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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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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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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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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3,079

작성
19.04.0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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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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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262화-World Unite(3)

DUMMY

천문대의 상층, 천문대의 모든 마법진의 중추가 되는 곳에 선 아인즈는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천문대 마력기관 작동. 대수림의 마력을 동기화할게요.“


”부탁할게.“


천문대가 은은하게 빛을 내뿜으며 대수림의 마력과 파장을 맞춰 나갈 때 아인즈는 가볍게 귀를 두드렸다.


-아아, 여기는 오딘인데. 마스터는 말하는 건데.


-파악은 끝났어? 이쪽의 마력패턴이나 구조를 잘 알아두지 않으면 곤란해.


-이미 끝났는데. 마력이 뚜렷한 데다가 지구랑 크게 다르지 않아서 금방 끝났는데. 하지만 이유를 모르겠는데.


-무슨 이유?


-굳이 행성의 마력 패턴을 파악하고 구조를 완전히 숙지할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괜한 자원낭비 같은데.


-그런가. 리아가 모두 설명해 주지는 않았겠지.


-그것보다는 모르는 것 같던데.


그럴 수밖에. 그야 아인즈는 그녀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곧장 이곳으로 왔으니 아인즈가 무엇을 하려는 지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머릿속을 다른 생각이 채우고 있었으니.’


가볍게 자책하며 통신회선을 스피커 모드로 돌리고 아인즈가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을 설명할 거야. 모두 잘 듣고 숙지하도록 해.“


끄덕.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크라켄이 마지막까지 헛짓거리를 해 놓고 가는 바람에 지구와 이쪽의 세계가 합쳐지려고 하고 있어. 융합은 이미 진행중인 상태이고 이걸 막을 수는 없어. 원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세계도, 생명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야. 이대로 진행되게 되면 수년 안에 생명은 7할 이상이 죽게 될 거고 어쩌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세계 역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자멸하게 될 지도 몰라.“


”수년이라면 대략 몇 년 정도인가요?“


”짧으면 3년. 길면 7년. 하지만 무척 빠르고, 사납게 변화가 닥치겠지. 그 기간의 대부분은 세계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니까. 본격적으로 융합이 진행되는 건 두 세계가 맞닿게 되는 시점부터야. 아마도 한달도 채 걸리지 않아 모든 과정이 완료되겠지.“


”대격변......“


스피카의 중얼거림에 아인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말 그대로 대격변이지. 그 누구도 막을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대재앙이 닥칠 거야. 바다가 뒤집어지고, 대지가 미친 듯이 날뛰겠지. 그런 환경에서 살아남는 건 극소수에 불과해.“


아인즈가 쓰게 웃었다.


”어쩌면, 7할쯤 되는 생명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이미 세계는 멸망할 지도 모르지.“


세계를 구성하는 생명의 순환고리와 시스템은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고 정교하다.

그런데 그 중 7할이 갑작스럽게 멸절한다면 이후에 남겨진 것은 과연 멀쩡하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남ㅇ느 3할마저 완전히 멸망하고 세계는 0에서 다시금 시작할 지도 몰랐다.


”그 모든 걸 막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래, 힘을 내야겠지.“


고개를 끄덕인 아인즈가 만화경을 가슴 높이로 띄우며 오딘에게 연락했다.


”오딘, 지구와의 통신은 어떻게 됐어?“


-잘 되고 있는데. 방금 본체 서버와의 통신에 성공했는데. 지연 속도가 조금 있기는 한데 크게 무리가 있는 수준은 아닌데.


”역시 그런가.“


일반적인 광 통신과는 다른, 마력이 함유된 공간 통신 덕분인지 지구와의 연락은 무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계획에 큰 지장은 없을 터였다.


”우리는, 이 대격변을 막을 수 없어. 없던 일로 만들 수도 없고, 행성을 따로따로 놀게 만들 수도 없지.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가지.“


-느려지게 만드는 것이지.


통신 회선을 타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어딘지 모르게 초최하고 피곤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가 투덜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내참, 온갖 궂은 일을 몽땅 떠넘기고 사라질 때는 언제고 이제는 세계 단위의 일거리라니. 거기에 세계의 존속을 걸고 하는 일이라니. 너무한 것 아니냐?


”그걸 알고서도 찬여한 것은 당신이 아니십니까?“


-뭐, 그거야 그렇지만서도 말이지. 그래, 내가 뭘 하면 되겠나?


”지구의 마력이 흐르는 주요 요충지가 있습니다. 각 포인트를 찍어드릴 테니 72주를 배치해 지구의 마력을 가능한 최대한 통제 아래에 둬야 합니다. 더불어서 종교계를 설득해 주십시오. 그들의 기도가 향하는 방향이 세계와 인류의 안녕이 되도록. 대규모 미사를 여는 것도 좋겠지요. 가능한 빠르게 해야 합니다.“


-거 많기도 하구나. 쯧. 가만히 앉아서 성가신 일들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알았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대도 수고.


”오딘, 너는 최대한 통신 유지에 힘써 주고 저쪽을 최대한 서포트 해줘. 그리고 곧 있으면 네 연산 능력이 필요해 질 테니 지금부터 연산 용량을 최대한 비워두도록 하고.“


-알겠는데.


그것을 끝으로 통신을 마치며 아인즈는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 저쪽의 준비가 완료되게 되면 바로 시작할 테니까 준비 단단히 해둬. 여태껏 없었던 대술식의 한복판에 뛰어들어야 할 테니까.“


”알겠어요.‘


“네, 아빠.”


“예스, 마스터.”


아인즈를 중심으로 한 별자리의 각 자리에 위치한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때 스피카만이 살짝 다가와 속삭였다.


“나중에, 다 이야기 해 주는 거에요? 알았죠?”


오딘이라는 존재도, 통신을 따라 들렸던 낯선 목소리도. 모든 것이 궁금했지만 지금 당장은 묻지 않겠다는 그녀의 말에 아인즈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할게.”


“그거면 됐어요.”


싱긋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녀를 보며 아인즈는 피식 웃고 말았다.


’무조건, 성공해야만 할 이유가 늘었군.‘


방금 전의 그 약속은 이번의 일에서 살아나야만 지킬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다시금 각오를 되새기며 만화경과의 동화에 집중하고 있을 즈음 마침내 기다리던 연띾이 왔다.


-준비 되었네.


-이쪽도 준비만전인데!


“좋아.”


가볍게 숨을 내쉰 아인즈는 만화경을 양손 사이에 띄워 올리며 의지를 가득 담아 선언했다.


-가동. 대차원 조작 술식. World Unite.


* * *


12월 31일. 신년의 바로 직전의 날에 전 세계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와 성당이, 모스크와 사원들이 일제히 종을 치고 북을 울렸다.

새로운 해가 되기 전에 세계의 안녕과 모든 생명을 위한 기도를 올리고 기원을 하는 세계적인 행사에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인들이 참석했다.

각 종교의 지도자들의 주도 아래 모든 종교인과 신자들이 모여들어 기도와 기원을 시작했고, 그것은 곧 하나의 거대한 의지가 되어 지구 전체로 퍼져 나갔다.


“드디어, 시작인가.”


지구의 72개 마력 포인트에 위치한 72주와 통신을 개설하고서 마력을 통제하던 산타는 자신에게까지 전해지는 거대한 의지를 마주하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70억. 아니,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빼더라도 최소 40억의 인구가 뿜어내는 기원의 힘은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그들의 기원은 모이고 모여 지구 전체로 퍼져나가 마력의 성질마저 바꾸어나가고 있었으니까.


“이거야, 이대로 하루만 유지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오염이란 오염은 모조리 사라지겠군.”


지금 당장만 해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온갖 오염들이 마력에 의해 청소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전에도 물론 어느정도 정화는 되고 있었지만 이건 수준이 달랐다.

마력이 스스로 의지를 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인간의 손에서 탄생한 온갖 오염들을 지워내고 있었다.

마력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지 이제 고작 1시간 정도였지만 지금 산타가 있는 체르노빌의 오염 면적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어쩌면 정말로, 기적은 일어날 지도 모르겠군.”


저 멀리, 하늘의 너머. 우주의 건너편에 희미하게 비치는 세계의 전경을 보며 산타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철이 들고 난 이후 단 한번도 신을 찾아본 적이 없는 그였지만 지금이라면 신을 다시금 믿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 * *


“드디어, 시작인가.”


오직 개념만이 존재하는 장소. 세계의 모든 것이 기록되는 곳에서 둥둥 떠다니던 프레이가 눈을 반짝였다.


“엇차.”


몸을 일으키며 대화면의 TV와 소파를 구현한 그가 털썩 주저 앉으며 품에서 육포를 꺼내 씹기 시작했다.

그가 보고 있는 화면에는 천문대의 모습과 합쳐지고 있는 두 세계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캬!”


언제 꺼낸 것인지 맥주 캔을 들고 감탄하고 있을 즈음 누군가가 다가와 소파에 기대며 물었다.


“오, 뭐야. 벌써 시작한 거야?”


“어, 왔냐.”


자신과 머리카락 색이 다를 뿐 꼭 같은 모습을 한 이에게 간단히 손만 흔들어 준 프레이는 이내 화면에 집중했다.

그런 프레이의 곁에 주저 앉으며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 그레이가 물었다.


“저게 그 유명한 세계 조율 술식의 초안인거지?”


“그래. 이제 겨우 반신. 아니, 겨우겨우 턱걸이로 올라선 초월자인 주제에 어지간한 마법계열 최상위 신위도 섣불리 손 댈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술식이지. 뭐, 지금이야 초안이라 여기저기 구멍이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실시간으로 수정하고 있는 중이고.”


“이야, 역시 저 인간은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인간이라니까.”


세계급 술식은 마법계열 신위 보유자조차 발동 중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은 실시간으로 수정하면서 조율하고 있다?


“정말이지 저건 재능이라고도 할 수 없다니까. 완전히 규격 외야. 규격 외.”


“그렇기는 하지만 아직 그의 존재는 불안정하고 불완전해. 정말 중요한 조각은 여전히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도 그렇지만 말이야.”


그레이가 피식 웃으며 맥주 캔을 한꺼번에 들이키며 툭 내뱉었다.


“그는 명백한 이 세계, 이 시간의 주인공이니까 말이지. 위기가 닥치고, 그걸 극복하면서 점점 더 완벽해 지겠지.”


그리고 그 위험은 머지않은 곳에서 도사리고 있을 터였다.

그레이의 눈이 즐거움과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 * *


-으으아아아아. 이거 너무 부하가 심한데.


-견뎌봐. 지금 단계까지는 네가 커버를 해 줘야 해. 자잘한 디테일 제어를 잡아 주는 건 나로서는 무리라 네가 아니면 못해.


-아니, 세게급 술식을 지탱하면서 두 세계를 조율하는 게 얼마나 어이 없는 일인지 자각이나 해 줫으면 하는데.


-그 술식의 주체가 나다.


-으으으으으. 재수없는데.


연산회로의 용량이 거의 가득 차는 것을 느끼며 오딘이 비명을 질렀다.

아인즈로부터 예고를 들었을 때부터 어렴풋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정작 현실은 상상 이상이었다.

예비로 남겨 두었던 서버는 이미 예전에 모조리 가동을 시작했고, 이제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전세계의 컴퓨터를 장악해 연상 용량을 강탈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으아아아! 잘못하면 자아도 유지할 수가 없는데!


자아를 유지하는 인공지능 역시 막대한 연산의 결과인 만큼 조금씩 그 용량을 비워 술식의 보조에 쏟아 붓다 보면 잘못할 경우 자아가 소실될 위험이 있었다.

물론 그렇게 될 경우 아인즈가 다시 복구해 주겠지만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했다.


-으아아아! 마스터1 빨리 해 줬으면 하는데! 지금 마스터가 담당하는 파트까지 내가 은근슬쩍 짊어지고 있는 느낌인데!


오딘이 진심으로 비명을 지를 즈음 막대한 연산용량이 비워지며 아인즈로부터 통신이 날아왔다.


-됐어. 이제는 내가 작업할 테니까 너는 디테일에서 어긋나지만 않게 해 줘.


-으으으. 간신히 버텼는데.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는데. 마스터 잘못 만났다가 크게 데였는데.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어며 아인즈는 자신에게 넘어온 연산을 빠르게 조율해 나갔다.

보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서 임시로 오딘에게 넘겨 놨던 두 세계의 마력 중추의 컨트롤을 쥔 아인즈의 눈이 가늘게 떠지며 만화경을 통해 막대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세계의 의지는 하나로. 종말이 없는 무한으로. 생명이 가득한 축복으로. 슬픔이 없는 신세계로.


오딘같은 기계적인 처리로는 불가능한 영역.

오직 격을 깨닫고 올라서 스스로의 말에 의지를 싣고,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존재에게만 허락된 감각의 영역에서 아인즈는 빠르게 마력을 움직여 갔다.

세계수인 에아가 세계의 마력을 아인즈에게 붙여주고, 마왕인 솔리투도가 세계를 아래에서부터 받쳐 들었다.

여덟 호문클루스가 아인즈의 주변에서 세계의 마력을 분담하며 그 존재의 무게를 약간이나마 분산하고 스피카가 그 모든 과정을 조율했다.

그렇게 빚어지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기적이었다. 멸망과 죽음, 재창조의 경계에 있던 세계를 평화와 안녕, 생명으로 인도하는 기적.

감히 인간이기에 시도할 수 있고 인간이기에 도전할 수 있는 기적이 지금 빚어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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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261화-World Unite(2) 19.04.04 211 2 14쪽
262 260-World Unite 19.04.04 204 3 13쪽
261 259화-결전(決戰) 19.04.04 193 3 13쪽
260 258화-재림(Parusia)(4) 19.04.04 19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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