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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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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3,079

작성
19.03.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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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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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249화-once upon a time

DUMMY

75. once upon a time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신들과 소통하고, 신들이 중간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 신화시대.

당시 지상의 모든 생명은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고, 그 모든 문명의 중심에 있던 것은 인간이었다.

인간들은 모든 종족, 모든 문명의 영향을 고루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찬란한 문명을 꽃피워냈고, 그것은 마법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신에게조차 근접한 강대한 존재들이 지도층이 되어 자신들의 깨달음, 지혜와 지식을 아낌없이 베풀었다.

그리고 그 끝에 피어난 것이 바로 호문클루스.

인간의 마도문명의 극의이자 오만과 죄의 상징. 허락받지 않은 생명을 탄생시켜 그것을 자신들의 편리한 도구로 이용했다.

세상의 동의를 얻어 완전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입맛에 맞추어 소모재로써 인형을 만들어 냈다.

당시 무수한 호문클루스 공방이 있었고 그들은 스스로를 ‘공장’이라 칭했다.

진리로서 연구되어 도구로서 이용되는 인형들. 그런 호문클루스 사이에서 아시오르는 태어났다.

헤일로드 공장에서 태어난 아시오르는 다른 호문클루스와는 조금 달랐다.

항상 무표정한 다른 호문클루스와는 다르게 그는 항상 미소를 짓고 있었고, 이로 인해 불량으로 폐기될 뻔 했으나 그를 재미있게 여긴 마도사가 그를 구입해 갔다.


”재미있군. 내가 가져가지. 어차피 폐기할 거라면 상관없지 않나?”


마법사 중에서도 가장 괴짜로 평가되던 인물 타르탄. 그는 자신의 지루함을 달래 줄 용도로서 아시오르를 낙점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헤일로드 C-395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너희는 모델명으로 불리던가. 뭐 상관없지. 호문클루스의 작명은 주인의 권한이니 너는 이제 아시오르다.”


”예, 마스터. 아시오르. 인지했습니다.”


”그래, 뭐...그렇군. 혹시 좋아하는 게 있나?”


”......”


그 물음에 아시오르는 답하지 않았다.


”이 녀석도 별것 없나.”


흥미가 식는 것을 느낀 타르탄이 혀를 찰 무렵 아시오르가 입을 열었다.


”별.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


타르탄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졌다. 진짜다. 이건 진짜다. 그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존재를 손에 넣은 것이다.

인형으로서, 도구로서 태어나 세계의 허락을 받지 못한 영혼 없는 존재가 스스로를 인식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며, 스스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타르탄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별! 그래, 별 좋지. 별!”


기실, 무엇을 좋아하건 상관은 없었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그 자체로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자신의 기대를 채워주기를 바랬다.


”좋아하는 이유라도 있나?”


그리고 아시오르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딱 한번, 도시 밖으로 나갔을 때 밤하늘에서 별을 보았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찬란해서. 그래서 그렇습니다.”


“그래. 별은 아름답지. 찬란하지. 그렇고 말고.”


아름답다. 찬란하다. 절대 영혼없는 자 호문클루스가 사용할 수 있을 법한 어휘는 아니다.

하지만 아시오르는 그 단어를 스스럼 없이 사용했다.

타르탄은 자신의 깊은 곳에서부터 만족감이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마법을 배우고 그 격이 높아질 때에도 느끼지 못했던 그런 충족감.

마침내 자신을 자극하는 전혀 새로운 것을 찾았다는 그런 희열감.


“그래, 어디 잘 해보자. 네가 나를 어디까지 채워줄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구나. 내 모든 것을 너에게 가르칠 테니 너는 너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 된다. 그게 너와 나의 계약인 것이다.”


“예. 계약. 인식했습니다.”


“그 심심한 말투도 차차 고치도록 하지.”


“인식했습니다.”


“쯧.”


이후 타르탄은 자신의 말 그대로 아시오르의 교육에 공을 들였다.

단순한 지식뿐만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 사회성, 인간관계, 소통하는 법 같은 것들을.

그의 교육을 통해 아시오르는 점차로 스스로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마침내 타르탄에게 부정을 느끼게 되었다.

폐기될 운명이었던 자신을 구해와 인간이란 무엇인지,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떠한 느낌인지 가르쳐 준 그는 아시오르에게 있어 단 하나 뿐인 아버지였다.

그것은 타르탄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생을 홀로 지내온 타르탄에게 있어 아시오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이어받은 제자이자 하나하나 사람으로서의 모든 것을 가르친 아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이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 멍청이들이!”


중대한 사안으로 인한 소집에 학회에 다녀왔던 타르탄은 분통을 터뜨렸다.

평소의 그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에 아시오르가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혹, 학회에서 안 좋은 일이라도?”


“제 콧대 높기만 한 얼간이들이 사고를 쳤다.”


“사고라 하시면......”


“제놈들의 손으로 자신들의 신을 만들겠다 하더군. 세상에 유일한, 오직 인간만을 위한 신을 말이야.”


“그건......”


인간의 과도한 오만이며 터무니없는 망상이었다.


“그래, 기술적으로 가능은 하지. 이론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모자란 구석은 없어. 하지만 말이야.”


과연 그것을 다른 종족들이, 신들이 보고만 있을까?

다른 종족들은 자신들만의 신을 만들려 하는 인간에게 경계를 가질 것이고, 신들은 감히 자신들의 영역을 범하려는 인간에게 분노할 것이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수련으로 합당한 격을 쌓아올려 신의 위에 도달하는 것은 상관 없었다.

하지만 인공신을 만들어낸다? 그것도 자신들만을 위한 신을?


“스스로에게 도취된 얼간이들은 아무리 말을 해도 알아먹지를 않아. 이대로 가다간 아무리 잘 풀려 봤자 멸망이라고......!”


이를 갈며 타르탄이 씹어뱉듯이 중얼거렸다.


“이대로는 안 돼. 이대로는. 어떻게든 저걸 막아야만 해.”


초조하게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던 타르탄이 마침내 결정을 내린 듯 아시오르를 불렀다.


“아시오르. 너는 지금부터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을 챙겨라.”


“예?”


“이곳에 있는 모든 자료, 지식, 마도서까지 모든 기록물들을 챙겨. 중앙 마도서관에도 연락을 해서 대출이든 뭐든 챙길 수 있는 건 모조리 다! 다 챙겨서 엘프들의 숲으로 가라. 거기에는 고룡이 하나 머무르고 있을 테니 거기에 몸을 의탁해. 내가 차후에 몇 명을 더 보내도록 하마.”


그 지시에 아시오르는 입술을 짓씹었다.


“방주를......만드실 계획이군요. 인간의 모든 지식을 담은 방주를......이 모든 것이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그래. 지금 얼간이들은 눈이 뒤집혔으니 그걸 막으려고 들면 남은 건 틀림없이 전쟁이다. 거기에 혹시라도 신의 개입까지 있게 된다면 인류는 멸망하고 말아. 그러니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해야겠지.”


“하지만, 그건 저들도 하지 않겠습니까. 전쟁이 난다면 방주는 틀림없이 만들어질 겁니다. 굳이 우리가 아니더라도요.”


“아니, 저 녀석들은 아니야. 저 오만한 녀석들이 방주를 만들 리가 없어. 아무런 탈 없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하지만......”


자신을 애처로이 바라보는 아시오르의 눈빛에 타르탄이 함숨을 내쉬었다.


“미안하다. 인간에게 이용당하기 위해 탄생한 너에게 인간의 미래를 맡길 수 밖에 없구나. 나의 이기심을 용서하거라.”


“그런게 아니지 않습니까!”


“아시오르.”


“마스터가 향하는 그곳은 사지입니다! 생존을 약속할 수 없는 사지요! 그런데 그런 곳에 마스터를 보내고서 제가 뻔뻔하게 잘 지낼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해야 한다.”


“마스터!”


“해야 한다! 아니, 해! 네가 나를 아버지로써 생각하고 따른다면 네가 해야만 한다!”


“마, 스터......”


타르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네가 나를 아버지라 여기듯, 나 역시 너를 아들이라 생각한다. 너는 내 모든 것을 이어받을 수 있는 유일한 권리자이며 나의 모든 것을 이은 유일한 후계자다. 그러니 너는 가서 방주를 마련하고 거기에서 뒷날을 도모해 다오.”


처음 보는 타르탄의 눈물. 아시오르는 그 호소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부탁한다.”


그날 밤 타르탄은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인공신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깨닫고 함께 반대를 해줄 수 있는 이들을 찾아서.

그리고 아시오르는 그의 지시를 따라 방주를 건설할 준비를 했다.

타르탄이 소지하고 있던 모든 마도서를 모으고 중앙 마도서관에 연락해 대출로 끌어올 수 있는 모든 마도서를 챙겼다. 마법의 기원에서부터 그 발전에까지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들로만.

그리고 가능한 많은 마도서를 참고해야만 하는 연구를 다수 신청하여 관련 마도서를 대여받았다.

그렇게 모인 마도서의 숫자가 101,574권. 그 모든 마도서를 가지고 아시오르는 세계수가 있는 곳, 엘프의 숲으로 향했다.

세계수의 힘으로 말미암아 신록이 우거지고 자연의 마나가 가득한 곳. 그곳에서 아시오르는 숲의 수호자인 드래곤을 만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시오르라고 합니다.”


“내 이름은 다르딘일세. 본명은 더 길지만 다르딘이면 되네. 그나저나. 이곳에 온 이유가 타르탄, 그 녀석 때문이라고?”


“예. 마스터께서 이곳에 머물러, 숨어 있으라 하셨습니다. 하여, 다르딘님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흐음......요즘 들어 인간들의 낌새가 심상치 않더라니. 필시 그것과 관계가 있겠지?”


끄덕. 무겁게 숙여지는 아시오르의 고개에 다르딘이 선선히 허락했다.


“그러도록 하게. 저겅도 숲에, 그리고 엘프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네가 무엇을 하건 누구도 신경 쓰지는 않을 터이니. 유사시에는 내가 나서 줄 테니 걱정은 말게나.”


“감사드립니다. 그럼, 저는 이만.”


목례를 하고서 방을 나서는 아시오르의 뒷모습을 보며 다르딘은 쓰게 웃었다.


“인간의 손에 비틀린 운명을 지니고 태어나 약속된 영광도 얻지 못한 존재가 인간에 의해 영혼을 찾고 인간을 위해 미래를 준비한다라......”


다르딘의 눈이 감기며 안타까운 눈동자를 가렸다.


“세상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군.”


* * *


다르딘의 거처를 나서 숲의 한 구석. 엘프의 거주지 근처에 자리를 튼 아시오르는 곧장 방주의 건설을 시작했다.


-모든 것은 형태를 따라, 모든 것은 본질을 따라, 모든 것은 나의 의지대로 그 형상을 취할 것이다.


영창과 함께 땅이 솟아나 하나의 작은 탑을 이루었다. 마법사들이 종종 창고의 용도로 사용하는 작은 형태의 탑.

그 벽면 가득 새겨져 있는 술식이 탑을 하나의 고정된 개체로 만들고 독자적인 세계를 구성했다.

거주지로서는 적합하지 않지만 창고의 용도로는 완벽하게 들어맞는 건물.

그 안에 아공간에 보관되어 있던 마도서들을 모두 이동시키며 아시오르는 입을 열었다.


“이곳에는 무슨 일이십니까. 여기에는 당신이 흥미있어 할 만한 것이 없을 텐데요.”


“글쎄? 내가 흥미로운 거라면 곧장 찾았는데?”


“인간의 마도따위. 당신들의 시선에는 한참 모자란 것이 아니었습니까.”


“내가 흥미로운 건 그런 종이쪼가리가 아니라.”


불쑥, 푸른 머리칼의 소녀가 아시오르의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바로 너거든.”


빙긋 미소를 그린 그녀가 아시오르의 눈동자를 마주 봤다.


“너구나? 영혼을 되찾은 호문클루스가.”


그것이 로시즈와 아시오르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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