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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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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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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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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2,298

작성
22.11.0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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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16

DUMMY

원래 발명이나 발견은 사소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의외로 많다.


갈릴레이가 우연히 진자의 등시성을 발견한 것도, 안경 직공이었던 한스가 우연히 렌즈를 확인하기 위해 겹치다가 망원경을 만들어낸 것도, 뉴턴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에 대해 생각하며 정립한 것도, 그 계기만 살펴보면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었다.


그래 마치 이지영이 서류 업무를 보다가 글씨체가 흐트러진 서류를 본 것도 그 일종이었다.


신분이 신분인 만큼 이지영에게 올려지는 서류는 대부분이 글씨체가 좋은 편이었다. 원래가 100점짜리인 시험지들에서는 99점짜리 하나가 돋보이는 만큼 이지영도 그 서류 한 장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거, 서류를 손으로 쓰는 것도 아니고 잘 주다가 갑자기 왜...”


그 말에 비서실장인 이훈이 무슨 헛소리를 하냐는 불경한 눈빛으로 이지영을 바라보았다.


“그럼 서류를 손으로 쓰지 뭘로 씁니까?”


“... 어?”


이지영은 서류철에 정리된 서류들을 펼쳤다.


“이걸 다 손으로 쓴다고?”


“그렇죠?”


이지영은 골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서류를 한 장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 활자는 어디다 두고?”


한국은 지난 연구 끝에 인쇄기에 이용할 만한 금속활자를 하나 만들어놓았기에 질문한 것이었지만 답변은 더욱 가관이었다.


“서류 한 장 쓸 때마다 활자 조합하느니 차라리 손으로 쓰는 게 빠르지 않겠습니까?”


“으음... 이거 심각한 문제로구만”


“... 그렇습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 관료들이 일하러 왔지 글씨 쓰러 왔냐 이 말이야. 활자도 만들어졌겠다···. 더는 두고 볼 수 없겠네”


이훈은 글은 당연히 손으로 쓰는 것인데 이 난리를 피우는 이지영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지만 그러려니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발명가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원래 일상에 불평이 많다니 이지영도 약간 그런 기질이 아닌가... 속으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이지영은 그 즉시 시계공들과 기계과학청의 손재주 좋은 기술자들을 불러들였다. 기술자들이 모인 사람들을 보니 또 무언가 터무니 없는 것을 만들기 위함인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시계공들이라고 하면 누가 뭐라해도 정밀 기계 공업에서 최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급 인력이었고 기계과학청의 연구원들 손재주가 뛰어난 이들로만 구성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중엔 연구조장 자리까지 오른 시미온 네스레스쿠도 있었다. 오래전 한국에 정착한 후 여러 기계를 만지고 만들어내던 중 국왕이 기술자들을 모은다는 소문을 듣자 바로 달려온 것이었다. 시계를 구상할 정도의 우수한 발명가인 한국왕이라면 또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전하, 다 모였습니다.”


비서실장인 이훈이 다 모였음을 알리자 이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 앞에 서류를 내밀었다. 검은 글씨가 빽빽이 쓰여 있는 일반적인 서류였다.


“이걸 보게. 이걸 다 손으로 썼다는군”


“““.......?”””


연구원들과 기술자들의 의아한 표정에도 이지영은 꿋꿋하게 말했다.


“그래서 글씨를 쓰는 기계를 만들고자 하네.”


“... 예?”


“이미 기초적인 구상안은 만들어놓았네”


이지영은 그리 말하면서 엉성한 설계도를 꺼내놓았다. 거기에는 타자기에 관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타자기 원리는 지극히 간단했다. 종이를 고정해놓고 자판을 누르면 활자가 잉크를 머금은 먹줄을 눌러 글씨를 쓰는 방식이었다. 누르는 힘에 따라 글씨가 연해지고 진해질 염려는 있다지만 만들어지기만 하면 손으로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효율성을 보여줄 것은 뻔한 일이었다.


문제라면 그 간단한 원리를 구현하는 가공의 난이도가 문제였다. 거기에 한국어는 받침도 있기에 그것까지 고려해야 했다.


뭐가 문제냐, 라고 할 수 있지만 우선 스프링부터가 일이었다. 이 시대의 스프링은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부터가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요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지영이 시계공들을 모은 것이기도 하고.


“만들어지기만 하면 행정의 비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네.”


“음...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대량 생산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미 용수철이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량 생산은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이지영은 개의치 않았다.


“각 부서당 두세 개만 만들어서 보급해도 행정의 비효율은 확실하게 개선되지 않겠나?”


손글씨와 타이핑은 생산성 면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다. 속도도 그렇거니와 줄 없는 노트에 필기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면 대충 알 것인데 쓰다 보면 줄이 기울어져 있는 경우나 글씨가 번져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하지만 타이핑을 하면 그럴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부에만 보급해도 서류 작성 담당을 그 사람으로 지정해 두면 별문제가 없을 터였다.


“해서 그대들을 모았다네. 우리 한국에서 정밀가공 최고 기술자들과 연구자들만 모았지. 다행히 시계를 만들 때와는 다르게 축력과 수력에 연결할 수 있는 선반도 있지 않은가?”


하도 시계를 비롯한 여러 부품을 만들다 보니 한 시계공이 선반을 만들었고 그 선반은 지금 여러모로 잘 쓰이는 중이었다. 원리 자체야 이미 고대에 나왔고 그게 차츰차츰 진화한 만큼 한국에서 선반이 나오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내 머리에서 나온 것이니만큼 나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그대들과 함께하겠네”


그 말에 사람들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표정이 되었지만 단 하나는 확실했다.


이 일은 국왕이 큰 관심을 보이며 만들기만 한다면 큰 보상이 뒤따르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어디선가 맷돌 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


“학교?”


“응, 애들도 이제 컸고 슬슬 내년이면 학교에 갈 수 있으니까. 애들도 가고 싶어 했고···.”


서하와 서영이 남매는 쑥쑥 커서 내년이면 8살이 되었다.


“뭐, 애들이 원한다는데 보내야지 학교”


“반대 안 하네?”


고서연은 그 말에 웃으며 답했다.


“궁 안에 가둬 놓을 수도 없고. 애들도 자기 또래 애들이랑 어울리면서 더 넓은 걸 봐야지”


이지영은 그 말에 고개를 가만히 끄덕였다. 생각해 보면 정말 이곳저곳 많이 싸돌아다닌 고서연의 애들인데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오히려 어색했다. 서하같은 경우야 워낙에 아빠 바라기라서 돌아다니는 만큼 아빠한테 붙어 있었지만, 아들놈인 서영이는 고서연과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놀기 바빴다.


“그건 그렇고... 내년부터 애들 보내면 좀 적적해지겠다, 그치?”


“뛰놀던 애들 학교가니까... 그렇겠지?”


“그니까 애들 더 만들어야겠지?”


???????????????????????????????????


이지영의 무수한 갈고리 난사에도 고서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방문을 잠그고 서서히 다가왔다. 이 순간 이지영은 자신의 육체가 항상 전성기인 것을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밤을 보내고 나서 출근한 후에도 만족스러운 보고가 이어졌다.


“비누의 보급이 성공적이라고?”


“예, 전하. 아무래도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니 가격이 낮아진 것이 한몫한 듯합니다. 그리고 수도와 인천, 하남 등은 기본적인 생활 수준이 높으니 더더욱 그렇고요. 지방의 구매 역시 적지 않습니다. 또한, 지난번부터 시행했던 물 끓여 마시기 운동과 하루 세 번 손 씻기 운동도 나름대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지영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한 위생만 신경을 써도 사망률은 확연하게 낮출 수 있었고 어지간한 전염병을 퇴치할 수 있었다. 복잡한 의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은 선택이다.


물론 위생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인 위생이 받쳐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원이 달랐다.


“그래. 하면 되잖나?”


그 말에 보건부 장관 정현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 자리가 결코 가벼운 게 아니야. 남들이 보기에는 잘 모르지만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네. 일하기에 따라서 누구보다 더 많은 한국 신민들을 죽음에서 구할 수 있는 자리니 앞으로도 더 노력해주게나”


“예, 전하!!”


정현이 물러나고 간 후에 이지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의욕이 생긴 것 같아 참으로 다행이야, 그렇지 않나?”


“아니, 거 장관까지 올랐으면-”


“에헤이, 거 사람이 기왕 좋게 마음을 잡았으면 응원해줄 줄 알아야지”


이훈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거냐는 눈빛으로 이지영을 바라보았다.


“뭘 그리 보나?”


그 삐딱한 말에 이훈은 저 말이 전에 이지영이 한 말을 그대로 옮겨온 것임을 말할 수 없었다.


“탐라 원정도 거의 마무리인 모양이고... 슬슬 북해도 원정을 준비해야지. 그리고 유구 원정도”


“두 개를 한꺼번에 하실 생각이십니까?”


“뭐, 거기에 군단을 파견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유구 섬 같은 경우는 끽해야 두세 개 대대면 충분하고 남을 거고. 북해도라고 해도 한 개 여단 이상은 필요 없네. 굳이 시간 낭비를 할 이유가 없지”


특히나 유구 같은 곳은 사람도 적은지라 가서 원주민 몇만 동화시키거나 때려잡으면 바로 영토로 삼을 수 있었다. 북해도 같은 곳도 사람이야 유구보다 훨씬 많지만 그래 봐야 크고 작은 부족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인지라 시간이 걸릴 뿐 난이도가 어려울 게 없었다.


남방 원정의 최대 관건은 토착 세력이 국가나 혹은 그 비스무리한 것을 세워 동질감을 형성하기 전에 빨리 가서 점령해야 점령 작업도, 그 후의 일도 압도적으로 편해진다.


동남아에 얼마나 많은 영토가 있는지 아는 이지영으로서는 굳이 가까운 축에 속하는 유구와 북해도의 원정을 늦출 이유가 없는 셈이었다.


“음... 북해도야 뭐 어떻게든 일본 열도를 타고 위로 올라가다 보면 나올 테니 큰 문제가 없다지만 유구 섬은 어쩔 생각이십니까?”


“해도도 있고, 시계도 있고, 위도 경도 구하는 법에 나침반까지 있고... 무엇보다 그렇게 안 머니까... 정 안되면 이것도 일본 열도 타고 아래로 쭉 내려가면...”


사실 이지영이라고 해서 유구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 도리는 없었다. 그나마 마련된 장비들과 측량법, 그리고 현대의 지식으로 얼핏 알고 있는 위치 정도를 조합하는 것이 최선일 뿐이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알고 있는 것은 차원이 다르긴 했지만 주위에서는 아무래도 불안하게 보일 수밖에 없긴 했다.


작가의말

지금까지 손으로 서류를 작성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주인공...

7(제주도는 적법한 한국의 영토)-2화 내용 일부가 수정되었습니다! 평안도랑 황해도를 반대로 올려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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