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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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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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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3,079

작성
19.03.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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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255화-재림(Parusia)

DUMMY

76. 재림(Parusia)


재림. 신이 다시 임하다.

인간들과, 혹은 다른 지성체들과 함께 있던 신을 다시금 자신들의 곁에 임하게 한다는 뜻을 가진 그 술식의 이름이 내포한 것은 비록 오만하지만 가장 적절한 의미전달이었다.

비록 그 자신은 신격을 지니지 못했으나 그의 존재를 기억하는 이들로 인해, 전설로 회자됨으로 인해 미약하나마 신격을 소지하게 된 아시오르.

그를 기억해 주는 이들이 많지도 않으며 전승조차 없으나 그 스스로 격을 쌓아올려 반신의 격을 획득한 아인즈.

그 두 명의 신격 보유자를 다시금 불러오기에 ‘재림’이라는 단어 이상의 적합한 말은 없었다.


-쿠우우우우


구름조차 뚫고서 오연하게 서 있는 탑의 대부분의 면적을 가득 새긴 마법진이 진동하면서 숲이 함께 흔들렸다.

지금 아시오르가 설계하고 스피카가 실행하고 있는 술식은 본래 중간계에 허락되지 않은 상위 격의 존재를 중간계에 고정하는 것.

더욱이 둘은 지금 이 대륙에, 세계에 일말의 접점도 없이 불법적인 침입을 강행하고 있었다.

그로 인한 반동으로 탑이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흔들렸지만 스피카는 흔들림 없이 술식을 계속해서 통제하고, 움직였다.


-그 위대한 이름을 내가 기억하며, 그 위대한 존재를 내가 인지하며, 그 위대한 모습을 내가 긍정하는 바!


고작해야 세계의 저항정도. 자신이, 수천년을 이어온 포이멘의 역사가, 새로이 태동하는 새 신이.

감당하지 못할 리가 없다고 스피카는 믿었다.


-그 누가 그 이름을 거역하겠으며, 그 누가 그 존재를 망각하겠으며, 그 누가 그 모습을 부정하겠는가!


더욱이 지금도 실시간으로 술식으로 유입되고 있는 힘들이 스피카의 믿음에 더욱더 무게를 실어주고 있었다.


-세계의 뿌리이며 기둥 세계수가 그를 붙잡으며 세계의 어둠이며 무력인 마왕의 권세가 부정을 물리친다.


에아. 그리고 솔리투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딸들이지만 지금 그녀들이 하고 있는 것은 단 하나.

그를 부르기 위해, 그를 이 세계에 다시금 고정하기 위해 가진바 권한과 힘을 최대로 끌어내고 있을 터이다.


-나, 마법의 13주의 1주가 그의 존재를 긍정하고, 101,574권의 마도서가, 101,574개의 세계가 그의 존재를 고정한다.


탑의 진동이 점점 거세어지며 그 흔들림이 극에 달했을 때, 스피카는 손에 들고 있던 천관의 서를 술식의 핵을 향해 던져 넣었다.


-그러니, 나는 기원한다. 위대한 이의 재림을! 아직 주어지지 않았으나 나는 안다. 아직 얻어지지 못했으나 나는 알고 있다. 만 마도의 정점에서 여태껏 존재하지 않았던 위대한 그 이름을!


책장이 찢어질 것처럼 천관의 서가 펄럭거리며 넘어가고, 그 움직임이 멈춘 순간 탑의 진동도 멈추며 정적이 사위를 뒤덮었다.


-오라! 위대한 마도의 가장 앞에 선 자! 후에 영원토록 기억될 그 이름, 그 자리!


포이멘 천좌 궁극

신성 소환형 술식

아시오르 형

재림-마도왕좌(魔道王座)


* * *


아인즈의 실종 직후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가솔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각자의 목적한 힘을 얻기 위해서, 혹은 무엇이 되었건 아인즈의 귀환에 도움이 되는 일말의 단서라도 잡기 위해서.

모두가 대륙 전역으로 흩어지는 가운데 에아의 걸음은 대륙 모든 엘프들의 수도이자 엘프의 여왕이 머무는 곳, 엘프의 숲으로 향했다.

북방의 미개척지를 지나 울창한 수림으로 들어가 나타나는 그곳에서 에아는 세계수의 격을 드러내 엘프들을 하나로 규합해 나갔다.

퀸이 있었음에도 숲과 함께 살아가고 평생을 함께하는 그들 엘프에게 세계수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들을 완전히 규합하고 시기를 재고 있던 그때, 에아의 감각 끄트머리에 무시할 수 없는 파장이 포착됐다.


”......이건?!“


”세계수이시여.“


놀라며 뛰쳐나온 그녀에게 퀸이 인사를 올렸지만 그것은 그녀의 관심 밖이었다.

에아의 두 눈은 부릅떠진 채로 머나먼 동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이건, 이건......!“


”세계수이시여, 무언가 문제가 생겼사옵나이까.“


주먹을 움켜쥔 채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퀸이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희열에 차 있는 에아에게는 닿지 않았다.

저 멀리에서 솟구쳐 오르는 마력을 보며 에아는 알았으니까.

그녀의 어머니. 스피카가 마침내 성공했다는 것을.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엘-아우레아.“


”예. 세계수이시여.“


동쪽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에아가 명령했다.


”가서 모든 엘프를 모아. 지금 당장. 모든 엘프를, 아니, 말이 통한다면 몬스터도, 숲의 모든 생명을 모아. 이곳에. 당장!“


”명을 따르겠습니다.“


퀸이 물러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란스러워지는 숲을 느끼며 에아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너희도 느끼고 있겠지? 지금 이 순간을. 지금 이 기회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적과 같은, 어쩌면 단 한번 뿐인 기회. 그 기회를 놓칠 생각 따위는 해 본적도, 해 볼 수도 없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겠지? 당장의 모든 것을 바쳐서 말이야.“


그러니 이 기회를 반드시 잡는다. 반드시 잡아서 다시는 놓칠 수 없도록.


”세계수이시여.“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천문대의 마력을 감지하고 있었던 탓일까. 어느새 해가 저물고, 달이 떠올라 하늘의 중앙에 걸린 것을 보며 에아는 웃었다.


”아주, 적절한 시간이야.“


달이 하늘의 가운데 걸린 이 시간. 더욱이 보름이 뜨는 이 시기. 달이 이 행성의 가까이에 다가와 하늘의 한 가운데를 가득 채운 이 계절.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을 축복하고 있어.“


그렇게 확신하며 에아는 자신을 둘러싼 생명들을 느꼈다.

엘프, 요정, 정령, 드워프의 지성종부터 라이칸슬로프, 뱀파이어, 오우거, 오크와 같은 몬스터. 구미호, 드라이어드, 불사조와 같은 환수에 이르기까지.

그들 모두가 에아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 모였다.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마주하며 에아는 웃었다. 더욱더 환하게.


‘이 정도라면, 할 수 있어.’


그래, 이 정도의 존재의 무게라면 할 수 있다.

설령 그것이 신의 존재를 이 세상에 묶어 놓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모두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조아려라.


여리고 가녀린 몸에서 뿜어진 영언에 숲의 모든 생명이 따랐다. 일말의 주저도, 망설임도, 거부도 없이.

세계의 기둥이며 모든 생명의 근원 세계수. 여지껏 스스로의 근원을 뿜어낸 적 없던 에아가 최초로 스스로의 권능을 동원해 그들의 의식을 하나로 모아갔다.


-그리고 소망해라. 기도하고, 기원해라.


그 목적은 단 하나. 마음속 깊이 바라고 바랬던 단 한번의 기회. 단 한명의 사람.


-너희는 그저 기도해라. 나를 위해서. 오직 나를 향해서. 그 기도가, 나의 힘이 될 것이니.


비록 중간계에 존재가 고정되어 있다고는 하나 세계수는 그 근본부터가 신 혹은 그 이상의 격을 가지는 존재.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신앙을 구축해 신앙으로부터 힘을 응집해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니 기원해라. 나의 소망을. 그러니 기도해라. 나의 꿈을. 오직, 나를 위해서.


지독하게도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명령이지만 그럼에도 따르는 이들은 아무런 불만도, 저항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 지금껏 그녀가 자신들에게 베풀어 준 것이 너무나 많았으니.


-이제는 우리가 그대를 위하여.


하나로 연결된 정신이 한가지의 가치를 위해 일제히 신앙을 만들어갔다.


-이 미력한 믿음일지라도 얼마든지 드리겠나이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에아는 환하게 웃었다.

희열이 아닌, 고맙고, 기뻐서. 정말이지 순수하게 어린아이처럼.


-고마워.


대륙 북부에서 거대한 마력이 솟구쳐 올랐다.


* * *


영원한 저주받은 땅. 망자들의 대지.

대륙 동부의 해안지방은 과거 흑마법사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지독한 마기로 오염되었다.

가장 심처는 오히려 마계보다도 지독한 마기로 인해 진입하는 것만으로도 이성을 빼앗고 생명을 갈취하는 사지가 되었으며 가장자리는 언데드들이 지배하는 땅이 되었다.

그런 땅에 솔리투도와 아니마는 머물렀다.

아니마는 망자의 땅에서 언데드를 수습하고 죽음과의 친화도를 올려 더 위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솔리투도는 잃어버린 힘을 되찾기 위해서.

그리고 느꼈다. 단 한번 뿐인 기회가 찾아왔음을.


”이나니스. 느껴져?“


-응. 저 방향은 아마도......


”응. 천문대야. 천문대에서 차원을 가르고, 허락받지 않은 위대한 존재를 강림시키려고 하고 있어.“


-그건......


”그래. 맞아.“


아니마가 오른 손에 들려 있던 지팡이를 높게 치켜 들었다.


”마침내, 때가 왔다는 거지.“


-콰앙!


지팡이가 죽음으로 물든 대지에 박혀 들며 거대한 진동을 퍼뜨렸다.

아니마의 스승. 아인즈가 손수 만들어 선물해 준 지팡이에 깃든 힘이 차원에 구멍을 뚫어내고, 허상으로만 존재하던 이들을 현계로 불러들일 수 있도록 도왔다.


-나, 죽음의 권좌에 도전하는 자 아니마 칸투스가 명한다.


-나, 죽음의 딸 이나니스가 권좌의 곁에서 명한다.


-죽음으로 향했으나 도착지 못한 이들아, 생으로부터 떠났으나 묶인 자들아. 너희는 나의 명을 따르며 의지를 내게 맡기라.


-허상으로 존재하였으되 권좌로서 비롯된 죽었으되 신성한 자들아. 너희의 의지를 맡기라.


-비록 허락되지 않았으되 가장 가까이에 있음으로 단 한번. 그 권위를 빌리노라.


‘무, 리......인가?’


눈에서도, 코에서도, 귀에서도 흐르는 피를 느끼며 아니마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은, 스승에게 그런 단어를 배우지 못했다.


‘마법사에게 무리라는 것은 없다. 무한한 상상력과 결코 꺾이지 않는 의지만이 존재할 뿐.’


그러니 상상력이 조금 빈약할지라도 의지로서 우겨보려 지팡이를 더욱더 깊이 박아 넣었다.


-나는! 지금! 선언한다!


콰드드득.

무리한 마력과 자격없이 도전한 여파로 부서져 흩어지는 피부를 보면서도 아니마는 더욱더 강하게 선언했다.


-나는! 죽음의 좌를 대신하는 자!


‘크으윽!’


이제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손이 지팡이에서 떨어지려는 순간 새하얀 손이 다가와 그의 손을 감싸 쥐었다.


‘솔리......투도?’


끄덕.

하마터면 못 알아 볼 뻔 했다. 너무 많이 바뀌어 있었으니까. 아마 그녀의 곁에 서 있는 흑기사가 아니었다면 필히 못 알아봤으리라.


‘고마워.’


눈으로 감사를 전하며 이어가지 못한, 남은 한마디를 선언했다.


-나는! 섭정이다!


-허락한다!


처음, 아니마가 구결을 여는 부분만을 도와줄 수 있었을 뿐 스스로의 증명을 도와줄 수 없었기에 초조하게만 바라보고 있던 이나니스는 마지막 구결과 함께 허락을 선언했다.

그녀의 모습은 인간이라 하나 본질은 죽음의 서의 관리자이자 죽음의 서 그 자체.

죽음의 권좌를 가장 가까이에 두고 있으며 권좌를 관리하는 관리자였기에 아니마의 억지는 성공으로 마칠 수 있었다.

아직, 아무도 죽음의 권좌가 되지 못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거적같은 일.

그에 기뻐할 틈도 없이 아니마는 사용 가능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명령을 내렸다.


-기원해라! 새로운 신이 이 땅위에 강림하기를! 지탱해라! 그를 거부하는 세계의 무게를! 너희는 비록 어긋나 있고 부정하나 이 세계의 존재이기에 그를 붙잡아라!


-우리의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니 모든 것은 당신의 뜻대로.


고대로부터 이 땅위에 존재하던 언데드 뿐 아니라 아니마로 하여금 탄생하게 된 발키리와 에인헤야르가 일제히 그 명령을 받들어 세계의 의지에 간섭해 갔다.


천문대가 길을 찾고, 세계수로부터 비롯된 힘이 그를 이 세계에 끌어들여 고정하기 시작했다.

언데드는 스스로의 비틀림으로 세계에 간섭해 그 무게를 대신 감당하며 그의 존재를 근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고 아인즈의 존재는 세계의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불과 수분 후면 모든 힘이 사그라지고 세계에 일어난 균열은 닫혀 다시는 열리지 않을 터.

모두가 초조하게 마음을 졸일 무렵 솔리투도의 오른손이 들려지며 칠흑빛의 왕홀이 휘둘러졌다.


-끼아아아아앙!


차원의 벽이 강제로 찢어져나가며 그 소리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상력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존재라면 아무것도 모르겠으나 마스터 이상의 격을 이루고 있는 존재들은 느꼈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 한 근원적인 두려움을.

드래곤의 산맥조차 소란스러워지며 수없이 많은 드래곤이 날아 올랐지만 그 사태를 만든 장본인 솔리투도는 그저 담담하게 선언할 뿐이었다.


-여는 마계의 왕이며 마계의 모든 것은 여의 손아래에 있도다. 허니 그 누가 여의 의지를 거부하는가. 여가 여의 의지로서 마계의 문을 여니 여의 영토에서 향하는 이는 그 누구도 걸림을 받지 않으리라.


과거, 아인즈에게 가호를 선물할 때 이후로 처음 보이는 왕의 기품이었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해 보였다.

이미 힘의 대부분을 찾은 그녀의 격은 일반적인 신조차 넘어서 있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선언을 마지막으로 저항할 힘을 잃은 차원 간의 장벽은 그 문을 열고 허락받지 못한 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내 차례인가.


차원의 틈에서 자신의 위치를 잃지 않고자, 자신을 부르는 이들이 자신을 잃지 않고자 억지를 부리고 있던 아인즈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여태 그 문을 굳건히 걸어 잠그고 있던 장벽이 문을 열고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으나 진짜는 지금부터였다.

밖의 이들이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를 부르고 이 세계에 고정될 근거를 만들어 주는 것.

세계에 들어서면 받게 되는 부담을 견디는 것도, 세계에 완전히 고정되어 받아들여지도록 만드는 것도 그 스스로의 몫이다.


-만만치 않겠는데.


세계수의 조언이 있었음에도 아인즈는 완전한 하나를 이루지 않았다.

광기를 받아들여 둘은 이루었으나 남은 하나는 분리도, 흡수도 않은 채로 그대로 안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2배의 부담이 되어 아인즈의 존재 자체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크으......여차하면 튕겨나가, 겠, 구만.......


죽게 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살아날 구멍은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튕겨나게 되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 터였다.


-한번 뿐인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머저리는 아니거든, 내가!


여태껏 쌓아왔던 업적, 스스로 쌓아올린 격,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함께했던 고유권능이 그를 지탱했다.

모든 것은 세계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세계를 상대로 휘두르면서 간신히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때, 곁에서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한 기척이 느껴졌다.


-당신은......?


그 모습을 자세히 식별활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 그가 두르고 있는 마력이, 격이 그의 정체를 짐작케 했다.


-인사는 나중에. 지금은 이걸 뚫고 들어가는 게 먼저 아니겠나?


아인즈는 피식 웃으면서 마력을 더욱 부풀리며 툭, 내뱉었다.


-말할 시간에 힘이나 더 줘 보시죠. 이제 금방이니까.


-그 말이 실로 옳군.


자신이 두르고 있는 별의 마력을 순식간에 감싸며 섞여 드는 낯선 마력을 보며 아인즈는 고개를 저었다.


-이용당한 기분이라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피차 서로 이익이 되니 넘어가겟습니다.


-그렇게 해 준다면 나야 고맙지.


-그러니까, 제대로 준비나 하시죠. 한번에 갑니다.


-좋지.


별의 마력이 팽창되며 하나의 장막을 이루어갔다.

이제야 세 번째로 사용하는 술식.


-펼쳐져라. 신의 장막.


하지만 동시에 지금껏 펼쳐왔던 것과는 그 근본적으로, 질적으로 완전히 달랐다.

비록 경계에 걸쳐 있기는 하지만 분명 그의 존재가 세계에 걸쳐 있었기에 아인즈는 그의 영향 하에 있는 마도서들의 힘을 차용할 수 있었다.

하나의 별에 하나의 마도서를 불어넣고 그렇게 구성된 101,574개의 별은 제각기 하나의 세계를 이루어 세계의 압력을 분담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장막을 펼치고서 곧장 앞으로 내달리는 아인즈를 향해 세계가 막대한 압력을 행사했지만 모두 분산되어 장막 속으로 흩어져 가고 마침내 다가온 장벽의 끝에서 아인즈는 손에 감추고 있던 것을 휘두르며 외쳤다.


-모든 것은 나의 의지대로! 모든 것은 나의 환상대로! 모든 것은 이루어 지리라!


부수어라! 비추어라! 형성하라!

만화경(萬化鏡)!


* * *


탑 안을 가득 채우던 마력의 빛이 가시고 정적과 어둠으로 가득 찬 그곳에서 은은한 빛이 비추어졌다.

마치 밤 하늘의 별빛과도 같은 그 아름다운 빛을 보며 스피카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뚜벅, 뚜벅.

발소리가 들려 오고 마침내 자신의 앞에 선 이를 보며 스피카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어서와요. 아인즈.”


“미안, 조금 늦었어.”


작가의말

내일 오늘 엠티를 가야 해서 두편 올리고 갑니다. 다음 편은 화요일에 올라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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