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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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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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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21
추천수 :
361
글자수 :
490,035

작성
22.07.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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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7. 새로운 시작. 16

DUMMY

57. 새로운 시작. 16




감나무가 있는 집까지 달려온 수영은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까지는 이제 한 블럭 정도인데 심장이 요동을 치고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오늘따라 가로등이 말썽이었다. 깜박거리며 겁을 주고 있었다.


‘잠시 쉬어야 해’


그때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카락이 쭈뼛해졌다.


‘뭐지?’


수영은 어둠속 소리의 출처를 찾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거렸다.


또다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어디서 그 소리가 들리는지 알 수 있었다. 그곳은 맞은편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였다.


“누, 누구세요?”


수영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다.


그때 쓰레기더미 속에서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쓴 형체가 몸을 일으켰다.


“예, 예쁘다...”


그 모습을 본 수영은 기절할 것만 같았다.


“까아악”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서운 존재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뛰었다.


원래는 정해진 경로대로 가야만 하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쓰레기 괴물에게 잡히느니 차라리 길을 잃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쾅, 쾅, 쾅”


초인종이 먹통이었다. 할 수 없이 병연은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


“쾅, 쾅, 쾅, 계세요?”


수돌은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깼다. 방문을 조금 열고 그 틈새로 소리 나는 곳을 살펴보았다. 자기보다 먼저 잠에서 깬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있었다.


“누구세요?”

“저희는 인근 경찰서의 형사들입니다.”


병연 뒤로 심각한 표정의 사람들이 보였다. 경찰제복을 입은 사람들도 몇 명 보였는데 무전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무슨 일이시죠?”

“여기가 황수영씨가 사는 곳이 맞습니까?”

“네, 맞아요. 제 딸인데 왜 그러시죠?”

“우선 따님이 집에 있는지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설명은 그런 다음 해 드리겠습니다.”

“당연히 제 방에서 자고 있겠죠.”

“중요한 일이니 직접 확인해 주십시오.”

“........ 잠시만 기다리세요.”


병연은 집안을 둘러보았다. 그때 문틈사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수돌이와 눈이 마주쳤다. 병연은 아이가 놀라지 않도록 웃어 보였다.


하지만 수돌은 그나마 열린 문틈을 스르르 닫아 버렸다.


“따, 딸이 없어졌어요.”


이때 누나의 방을 열어본 엄마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수돌은 방문을 다시 여는 대신 귀를 갖다 댔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어디로 간지 아십니까?”

“전혀요. 늘 제 방에만 있는 아이라...”

“어머니, 놀라지 말고 들으세요.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에대해 말하는 겁니다.”

“네...”

“우린 현재 연쇄살인범 용의자를 쫒고 있습니다. 황수영씨가 용의자와 채팅한 사실이 확인되서 안전한지 보러왔습니다.”

“네? 연쇄살인범이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지금 살인범과 같이 있단 말입니까?”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저희들이 이 주변을 수색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고 기다려주십시오.”

“제발... 불쌍한 우리 수영이 꼭 찾아주세요..”


엄마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수돌은 누나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컴퓨터만 본다는 건 알았지만 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다만, 방에만 있어서 갑갑했는지 새벽이면 산책을 나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방문을 열고 산책을 나갔을 거라고 엄마와 형사아저씨들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던 누나가 언제부턴가 바깥을 나가시 시작했다.

비록 새벽시간이긴 했지만 수돌은 기뻤다. 금방이라도 예전의 활기찼던 누나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 만 같았다. 그래서 누나의 말대로 엄마에겐 비밀로 했다.


왜냐하면 어른들은 하지 말라는 것을 입에 달고 살기 때문이었다.


지금 말해버리면 누나는 다시 우울한 방에 갇혀 지낼 것이고 자신은 고자질쟁이가 되고 말테니까...


그렇지만 형사아저씨 말대로 누나가 위험에 처해 있으면 어떻게 하지?


병연은 현관문을 닫으려다말고 무언가 생각난 듯 얼굴을 내밀었다.


“혹시 이 동네에 시계탑이 있습니까?”

“네, 동네에 야산이 있는데 거기 정상에 가면 있어요.”

“알겠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너무 걱정 마십시오.”

“흑...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하는데...”


골목길로 나온 직원들은 허서장의 지시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빽빽한 미로 같은 골목길로 이루어진 이 동네에서 어떻게 찾아야할지 난감했다. 더군다나 김칠성이 범행을 위해 여길 왔다면 그야말로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전 시계탑 주위를 찾아보겠습니다.”


병연이 먼저 말을 꺼냈다.


“좋아, 최팀장과 조형사는 시계탑으로, 박형사와 김형사는 서쪽으로, 순찰차 직원들은 동쪽으로, 반경 5킬로미터는 빠짐없이 찾아보도록. 빨리 움직여”


허서장은 빠르게 지시를 하고나서 턱을 매만졌다. 그러다가 맞은편 무너진 담장을 유심히 보고 있던 문반장에게 말했다.


“무얼 그리 보십니까?”

“담장너머에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었는데 항상 황수영을 지켜보고 있었소. 그래서 혹시나 그 아이가 있는지 보았소.”

“자폐증?”

“동찬이란 아이요. 저번에 왔을 때 있었는데... 하긴 이 늦은 시간에...”

“그 아이가 있었으면 황수영이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기라도 하겠단 말입니까?”

“자폐성이 있더라도 자기표현도 못 할 거란 생각은 버리시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을 뿐, 오히려 오감과 감정이 왜곡되지 않아서 더 정확한 법이오.”

“아... 그렇군요. 제가 경솔했습니다. 일단 반장님과 저는 남쪽으로 찾아보시죠?”

“좋소.”


나선형 산길을 따라 정상에 오른 두 사람은 시계탑 바로 아래까지 왔다.


그러나 황수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의 운동시설이 있는 곳과 벤치가 있는 장소를 찾아보았지만 황수영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헉...헉... 벌써 김칠성이 여자를 죽인 건 아닐까?”


최팀장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아닐 겁니다. 아직 죽이지 않았을 겁니다.”


반면에 병연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왜지?”

“거긴 다가구라서 많은 세대가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자를 방에서 직접 납치하려면 목격자가 생겨 심리적 부담이 있었을 겁니다. 또한 놈이 여기서 기다렸다가 납치하거나 살해했다면 이동수단, 즉 차량이 필요한데 아시다시피 여긴 야산이라서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여자를 들쳐 매고 주택가를 돌아다니지 않을 테니까요.“

“만일... 산에다 파묻었다면?”

“그건... 지금까지 놈의 행태를 미루어본다면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긴 그래... 그렇다면?”

“놈이 아예 여길 오지 않았거나 이미 살해할 장소로 납치했거나, 그렇다하더라도 아직 죽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여러 가지로 종합해볼 때 놈은 살인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살인행위에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쾌락을 느끼지 못 할 겁니다.

그 행위의 장소가 놈의 아파트가 아닌 것으로 보아 특정장소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략 시간을 유추해보면 놈이 여자를 납치했더라도 아직 시간적 여유가 조금은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조금 더 찾아보자고...“

“네, 이번에는 약수터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찾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골목의 미로를 벗어나 대로변 중심으로 수색을 하던 따치는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조형사 말대로 주차된 차량을 중심으로 일일이 뒷좌석이나 트렁크를 열어 여자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있지만 때때로 차주와 시비가 붙어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성질 같아서는 곤죽을 만들어 생매장 시켜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조형사에게 떡이 되도록 맞을게 뻔했다. 조형사로부터 절대 민간인과 충돌하지 말라는 경고가 있었다.


벌써 2시간째,


인내의 한계가 느껴졌다.


그러던 중 대로변과 맞닿은 스쿨존에 정차한 고급승용차가 보였다.


시동은 켜져 있고 차량이 위아래로 사정없이 들썩거렸다. 뭔가 간파한 따치는 흑곰에게 턱으로 차를 가리키며 수색할 것을 지시했다.


따치의 의도를 파악한 흑곰과 똘마니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에서 야구방망이와 각목을 꺼내 들었다.


차의 흔들거림으로 볼 때 여자가 반항하는 것이고 놈은 여자를 묶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따치는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몸을 숙이고 승용차의 옆으로 조심스레 다가간 똘마니들은 따치의 지시를 기다렸다.


“따!“


따치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똘마니들은 차량의 유리를 박살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어떤 똘마니는 옛 생각이 났는지 백미러뿐만 아니라 본네트, 범퍼까지 마구잡이로 박살냈다.


“우지근... 퍽.... 쿵쾅...“


갑자기 차가 무지막지하게 공격을 당하자 차안에 있던 사람은 비명을 질러대며 차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까아악.... 우아악, 사람 살려”



놀라서 탈출하듯이 차문을 열고 뛰쳐나온 사람은 배가 불룩한 중년남성이었다.


그는 와이셔츠와 팬티만 입고 있었고 조수석에서 알몸을 가리고 있는 여자는 울어서 마스카라가 번진 눈으로 핸드백에서 꺼낸 아이라인펜슬로 차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똘마니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큰, 큰일 났다...‘


따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잘못하다가는 엄청난 차량수리비를 물어주게 생겼다. 하지만 곧 부동산투자로 재미 볼 날이 코앞인데 제동이 걸릴 수야 없지 않은가?


“뭐, 뭐야? 당신들?”


중년의 남자는 축축해진 팬티를 손으로 가리며 말했다.


“형님, 잘못 짚은 것 같은데요?”


흑곰이 남자를 훑어보며 말했지만 따치는 남자의 배를 꾸욱 누르며 목소리를 깔았다.


“당신, 여기가 어딘지 알고 그런 거야?“


따치는 불량스럽게 건들거리며 말했다.


“네? 그게 무슨...“

“떡을 쳐도 때와 장소란 게 있는 거야. 그런데 스쿨존에서 그 짓을 해? 앙?“

“모, 몰랐습니다.“

“둘이 어떤 사이야?“

“회사... 동료입니다.“

“뭐? 이런 나쁜...“

“잘,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짓 안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됐고, 당신들 그 짓하는 거 여기 다 찍어놨어.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따치는 휴대폰을 꺼내 보이며 말했다.


“어떻게 하다뇨?“

“당신 바보야? 이걸 인터넷에 올릴까? 아니면 당신이 살래?“

“사, 사겠습니다.“

“그렇지? 헤헤헤”


본의 아니게 넉넉한 야식비를 벌은 따치는 돈을 모두 동생들에게 쥐어주고 어디 가서 배나 채우라고 말하고는 돌려보냈다.


생각해보니 시간상 무의미한 짓 같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할 만큼 했다고 느꼈다.

성질 더러운 조형사의 후한이 걱정되긴 하지만 형으로서 동생들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도로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 하얀 형체가 휙 하고 지나갔다.

뭘까?

귀찮아서 발길을 돌리려는데 또 한 번 뭔가가 휙 하고 지나갔다.

이번에는 호기심이 생겼다. 제대로 말하면 호기심 반 자존심 반,


‘하핫, 세상에 귀신이 어딨어?’


거리에서 잔뼈가 굵은 따치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체 따위에 겁을 먹는다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담장대신에 쳐 놓은 철재펜스를 가볍게 뛰어넘은 따치는 왠지 다리가 떨려왔다.

몇 걸음 떼기도 전에 또 뭔가가 휙 하고 지나갔다.


‘누가 장난치는 거면 내손에 죽는다?’


따치는 마른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바로 그 순간,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정확하면 흐느끼는 소리? 그것도 여자...

순식간에 몸이 마비되는 것같이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흐느끼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따치는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젠장...’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따치는 있는 힘을 다해 몸을 돌리면서 소리쳤다.


“누,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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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미친놈 위에 미친놈. 2 +1 22.07.30 71 2 12쪽
85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71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70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3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4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5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6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5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71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71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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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9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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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새로운 시작. 19 22.07.04 1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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