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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 님의 서재입니다.

휘명의 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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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명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1
최근연재일 :
2021.08.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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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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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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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호명 -1

DUMMY

"앞으로 석사장의 대호명은 북극성이오."


"대호명? 그게 뭔가요?"


"대신해서 부르는 명칭이다, 이거요. 여기 말로는 007같은 암호명인데, 기밀을 유지하기위한 하나의 방편이오."


군정보사에서 쫓던 차량이 멈추고 거기서 하차한 이가 들어간 건물은 꽤나 낯이 익은 곳이다. 바로 얼마전까지만해도 준상이 근무했던 게임회사가 입주한 건물로, 이렇게 들어선 사람은 망설임없이 움직여서 해당 장소가 익숙하다거나 최소한 미리 약속을 잡아놓은듯이보였다.


얼마뒤, 사무실에 도착하여 누군가와 만났으니, 그 상대가 준상이다. 이윽고 장소를 옮겨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누는 대화내용으로만봐도 그는 북한의 지령을 받는 고정간첩이며 준상에게 이를 전달해주는 연락책 역활임을 알 수 있다.


목소리도 들어본 바 있어서 엇그제 낮에 준상이 현실의 집으로 향하다가 받은 통화의 장본인으로 스스로를 황계장이라 칭했다. 아무튼 이와같은 일은 이미 오래전에 경과장등이 준상에게 말해준 바도 있고 그에따라 예정된 일로 치부되어서인지, 크게 당황해하지는않았다.


"아, 그렇군요. 그래도 북극성이라니, 좀 광오한거 아닐까요?"


"오히려 그래서 결정한게 아닐까하고 짐작할뿐이오."


"네? 그게 무슨...?"


"허황되게 지어서 기밀을 유지하려는 측면이 아닌가생각되오. 설사 의심을 산다해도 도저히 공작원 명칭같지않게끔해서 만약의 사태를 피할 수 있게끔 고려했을테지."


"음, 어쩌면 큰 건이라고 더 열의를 갖고 달라들수도 있을텐데요?"


"그거야, 석사장의 운에 맡겨야겠지요. 나야 위에서 정해서 내려주는대로 전해주는게 임무니까말이오. 아무튼, 이것이 당원증이고 이거는 곡료를 보낼 계좌라더군요."


"당원증?"


준상이 건네받아 펼쳐보니, 적혀있는 한글자 한글자마다 예술적인 미가 돋보였다. 배경이나 색감과 질감등도 그러해서 전체적으로 단아함을 강조하고있기에, 고급스러운지는 애매해도 꽤나 정성스럽게 만든 증명서임은 분명해보였다.


"잘 숨겨놓으시오. 자칫, 여기서 걸리기라도하면 빼도박도못하는 증거가 될테니 말이오."


"그럼, 도로 가져가시지요. 괜히 갖고있다가 지인들에게 드러나기라도하면, 그것만큼 난감한 일도 없을테니까요?"


"듣던대로 석사장은 자발적으로 가입한게 아니구만요. 다른 동무들은 감격에 눈물을 보이거나 최소한 좋아하는 기색이라도 보이는데 말이오."


"저야, 뭐 애초에 반강제적으로 영입되다시피한것이고 이후에도 거래관계를 기초로해서 묶여있다고보면 될겁니다."


"남들은 오랜기간 충성을 증명해내거나 아주 큰 공을 세워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이리도 열의가 없어서야... 예의를 갖추고 소중히 간직토록하오."


단호한 표정의 황계장을 보며, 준상은 찔끔한 표정을 보이며 알겠다고하고는 상의 속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마치 그에게 일부러 보라고그러는듯했는데, 효과가 있는지 황계장은 표정을 풀고 다른 사안으로 넘어갔다.


"아무튼, 지령등을 전달할때는 알려준 그 대호명으로 부를터이니, 석사장 또한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말하거나 이를 연관지을 수 있는 단서를 언급하는 실수도 절대 하지말기를 바라오."


"그냥 지금 부르시듯이 '석사장'이라하면 안되나요? 그게 더 편하고 덜 이상하게 보일듯한데..."


"완전히 이해를 못한 모양이로구만. 나 역시도 언제 남한 사법당국의 정보망에 걸려서 도청장치가 붙어있을지 모를 일이오. 그때 석사장이 언급되면 어찌되겠소. 동무의 신분이 드러나는건 시간문제 아니겠소."


"아, 그런 경우가..."


"중간에 내가 이를 눈치채고 급하게 관련증거들을 없앤다고해도 석사장이 용의선상에 오르게되는건 피할 수 없게되는거이지.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위한 방편인만큼, 확실하게 지키도록하시오."


재차 언급하며 강조하자, 준상은 크게 고개를 끄덕여서 완전히 이해했슴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한손으로 상대를 가리키며 의문사항을 말했지만, 손바닥을 보여서그런지 별로 무례하게 보이진않았다.


"네. 그럼, 전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엇그제 전화에서 말씀하신대로, 황계장님이라고 하면될까요?"


"그러는게 좋겠소. 오늘은 일단 접선하는 방식과 수집하게된 정보들을 전달하는 방법에대해서 알려주겠소."


"네? 저는 단순히 곡만받고 그에해당하는 곡료만 지급하기로했는데요. 곡은 이메일로 받기로했고 곡료는 연말에 정산하여 지금 주신 유럽계좌로 보내면 될일입니다만..."


"그거는 임과장과의 사업인것이고 나하고는 다르오. 그정도만이었을거면, 굳이 이렇게 만나게되는 일은 없었겠지."


"아니, 나는 애초에..."


"당에서 직접 내려주는 임무가 있으면 이를 최우선 과제로하여 기필코 완수해내야만하는것이 당원의 의무인거요."


여전히 억울해하며 좀처럼 받아들일것같지않자, 황계장은 달래기도하며 협박도 섞어서 설득하려했다.


"뭐, 석사장은 이쪽으로 전문가가 아니니,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지시를 하지는 않으리라 예상되오. 그러니, 너무 빼는 모습을 보이지마오. 자칫, 협조적이지않다하면, 기존의 사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으니까말이오."


"네. 그러도록하죠. 그치만, 방금 말씀하신대로 도저히 불가능할것같은 일은 제쪽에서 사양토록하겠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요구할 사안이있으니, 그것도 들어주십시오."


"뭐요? 위에 말을 올려보긴하겠소만..."


---------------------



다소 덮수룩해보이는 장발에 단조로운 디자인을 한 옷들을 입고있어서인지 조금 답답한 느낌을 선사했다. 특히나 겨울이어서그런지 색감 또한 그러했는데, 그래도 옛 추억을 회상케할정도여서 감흥이 없진않다하겠다.


마치 요즘 케이블티비등에서 방영해주는 90년대의 드라마를 보는듯해서 정감을 불러일으키나, 실제 겪고있는 상황이라는데에 놀라서 금새 주위를 두리번거리게했다.


정말 과거로 시간여행이라도 와있는건 아닌가싶다가도 금새 낯익은 인사들이 다수 등장하여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니, 언제 그와같은 의구심이 있었냐는듯이 휙하고 사라져버렸다.


"아니, 선배..."


"어?"


"글쎄, 반년전 내려온 공지사항을 제대로 대답하지못했다고 뭐라고하는 경우가 어디있어요?"


젊은 여성이 따지듯이 부리는 투정에 그보다 서너살은 많아 보이는 사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듯이 되물었다.


"팀장이? 뭐에 관련된건데?"


"자주포 개발관련 보안점검사항있잖아요."


"아, 그 임무를 우리 팀으로 교대할려나보네."


"그렇다더군요."


"내가 잠시 현장에 나가있는 동안에 그랬나보구나. 있었으면 대신 대답해서 꾸중 듣는걸 피하게해주었을건데..."


사귀는 사이라도 되는것일까? 선배라 불린 남성은 심통이 나있는 여성을 달래는데 주력할 뿐이다. 이를 참지못함인지 함께있는 좀 더 나이가 들어보이는 사내는 별 일 아니라는듯이 참견했다.


"야, 나는 더한적도 있었어. 작년에 이년전에 있었던 공지에대한 세부사항을 기억못한다며 쪼인트도 까였는데, 뭘..."


"뭐에 관련된건데요?"


그에 다독이던 사내는 도움이 안된다는듯이 눈을 살짝 흘기면서도 그보다 하급자여서인지 질책하진못하고 호기심만을 드러낼뿐이다.


"핵융합에 관련된거였어. 연구원들과 그 각각의 책임분야를 제대로 알고있지못하다고 쫑크먹었었지."


"그러고보니, 전부 영국원잠 사건과 관련된 내용들이네요."


"공교롭게 그렇게되네."


"영국원잠요? 두가지 사안들이 연관이 있다고요?"


두 사내가 내막을 알겠다는듯한 대화에 젊은 여성이 이와같이 묻는걸보니, 확실히 그중에서 경력이 가장 짧은듯했다.


"어, 90년대 초반에 영국의 원자력잠수함이 서해에 좌초된 적이 있었거든. 우리쪽에서 그걸 빼내주고 입다물어주는 조건으로다가 자주포기술하고 핵융합에관한 공동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된거야."


"아, 그 얘기라면 안기부에 처음 입사했을때, 교육받은바 있어요. 쾌거라면서 어찌나 흥분하면서 알려주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뭐, 운좋게 걸려든거라서 좀 부끄러운 측면이 없는게아니지만서도 이쪽 세계에 있다보면, 그 운이란것도 실력이라고 여겨지기도하니까말이야."


사무실을 배경으로,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모여서 한가하게 커피타임을 즐기는 중이나 대화내용은 여타의 회사나 직장등에서 나올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언뜻 지휘계통등에서 내려온 명령이나 지시등에 문제가 있다는 투정으로 시작했고 선후배로 나뉘어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자기과시와 이를 곰곰히 듣고있으며 빈정상함을 숨기는데까지는 여느 곳들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선배들이 얘기하는 실제사례나 참여한 업무등을 보면, 국가기밀급 투성이고 결론은 국가에 충성을 다하자는 정신교육으로 마무리되었다. 이것만봐도 이들이 속한 곳은 국가기관이며 그마저도 이와같은 비밀들을 다루는 곳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금 화제로 삼는 내용 또한 일반에게는 전혀 공개되지않은 일로, 이쪽에서 해주고 대가로 무언가를 받았다는 것까지 자세하여 사실처럼 여겨졌다.


거져 얻어걸린거 아니냐는 비판도 이미 한차례 겪었던지 그에대한 대답까지 그럴싸하게 한 선배이고보면, 강단있어보이는 후배 여성도 벙어리가 될 수 밖에없을정도로 완벽했다.


이와같은 선배의 1승 분위기는 관계를 부드럽게하는 촉매제가 되어주었으나, 곧이어 '비상'이라는 외침과함께 모두는 들고있던 종이컵도 내팽개치듯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야할정도로 급한 상황으로 전환되었다.


여기에 놀라서일까? 눈을 떠서 멍한 표정을 짖는 사람이 있다. 박주임으로, 확실히 색감이 부족하던 세상에서 풍부한 현실로오니, 얼마간 적응단계를 거쳐야할 필요는 있어보였다.


겨우 상황파악이 될때쯤해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왠 중년여성이 벽면에 가득한 화면들을 쳐다보는 장면이다.


"아이고, 잠시 졸았던 모양입니다."


"괜찮습니다. 아직 도착하지않았으니까요."


"그래도 과장님을 앞에 두고 제가 이런 모습을 보여서야..."


"그동안 박주임이 고생 많이 했다는건 제가 더 잘아니까, 오히려 미안하군요. 인원보충을 고려중이니, 그때까지 좀 참아주세요."


둘은 경과장과 박주임으로, 이들 앞에는 벽걸이형 수상기들이 한쪽의 긴 벽면을 거의 다 잠식하다시피 설치되어있다. 꽤나 많아보였으나 사무실 자체가 넓은 편이 아니어서 채 열개도 되지않을정도이다.


각각의 화면들에는 건물입구와 계단 및 엘레베이터 내부등의 장면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있어서 CCTV로서의 역활을 하는 중인듯하나, 중앙의 큰 곳에는 왠 창고비스무리한 곳을 비추어 용도에대한 의구심을 자아냈다.


평소에는 입기에 부담스러울것같은 의상들을 모아두었는데, 공연등에 사용할 목적인듯싶다. 아무튼, 너무도 빼곡하여 필요할때마다 자주 입고벗고하는 드레스룸은 아니고 이제는 유행이 지나서 안입는 것들인듯했다.


그래도 사람이 들락날락할정도의 협소한 통로만큼은 남겨두었는데, 바로 이곳이 중심이되게 화면을 잡고있는 중이다.


얼마뒤, 둘이 기다리던 이가 도착했는지, 바깥쪽 화면들에 시선을 두며 순서대로 이동했다. 곧이어 중앙에 멈추었는데, 그 좁다란 곳에 두명의 사내가 자리한것이다.


이만하면, 사전에 짜여진 각본이 있는듯싶고 이들의 대화도 그대로 들려서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곧 주변의 화면으로 다시금 시선을 이동하여 주의를 기울여야했으니, 박주임에게 연락이 온 뒤부터다.


귀에 꽂힌 이어를 한 손으로 가려서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구분하려는듯했고 그에게 전해지는 내용과 연관되어있는지 입구와 계단 및 엘레베이터등을 띄우고있는 화면을 살피며 상황 파악에 열을 올리는것이다.


왠 여성이 중심이 된 일단의 무리들이 접근하고있슴을 확인하자마자, 그의 입에서 의미모를 얘기가 튀어나왔다.


"아니, 쟤가 왜 여기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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