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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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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25,991
추천수 :
353
글자수 :
490,035

작성
22.07.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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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79. 새로운 시작. 38

DUMMY

79. 새로운 시작. 38




“쿵!”


지진이 난 듯 땅이 들썩였다.


병원 본관으로 드나들던 사람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마침 1층을 둘러보고 있던 최팀장은 밖의 웅성거림에 달려 나갔다.


“헉! 이럴 수가...”


최팀장이 밖에서 본 광경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최홍갑은 가슴에 칼이 꽂힌 채로 추락해 머리가 깨져 있었다.


최팀장은 위로 올려다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지만 옥상에는 김칠성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최팀장은 권총을 빼들어 즉시 옥상으로 달려갔다.


9층을 확인 중이던 병연은 조금 전 최홍갑이 추락하면서 질렀던 비명소리에 고막이 흔들렸다.

‘쩡!’ 하고 전두엽의 골이 파도치는 것 같았다.


‘무슨 소리지?’


병연은 창문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누군가 추락해 본관 아래에는 피로 물들어 있었다.


‘설마, 최홍갑?’


밑에까지 거리가 있어도 큰 키와 덩치로 보아 최홍갑이 틀림없었다.


‘옥상?’


병연은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단숨에 옥상까지 뛰어 올랐다. 방화문으로 된 옥상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돌렸지만 단단히 잠겨있었다.


병연은 어깨 힘으로 밀어서 옥상문을 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어림없었다. ‘쿵, 쿵’ 소리가 날정도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강철 방화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병연은 총을 꺼내 탄창을 확인했다.


남은 총알은 단 한방.

이것을 놈의 머리통에 박아 넣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문을 열지 않으면 놈을 놓칠지도 모른다.


이때 옥상문에서 누군가 문을 열려고 ‘쿵, 쿵’ 소리를 내자 칠성은 그것이 병연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옥상주변에 탈출로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때마침 우측 난간 외벽으로 청소를 하기 위해 매달아놓은 곤돌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칠성은 곤돌라를 타고 아래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탕!”


이와 동시에 한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을 맞은 옥상문은 잠금장치가 떨어져나가 스르르 힘없이 열렸다.

병연은 급히 옥상으로 나갔다. 헌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이때 ‘기이잉’ 하는 기계음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병연은 소리 나는 방향으로 달려가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런...씨팔...’


칠성이 곤돌라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곤돌라가 외벽의 피난계단까지 내려가면 결국 놓치고 말 것이다.


병연은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목할 것은 옥상의 형태였다.

병원에서는 공중정원을 위해 옥상과 맞닿은 곳에 유리지붕을 만들어 놓았고

그것은 완만한 경사로 몇 층 아래까지 이어져 있었다.


또 그 끝에서 약5미터 떨어진 지점에는 대형크레인의 외줄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미친 짓이지만 유리지붕의 끝에서 힘껏 점프를 한다면 저 외줄을 잡고 놈이 타고 내려가고 있는 곤돌라에 매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충분히 가능해’


문제는 유리지붕이었다. 빠르게 타고 내려가야 가속도가 붙어서 크레인의 외줄을 잡을 수 있는데 그냥 내려갔다가는 마찰열로 인해 발이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때 병연의 눈에는 최홍갑이 누워있던 베드가 보였다.

베드위에 놓인 매트리스를 사용한다면 마찰열정도는 문제없어 보였다.


병연은 주저 없이 유리지붕위에서 매트리스를 타고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갔다.

온몸으로 느끼는 속도가 실로 엄청났다.


이윽고 빠르게 미끄러지던 매트리스가 유리지붕 끝에 다다르자 병연은 외줄을 향해 힘껏 점프를 했다.


“저, 저런 미친 새끼...”


위로 올려다보며 슬로우비디오를 보듯 이 광경을 지켜보던 칠성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침내 병연은 대형크레인의 길게 늘어진 외줄을 잡는데 성공했다. 외줄을 잡고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온 병연은 아직도 곤돌라와의 거리가 먼 것을 느꼈다.


“죽으려고 환장했군. 그래, 이제 어쩔건데?”


칠성은 줄에 매달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병연을 보며 비웃듯 말했다.


“5분후에 넌 내손에 죽을 거야.”

“크크큭... 그러셔? 거기서 어떻게 죽일 건데? 주둥이로?”


이때 병연은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그네를 타듯이 몸을 흔들어 외줄이 큰 반원을 그리도록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자 외줄이 뒤로 한번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올 땐 거의 곤돌라 근처까지 거리가 좁혀졌다.


병연은 거리가 최대한 좁혀졌을 때 반동을 이용하여 몸을 날렸다.

몸은 새털처럼 바람을 타고 곤돌라의 밑 부분을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아니? 이럴 수가...’


이에 당황한 칠성은 칼을 빼들고 곤돌라 밑을 내려다보았다.


‘어? 어디 갔지?’


고개를 빼고 여러 방향으로 살펴보았지만 병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이때

곤돌라 밑에서 튀어 오르듯이 나타난 병연은 발차기로 칠성의 얼굴을 강타했다.


“퍽!”

“욱!”


강하게 얻어맞은 칠성은 몸이 휘청하며 곤돌라 밖으로 떨어질 뻔했다. 간신히 곤돌라를 지탱하는 와이어 줄을 잡고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몸놀림이 빠르군? 하지만 결국엔 내 칼은 널 회 떠버리고 말걸?”

“나도 같은 칼을 갖고 있지. 네놈이 아버지를 죽인 이 칼 말이야...”


병연은 허리춤에서 칠성과 같은 단검을 꺼냈다.


“크크큭... 이제 너도 네 아버지처럼 같은 칼에 죽게 생겼군?”

“널 죽이기 전에 한 가지만 물어보자.”

“뭘?”

“아버지를 왜 죽였어?”

“크크큭... 밥을 먹으려는데 파리가 눈앞에서 귀찮게 굴어. 더럽게 밥에도 내려앉고 말이야.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파리를 죽여야겠지? 네 아버진 나한텐 파리였어. 귀찮은 파리...”

“넌 내게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앗아갔어. 이제 그 죗값을 받게 해주마.”


두 사람은 좁은 곤돌라 안에서 서로 칼 하나씩 잡고 마주섰다.

지상에서 멈춰선 곤돌라까지는 아직도 높고 피난계단까지는 한층 정도의 거리.

바람이 불어와 곤돌라가 흔들리는 가운데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칠성이 방어자세로 몸을 약간 굽힌 반면에 병연은 가슴을 편 채로 날이 아래로 향하게 단검을 고쳐 잡았다.


“이야야야압...”


이윽고 병연은 돌진했다.

순식간에 단검이 칠성의 어깨에 내리꽂히자 칠성은 비명을 질러댔다.


“으아아악~”


동시에 반사적으로 휘두른 단검에 병연의 옆구리가 베였다.


“욱!!”


잠시 통증을 느꼈지만 병연은 개의치 않고 다시 칼을 놈의 심장을 향해 찔렀다.

하지만 놈은 몸을 비틀면서 칼을 든 병연의 손을 그었다.


“헉!”


그 바람에 손에서 칼을 놓쳤고 아래로 떨어졌다. 놈은 이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면서 달려들었다.

그러나 병연은 빙그르르 몸을 돌면서 팔꿈치로 놈의 턱을 가격했다.


“퍽!”

“윽!”


이때 놈이 들고 있던 칼도 아래로 떨어졌다.

놈의 어깨에선 피가 가슴으로 흐르고 있었고 병연의 옆구리에도 피가 흥건히 젖어 있었다.


“헉, 헉”


놈은 지쳐있었다. 그러나 병연은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칼이 없는 놈은 병연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퍽... 파파박!”


놈의 얼굴이 뭉개질 정도로 쉴 새 없이 주먹을 날렸다.


“으... 그만....그만...해...”


놈은 빗물이 우산을 타고 흘러내리듯 맥없이 ‘털썩’ 하고 무릎을 꿇었다.


“헉...헉... 그만...해...”

“아직 멀었어. 이제 시작이야.”


병연의 주먹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내...내가 잘못..했어...”

“필요 없어.”

“으... 용, 용서...해줘...으...”


이때 병연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바로 놈의 눈물이었다.

그것이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연민을 건드렸다.

절대로 자비 따윈 없을 거라던 굳은 맹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갈등 속에 질끈 감은 눈에는 아버지의 온화한 미소가 환영처럼 나타났다.

마치 복수의 주먹이 멈추길 바란다는 듯이...


‘제길...’


병연은 놈을 때려죽이려던 주먹을 스르르 내렸다.


바로 그 순간,

칠성은 어퍼커트로 병연의 낭심을 가격했다.


“우욱!”


병연은 그대로 꼬꾸라졌다. 엄청난 통증에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칠성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엎드려 고통에 몸부림 치고 있는 병연의 배를 힘껏 걷어찼다.


“컥!”


얼굴이 뭉개지고 앞니가 부러진 칠성은 배시시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크크큭.. 순진하기는...”


칠성은 다시 곤돌라를 작동시켰다.

‘기이잉’ 하며 피난계단까지 내려오자 칠성은 그대로 뛰어내렸다.


“다시는 보지말자고... 난 바빠서 이만...”


칠성이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가려는 순간,


“탕, 탕”


옥상에서 날아온 총알이 피난계단 시멘트바닥에 튀면서 불꽃이 일었다.


“뭐, 뭐야?”


깜짝 놀란 칠성은 얼른 몸을 피난계단과 맞닿은 외벽에 밀착시키면서 총을 쏘는 자가 누군지 올려다보았다.


“제기랄...”


놈을 명중시키지 못한 최팀장은 분한 눈빛으로 놈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곤돌라에서 배를 움켜쥐고 신음하는 병연에게 시선이 옮아갔다.


“조형사...”


놈은 옥상을 힐끔 보면서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나 옥상에서는 놈이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즉시 사살할 기세였다.


‘젠장...‘


하지만 최팀장의 입장에서는 그만 총구를 거두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병연의 상태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행여나 병연이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 입이 바짝 말랐다.


“에잇!“


최팀장은 즉시 총구를 거두고 급히 병연이 있는 아래층으로 뛰었다. 그사이 놈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테지만...


이때 칠성은 쏜살같이 계단을 내려가 쓸만한 차가 있는지 두리번거렸다.

마침 구급차가 눈앞에서 급정거하고 서둘러 응급환자를 병원 안으로 이송하고 있었다.


‘잘됐군’


칠성은 시동이 켜진 구급차에 올랐다. 그런 다음, 과격하게 핸들을 꺾어 병원을 빠져나갔다.

이 광경을 아무도 못 본 줄 알았겠지만 곤돌라에선 지켜보고 있었다. 배를 움켜쥐고 가까스로 일어선 병연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속상하고 분했다. 어이없게도 놈의 거짓눈물에 속을지는 꿈에도 몰랐다.


“헉...헉... 자네 괜찮나?“


헐떡거리며 뛰어온 최팀장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네, 전 괜찮습니다.“

“괜찮은 게 아닌데? 치료를 받아야겠어.“


최팀장은 놀란 얼굴을 하고 말했다. 병연의 옷에서는 잉크처럼 피가 번지고 있었다.


“아... 이거요? 별거 아닙니다. 그냥 살짝 베였어요.“

“그래도 치료를 받아야지. 일단 거기서 나와”


최팀장은 팔을 내밀었다. 병연은 최팀장의 팔을 잡고 곤돌라에서 피난계단으로 건너오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놈을 잡을 수 있었는데...“

“자네가 놈에게 당하다니 의외인걸?“

“잠시 방심했습니다. 놈의 의지를 꺾었다고 확신했었거든요.“

“이제 어떻게 놈을 잡지? 어디로 사라진지 알 길이 없으니 말이야.“

“헬기지원을 해야겠습니다.“


뜬금없이 헬기라는 말에 최팀장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헬기라니?“

“놈이 구급차를 탈취해서 병원을 빠져 나가는걸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서울로 가는 것 같습니다. 놈이 서울로 들어서기 전에 사살해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가 미국인줄 아나? 아무리 흉악범이라고 해도 대놓고 사살할 수는 없어. 알잖아?“

“음...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겠습니다. 헬기로 가까이 접근해준다면 제가 그 구급차에 올라타겠습니다.“

“뭣, 뭐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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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미친놈 위에 미친놈. 2 +1 22.07.30 70 2 12쪽
85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69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8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0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3 2 11쪽
»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3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8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68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0 0 12쪽
75 75. 새로운 시작. 34 +2 22.07.19 82 2 11쪽
74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77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2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2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2 1 12쪽
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2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8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8 2 12쪽
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95 1 12쪽
64 64. 새로운 시작. 23 +2 22.07.08 95 2 11쪽
63 63. 새로운 시작. 22 22.07.07 124 1 13쪽
62 62. 새로운 시작. 21 +2 22.07.06 117 2 12쪽
61 61. 새로운 시작. 20 22.07.05 125 1 13쪽
60 60. 새로운 시작. 19 22.07.04 115 1 12쪽
59 59. 새로운 시작. 18 +3 22.07.03 126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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