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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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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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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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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농업혁신63

DUMMY

“하, 하지만 저는 배 안에서 틈마다 서적을 보며 이론도 익혔어요! 결코 짐덩이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흠... 고집 하고는


하지만 진짜 장보고를 키울 수 있는 기회다. 조금 껄끄럽기는 하다만... 놓치지에는 아쉽지.


“좋아요, 그렇다면... 나를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걸로 하죠, 이 년 동안. 만일 이 년이라는 시간 안에 내가 납득할 만한 성취가 없다면... 얌전히 사관학교에 편입하는 걸로. 나쁘지 않은 조건이죠?”


“아...”


“똑똑한 친구니 이 이상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들을거라고 믿어요.”


“...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좋아.


이건 협상이 아니라 통보다. 그나마도 법을 조금 우회해가면서 주는 기회. 여기에 협상을 하려고 혓바닥을 섞는다? 설마 몇 년간 배에서 고생을 했는데 그 정도 눈치도 없을 리가. 만약 없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


“좋아요. 그럼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위치는... 음, 이곳으로 오시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금방 기운을 차린 모습을 보니 좋았다. 아니지? 엄밀히 말하면 저 미래의 장보고가 될 아이는 고작 열 세 살에 왕실 공무원 인턴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지간하면 싫어할 수가 없지.


“저... 혹시 입고 와야 하는 복식이라거나... 그런 게 있나요?”


“원래대로라면 관복이나 제복, 정복을 입어야 할 테지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으니 그냥 단정한 옷으로 입고 오세요.”


“저... 그런데...”


“?”


“아, 아니에요.”


반응을 보니 평범한 면접관이 아니라는 걸 대강은 눈치챈 것 같았다. 애초에 그에게는 감추려고 한 적도 없었고 머리가 좀 돌아간다면 여기서 ‘평범하지 않은’ 면접관을 만난 사실은 영원히 감추겠지.





“종이 공장... 필요는 한데...”


이번에 로마, 이슬람 등지에서 긁어모은 기술자들이 한국에 대한 판단이 끝났는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처음이 바로 종이 공장이었고.


“흠... 이건 재무부랑 한 번 논의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현재 추가적으로 편성해줄 예산은 없어요. 과기부 자체 예산에서 쥐어짜서 하던가 아니면 채권을 발행하던가 해야 하는데... 과기부 자체 예산도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잖아요?”


“그건... 공장을 건설 할 정도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요. 그러니 채권을 발행해서 해야죠. 뭐, 사업을 항상 우리 돈으로만 하나요.”


적절한 부채는 조직의 규모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디까지나 적절한 부채라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그래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그거 말고 다른 건 없나요? 괜히 여러 개 나눠하지 말고 필요한 거 목록 추려서 다음 회의때 정식으로 보고해주세요. 총리랑 재무부랑 논의 좀 해 봅시다.”


“예, 전하.”


“아, 그리고 외국인 기술자들은 잘 적응하고 있나요?”“음... 예, 나름대로 잘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그 로마? 상인이 미리 귀띔해준 것도 있고 그들도 배에 오면서 나름대로 한국에 대해 공부한 모양인지라... 아직까지 신민들의 시선을 피하기란 어렵지만...”


그건 뭐 어쩔 수 없지. 부모님한테 듣기로는 한국도 70년대인가? 그 쯤에도 외국인 지나가면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고 하니까.


“그래도 전하께서 미리 신민들에게 알린 게 큰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적대적인 시선은 없는 것 같다고들 하는군요.”


“음,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래도 계속해서 신경 써 주세요.”


정말 다행히도 나와 국가에 대한 한국 신민들의 신뢰는 높았다. 큰 문제가 터지지 않고 있는 건 그 때문이겠지. 물론 그들이 임명된 직위나 직책 덕분도 있겠지만... 여튼 적대적인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셈이지.


나는 빙수를 한 숟갈 떠먹으며 말을 이었다.


“요즘 더워지니 연구원들 건강 잘 챙기세요. 특히나 제철 기술자들은 계속 관심을 보여야 할 겁니다. 워낙에 더운 곳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니”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솟는 날씨인데 바깥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하나같이 고급진 인력들인 만큼 소중히 보호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빙고 건설을...”


“허...”


“지난 내전으로 빙고가 모두 파괴되었다고 들었는데 다시 건설해야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돈이...”


“제가 그 이야기를 몇 년째 들어 왔습니다만...”


음,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지.


실제로 빙고 건설 관해서는 예산안을 편성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국내에 있는 유일한 빙고는 내가 여름마다 빙수나 냉면 만들어 먹는 소형 빙고 하나가 전부다.


근데 솔직히 빙고 만들 돈이면 다른 정책을 펼 수 있으니까... 우선순위가 밀린다 해야 하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수재 만들 돈도 없는데 사치재를 만드는 게 말이 안 되지.


“빙고... 있으면 좋기는 한데 채권까지 끌어다 쓰는 예산으로 만들 건 아니잖아요?”

“그야...”


그리고 이 곳의 여름은 그다지 덥지 않다. 올해가 조금 더 더운 것 같긴 한데 이마저도 현대의 여름에 비하면 아주 시원한 편에 속했다. 현대의 한여름이나 이런 것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건 나중에 예산이 더 충분해지면 진행해 봅시다. 이제 곧 일차 국토개발사업의 결과가 얼추 나올 테니까요.”


내년 혹은 내 후년, 멀리 봐도 삼 년 안에는 결과가 나온다. 그때가 되면 빙고 정도는 계획을 세울만하지 않을까?


“음... 우선은 알겠습니다. 불쌍한 빙고 설계도는 다시금 쳐박혀 있겠군요.”


이런, 그건 안 되지


“그럼 일 년마다 발달된 건축기술을 반영한 설계도 수정본을 제출하시는 건 어떨까요?”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이내 툭 내뱉었다.


“... 행정력의 낭비라고 생각됩니다.”


음음, 괜한 과제 폭탄 맞기 싫으면 이상한 이야기 꺼내지 맙시다.


과기부 차관 후보가 나가자 나는 얼마 전부터 같이 다니던 미니 장보고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꼬마야.”

“예!”

항상 열정이 넘치는 게 보기 좋구만


“지난번에 작성했던 보고서 한 번 줄래?”


“아... 잠시만요... 그게 어디에 있더라...”


그는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이내 죽간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여기 있어요!”

“흠... 보자”


그곳에는 정말이지 간결한 제목이 쓰여 있었다.


‘기초 건설학 3강’


뭔가 미사여구나 그런 게 많기야 했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핵심을 짚고 있었다. 같이 있는 모형도 나름대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고. 과연... 그동안 끙끙대며 공부한 보람은 있다 이건가?


나는 그 모형과 보고서를 노려보며 혀를 찼다. 이런 걸 나 말고 교수들이나 선생들한테 배웠으면 훨씬 좋았을 것 아니냐고. 그래도... 나한테만 배울 수 있는 게 있겠지? 현대인의 지식과 관점이라는 게 미니 장보고에게 도움이 되기를 빌었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 잘했어.”


“아... 감사합니다!”


“다만 한 가지 조언해주자면 결정을 내렸으면 확신을 가지고 시행했으면 좋겠네. 결정 전까지 충분한 고민을 하는 게 문제는 아니지만 결정 후에 일이 진행 중인데도 지나치게 고민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거든.”


“아... 명심할게요!”


“꼬마야”


“네”


“너, 재능 있어. 조금 더 자신과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확신을 가져봐”


너한테 기대하고 있는 건 고작해야 해군 제독이 아니야. 국가의 백년대계를 만들 대사업이다.


... 그걸 지금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떠올린 후보 중에서 가장 그에 적합한 건 바로 미니 장보고였다.


“... 저... 그런데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뭔데?”


“배우는 데 있어 가리는 건 없다지만... 이게 해군하고 무슨 관계가...”


“너한텐 아직 알려주기엔 이른데?”


“아...”


“그래도 관련은 있어. 음... 나중에 네가 크면 알게 되겠지. 설마 내가 너 불러놓고 쓸데 없는 거나 알려주고 있을까. 나 나름 바쁜 사람인데”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전 그냥 궁금해서...”


“그래, 그럴 수 있지. 궁금함은 죄가 아니니”


다만 선을 넘으면 죄가 되겠지만... 뭐, 이 애가 뭘 얻자고 그런 일을 하겠나?


“다음엔 식량관리론을...”


“히이익...”


“아, 이건 너무 어려운가...?”


“...”


으음... 내가 마음이 너무 급했나? 하지만 지식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그를 보고 있자면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지식들을 풀어놓고 싶어진다.


... 조심해야지, 아직은 애인데.


아직은






해군을 꿈꾸던 꼬마 궁복. 그는 요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면접관님... 아니, 국왕 전하를 만나고 나서 기존과 같은 일상은 꿈꾸기도 힘들게 되었다.


우선 새로 알게 된 사실은 국왕 전하께서는 굉장히 바쁘신 분이라는 것이다.


음... 엄밀히 말하자면 틈틈이 쉬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시기는 하는데... 뭐라고 해야 하나, 쉬는 것조차도 계획이라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그런 분이 직접 가르쳐 주신다, 나를.


국왕 전하께서 어떤 분이신가.


처음으로 눈높이를 일반 백성들에게 맞추어 주셨으며 출세의 길을 열어주신 분이시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문자를 만드셨으며 그분께서 행하시는 정책은 분명 조금씩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만든다.


위대한 성군이시자 협상가, 외교가이자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분.


국왕 전하에 대해 알아보고 듣거나 깨달은 사실들이다. 그런 분이 알려주는 지식을 단 하나라도 놓치기 싫었다. 남들은 백 년을 노력해도 얻지 못할 기회를 나는 이 년이나 얻은 셈이니까.


매일같이 새로운 지식들이 머릿속을 휩쓸고 지나간다. 그 분께서 알려주신 지식, 그리고 기초가 될 교과서의 지식 들을 정리하는 데만 해도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책과 함께하게 되었다. 그분께서 알려주시는 운동을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걸어 다닐 때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도 부족해 자는 시간을 최소로 줄였다. 느낌상 한 여섯 시간 정도로? 더 줄이려고 했지만 그 분께서는 혀를 쯧 차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기본은 해라. 밥 안 먹고, 안 자면 그것만큼 사람 미치는 거 없다.’


옳은 말씀이라는 건 알고 있다. 나를 걱정해서 말씀해 주신 것도 역시 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내게 쏟아지는 이 기대를


배신하고 싶지 않다.


절대로


작가의말

선행 학습 오지게 하는 장보고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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