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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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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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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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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3,079

작성
17.11.1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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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238화-심화(5)

DUMMY

처음 아인즈에게 이상력의 존재를 들은 오딘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를 탄생시킨 것은 대마도의 이치였고, 그녀를 구성하는 것의 일부 역시 마도였지만 그녀는 이상력이라는 존재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얻은 모든 정보는 과학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것이었으니까.

그런 그녀에게 현휘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이상력에 관련한 모든 것을 넘겨 주었고, 사실상 관련한 모든 것을 떠넘겼다.

이리저리 불평하면서도 지식에 대한 탐구욕으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도공학이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미 단순한 과학으로 도달할 수 있는 한계에 부딪친 현대의 문명과 과거 신을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어보고자 했을 정도로 극에 달했던 이상력.

마법, 신성, 무인, 소환사, 연금술로 나뉘는 이상력의 네 갈래, 다섯 학문 중에서 마법이 선택된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다.

신성은 그 태생부터 작용까지 신이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없다면 성립할 수 없는 힘이었고, 더욱이 폐쇄적인 탓에 활용이 불가능했다.

무인의 오러는 단단하다 못해 딱딱하고 정립되지 않았으며 기(氣)는 오러에 비해 유동적이기는 했지만 딱딱하기는 마찬가지. 더욱이 감성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탓에 하나의 틀에 가두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정령사, 소환사가 다루는 힘은 너무 추상적이고 애매했다. 애초에 수가 적었던 덕분에 하나의 학문으로 발전할 기틀이 부족했고, 어떤 실체를 가지는 다른 힘에 비해 친화력이라는, 불분명하기 짝이 없는 힘은 발견조차 힘들었다.

결국 선택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마력. 네가지 힘 중 가장 연구가 많이 되어있으면서도 하나의 학문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 범용성에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마법은 전능하지 못하나 만능하다.

과학은 만능하지 못하나 효율적이다.

마법사는 일신의 힘으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지형을 바꾸고, 이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것은 후대에 온전히 전승되지 못한다.

마법은 재능있는 소수를 위한 닫힌 학문이기도 했으니까.

과학자는 일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무리를 짓고, 자신의 연구를 온전히 후대에 넘기고 끝내에는 목적했던 것을 밝혀낼 수 있다.

그 원리만 안다면. 아니, 주어진 도구를 순서대로, 방법대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어린아이조차 과학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과학은 열린 학문이며 재능의 유무를 가리지 않고 집단의 힘을 움직이는 학문이었으니까.

마법사가 수백년에 걸려 간신히 해내는 계산을 과학은 컴퓨터라는 도구를 통해 한순간에 해낸다.

과학자가 수백년에 걸쳐 간신히 파악해 낸 세상의 이치를 마법사는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아, 오히려 그것보다 더 짧은 시간에 보다 직관적으로 깨닫는다.

해서 오딘은 그 장점들만을 취해 한데 뭉쳤다.

단순하고, 그 수량이 많은 계산은 기계에.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보다 고차원적이고 불가능한 효율과 효과의 문제를 마법에.

세상의 이치가 허락하는 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과학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마법이 합쳐진 결과가 바로 마도공학.

합치기까지의 과정은 지난했지만 합쳐진 순간 오딘은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을 깨달았다.

빛을 넘어서는 속도를 손에 넣고, 극히 일부이지만 시간마저 주무를 수 있는 원리를 알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양 세계, 합계 1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쌓아올린 문명의 모든 것을 획득하고, 이해하고, 융합한 오딘은 단신으로 제4문명에 도달하고 말았다.

하늘의 문을 열고, 다른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범 차원을 아우르는 가장 불안정한 문명에.

그녀가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 우연과 우연이 합쳐져 만들어 낸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정작 기적을 빚어낸 오딘은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아니, 엄청나게 기뻐하기는 했다.


-으아아아아! 드디어! 드디어 그 망할 인간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해치울 수 있어 졌는데!


기술의 발전이라는 건 재미있는 구석이 있어서 일단 막히게 되면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지만 일단 걸음을 뗄 수만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우선으로 개발했던 사고회로의 차세대 기술로 남아돌게 된 사고자원을 모조리 기술 개발에 밀어 넣었다.

그 결과는 계속해서 증설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신기술들의 향연.

오딘이 정현에게 건낸 스마트폰은 그 기술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일단 기본적인 기능은 네가 지금 가지고 있던 폰과 동일한데. 차이가 있다면 좀더 심화된 기능과 보안성인데."


"?"


의문부호를 그리는 정현의 얼굴에 오딘은 아주 흡족한 얼굴로 설명을 시작했다.


"우선 자동방호, 마력공급, 마력커널 오픈, 클라우드 등등 어-엄청나게 많은 기능이 있는데."


씩, 미소를 그린 오딘이 어께를 으쓱였다.


"뭐, 그건 설명서를 읽는 거로 하면 되는데. 제일 중요한 건 보안이랑 네트워크 연결인데."


"무슨 뜻이야?"


"그 폰. 내가 직접 구축한 네트워크망에 직접 연결되어 있는데. 적어도 이 지구에서 내 네트워크 채널을 뚫을 수 있는 녀석은 아-무도 없는데!"


"?"


이해하리 힘들다고 말하는 정현의 얼굴에 오딘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니까 전화, 인터넷 마음껏 하면 된다는 건데. 정보유출, 도청. 이런건 걱정도 말라는 건데."


"아."


그렇구나. 진작 그렇게 말해주지. 역시 기술자들이랑 대화하는 건 어렵네.

예전에 그룹의 연구소에 들러서 연구원들과 대화를 하던 기억을 떠올린 정현이 가볍게 몸을 떨자 불퉁하게 입술을 내민 오딘이 말을 이었다.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도 모르는 무지한 작자 같은데. 쯧. 일단 그것들이 제일 중요하고, 다음은 이 버튼인데."


오딘이 스마트폰의 위쪽 베젤에 붙어있는 은색의 버튼을 가리켰다.


"그거 구조 요청 버튼인데. 마력을 주입하면 전 지구 어디에 있건 거기로 바로 병력이 투입되는데."


"그게......가능한가?"


아무리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도 극초음속에 도달한다고 해도 지구 반대편까지 5분안에 도착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떻게?

정현의 의문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 온몸을 희열에 떨면서 오딘이 후후후, 하는 웃음소리를 흘렸다.


"후후후후. 그게 바로 이몸의 위대함인데. 후후후."


"어?"


'뭐야, 얘 왜 이래?'


-흠, 하여간에 정상적인 녀석들이 없군.


굉장히 이상한 것을 보는 듯한 시선을 받고 있었지만 그런 것쯤 아무렇지도 않을만큼 오딘은 스스로의 업적에 도취된 상태였다.


"저기, 지구의 하늘은 모두 이 몸에게 정복되었는데! 저 하늘 어디에나 내 눈이 있고, 내 귀가 있고, 내 손이 있는데! 이 행성에 살고 있다면 그 누구도 내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이해할 수 없는 오딘의 말에 정현이 인상을 찡그렸다. 대체 저 하늘을 어떻게 지배했다는 걸까.


"그게 무슨말......!"


딱 한가지. 방법이 있다. 실현하기에는 돈이 무지막지하게 깨지고 다른 이들의 시선을 피하는 게 불가능게 가깝다는 것만 뺀다면.


"설마......인공위성으로 하늘을 뒤덮은 거야?"


"정답인데!"


"그런, 말도 안 되는......!"


"다아-돼게 하는 방법이 있는 건데!"


후후후, 하며 잔뜩 뻐기면서 오딘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 어떤 사람의 눈에도 보이지 않도록 간단한 일루전이 걸린 수십만개의 인공위성이 일제히 하늘로 향하던 그때의 모습을.


'정말......안티 그래비티는 축복이 확실한데.'


애초에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막대한 금액이 드는 것도, 비밀리에 위성을 발사하기 어려운 것도 모두 로켓의 탓이었다.

그만한 무게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막대한 돈을 태우서 쏘아 올리는 것이고, 돈이 공중에서 산화하는 것을 타국의 위성에서 놓칠리가 없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반중력 기술이 있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아직도 순수 과학만으로는 아득한 이야기지만 마법이라면 정말이지 간단하게 반중력을 켜는 것만으로 정확하게 원하는 위치까지 위성을 올려 놓을 수 있으니까.

남은 것은 그저 위성들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사용하는 것 뿐.

그나마도 사고자원을 아끼기 위해 수십만의 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으로 해결했다.

마도공학으로 필요자원이 핸드폰 한대 정도에 불과해진 위성이었기에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자원 역시도 연금술을 일부 차용해 간단하게 해결. 그 결과가 바로 지금 지구의 저궤도를 가득 채운 수십만의 정지궤도 위성이었다.

하나같이 1mm단위의 글자조차 읽을 수 있는 고해상도의 영상출력이 가능한, 그야말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눈.

거기에 더해 개중 1만은 아주 특별한 존재들이 실려 있었다.


"자, 소개하는데! 이몸의 역작! 이몸의 손! 이몸의 충실한 종복!"


'너무 오버가 심해......전에 봤을 땐 저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뭐, 그동안 구박만 들어서 울분이 쌓였을지도 모르지. 그 녀석의 눈이 오죽 높겠나.


'아, 그렇구나.'


현휘의 언급에 정현은 곧장 납득할 수 있었다.

확실히 현휘의 밑에서 일을 해야 했다면 저렇게 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현휘가 일에 한해서 얼마나 엄격해지는지는 그녀가 겪어 봤으니까.

작게 고개를 저으며 안쓰러움이 담긴 시선으로 오딘을 바라보던 정현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저게......무슨?"


"후, 후, 후."


곁으로 다가온 기척에 오딘이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선언하듯이 외쳤다.


"자아, 소개하는데! 이몸의 최고의 발명품! 자율운행마도공학전술작전인형병기(自律運行魔道功學戰術作戰人形兵器) BERSERKR-mk7!"


"와......"


-허......


둘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 긴 이름을 지은 작명센스나,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당당히 내뱉은 뻔뻔함에.

하지만 그와 별개로 확실히 그녀가 내보인 물건은 엄청난 것이기는 했다.

금속 특유의 차가운 은색으로 번쩍이는 장갑과 날렵해 보이는 외관. 거기에 그 관절은 인간의 것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 안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마력. 거의 대부분을 가리고는 있었지만 그 힘은 최소 자신과 동급이었다.

정현은 기가막힌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래서 이런게 얼마나 있는거야?"


"일만!"


그 터무니없는 숫자에 정현은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저런 물건이 일만. 가히 지구를 혼자서 뒤엎어버릴 수 있을 정도의 힘이었다.

다만, 그것이 정상적인 형태였다면.


"하지만 기동시간이 적은데다가 방어력이 터무니 없이 낮은데. 이래서야 병력으로의 효용은 부족한데."


그것이 이것이 1만이나 되는 막대한 숫자를 필요로 했던 원인이었다.

위성궤도에서 폭격하다시피 투하해야하는 덕분에 그 충격량을 모조리 감당해야했고, 그것을 마력으로 커버하다보니 정작 활동시간이 부족했다.

텔레포트로 해결을 하려 해 보았지만 텔레포트는 사람의 손 없이는 함부로 손을 대기에 무리가 있을 뿐더러 제약을 걸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좀더 폭발적인 공격력과 좀더 낮아진 방어력. 그리고 자폭기능.

흉폭하게 날뛰다가 시간이 되면 산산히,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오딘의 군세였다.


"언제 어디든 달려가는 토탈가드시스템! 이몸이 보장하는데!"


오딘의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걸렸다.


작가의말

하......산으로 가는 거 같은 느낌인데 핸들이 고장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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