. 그럼에도 준상은 자동화된 회계업무만 간단히 보는데다가 자문정도에 불과해서 많이 한가한 편이다.


그에 나름대로 시간을 내어서는 새로 가져온 임무에 착수했지만, 게임과는 다르게 이 사업은 준상 혼자 독자적으로 진행키로했다. 국정원으로서도 더이상 빼낼 예산이 없으며 인력 또한 부족하다는데에야,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준상 또한 이를 누나, 매형등과함께 잘 아는 지인들을 합류시킬참이어서 후자와같은 결정에는 싫어하지않았으나, 전자의 부분에서는 마뜩치않아했다.


역시나 돈이 문제로, 안그래도 뭘 하든 비용이 들어간다. 한데, 특히나 누나등이 하고있는 연예기획사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사업에 속도를 낼 참이어서 더욱 필수적이다.


그럴려면, 이 회사가 지고있는 부채를 갚아주고 준상이 경영자로 들어가며 기존의 사장과 매형등은 임원과 간부등으로서 제각기 전문분야를 맡으면 된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이는 그가 머리가 좋아졌을때 세워두었던 것으로, 경영난으로인해 파산 내지는 폐업을 피할길이 없어보이는 기존의 기획사 운영진으로서도 나쁘지않을 입장이다.


결국, 경영난을 해결할 자금이 문제였으나, 다행히도 사장의 주선으로 융통할 수 있게되었다. 몇다리 걸치긴했어도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되었고 그 담보는 준상이 가진 게임회사지분이다.


믿을만한 사람의 소개도 작용했지만, 게임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 작용하여 후하게 쳐주어서 예상보다 많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에 준상은 애초의 계획에다가 한 회사를 더 합병하여 규모를 키우기로한다. 바로 기존의 운영진들과 친구관계인 사람들이 운영하는 기획사로, 종종 회식도 같이하면서 준상 또한 잘 아는 곳이다.


괜찮은 건수가 있으면 이쪽 소속의 아이돌 멤버와 저쪽 소속의 아이돌멤버끼리 일시적으로 합동무대를 선보이기도하고 유닛을 결성하여 활동하기도했다. 경우에따라서는 서로 필요로하는 연습생들을 동의하에 보내주거나 데려오기도하면서 데뷔시키기도하는등, 전략적인 파트너쉽을 맺고있다.


실제로 두 회사의 운영진들은 각기 맡고있는 전문분야가 달라서 종종 품앗이 삼아서 돕곤한다. 한쪽의 사장이나 임원이 과거 춤을 좀 잘 춰서 댄서 경험이 있거나 노래를 잘 불러서 보컬 출신이면, 직접 안무를 짜주거나 관련 트레이닝을 맡아주기도했다.


물론, 각자가 따로 자신의 기획사를 맡고있어서 바쁘기 일수라, 도움을 주더라도 원포인트로다가 꼭 필요한 부분만 짧게 알려주는 형식에 불과할 수 밖에없다. 그럼에도 연습생들의 뛰어난 적성탓에 상당한 보완이되었다.


영세한 기획사들이 서로 도우며 경영난을 헤쳐나가는 나름의 생존방식인것이다. 그렇지만, 이 회사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라, 폐업을 앞두고있다할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했다.


그렇다고 준상의 제안에 선뜻 응할정도로 순진하진않았다. 따라서 둘을 잘 알고 밀접한 이가 중개자로 나설 필요가있다. 때문에 가장 먼저 찾아가서 상의한 이가 바로 작곡가로 그에게 북에서 가져온 곡들을 보여주고 일부 작업해둔 부분들까지 설명해주자 흔쾌히 승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


이 작곡가는 평소 두회사에 작곡과 편곡 및 보컬트레이닝등을 담당하면서 사장 및 간부들과도 오랫동안 친구관계여서 상당한 신뢰를 받고있다. 자신을 바로 끌어들일 수 있을정도로 좋은 곡들이 많다는 평과함께 일부 편곡된 부분들도 나쁘지않다면서, 내심 준상의 어깨를 으쓱하게하면서 양측을 설득하니, 넘어오지않을 도리가 없는것이다.


그에 나름 그럴싸한 진용을 갖추었으나, 어디서 얻어온 곡들이냐고 물어서 그를 당황케하기도했다.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좋아진 머리가 지속되는지라 그럴싸한 변명으로 대처가 가능했다.


중국에 출장을 갔다가 만난 유럽출신의 연주팀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들과 엮이면서 자작한 곡들이 많음을 알게되고 그러자 사업구상이 떠올라서 이를 말해주었더니,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었으며 그중에서도 골라준것들을 받아오게되었다는것이다.


일부 악보의 뒷면에 적힌 부분들도 원 작곡가들이 한국의 실정에 맞게끔 방향성을 제시한것들을 그가 직접 고용한 통역을 통해서 적어둔것으로, 혹시나 도움이 될까싶어서 해왔다는데에야, 잘했다면서 칭찬이 자자했다.


이후 이 작곡가는 준상과 함께 움직이면서 두 회사의 사장과 간부들을 설득하는데 온 힘을 다하였기에 일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서로가 친구관계이기도하고 오랫동안 함께 같은 업계에서 활동해왔던터라, 당장에 곤란에 빠진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싶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것이었다.


이쪽 회사는 물론이고, 저쪽 역시나 자금난을 겪고있는것은 마찬가지라서, 통합은 금새 이루어졌고 우선은 서너명씩 활동중이던 걸그룹부터 합쳐서 새로이 선보이기로했다.


각기 힙합과 팝만을 전문으로 하던 그룹을 합쳐놓으니, 그래도 잡식성이 되어 소화해낼 수 있는 장르범위가 넓어져서 좋아졌다는 자평을했지만, 딱히 메인보컬이랄 수 있는 멤버가 없어서 미완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물론, 각 그룹마다 리드보컬을 하던 멤버들이 그대로 상존해서 이들을 필요로하는 파트별로 맡기면되긴해도 부족한 감이 있는건 사실이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자면, 그만큼 메인보컬의 수준이 높아져야만 이를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을터이나, 그런 이가 어디 쉽게 구해지겠는가?


어렵사리 구한다하더라도 자신은 발라드나 트롯, R&B나 락등을 하겠다며 아이돌은 하지않겠다고 할 수도있으며 아예 가수자체는 흥미없고 뮤지컬이나 영화배우등 다른 분야를 하겠다고할 가능성도 있는것이다.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여 포기하려했지만, 준상이 구해오겠다며 자신을 보였고 채 두달도 안되어 해결하게되어 모두를 놀라게했다. 바로 북한에서 준상과 인연이 있던 가창력이 뛰어난 젊은 여성 덕분이다.


이미 남한으로 들어왔다는 얘길 과장으로부터 듣고난 이후라, 모두에게 그리 장담할 수 있었던것이고 말을 맞추어두었다해도 거쳐야할 절차라는게 있는법이라, 합류에는 시간이 걸릴뿐이다.


해당 여성은 남한으로 들어오자마자,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등을 받고 국정원의 조사를 거쳐서 하나원에서 남한 생활에 필요한 제반지식들을 교육받았다.


그 과정만해도 두달여로, 이마저도 준상이 담당관인 과장에게 말해놨기에 비교적 짧게 이루어진것이다.


아무튼, 그녀가 합류하자마자, 팀은 대번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완성도를 높였다. 준상이 장담한대로 매우 뛰어나서 더 손을 볼 필요는 없었고 춤 실력 또한 나름대로 남한의 가요등을 보고 따라해왔는지 어느정도 수준은 되어서 급하게 동작과 춤선만 외워야함에도 크게 부족함이 없었다.


그에 녹음작업과 뮤직비디오를 찍는동안, 부족한 부분들을 연습케하고 단 열흘만에 데뷔케하여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이후 후속곡들 역시나 적당히 끊김없이 이어져서 인기도를 끌어올렸다.


보이그룹 또한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여 성공시켰으며 그에따라 회사의 인지도가 높아지기시작했으나, 사장이 된 준상은 갈수록 오만해져갔다. 연이은 성공으로 자신감이 팽배해져서 자만심으로 변모해서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기 일수이고 나쁜 방식에 빠져들기도했다.


가요프로, 예능프로의 담당자들과 연예기자들에게 가벼운 선물부터 시작해서 호감을 사서 이득을 취하더니만, 결국엔 뒷돈까지 제공하여 순위와 인기도를 조작하기에 이르렀다.


어느정도 이런 방식이 통하여 그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였고 그러고나니, 준상에게마저도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지기시작했다.


언론과의 인터뷰가 많아지더니만, 어느새 이를 넘어서서 순위를 결정하는 신인오디션 예능프로등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하고 심지어 성공한 사람들을 초청하여 강의를 하는 공중파방송에도 출연하여 자신의 성과를 과장하기도했다.


그러다가 뇌물등의 혐의로, 경찰등의 수사가 시작되자, 압수수색등을 받게되었고 이후 관련 담당자들과함께 조사받은 뒤에 구속기소되어서는 그동안 이룬 모든 성과들이 무너지게된다.


판사가 중형을 선고하는 순간, 준상은 오열을 터뜨리며 놀라서 잠에서 깼으니, 바로 병실이었다. 처음에 그가 깨어났던 곳으로, 옆에는 마찬가지로 그녀가 잠들어있었다.


모든게 꿈임을 깨닳은 그는 안심의 한숨을 토해내고 그 기척에 현실이 깨어나서 괜찮으냐며 설명을 하는데, 꿈에서 나눈 대화와 거의 흡사해서 다시금 놀라게했다.


이윽고 얼마뒤 그대로 노의사가 들어와서 같은 진행이 이루어졌으나, 준상이 옆에있던 그녀를 잠시 내보내고 이와같은 이상한 점들을 상담하니, 껄껄 웃으며 답을 주었다.


"허허, 역시나 예지몽을 꾼것이로군. 자네가 쓰러졌다는 얘길듣고 그리 짐작했지만, 확실하진않았는데 역시나였어."


"예지몽요?"


"그래, 머리침을 맞은 사람들 중 극히 일부에서 나오는 후유증이랄 수 있는데, 기한이 다되는대로 좀 앓다가 지독한 악몽을 꾸고는하지. 한데, 이것이 현실과 흡사하게 진행되어 당사자를 놀라게한다는게야."


"네. 확실히 그렇더군요. 이 병실도 그렇고 옆에 현실이 있던것도 그랬으며 그녀가 하던 말도 순서대로였어요. 이후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던 타이밍도 그러했고요."


"내가 꿈에서 뭐라고하던가?"


"다 나았으니, 얼른 병실을 비우라고요. 젊은 놈이 비싼 특실에서 빈둥거리는게 아니라면서..."


"하하하, 내가 할 말 그대로네, 그대로야."


웃기만하는 노의사를 보며, 준상은 답답한지, 다소 목청을 높이며 말했다.


"대체 어떻게 된건지 말씀 좀 해주십시오."


"머리가 좋아지는게 극을 이루면서 몸이 견뎌내지못하고 아파서 쓰러지는거야. 하지만, 높아진 지력은 끝간데를 모르니, 꿈으로서 이후를 표현할밖에..."


"그래서 미래를 볼 수 있었던거로군요."


"그보다는 추정을 하게된거라고볼 수 있겠지."


"추정요?"


"그래. 기존에 습득한 정보들을 합치기도하고 나누기도해서 조합하면 가까운 장래는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고 그 정확도 역시나 수집한 정보가 확실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뛰어나다면,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되거든."


"제 머리속에서 일어난 일이 그런거란 말씀입니까?"


"응. 이는 물리학에서도 그대로 통용되는 이론이므로, 무슨 미신이거나 그런게 아니란말이지. 이미 이백년전에 라플라스란 수학자가 확률에대한 철학적시론에 그와같은 내용을 언급한적이 있는데..."


"아니, 머리침이 얼마나 좋기에 그런 효능까지 있다는 말씀입니까?"


"전래의 비방에다가 내가 특별히 발견한 쑥과 마늘등의 비법을 첨가해서 고성능의 기계들을 동원하여 과학적인 입증까지 해낸것으로..."


"쑥과 마늘이 비법이란말입니까?"


노의사의 말은 길어졌고 종래에는 처음 들어보는 용어와 이론들이 마구 나오기 시작하자, 준상은 그 말을 중간에서 끊게되었다. 그에 아쉽다는듯이 입맛을 다시던 그는 쉽게 설명을 이어갔다.


"그래, 이는 내가 단군신화에서 따온 힌트인건데, 짐승을 사람으로 만들었다하니, 혹시나 그만큼 미개하던 이들을 깨우쳤다는 뜻이 아닐까해서 실험하다가 발견해낸 비법이야. 농축과 발효를 15mg, 11% 수준으로 백일넘게 시켜서는..."


"그럼, 머리침이란것도 선생님께서 개발하신건가요?"


다시금 골치 아프기만한 수치들이 튀어나오자, 준상은 재빨리 자신이 궁금해하는것만을 물어서 넘어갔지만, 이번의 말끊음엔 노의사도 화가 난듯했다.


"내가 전래의 비방이랬잖은가. 원래의 머리로 돌아온게 아니라, 더 나빠진거 아닌가? 도무지 말이 안통하는구만그래."


"죄, 죄송합니다.


"험, 험~. 예로부터 전해져내려오던 것으로, 효과는 사나흘에 불과하고 그 정도도 약했지만, 내 나름의 노력으로 이를 증가시켜서 오늘날에 이러르게되었다네."


"허, 그랬군요. 그럼 옛날에도 이런 머리침들이 많이 시술되어졌겠군요. 학교다닐때 자주 맞았더라면, 좋은 대학도 가고 그랬을건데요."


아쉬운 표정을 하는 준상을 보며, 노의사는 '어쩜 그리 똑같냐'는 듯이 끌끌거리며 부정했다.


"효과가 오래가지않고 한사람에게 평생 한번만 시술할 수 있어서 그런 용도로는 사용못하네. 그저 일정기간에만 가능해서 자네와같은 정보를 캐내는 일들에나 제한적으로 사용해왔을뿐이지."


"그래도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해주면 효과가 있겠던데요. 저도 오래전에 지나가듯이 배운게 마구 떠오르고 응용까지 할 수 있어서 꽤나 좋은 효과를 봤습니다만..."


"불공정한 일에 사용하는건 내가 용납못하지. 암~, 오래전부터 나만이 시술할 수 있었던데다가 그런 부탁이 있어도 일절 응하지않았다고. 그래서 지금 이모양 이꼴이긴하지만 말이야. 쩝..."


"어쨋든, 저같은 첩보임무에만 베푸셨다는거로군요."


"응. 나라를 위한 일에만 거국적인 결심으로 침을 들은거야. 예전엔 해외로 파견되는 산업연수생들에게도 해서 꽤나 많았지만 말이야."


"산업연수생요?"


"어, 6~70년대에 한창 우리 젊은 일꾼들을 미국이니, 일본이니, 독일이니 하는곳들의 생산시설등에 구경을 보낸 일들이 많지않았나? 그때 이들에게 시술해주면서 사진촬영금지나 녹음을 못하게 한 조치들을 소용없게 만들었지."


"아니, 그러면 선생님께선 대체 연세가 얼마나 되시는건지...?"


"험, 그거까지야 알거없고 아무튼, 자네처럼 숙소로 돌아와서는 수첩등에 본 그대로 기록하여 국내로 와서 전문가들과 논의하여 우리 생산시설 건설과 기술발전등에 활용케했다고."


"대, 대단하십니다."


칭찬에 화가 좀 가라앉았는지, 그의 말도 부드러워졌다.


"그런것도 다 옛날 얘기지. 요즘엔 써먹을 일도 많이 없어. 자네처럼 첩보를 가져올 목적으로 하는 것외엔 뜸하달까..."


"아니,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들도 많잖습니까? 그들에게 시술해주면 뭔가 대단한걸 발명하거나 획기적인걸 만들어낼텐데요?"


"그렇지도않아. 하도 기술이 고도화되어서인지, 박사급이상의 수준에서는 별 효과가 없더군. 조금 아는 정도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전문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는데까지가 한계야."


"음, 그마저도 일주일정도에 불과하니, 확실히 용도가 제한적일 수밖에없겠군요. 기한을 좀 늘릴 수 있다면..."


"왜, 연구를 안해봤겠나. 안되었으니, 지금 이 지경인거지. 90년대부터는 거의 개점휴업상태라네."


"네..."


"자, 이만 퇴원해. 꿈에서 본대로 타박을 해주고싶지만, 이미 겪었다하니, 생략해주도록하지."


"아, 저 잠깐만요."


"왜? 뭐가 더 남았어?"


"추정이 그리도 정확하다면, 안좋은 결말로 끝나는건 피할 수 없는건가요?"


"흠, 처음부터 쭉 악몽이었었나?"


"아뇨, 잘나가다가 갑자기 안좋게 변하더니, 그렇게 되더군요."


"왜, 갑자기 안좋게 변했다고 생각하나?"


"위법한 행동이 걸려서 마지막에 사법처리를 받게되더군요."


"그건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에 가까운데..."


"음, 어느순간 제가 주변의 조언도 무시하고 과도한 욕심을 부려서 편법, 탈법적인 방법을 선택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더해져서 종래에는 위법한 행동도 서슴치않게되더군요."


"그럼, 그렇게 하지않으면 되겠구만."


"네?"


"주변의 얘기에 귀기울이고 과한 욕심을 부리지않으면 될것같다이말이네."


"그렇게도 단순한 방법이...?"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는것은 선택의 연속이야. 잘못되거나 그릇된 선택들이 이어져서 그 결과로 나쁜 결말을 맞이하는것이야말로 당연한 전개 아니겠나?"


"마치 애들이 보는 동화나 우화의 교훈같군요."


"산다는게 복잡한거같지만, 의외로 단순한 면이 많네그려."


노의사가 나간뒤, 들어온 현실의 도움으로 퇴원을 한 그는 이후 꿈에서 본대로 일을 추진해나가기시작했다. 끝이 안좋게끝나서 꺼림찍한 면이 없는건아니지만, 적어도 욕심을 부리기전까지만해도 잘 진행되었으므로 그대로 따르기로한것이다.


실제로 매우 흡사하게 진행되어서 쉽게 여겨지는만큼, 새삼 놀라기도했다. 그렇지만, 세부적인 부분들을 많이 건너뛰어서인지, 그를 답답하게 하는 일들도 종종 겪게되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편곡을 맡아줄 작곡가 부분이 그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휘명의 북극성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사항 4 +1 21.07.01 46 0 -
공지 공지사항 3 21.06.19 61 0 -
공지 공지사항 2 21.06.02 66 0 -
공지 공지사항 1 21.05.29 94 0 -
64 슈퍼솔져 +2 21.08.12 32 0 20쪽
63 납치 -2 21.08.04 16 0 15쪽
62 납치 -1 +1 21.07.22 16 2 20쪽
61 북해도 -2 21.07.15 19 0 12쪽
60 북해도 -1 +1 21.07.08 23 0 17쪽
59 목적 21.07.01 26 1 21쪽
58 기원 -2 +1 21.06.30 48 0 15쪽
57 기원 -1 21.06.29 32 0 15쪽
56 충원 21.06.28 31 0 11쪽
55 대호명 -2 21.06.27 13 0 11쪽
54 대호명 -1 21.06.26 16 0 12쪽
53 합류 -2 21.06.25 30 0 16쪽
52 합류 -1 21.06.24 20 0 14쪽
51 쇼케이스 -2 21.06.23 36 0 14쪽
50 쇼케이스 -1 21.06.22 37 0 14쪽
49 최종 연습 21.06.21 20 0 22쪽
48 원회 -2 21.06.20 22 0 16쪽
47 원회 -1 21.06.19 38 0 15쪽
46 후계 21.06.18 28 1 16쪽
45 도착 21.06.17 24 1 16쪽
44 인수합병 -2 21.06.16 29 0 21쪽
43 인수합병 -1 21.06.15 26 0 12쪽
» 성찰 -2 21.06.14 34 0 20쪽
41 성찰 -1 21.06.13 29 1 19쪽
40 디브리핑 21.06.12 49 1 16쪽
39 새로운 임무 개척 -2 21.06.11 40 1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