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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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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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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54
추천수 :
361
글자수 :
490,035

작성
22.07.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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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2. 새로운 시작. 41

DUMMY

82. 새로운 시작. 41




‘아뿔사’


병연은 시야에서 멀어져가는 캠핑카를 발견하고는 허탈감에 발을 굴렀다.

하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서둘러 타고 온 차량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열쇠를 최팀장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깜박했다.


‘에잇!“


병연은 핸들을 탁치고는 땀 흘리는 자신의 얼굴을 쓸어 내렸다.


’어떡하지? 아 맞다. 따치...‘


이때 따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마침 녀석에게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잘 된 것 같았다.


“너 마침 전화 잘했다.”

“내가 심심해서 했을 것 같수? 형님 말대로 독산동을 에워싸듯이 저녁도 못 먹은 애들을 깔아놨는데... 나아아참...하핫...”


따치는 한쪽 콧구멍을 막고는 코를 한번 팽 풀더니 투덜대며 말을 이었다.


“쪽팔려서 이런 말 안하려고 했는데 일을 시키더라도 때가되면 애들 밥은 먹여야할 것 아니오? 씨팔... 지금까지 캠핑카는커녕 개미새끼... 어랏? 캠핑카다...”


차에 기대 불량한 자세로 통화를 하던 따치는 대로변을 지나가는 캠핑카를 발견했다.


“뭣, 뭐라고?”


캠핑카 소리에 병연의 눈이 커졌다.


“이런... 썅... 빨리 잡지 않고 뭐해?”

“엥? 그럼... 애들 밥은?...”

“밥 같은 소리하고 있네. 캠핑카 놓쳤다간 똥이나 처먹을 줄 알아.”


따치는 스쳐 지나가고 있는 캠핑카를 가리키며 호루라기 힘껏 불렀다.


“삐이이익~”


그랬더니 일제히 오토바이 부대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캠핑카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부릉부릉... 뺘라뺘라 뺘라랑...”


폭주족 동생들은 원래 정규멤버는 아니지만 싼 맛에 짐승몰이 용으로 쓰기엔 안성맞춤이었다.

머릿수로 도로의 모든 차선을 차지하고 인디언처럼 괴상망측한 소리로 기선을 제압하는 광경이 따치가 보기엔 흡족했다.


하지만 절반만 성공한 것이 아쉬웠다.

밥값을 떠넘기려는 시도는 거의 성공할 뻔 했다고 나름 자부했다.

어쨌거나 캠핑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도 따라가...”


따치는 검은색 세단에 타면서 흑곰에게 말했다.


“저... 형님. 밥은 언제.....?”

“뭐? 밥 같은 소리하고 있네. 똥 처먹고 싶어?”

“네에??”



병연은 차에서 내려 무작정 뛰었다. 뛰어서 캠핑카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냥 앉아서 최팀장을 기다리고 있을 순 없었다.


등에서는 땀이 흐르고 놈에게 가위로 찔린 허벅지가 욱신거렸지만 계속해서 달렸다.

조금 달라다보니 어느 빌라 앞 배달맨의 오토바이가 보였다.


’됐어.‘


병연은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앞바퀴를 들고 ’부르르릉‘ 소리를 내며 포효하듯이 빙글 돈 다음, 튕기듯이 도로를 향해 달렸다.


일단 도로에 진입하자 굳이 따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아도 캠핑카가 어디로 가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멀리서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지시봉과 휘황찬란한 점멸등으로 치장한 오토바이들이 도로를 점령한 채 달리고 있었다.

또 그들이 불어대는 나팔은 너무 시끄러워서 마치 축제서막의 행렬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어딘가?”


마침 허서장이 전화를 해왔다.


“네, 현재 도림천 옆 도로로 도주하고 있습니다.”

“알겠다. 금방 따라가지.”



한편,


도떼기시장처럼 시끄러운 소리에 신경이 쓰인 칠성은 사이드미러로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

떼거리의 폭주족들이 광란의 파티를 연 것처럼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미친놈들....‘


이때 한 오토바이가 다가오더니 칠성이 보고 있던 사이드미러를 쇠파이프로 내리쳤다.


“팍!”

“뭐, 뭐야?”


곧이어 한 놈이 조수석에 매달리더니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당황한 칠성은 뭐라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캠핑카 내부를 서둘러 뒤졌다.


때마침 눈에 들어온 것은 조수석 밑을 굴러다니던 빈병.

칠성은 빈병을 주워들어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려는 놈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퍼억!”

“윽!”


한 놈은 떨어져 나갔지만 또 다른 놈이 운전석으로 달려들었다. 뿐만 아니라 어느새 본넷에도 한 놈이 올라타 운전석 유리를 깨려하고 있었다.


“이런 젠장..”


칠성은 빈병을 휘둘렀다.


“에라잇, 퍽!”

“악!”


운전석으로 달려든 놈도 머리를 맞고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본넷에 붙은 놈은 쇠파이프로 유리창을 깨고 있어서 빈병으로는 어쩌지 못할 것 같았다.


“끼이이익~”


칠성은 급정거를 했다.

그 바람에 본넷에 붙은 놈이 떨어져 나가고 도로 위를 뒹굴었다.


“꽝, 꽈꽝...”


이어 뒤쫓던 다른 오토바이 몇 대는 캠핑카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뒤쪽을 부닥쳐 그대로 꼬꾸라졌다.


“저, 저, 저...”


너무나 어이없게도 폭주족 동생들이 처참하게 당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 따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야! 애들 빼!”


이때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온 병연이 따치에게 소리쳤다.


“삐이이익~”


따치는 기다렸다는 듯이 호루라기를 힘껏 불렀다. 더 지체했다간 밥값이 문제가 아니라 병원비가 왕창 나가게 생겼다.


폭주족들이 물러나고 도로에는 캠핑카와 병연이 탄 오토바이, 그리고 그 뒤를 바짝 따라붙은 최팀장의 차만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캠핑카는 이제 안양천 도로를 지나 올림픽대로 김포방향으로 접어들었다.


“근데 저 캠핑카에 수영양이 있는 것이 확실해?”


오토바이 바로 옆까지 다가온 허서장이 차창을 내리며 소리쳤다.


“확실합니다. 제 생각엔 놈이 아직 여자를 해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알았네. 우리가 수영양을 빼 낼 테니까 자네는 놈을 처리해”


병연은 속도를 높였다.

오토바이가 캠핑카에 바짝 붙어 달리자 칠성은 눈이 커졌다.


“크크큭... 놀랠 노자군? 도대체 어떻게 쫓아 온 거야?”


칠성은 운전대를 확 꺾어 오토바이를 들이 받으려했다.


“끼이익...”


깜짝 놀란 병연은 브레이크를 잡았으나 곧 속력을 내 오토바이를 버리면서 캠핑카의 본넷에 올라탔다.


“당장 멈춰.”

“크크큭... 재주가 좋군.”


깨진 앞 유리에 얼굴을 집어넣어 안으로 들어오려는 병연을 빈병으로 내리 치려는데 ’덜컹‘ 하고 캠핑카가 흔들렸다.


도로중앙에 움푹 패인부분으로 바퀴가 빠졌었던 모양이었다. 이때 중심을 잃은 칠성이 빈병을 떨어뜨리고 운전대를 잡았고 병연은 몸이 공중부양을 하듯이 하체가 높이 떠올랐다가 떨어졌다.


“퍽!”


그러나 병연은 잽싸게 상체를 밀어 넣으면서 주먹을 날렸다.


“윽!”


강하게 한 대 얻어맞은 칠성은 신경질적으로 핸들을 확 꺾었다.

그때 캠핑카는 가양대교로 방향을 틀었는데 칠성은 징그럽게 웃고 있었다.


한편,

뒤쪽에서는 최팀장의 차위에서 허서장이 곡예를 하듯이 구부정하게 서 있었다.


“최대한 바짝 붙여”


최팀장은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았다.

차는 손을 뻗으면 캠핑카의 트럭캠퍼 후면 손잡이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허서장은 본넷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 트럭캠퍼의 후면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그러자 안에는 황수영이 손발을 밧줄로 결박당한 채 누워있었다.


“으차!”


허서장은 즉시 트럭캠퍼에 올라타 황수영의 몸을 묶은 밧줄을 풀었다.


바로그때,


“쿠쿵...”


캠핑카가 뭔가에 강하게 충돌한 것 같았다. 그러더니 이내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아닌가?


“기이잉...”

“뭐라도 붙잡아”


허서장은 수영을 향해 소리쳤다.

두 사람은 급격하게 기울어진 캠핑카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본 허서장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럴 수가...”


캠핑카는 한강으로 추락하기 일보직전인 상태였다.

바퀴에 뭔가 걸리는 것이 없었다면 곧바로 곤두박질쳤을지도 모른다.

마치 기울어진 채 평형을 이룬 시소처럼 미세한 움직임만 있었다.

누구하나가 숨만 크게 쉬어도 곧바로 밑으로 떨어질 기세였다.


“맙소사... 서장님, 괜찮습니까?”


이때 최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괜찮네. 캠핑카가 곧 추락할거야. 방법을 찾아봐.”


안에서는 시간이 정지한 듯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이 겁먹은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좀만 기다리세요...”


최팀장이 밖에서 방법을 고심하느라 동분서주할 때 허서장의 눈에 황수영을 결박했던 로프가 눈에 들어왔다.


“최팀장, 여기서 로프를 던질테니 이걸 자네 차에 묶어.”

“아 ~ 알겠습니다. 던지세요.”


허서장은 균형이 깨지지 않게 움직이면서 열려진 뒷문 밖으로 로프를 힘껏 던졌다.


“휙~”



한편,

캠핑카 앞쪽에서는 두 사람이 살벌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병연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칠성은 자폭을 선택했다.


실컷 얻어터지고 체포되는 수모를 생각하면 차라리 같이 죽는 길을 택하는 편이 나은 것 같았다. 그래서 칠성은 순간적으로 핸들을 다리 난간 쪽으로 틀었다.


이때 철재 난간에 부딪히는 충격으로 칠성은 핸들에 머리를 박아 정신을 잃었다.

병연은 다행히 뒤로 튕겨나가지는 않았지만,

차가 기울어지는 바람에 캠핑카위로 둥글게 돌출된 벙커의 옆으로 난 작은 창 부분을 잡고,

메마른 나뭇잎처럼 간신히 붙어 있었다.


“으....”


하필이면 이때 칠성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피와 상처투성이인 얼굴.

게다가 어깨를 관통한 철재난간 조각이 호흡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크크큭...”


칠성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실없이 웃었다.

그러다가 흐릿한 시야가 점점 또렷해지면서 매달린 병연의 하체가 선명히 보였다.



“하나”

“두울”

“셋! 당겨!”


허서장의 구령에 맞춰 최팀장은 차를 후진시켜 로프를 당겼다. 로프를 꽉 잡은 두 사람은 순식간에 튕기듯이 캠핑카 밖으로 이끌려 나왔다.


그 순간,

캠핑카는 균형이 깨지면서 점점 앞으로 기울어졌다.


“기이이잉...”


위기를 느낀 병연이 벙커창틀을 잡고 재빨리 오르면서 벗어나려는데 칠성이 발목을 잡았다.


“크크큭... 혼자만 살려고? 그러면 재미없지.”

“이거 안 놔?”

“같이 가자고...”

“이 새끼가...”


병연은 곧 차가 아래로 곤두박질 칠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한쪽발로 칠성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퍽!, 팍!, 팍!”

“우욱...”


정신없이 얻어맞은 칠성이 발목에서 손을 놓치는 순간,

병연은 빠르게 벙커를 올라 트럭캠퍼를 뛰어 다리위로 안착했다.


“기이이잉...”


바로 그 순간,

병연이 다리위로 안착하자마자 캠핑카가 기우뚱하더니 다리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으아아악...”


처음으로 칠성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비명을 질러댔고 얼굴은 지옥으로 끌려가는 듯한 표정이었다.


“크크큭...”


허나 곧 재미있다는 듯 롤러코스터를 탄 아이의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풍~덩”


차가 빠지자 한강은 캠핑카를 한입에 집어삼키고 천천히 목구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꾸루루룩...”


몇 초 뒤 거대한 포말이 일면서 캠핑카는 자취를 감추었다.

다리위에서는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놈의 최후를 묵묵히 지켜볼 뿐 그 어떤 동요도 없었다.

다만 이 땅에 놈과 같은 악마가 다시는 태어나지 않길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다.


“이제 후련한가?”


허서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전혀...”


그러나 병연의 대답은 전혀 의외였다.


“뭐가 또 남았나?”

“정말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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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72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70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3 2 12쪽
»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6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7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7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6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73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73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4 0 12쪽
75 75. 새로운 시작. 34 +2 22.07.19 86 2 11쪽
74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82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8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11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7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6 1 12쪽
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6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92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92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102 2 12쪽
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100 1 12쪽
64 64. 새로운 시작. 23 +2 22.07.08 100 2 11쪽
63 63. 새로운 시작. 22 22.07.07 129 1 13쪽
62 62. 새로운 시작. 21 +2 22.07.06 122 2 12쪽
61 61. 새로운 시작. 20 22.07.05 129 1 13쪽
60 60. 새로운 시작. 19 22.07.04 118 1 12쪽
59 59. 새로운 시작. 18 +3 22.07.03 13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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