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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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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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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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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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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새로운 시작. 33

DUMMY

74. 새로운 시작. 33





간밤의 비를 맞으며 초등학교 앞을 지키던 병연은 시간이 왜 이렇게 더디게 가는지 짜증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시간낭비인 것 같았다.


당장 살인마 김칠성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단지 허서장의 노심초사 불안해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겠기에 별말 없이 명령에 따르기로 했다.


자꾸만 생겨나는 돌발변수, 행태, 양상이 예측범주를 벗어나게 되고 이젠 도저히 모르겠다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았다.


허서장은 중년여자의 살해범이 다른 놈이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 같았다.


그래야 아직까진 놈의 머릿속을 읽고 있다고 자위하며 적어도 놈을 잡을 수 없다는 불안감은 재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등교시간이 가까워지자 학교 출입구로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줄지어 들어오는 등교차량 중에 하경을 태운 하나의 차량도 보였다.


병연은 하나의 차가 보이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저기 언니 애인 아냐?”


하경이 먼저 병연을 알아보았다.


“어? 학교에 웬일이지?”


하나는 일부러 자신을 보러 온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후줄근해진 차림과 밤샘을 한 듯한 얼굴이 분명 무언가를 쫓아 여기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뻤다.


“어쩐 일이야?”


하나는 차를 한쪽으로 빼면서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어 소리쳤다.


“널 보러왔지”


병연은 하나를 보자 얼굴을 펴고 웃어보였다.


“뻥치지 말고... 무슨 일이야?”


하나는 서둘러 차에서 몸을 빼냈다.

믿음 하나로 버티기엔 너무나 보고 싶었던 얼굴이었다.


목소리라도 들을라치면 행여나 일에 방해가 될까봐 몇 번이고 망설이다 그만두기를 수 십 번...


그러나 애처로운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에게 부담을 주긴 싫다.


언제고 그가 말했던 숙제 같은 일을 끝내면 자신의 곁에 돌아올 것이니까...

그래서 떨떠름하게, 아무렇지 않게 대하기로 했다. 마치 오랜 친구처럼...


“눈치 깠어? 실은... 어젯밤 살인사건이 있었는데... 희생자가 무지개 초등학교 선생님이야. 그래서 교무실에 가려던 참이야.”

“진짜? 세상에... 그 선생님 성함이 뭐야?”

“방이슬 선생님이라고...”

“뭐?”

“혹시 아는 선생님이야?”

“쉿! 하경이 담임이잖아.... 하경이가 알면 놀랄 테니 목소리 낮춰.”

“으응? 알았어...”


그러나 하경은 뒷좌석에 앉아 오늘은 무얼 하며 지낼지 고민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차에서 거리를 둔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기 때문에

잽싸게 뒷좌석에서 내려 이미 하나의 뒤에서 귀를 쫑긋하고 있었다.


“숨길 것 없어. 나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거든.”


별안간 하경의 목소리가 하나의 엉덩짝에서 들리자 오히려 병연이 깜짝 놀랐다.


“하, 하경이 안녕? 오랜만이네?”


하경은 하나의 엉덩이에서 당돌한 얼굴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예상과는 달리 전혀 놀라거나 슬픈 기색이 아니었다.


“아저씨 안녕? 한숨도 못잔 얼굴이네? 얼굴이 반쪽이 됐어.”

“엉? 어....”

“그래서 우리 담탱이를 누가 죽였다는 거야?”


하경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홍. 하. 경!”


이때 하나는 화난 얼굴로 하경을 쏘아 보았다.


“왜 그래?”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말투가 그게 뭐야?”

“이씨.... 왜 화를 내고 그래?”

“크게 한 번 혼나고 싶어? 아무리 어려도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지. 당장 사과안햇?”

“......미안해. 됐지?”

“넌 교실로 올라가. 어른들끼리 대화하는데 끼어드는 거 아냐.”

“치... 알았어...”


하경은 하나언니가 청장할아버지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겉보기엔 천사표이지만 잘못 건드리면 뼈도 못 추리는 호랑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번만큼은 입이 근질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젯밤 선생님이 어딜 갔는지 난 아는데...”


하경은 언니의 말을 수긍하듯 계단을 오르면서 슬쩍 말을 흘렸다.


“잠깐!”


병연은 눈이 번쩍 뜨였다.


“왜?”

“어젯밤 선생님이 어딜 갔는데?”

“말해도 돼?”


하경은 하나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휴 ~ 알았어. 대신 짧게 말하고 올라가야 돼.”


하나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더니 하경은 수다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 선생님이 친구랑 통화하는 걸 들었어. 오늘은 기필코 사내 품에 안 길거라면서 떠들어댔어. 그리곤 진한 화장과 링 모양의 귀걸이도 꼈어. 물론 난 선생님이 섹시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냥 앉아서 노처녀로 늙어죽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홍. 하. 경!”


하나가 여전히 팔짱을 끼고 쏘아 붙이자 따발총처럼 나머지 말을 뱉어냈다.


“암튼, 연희동 칵테일 바에 갈 거라고 했어. 거기서 남잘 꼬실 거라고 말이야.”

“연희동?”


역시 병연의 추측이 들어맞았다.

연희동 칵테일바라면 놈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CCTV를 확인하면 좀 더 확실하게 알게 되겠지만 놈이 왜 그랬는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방이슬 선생님은 놈의 취향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병연은 교무실로 갈 것 없이 곧바로 연희동 칵테일 바로 가서 CCTV를 확보하고 놈을 잡는데 보충적인 증거로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때 허서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네, 서장님!”

“거긴 철수해. 국과수에서 의뢰했던 흙의 분석결과가 나왔어.”

“그래요?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실종됐던 여자의 DNA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의 DNA까지 나왔어.

자세한건 가면서 말해 줄 테니까 즉시 수목원으로 출발해.

노인을 검거해서 김칠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야겠어. 혼자 뒤집어쓰기 싫으면 말하겠지.“

“네, 알겠습니다.”


병연은 으드득 소리가 날정도로 주먹을 힘껏 쥐었다.


그때 수목원에서 맡았던 피비린내가 김칠성을 옭아맬 결정적 역할을 할 것 같은 병연의 예감이 들어맞았다.


노인이 흙에서 나온 증거를 부정하려면 아들인 칠성을 범인으로 지목해야한다.


하지만 아무리 사이코패스 적으로 얽힌 부자관계라 하더라도 자신이 모두 덮어쓸지언정 아들을 살해범으로 몰 아버지가 있을까?


문반장님은 그들 관계는 혈연적 유대관계라기보다는 공생관계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즉 필요시 협력하지만 불 필요시 제거를 염두 해 둔다.


병연은 노인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그리고 한층 가까워진 ‘할일’에 전기가 들어온 것처럼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이 더하기 이는 귀요미!”

“삼 더하기...”


따치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났다.


총 투자금액이 4억.


박사장 말에 의하면 적어도 두 세배의 투자이익.

그야말로 건달생활을 청산하고 사업가로서 다시 태어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이 더하기 이는 곱하기”

“사 곱하기 삼은 12억! 우헤헤헤...”


따치는 이 기분 좋은 아침을 망치는 조형사가 쬐금 원망스러웠지만 오늘만큼은 눈감아 주기로 했다.


조금만 있으면 사업가로 변신한 자신을 사장님이라고 불러야 할 테니...


조형사가 일러준 주소가 가까워지자 별안간 네비게이션이 말썽을 부렸다.

진작에 교체할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개고생하게 생겼다.


‘이런 젠장...’


따치는 차를 세웠다.


‘이 금방 일 텐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차안 어딘가에 있을 지도책을 찾아 더듬거렸다.

이때 이정표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여체 수목원?’

‘바로 여기군. 이름한번 뭐 같네.... 가만?“


따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처음 조형사에게 들었을 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박사장이 설레발칠 때 이 수목원을 언급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급히 양복안쪽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보았다.


‘......산 30-1외 2필지....’


따치는 멍한 눈으로 수목원 바로 옆 허허벌판 벌거숭이산을 쳐다보았다.


‘이런...씨팔...그냥 산인데....용도변경은 또 뭐야?’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따치는 즉시 박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허나 박사장의 전화번호는 결번으로 안내되었다.


가슴 한구석이 ‘쿵’하고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야! 죽고 싶어? 감히 내게 사기를 쳐? 당장 내 돈 내놔!”


따치는 전화를 받자마자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뭔 개소리야?”


하지만 상대방은 기대했던 박사장이 아니라 조형사였다.


“어? 형님... 나 어떡해? 사기당한 것 같애.”

“너한테 사기 치는 놈도 있어?”

“씨팔 몰라! 그놈들 좀 잡아줘. 내 전 재산을 가져갔단 말이야.”

“지금 어디야? 내가 수목원 노인네 도주할지 모르니까 잘 감시하고 있으라고 했을 텐데?”

“지금 그게 문제야? 내가 쫄딱 망하게 생겼다고...”

“까불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잘해. 그 노인네 놓쳤다가는 나한테 죽을 줄 알아.”

“씨팔 맘대로 해. 난 그 새끼 잡으러 갈 거니까.”

“휴~ 알았어. 수목원 노인에게 결정적인 살인 혐의점이 나왔어. 놓치면 큰일이야. 우선 그 노인네부터 잡자. 그 다음 사기꾼 잡는 것 도와 줄 테니...”

“진짜지?”

“내가 언제 허튼소리 하는 것 봤어?”

“알았어. 노인네 정도야 한주먹꺼리도 안되지.”

“노인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코다쳐. 지금 가고 있으니 도망 못 가게 막고만 있어.”

“알았수다. 빨리오슈~”


수목원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적막감 속에서 이름 모를 새소리만 간간히 들렸다.


그래서 그런지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다.


‘씨팔 수목원이 뭐이래...’


따치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입구의 컨테이너박스도 들어가 보았지만 조형사가 말한 노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벌써 튄 거 아냐?’


바로 그 순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


따치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햇빛을 등진 검은 물체가 자신의 이마를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다.


‘도끼?’


따치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했다.


“퍽!”


도끼날은 엄청난 속도와 중량감으로 땅을 파고 들었다.


“영감, 미쳤어?”


따치는 수목원 노인의 커다란 덩치에 압도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덥수룩한 턱수염을 만지며 기분 나쁘게 웃는 그 표정에 소름이 끼쳤다.


“쬐깐한 게 빠르군?”

“무, 무슨 짓이야?”

“경찰 끄나플인가 보지? 어차피 상관없어. 넌 그냥 사라져주면 그만이야. 널 죽이고 나도 이곳을 뜰 생각이니까...”


노인은 다시 도끼를 들었다.


“영감이 단단히 노망했군. 감히 이 따치에게 덤비겠다고? 늙었다고 봐주진 않아.”

“그래? 그렇다면 재주껏 날 제압해 보시지...”


노인이 도끼를 휘두르며 다가오자 따치는 빠른 몸놀림으로 피하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노인은 틈을 주지 않고 일격을 가해왔다.


“에잇!”


노인이 넘어진 따치를 향해 도끼를 내려찍으려하자 순간적으로 따치는 끝이라고 생각했다.


“아악”

“쿵!”


그러나 노인이 내려친 것은 굵은 나뭇가지였다.


따치가 넘어진 곳 바로 옆에는 구불구불 곡선을 이룬 나무들이 많았는데 노인이 따치의 공포에 질린 표정을 보느라 이를 잊고 있었다.


따치는 이때다 싶어 점프를 해 구둣발로 노인의 얼굴을 사정없이 공격했다.


“퍽!”

“우욱!”


눈 부위를 가격당한 노인은 비틀댔다. 그러나 휘젓던 노인의 억센 손이 연속으로 공격해오던 따치의 발목을 잡았고 그대로 땅에 패대기쳐 버렸다.


“윽!”


노인은 다시 나뭇가지에 박힌 도끼를 빼내 들었다.


“요 쥐방울 같은 놈. 토막을 내 주마”


따치는 이젠 정말로 끝장인 것 같았다. 노인이 패대기를 칠 때 허리를 다친 것 같았다.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


노인이 도끼를 내려찍으려 허리에 반동을 격하게 주는 순간,


“탕, 탕”


두 번의 총성이 허공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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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69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8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0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3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3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8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68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0 0 12쪽
75 75. 새로운 시작. 34 +2 22.07.19 82 2 11쪽
»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78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3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2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3 1 12쪽
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2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8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8 2 12쪽
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95 1 12쪽
64 64. 새로운 시작. 23 +2 22.07.08 95 2 11쪽
63 63. 새로운 시작. 22 22.07.07 124 1 13쪽
62 62. 새로운 시작. 21 +2 22.07.06 1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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