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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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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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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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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2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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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프레시맨 6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그렇게들 생각하시면.....전 축구부에서 탈퇴하겠습니다.”

“뭐? 이 녀석 그렇게 안 봤는데 인기 좀 있고 실력이 좀 된다고 너무 건방 떠는 거 아냐?”

세린이 탈퇴하겠다는 말에 장진혁의 동기인 골키퍼 최재원이 벌떡 일어서 세린을 가리키며 소릴 질렀다.

“야, 말 막 하지 말고 세린이 이야기 좀 들어보자. 세린이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이유가 뭐냐?”

“죄송한 말씀이지만 선배님들께 실망했습니다.”

“저 자식이 정말...말 함부로 할래?”

“재원이 너 정말 조용히 안 할래?”

“형, 저 자식이 먼저 막말을 하잖아요?”

“시끄럽고, 세린이 말을 끝까지 들어보고 나서 판단하자. 계속 말해봐!”

“....전 선배님들이 선출이든 아니면 취미로 하셨든 간에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타 대학에 못지않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며칠 겪어본 바로는 그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저흴 환영해주시느라 그랬다지만 그 이후 훈련도 안 하고, 오늘도 훈련보다는 술을 찾으시는 걸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실력이 모자르면 남보다 더 노력해도 따라가기 힘든데 훈련보다는 지금처럼 일찍 끝내고 술만 마신다는 게 제 생각과 맞지 않습니다.”

“...우리라고 매일 술 마시는 건 아니다. 세린아.”

“장 선배님은 어떠신지 모르지만 전 꿈이 국가대표입니다. 그걸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그런데 운동하는 사람들이 두주불사하고 술을 마셔가면서 어떻게 꿈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지금의 이런 모습이 한국대 축구부라면 오히려 제 꿈에 방해만 될 것 같습니다.”

술을 마시고 떠드느라 장진혁과 세린의 대화를 듣지 못한 재원이 화를 참지 못하고 다시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너는 훈련을 얼마나 하는데? 너 하는 대로 하면 우리도 대표선수 될 수 있겠네?”

“...재원 선배나 다른 선배들께서 만약 저와 똑같이 하실 수 있다면 올해는 최소한 지난해처럼 타 대학에 처참하게 지지 않을 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야, 우리라고 이기고 싶지 않은 줄 아냐? 하지만 다른 대학은 축구 엘리트들이 모인데라고, 우리는 공부하는 틈틈이 운동하는 거 뿐이고,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이길 수 있겠냐?”

“선배님들이 공부에 투자하시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술 마실 시간에 훈련하면 훨씬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들보다 더 열심히는 못 해도 최소한 그들만큼은 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린이 진지하게 대답하자 주장이 일어나 다른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그들을 바라봤다.

“세린이 말이 기분 나쁘게 들리기도 하지만 우리 현실이 그런 이상 흘려들을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대부분은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체육교사로 나가거나 아니면 대학원에 진학할 사람들이야. 그래서 실질적으로 프로 선수가 될 확률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미리 자포자기하고 취미처럼 즐기는 수준의 마인드로 임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나부터 그러니까 말이지.”

“형...”

“세린이 말을 듣다 보니 처음에 부에 들어오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는 나도 참 열심히 했는데...하지만, 계속 지기만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면역이 된 거 같아 부끄럽다. 너희도 그렇겠지만....프로는 못 되더라도 U 리그에서라도 꼴찌는 면하고 졸업하고 싶다.”

진지한 주장의 말에 같은 4학년 동기들의 고개가 수그러졌다. 잠시 실내에 침묵이 감돌았다.

“....형 말에 나도 동감이요. 세린이 말대로 쟤를 쫓아 똑같이 훈련해서 꼴찌를 벗어날 수 있다면 나도 자존심 꺾고 세린이에게 배우겠습니다.”

뜻밖에 세린의 태도에 불만을 표출하던 재원이 동조하고 나오자 잠시 조용하던 부원들 사이에서 동조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도 참가한다. 올해는 만년 꼴찌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도..”

“나도...”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동조하는 선배들이 나오자 탈퇴 운운했던 세린이 오히려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선배님들 제가 주제넘게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허락하시면 다 같이 열심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좋아, 그럼 오늘은 시작했으니까 딱 한 잔씩만 더 하고 해산하자. 앞으로 승리하기 전에는 금주하기로 한다. 그리고 세린이 말처럼 내일 6시에 운동장 집합이야, 알았지!”

“콜!”

-짝짝짝

‘이왕 시작했으니 한 잔 더는 뭐야....결심했으면 끊어야지.’

다음 날 아침 6시가 되자 세린이 운동장에 나갔을 때는 어제의 다짐과는 달리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술자리가 계속된 모양이구나. 내가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

그라운드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실망한 마음을 추스르던 세린이 가볍게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몇 바퀴를 가볍게 뛴 그가 공을 차며 가상의 적을 상대하듯 드리블을 할 때 경준이 나타났다.

“여~, 친구 일찍 왔네?”

“너 혼자냐?”

“아니야, 일환이도 기숙사에서 뛰어 올 거야.”

“그래? 너희라도 오니 다행이다.”

일환과 경준은 집이 지방이라 다행히 기숙사 신청이 받아들여져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훈련에 참여할 수 있었기에 운동장에 나타났지만 다른 동기들이나 선배들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에 일환이 나타나자 세린의 입가에 비로소 작은 미소가 감돌았다.

“몸들 풀어라.”

“야, 여기까지 전력으로 뛰어와서 괜찮아, 바로 시작하자.”

“무슨 소리야?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은 필수라는 거 몰라? 빨리 둘이 몸 풀어.”

“쩝...자식 그냥 넘어가는 게 없어...”

“야, 잔소리 말고 몸이나 풀자..”

투덜대며 스트레칭을 하는 둘을 바라보던 세린이 다시 드리블 연습을 할 때 다시 두 명의 모습이 운동장에 나타났다.

주장인 한세현과 장진혁이 나타나고 뒤이어 최재원도 다른 부원과 모습을 드러냈다.

“늦어서 미안하다~”

연이어 나타나는 선배와 동기들을 보며 세린의 입에 웃음이 감돌기 시작했다. 스트레칭을 끝냈을 때는 그를 포함해 20명이나 되는 부원들이 모였던 것이다.

“야, 이거 어디서 합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난 학교 오는데 한 시간 반이나 걸린다고....”

“난 한 시간...”

“나두..”

그러고 보니 학교 앞이나 기숙사에 있는 세린이나 경준, 일환을 제외하곤 대부분 한 시간 내외의 거리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된 세린이 그들을 원망했던 게 조금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세린아, 코치님이나 감독님이 안 계실 때는 니가 훈련을 이끌었으면 좋겠다. 이건 우리가 합의한 거니까 선배라고 부담 갖지 말고 네 맘대로 굴려라.”

“정말입니까?”

“그래, 대신 어제 네가 말했던 대로 우리가 꼴찌를 벗어날 수 있게 해줘야 해.”

“....좋습니다. 그럼 오늘은 개인기는 쉽게 늘지 않으니까 패스 연습부터 하죠. 두 사람씩 십 미터 정도의 간격으로 서서 이쪽 골라인에서 반대편 골라인까지 달리면서 패스를 하는 겁니다. 단 되도록 공은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패스하면서 달리십시오.”

“...야, 여기서 저기 끝까지 로빙패스를 하면서 달리라는 거냐?”

“네, 만약 땅에 떨어지더라도 원터치로 패스하세요. 마지막엔 슛을 때리시고요”

“....그게 가능하냐?”

“장 선배님이 직접 저하고 먼저 해보시죠.”

“...좋다.”

기상천외한 세린의 말에 의문을 표하던 장진혁이 그래도 나름 축구부의 에이스라는 자부심이 있었는지 세린과 십 미터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서자 세린이 그의 전방 5m 정도의 지점으로 가볍게 공을 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이런.”

공을 빠트린 장진혁이 죽어라고 뛰어 받아보라는 듯이 세린의 전방으로 공을 차올리자 순식간에 달려간 세린이 다시 공을 받아 진혁의 전방으로 보냈다.

“이런..제길.”

이를 악물고 뛰는 장진혁의 이마에 힘줄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세린이 보내는 로빙패스를 한 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어라 뛴 장진혁이 골문 앞에 도착해 헉헉 거리며 경이로운 눈으로 세린을 바라보았다.

그와는 다르게 어설프게 보내는 그의 패스를 세린은 한 번도 떨어트리지 않고 정확히 원터치 로빙패스로 그에게 되돌려 주었기 때문이다.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부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주장 한세현의 고함에 줄지어 앞으로 달리며 공을 차기 시작했다.

“정신들 차리고 최선을 다해라. 세린이 말처럼 공을 못 받아도 패스는 원 터치로 해!”

패스 훈련을 시작한 지 불과 30분 만에 그라운드에 누워버린 부원들을 보고 세린이 히죽 웃었다.

대부분 공을 받지 못하고 빠트리다 보니 뛰는 거리가 세린보다 많아지고, 죽어라고 공을 받기 위해 뛰다 보니 전력질주를 한 것 보다 더 힘들었던 탓이었다.

“벌써 누워 버리면 어떡해요?”

“야...세린아 죽겠다...헉헉...조금 쉬었다 하자.”

“진혁이 형은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낫잖아요? 내가 정확히 받을 수 있는 지점에 떨어트려 주는데.”

“헉헉..그건 뭐 쉬운 줄 아냐?”

그래도 정확한 세린의 패스 덕에 서너 번에 한번 정도는 억지로라도 공을 받아 보낼 수 있었던 진혁이 죽을듯한 표정으로 세린을 노려보았다.

“정확히 내가 원하는 방향과 지점으로 공을 패스할 수 있을 때까지 이 훈련을 반복할 거에요.”

“헉...헉, 다른 훈련은 안 하고?”

진혁이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자 세린이 심정을 짐작한다는 듯 피식 웃었다.

“패스도 제대로 안 되는데 무슨 훈련을 해요? 형들은 드리블 훈련도 필요 없어요. 어차피 한 사람을 제칠 실력이 안 되니 패스라도 제대로 할수있게 해야죠.”

“이게...패스 훈련이냐?”

“그럼 멀쩡히 제자리에 서서 하는 패스만 하고 싶어요?”

“아니...그래도 단계가...있지 않냐?”

“그냥 따라만 오세요. 금방 늘 테니까요.”

결국, 패스 훈련한 시간 만에 모두 그라운드에 녹다운 돼버리자 세린은 혼자 공을 차며 그라운드를 뛰기 시작했다.

“헉헉...저놈 저거...헉..사람이냐?”

그들 눈에는 공을 차며 달리는 세린이 한 번도 바닥에 떨어트리지 않고 질주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니가 세린이구나, 반갑다.”

“처음 뵙겠습니다. 감독님.”

“그래, 훈련하는 걸 보니 네가 주도하는 거 같은데 저런 훈련을 하는 이유가 뭐냐?”

오후에 학교에 나온 축구부 감독 강선호가 로빙패스(?)를 하며 달리는 부원들의 훈련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모두가 그라운드에 누워버리자 홀로 훈련하는 세린을 불러 물었다.

“우선 체력을 기르면서 패스 감각을 키우는 겁니다.”

“흠..그렇긴 하지만 저런 방법은 프리미어 선수들도 힘들 거야. 우리 애들한테는 너무 무리한 방법 같은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희 부원들 체력이 생각보다 떨어지고 공을 다루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지금 하는 훈련은 공을 잡으려고 집중하다 보면 체력이 저절로 늘고 패스하는 능력도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흠...네 생각대로 제대로 애들이 따라와 준다면 그렇긴 하겠지만....어쨌든 좋다. 내가 매일 와서 봐줄 형편이 안돼서 미안하던 참인데 앞으로도 니가 열심히 해봐라.”

“감사합니다, 감독님.”

“감사는 무슨, 그리고 오늘 상태들을 보니 더 이상 훈련은 무리일 거 같고...이번 주 토요일에 내가 연습경기를 한번 잡을 테니 그렇게들 알고 있어라.”

“연습경기요?”

“그래, 거기서 네 실력도 한번 보자.”

“어느 학교와...?”

“하하, 그건 그때 가서 보자.”

세린은 감독이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돌아가자 주장인 한세현이 누워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형, 이번 토요일에 연습시합 한다는데요?”

“응?..헉헉.. 누가 그래?”

“감독님이 왔다 가시면서 그러던데요.”

“감독님?....아휴~...헉헉..인사도 못 드렸네..허..헉.어디와 한다고 하시데?”

“그건 말씀 안 하시던데요?”

“그래....?”

세린이 세현과 얘기를 나누는데 스탠드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며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세린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들어 바라보니 미수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무시할까 하다가 그러면 미수 성격에 더 날뛸 거 같아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늘은 웬일이야? 선배.”

“헤헷, 너 주려고 김밥 좀 싸왔지.”

“김밥? 날 주려고 김밥을 사왔다고?”

“아니거든, 내가 직접 만들어 온 거야.”

“...선배가 직접 만들었다고? 그런 거짓말을 믿으라고?”

“...야, 넌 내가 한번 널 서운하게 했다고 남자가 쪼잔하게 계속 그럴래?”

“내가...쪼잔하다고?”

“그래, 남자라면 그런 일은 한번은 눈감아 줘야지.”

“헐...그냥 쪼잔한 남자 할래.”

“야, 그냥 가면 어떡해? 오전 내내 힘들게 만든 건데!”

미수의 말에 세린의 발이 멈칫했다.

‘자기밖에 모르는 저 선배가.....정말 날 위해 직접 만들었다는 거야?’

“정말 직접 만든 거야?”

“그럼~, 이래 봬도 김밥 정도는 만들 줄 알거든?”

“....좋아, 일부러 만들었다니까 맛은 봐 줄게.”

세린이 직접 만들었다는 말에 무시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란 생각에 그녀의 옆에 털썩 앉아 찬합을 열고 김밥을 하나 입에 넣었다.

‘응? 제법..맛있네...’

“어때? 맛있지?”

“...그럭저럭.”

미수가 한입에 두 개씩 넣으며 말하는 세린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이제 U 리그도 얼마 안 남았는데 너도 나가는 거니?”

“나가야지. 쩝접..”

“육상연맹 회장님이 뭐라 안 하실까?”

“상관없어..쩝쩝”

“그럼 개막전이 니 정식 데뷔전이겠네?”

“데뷰전?..쩝쩝..거창하게 데뷰전은 무슨..쩝접.. 이번주 토요일엔 연습시합도 할 텐데 뭘”

“연습시합? 어디서? 누구하고?”

“그건 아직 몰라?...쩝접..생각보다 맛있네. 선배들도 좀 줘야겠다.”

세린이 찬합을 들고 일어나 그라운드로 걸어가자 미수가 휴대폰을 꺼내 들고 톡톡을 날리기 시작했다.

-오빠 토요일에 촬영준비 좀 해줘

-왜? 뭐 또 있냐?

-흐흐흐...준비나하고 계셔용~~~~

“헤헷, 아침 내내 엄마를 들볶은 효과가 있네~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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