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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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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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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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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9.04.0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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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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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259화-결전(決戰)

DUMMY

77.결전(決戰)


순수한 마력과 아인즈의 의지로만 구성된 별의 바다는 죽음을 집어 삼킬 듯이 덥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죽음이 별의 바다를 헤치고 나와 아인즈를 향해 송곳니를 드러냈다.


-어리석다. 마력은 인간의 힘. 더 높이에 있는 신의 힘을 대항할 수는 없다.


오직 신위(神位)에 오른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힘. 신력(神力).

모든 힘의 우위에 있는 그 힘은 설령 반신의 격에 이른 아인즈조차도 마력으로 대항할 수는 없는 종류였다.

마력과 신력은 근본적인 격에서 차이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어째서일까. 지닌 바 최대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장막이 무력화 됨에도 아인즈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


“역시, 이걸로는 무리인가.”


신력이라는 힘. 처음 경험해 보지만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까다롭고 성가신 힘이었다.


“뭐, 그렇다고 대응하지 못할 건 또 없지만 말이지.”


지척까지 덮쳐든 죽음을 향해 아인즈는 선언했다.


-사라져라.


-무슨?!


단지 한마디의 말에 흩어지는 죽음을 보며 크라켄이 경악을 토했다.


-말도 안 된다! 네놈은 신이 아니야! 그런데 어째서 신언을 쓰는 것이냐!


“신언같은 게 아니야.”


신이 자신의 권리만큼 세계에 개입할 수 있는 신언같은 편리한 것이 아니었다.


-언령이지.


말로써 원하는 바를 이루는 힘. 초월에 이르지 못한 이들에게는 결코 허용되지 않는, 저 깡대한 드래곤들마저 일생에 단 몇 순간만을 사용할 수 있는 절대의 이적.

원래라면 아인즈 역시 언령으로 신언에 대항할 수는 없었다. 그는 반신일 뿐 아직 신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분명 언령을 사용해 신언을 막아냈다. 그 사실에 크라켄이 혼란을 감추지 못하자 아인즈가 어께를 으쓱였다.


“글쎄, 내가 워낙 타고난 게 많아서.”


자신을 짜각하면서부터 함께 했던 자신만의 절대 공간.

애초에 장막은 이 공간을 넓게 복제한 것에 불과했다. 마력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조품.

그러니 장막은 막지 못한다 한들 이 공간은 막아낼 수 있었다.


“그 연원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내 공간 안에서는 아무런 방해도 허락하지 않아.”


-그것이 설령, 신이라 할지라도.


-웃기지 마라-!


크라켄의 신력이 사납게 끓어 오르며 사납게 휘둘러졌다.

거인의 팔이라도 휘둘러지는 것처럼 주변의 모든 것들이 흔적조차 남지 않고 소멸하는 힘이었지만 그뿐.

아인즈의 주변으로 다가가면 신력은 와해되고 약간의 바람만이 머리카락을 날리게 할 뿐이었다.


“말하지 않았나.”


-넌, 안 된다고.


-크윽?!


순간적으로 접근한 아인즈에 반응하지 못한 크라켄은 다급하게 신력으로 반격해 보았지만 이미 그는 아인즈의 영역 안에 있었다.


천좌 궁극

아인즈 자작

일수관천(一手貫天)


크라켄의 가슴에 닿은 손바닥에서 마력이 순간적으로 조립되며 막대한 힘을 부여했다.

일격에 하늘을 꿰뚫고 그 충격으로 사방을 유린하는 힘.

온 몸이 뜯겨나가는 것만 같은 충격을 받으며 크라켄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크학!


“흠. 역시, 튼튼하군.”


신의 위를 얻으면서 신체 역시 강화된 것인지 아니면 신력의 보호라도 받고 있는 것인지.

일격에 찢겨 죽을 것을 예상했지만 약간의 내상을 입었을 뿐인 크라켄을 보며 입맛을 다실 때 분노로 가득한 절규가 들려왔다.


-크아아아아아!


끓어오르고, 밀집되다 못해 눈에 보일 정도로 밀집된 신력을 보며 아인즈가 혀를 찼다.


“귀찮게 됐군.”


-죽여버리겟다-!


신력의 유형화 현상.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알고 잇었으니까.


-모두 최대한 멀리 도망쳐라. 모든 수단을 동워해서 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가. 잘못하면 휩쓸린다.


-죽어라-!


전언이 끝나기 무섭게 곧장 닥쳐오는 죽음의 물결. 영역의 안으로 들어서는 죽음을 막아서던 현휘가 이를 악물었다.


-죽어, 죽어라! 완전히 소멸해라-!


이번 것은 본질적으로 달랐다. 단순히 신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닌 세계에 대한 권리 자체를 휘두르고 있었다.

세계의 5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죽음이 되어 현휘에게 휘둘러지고 있는 것.


“젠, 장할!”


‘완전히 돌아버렸군.’


설령 신이라 할지라도 권리를 쉬이 휘두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권리가 소모재이기 때문.

하지만 아인즈에 대한 분노와 신이 되었음에도 압도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리미트를 풀어버렸다.


-죽어-!


콰드득.

무리한 권리의 사용으로 인해 오른쪽 팔이 날아갔음에도 아인즈를 향해 죽음을 쏟아 붓는 그 모습에서는 광기 외에는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광기의 대가를 지불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죽음은 시시각각 아인즈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웃기지, 말라고, 해!”


-편법으로 간신히 턱걸이 한 가짜 신에게 당해줄 성 싶으냐!


신위란 본래 스스로 격을 쌓아 손에 넣는 것. 진리의 꼬투리조차 잡지 못한 저능아에게 당해줄 만큼 아인즈의 자존심은 낮지 않았다.


-펼쳐져라!


천좌 궁극

고유권능 최대 개방

대성해격류(大星海激流)


별의 바다가 아인즈의 영역 안으로 모이고 모여 거세게 흘렀다.

하나하나의 마력이 영역의 보조를 받아 세계의 섭리조차 거스르며 죽음을 몰아냈다.


-죽어, 죽어, 죽어-!


-거절한다!


천좌 궁극

고유권능 최대 개방

대성해격량(大星海激浪)


죽음을 밀어내던 별의 바다가 순간적으로 출렁이며 거칠게 요동쳤다.

죽음을 두드리던 요동은 이내 파랑이 되고 죽음을 향해 몰아쳤다.

1파, 2파, 3파. 미약한 힘이었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절정에 달한 순간 아홉 번째 파도는 해일이 되어 크라켄을 향해 쏟아졌다.


-크아아아아아!


완전히 밀려 사라지는 죽음을 대신하여 새로이 끌어올린 신력과 권리가 휘둘러지며 크라켄의 왼쪽 눈이 터져 나갔다.


-죽어라--!!!


별의 바다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면서도 오히려 역공을 가하는 크라켄의 행동에 아인즈는 크라켄을 향해 달려들었다.


‘정말이지!’


-귀찮다!


어떻게든 영역 안에만 집어넣는다면 순간적이나마 신력을 차단하고 제압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크라켄을 영역 안에 집어넣는 순간 아인즈는 깨달았다.


‘함정!’


-늦었다!


크라켄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신력의 격류.

백색과 흑색이 섞인 그 색상을 보고서 아인즈는 직감했다. 크라켄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너 이 자식!


-떠나라! 추방한다! 네놈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 나는 네놈의 존재를 거부한다! 부정한다! 이 세계에서 네놈의 자리를 지우겠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도록 철저하게! 이 세계는 고립되고 네놈의 존재를 증거할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겠다!


-으아아아!


서서히 차원장벽의 게이트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신력에 아인즈가 소리를 질렀다.

저기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이번에 돌아온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을 뿐더러 경계가 열려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크라켄이 경계를 닫게 된다면 정말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다. 더불어 가족들, 식솔들이 모두 목숨을 잃게 된다.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말소하기 위해 철저하게 살해당할 것이다.


-그렇게 하게 둘 것 같으냐!


발을 땅에 박아 넣으며 아인즈가 로브를 펼쳤다. 별하늘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이 장식된 로브의 안쪽.

그 안에 담긴 것은 끝내 꺼내고 싶지 않았던 최후의 수단이었다.


-피어나라, 펼쳐져라, 이루어라!


마도서 수장고에서 모두 옮겨 온 마도서의 진본. 그리고 그 정수들.

그것들을 모두 세계를 향해 펼쳐 들었다.


-세계의 형성은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된다. 나를 인식하고서 비로소 너를 인식하고, 세계를 인식하니 모든 사람은 하나의 세계의 주인이며 그 스스로 하나의 세계이다. 여기 101,574권의 마도서가 101,574명의 인생을 증명한다. 마도에 이르른 자의 일생은 곧 하나의 온전한 세계이며 각자가 깨달은 이치일지니 마도서는 곧, 마도사의 세계이다.


천좌 초월

세계구현(世界具現)

은하성립(銀河成立)

십만세계(十萬世界)


-이루어져라! 세계를 담은 별의 바다여! 나는 대성해(大星海)의 주인이며 마도의 가장 앞에 선 자! 마도왕좌(魔道王座)다!


선언과 함께 아인즈의 몸에서 신력이 뿜어져 나와 게이트를 흔적도 없이 지워버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크라켄의 신력을 잡아먹으며 덩치를 불려가는 신력을 보며 크라켄은 경악을 숨기지 못했다.


-대체, 대체 뭐냐! 그건 대체......!


“후우.”


한숨을 내쉰 아인즈가 주먹을 쥐었다 푸는 것을 반복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성공했나.’


이번 일은 솔직히 도박이었다. 성공과 실패의 문제가 아닌, 그가 여전히 신이 아닌 채로 있을 수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이론은 예전에 완성되었지만 잘못했다가는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온전한 신격을 얻어 신위에 휩쓸릴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해서 쓰지 않으려 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마도서에 담긴 마도사들의 잔재가 마법에 대한 무게를 잡아준 덕에 아인즈는 여전히 신이 아닌 채로 있을 수 있었다.


-대체 그건 뭐냐는 말이다!


거칠게 걸음을 옮기며 다가서는 크라켄의 모습은 초라하고 처참했다.

왼쪽 팔과 눈동자는 터져나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온몸에 균열이 일어나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보면 모르나?”


아인즈의 대꾸에 크라켄은 피를 토하며 외쳤다.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다! 신이 아니면 불가능해! 어찌 필멸자의 몸으로!


“가능해. 내가 했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너도 마도사라면 마도사답게 생각을 해라. 알고 있지 않나?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을.”


-그런, 그런......말도 안 되는!


“한 사람의 생애를 온전히 담은 책. 그의 사념마저 들어간 그야말로 한 마도사의 모든 것을 담은, 마도사 그 자체를 대변하고 상징하는 존재. 마도서.”


-그것을 하나의 세계로 인식한다고? 그건 누구나 가능해!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십만이나 되는 세계를 거느리면서도 온전한 정신을 이루고 있는 거냐!


“글쎄?”


솔직히 이런 것, 익숙했다. 영역에 대해 무지하고 미숙했던 어린 시절에는 영역 안의 모든 것을 일일이 인식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세계를 느끼고자 했었으니까.

아이의 순수한 호기심은 종종 세계의 경계를 넘어 전혀 다른 세계를 탐험하도록 했다.

그런 경험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설마 이 정도로 힘이 들까.


‘뭐, 조금 버겁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패널티 축에도 끼지 못했다.


-답하란 말이다!


“뭐, 내가 잘나서?”


-뭐?


어이없는 답에 얼이 빠진 듯한 크라켄에게 코웃음을 치며 아인즈가 손을 들어 올렸다.


“자, 이제 끝을 내자.”


-움직여라. 나의 세계. 쏟아져라. 유성우(流星雨)


이제는 마법의 형식조차 불필요했다. 그저 생각하고 구현하면 그뿐. 스스로 빚어낸 환상은 그대로 현상이 되어 구현되었다.

하나의 세계가 하나의 탄환이 되어 쏟아져 내리는 아래 크라켄은 스스로가 턱없이 작다는 생각을 했다.

저 별 하나하나가 곧 하나의 세계이며 그 안에 담긴 것은 거짓 하나 없는 온전한 세계의 진리였다.

그리고 그런 세계가 십만.

그 압도적인 존재의 앞에서 크라켄은 허탈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너무하는군.”


자신은 평생을 바치고서도 부족해 부정한 방법으로 수명을 연장하며, 긍지조차 저버리고서 간신히 하나의 세계를 손에 넣었거늘.


“대체 무엇이기에 너는 그토록 찬란하고 드높은가.”


그 앞에 서 있는 자신은 하나의 티끌보다도 못했다.

너무나 초라하고 작아서 부끄럽기만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내 정의를 숙일 생각은 없다.”


-나는 개혁의 신! 들어라 세계여! 새겨라 나의 명을!


투콱!

유성이 가슴을 뜯어내며 지나갔지만 크라켄은 굽힘 없이 서서 외쳤다.


-나의 존재는 한치의 거짓도 없으니 정명한 신으로서 명한다! 세계는 반드시 개혁될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이루어질 명령이며 절대의 신언이다!


카카칵!

두 번째, 세 번째 유성이 그의 몸을 뜯어내며 지나갔지만 그의 선언은 결국 완성되어 세계에 각인되었다.


-이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콰득!

다섯 번째 유성이 마침내 그의 머리를 부숴 트리며 생명을 꺼트렸다.

그리고 이어진 유성우에 신력의 보호를 받지 못한 육신이 완전히 소멸당하는 것을 보며 아인즈는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끝, 났다......”


싸움도, 길고 길었던 악연도 모두.


“끝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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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260-World Unite 19.04.04 204 3 13쪽
» 259화-결전(決戰) 19.04.04 194 3 13쪽
260 258화-재림(Parusia)(4) 19.04.04 19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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